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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혈마연애전기
작가 : 추적룡
작품등록일 : 2017.11.20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던가. 강호의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혈사를 암시하는 서책의 출현. 때를 맞춰 출몰하는 괴인들. 수백 년 전 멸문한 혈교의 부활조짐. 마교와 사파의 심상찮은 움직임까지. 모든 일의 배후이자 새로운 혈마로 지목된 청년은 정작 엉뚱한 소리만 할 뿐이다. 자신은 강호제일미와 혼인하기 위해 강호에 출도했다고. 그리고 엄숙한 얼굴로 선언한다. 자신의 연애를 방해하면 정, 사, 마를 막론하고 가만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괴팍하지만 가슴 따뜻한 이 혈마는 과연 무림을 혈겁에서 구하고 영웅이 될 수 있을... 아니, 그보다 강호제일미에게 장가들 수 있을지. 본격 애인쟁취 분투기, 를 빙자한 무림과의 맞장뜨기가... 진짜 혈마의 전설이 이렇게 시작된다.

 
진경
작성일 : 17-11-28 21:30     조회 : 361     추천 : 0     분량 : 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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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유한은 침착했다. 그 눈매는, 생사가 갈리는 순간을 숱하게 넘겨본 노(老) 무사의 눈매처럼, 은은한 혜기(慧氣)를 띠다가도, 일순간 광망을 쏘았다.

 

 “사중혁...!”

 

 안광과 함께, 척유한의 일갈이 터져나왔다. 피분수를 토한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어느새 공력이 회복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척유한조차, 곧바로 놀람을 금치 못했다.

 

 “그러하시다면... 마지막 구결을 제게 드러낸다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고려해 보겠습니다...!”

 

 퍼퍼퍼퍼퍼퍼펑!

 퍼퍼퍼퍼퍼퍼펑!

 퍼퍼퍼퍼퍼퍼펑!

 

 사중혁의 음성이 폭뢰처럼 터졌다. 석벽 사이로, 속사처럼 폭렬이 이어졌다. 몸을 피하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위력이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저런 공력을 쏘아대는 데도, 마치 사라진 것처럼... 기감조차 찾을 수가 없다!’

 

 어느새 완전히 기척을 숨긴 사중혁이었다.

 

 ‘여전히 나보다 몇 수는 우위...!’

 

 척유한은 생각했다.

 

 “큭큭! 큭큭큭!”

 

 하지만 그때. 척유한이 갑자기 광소를 터뜨렸다.

 

 “구결이라...! 구결을 내놓으라니...! 큭큭!”

 

 무한대의 회귀로 인한 극도의 긴장감이 심신을 뒤틀기라도 한 걸까.

 

 파앙!

 