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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무제
작가 : 시예랑
작품등록일 : 2017.11.19

가뜩이나 힘든 세상, 오지랖까지 넓어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고생하는 수호. 서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세상, 사람과 깊게 엮이는 것 자체가 질색인 재인. 완전 반대성향인 이 둘의 유쾌한 로맨스.

 
15화 - 그 남자, 한재인(1)
작성일 : 17-11-30 13:12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4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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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윽...힝..."

 

 "뭘 잘했다고 계속 울고 있어?!"

 

 "힝.. 잘못했어요. 고모 화내지 말아요.."

 

 

 옆집 여자에 대한 복수와 별개로 어제 다인이가 한 짓을 혼내는 것은 교육상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한테 아무 말도 안하고 몰래 나간 짓하며 자칫 누가 사는 지도 모르는 이웃집에 갔다가 이상한 사람을 만나면 큰일이라도 날 수 있는데 이건 제대도 가르쳐줘야 했다. 비록 아이가 혼날 때만 높임말을 쓰며 두 손을 싹싹 비는 귀여운 짓을 할지라도 말이다.

 

 

 "밤에 그렇게 남의 집 불쑥불쑥 찾아가는 거 아니야! 폐가 된다고! 그리고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고모 허락도 안 받고 밤에 그렇게 나가? 뉴스에서도 보면 어린아이 납치범이 알고 보니 알고 지내던 이웃이더라.. 뭐 그런 내용도 많다고 요즘! 어른을 대동하지 않고 혼자 그렇게 막 찾아가면 위험하다는 소리야! 알아들어?!"

 

 "흐윽.. 어젠 이웃들과 친하게 지내는 게 좋다면서요.. 정을 나누라며.."

 

 "....그렇지 물론! 하지만 말도 없이 놀러 가면 안 되지. 고모가 어제 너 누구한테 납치된 줄 알고 얼마나 찾아 다녔는 줄 알아? 다음번에도 그럴 거야?!"

 

 "흑..아니요.. 안 그럴게요. 절대!"

 

 

 아이가 고사리같은 새끼손가락을 내밀며 약속자세를 취했다. 아.. 벌써 넘어가면 안 되는데 자신의 조카는 참으로 영악했다. 자신이 화가 났을 때만 높임말을 쓰고 5살치고 또래보다 말도 잘하는 편이었다. 눈치를 보며 안 그러겠다 하면서 이런 앙증맞은 약속을 하는데 누구든 분노가 사르르 녹을 것이다. 약속을 다짐하며 55라는 숫자가 엘리베이터에 보여 오를 준비를 하지만 숫자는 56으로 바뀌었다. 이런... 윗층 남자도 출근하나보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어젠 저희 애가 신세를 졌습니다. 다인이 너 아저씨한테 사과해."

 

 

 사과하라는 말에 다인는 다시 시무룩해져서 재인을 향해 꾸벅 인사를 하며 우물거리며 입을 열었다.

 

 

 "아저씨.. 죄송해요..."

 

 "사과 할 것까진 없는데.."

 

 "아니에요. 어제 애가 들이닥쳐서 편히 쉬지도 못 했을 텐데..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따끔하게 혼을 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세요."

 

 "네. 아.. 그러고 보니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 목소리가 울려서 듣게 되었는데요. 저는 아이 납치할 일도 그런 생각도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저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이런... 들었구나..

 

 

 "음.. 아이의 교육상 예를 든 것 뿐이지 꼭 그쪽을 납치...범일 수도 있다 규정한 것은 절대 아니니 기분 나빠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왜, 요즘 아이들 납치되는 문제 많잖아요. 그래서..."

 

 "아저씨는 저 납치할 생각 그러면 없는 거죠?!"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열심히 해명하던 와중 돌직구로 물어보는 다인의 질문에 다시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내가 널 납치할 일은 없으니까 안심해라 꼬마야. 널 납치해봐야 어디에 쓸데도 없고.."

 

 

 쓸데가 없다니...말을 해도.. 물론 질문자체가 기분 나빴을 수도 있지만 아이한테 꼭 그렇게 말을 해야 하나.. 하지만 다인은 그 말에 안심했는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 다행이다. 나 쓸데가 없대. 고모.."

 

 "....응. 그래.. 어감이 썩 좋은 말은 아닌 것 같지만 일단 안심이지?"

 

 

 다인은 수호의 화가 풀리자마자 높임말을 저 멀리 던져버리고 다시 평소 말투로 돌아왔다. 그리고 초반까지 거리감을 갖고 있던 다인은 30층까지 내려왔을 때 이미 수호에게 찰싹 달라붙어 오늘은 냉면이 먹고 싶다며 재잘거렸다. 이게 평소 모습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며 그 광경을 지켜보던 재인은 어처구니없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누가 봐도 영락없는 애 엄마의 모습이었다. 전에 보았던 애 엄마보다 고모를 훨씬 잘 따르는 아이라니.. 누가 저 둘을 조카와 고모사이로 볼까..

 

 이 로열 휘트론은 돈 좀 있다는 사람들만 모인 곳이었다. 사람들이 보는 시선을 상당히 의식하고 자신들의 화려함을 자랑하고 싶은 속물적인 자들도 많아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도 어머니란 자들의 겉모습은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그 옆에 아이들은 어린나이임에도 몇 개의 학원을 다니는지 피곤해보이기 일쑤였고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있지만 왠지 끌려가는 모양새라는 게 재인의 감상소감이었다. 마치 자신의 어릴 때처럼...

 

 근데 저 아랫집 꼬마는 어떤가. 이 아파트 애들 중 저렇게 활기차 보이는 아이를 본 적이 없었다. 물론 그 전에 다인의 엄마 손을 잡고 유치원을 갈 때는 다른 애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아이를 안 좋아하는 재인에게도 저 아랫집 꼬마는 제법 귀여워 보이기까지 했다. 이래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건가... 저런 부모를 만났다면 자신도 지금보다는 덜 메말랐을지도 모르겠다.

 

 

 "큭... 아.. 웃기는군."

 

 

 지금 무슨 생각을 한 건가. 아직 결혼도 안한 여자이건만 저런 여자가 내 어머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었다. 분명 이 생각을 말하면 아랫집 여자는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냐며 화를 내겠지.. 재인은 별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며 어깨를 으쓱하고는 회사로 향했다.

 

 

 "전무님 오셨습니까."

 

 "네. 오늘 일찍 회의가 잡혔죠?"

 

 "네. 맞습니다. 회의 끝나면 디자이너 크리스씨 방문하셔서 런칭 관련해서 총 마무리 짓기로 하셨고 그 후엔 선일그룹의 김이사님과 오찬 있어서 나가보셔야 합니다."

 

 "아.. 크리스씨가 오는 날이 오늘이었습니까? 회의 끝나기 전까지 런칭에 필요한 계약서류 정리해서 책상에 놔두세요."

 

 "알겠습니다."

 

 

 크리스라... 그렇지 않아도 일 외에 용건으로 전화가 오는 빈도수가 높아지자 짜증이 나던 찰나였다. 오늘 총 마무리만 되면 백화점 런칭만 힘을 써주기로 했던 자신의 역할은 끝나는 셈이다. 그러니 크리스와도 더는 볼 일이 없겠지.. 그러자 문득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반인 크리스가 왜 수호와 사귀었던 건지.. 얼굴을 보는 건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는데 한번 물어나 볼까...?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회의가 생각보다 길어져서.."

 

 "아니에요. 재...전무님. 저도 금방 도착했습니다."

 

 

 회의를 끝내고 방으로 도착하니 크리스가 기다리고 있었는지 커피를 마시며 쇼파에 앉아 있었다. 재인을 발견하자 친근한 듯 이름을 부르려 했으나 뒤에 따라오는 비서를 확인하고는 전무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그였다. 업무상 일로 몇 번 만나자 크리스는 재인과 친해졌다고 생각했는지 둘만 있을 땐 간혹 이름으로 부르곤 했으나 회사 사람들이 있을 때는 그러지 않았다. 애당초 이름을 부를 정도로 허물없는 사이가 아니기 때문에 그게 정상이기는 했지만..

 

 

 "오늘 마지막으로 서류 확인하고 사인하는 자리라고 알고 있습니다."

 

 "네. 서류는 아까 꼼꼼히 확인해봤습니다. 대우가 너무 좋아서 흠잡을 데가 없던데요. 하하. 전무님이 힘써준 덕분이겠죠?"

 

 "크리스씨 디자인이 워낙에 좋았으니 그 정도 대우 받는 게 당연하죠. 해외에서 이번 컬렉션도 호평 받았고.. 국내에 들어오면 저희 백화점 브랜드 입지도 더욱 넓어지겠죠. 연령대도 더 신선해질 거고요. 물론 GIO백화점 런칭으로 시작하는 크리스 디자이너님의 입지도 더욱 견고해지실거라 생각합니다."

 

 "GIO백화점이 국내 시작이면 최고 데뷔죠. 기대가 큽니다."

 

 

 크리스의 본명, 경복은 재인의 얼굴을 보며 수줍다는 듯 웃으며 남은 서류에 사인을 끝내었고 그 서류들을 재인이 받아 내었다.

 

 

 "다 되었네요. 저는 본사 지시로 백화점 의류브랜드 입점 준비를 도왔던 거라 추후에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그쪽의 담당자와 얘기하시면 될 겁니다. 런칭 성공적이길 바랍니다. 크리스 디자이너님."

 

 

 그 말에 경복의 표정은 급격히 굳어져 멍하니 재인을 바라보았다.

 

 

 "....네? 그럼.. 이제 업무적으로 전무님과 마주칠 일은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겠죠. 아마? 하하.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쪽에서 다 알아서 처리해줄거고 담당자가 바뀐다고 해서 불편할 거 하나 없을 테니까요."

 

 

 물론 경복이 일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재인은 아쉽다는 듯 표정을 연기하며 더 이상 만날 일이 없다는 것을 확인사살 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나중에 일 핑계로 또 찾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

 

 애초에 재인이 무르게 행동한 것 때문에 이런 귀찮은 일을 발생시킨 것이지만 이건 런칭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처음에 경복은 백화점 쪽으로 들어가기보다 자신의 브랜드를 걸고 가게를 런칭하는 걸 원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패션계의 떠오르는 신예 디자이너로서 경복만한 이슈가 없었다. 게다가 계약도 잘 성사시켜 몇 년 동안 GIO백화점에서만 크리스 브랜드를 독점할 수 있었다. 그 말뜻은 국내에서 크리스 브랜드를 사기위해서는 오직 GIO로만 가야 한다는 뜻이다. 이 정도 이익이니 크리스에게 성격을 맞춰준 것쯤은 별거 아닌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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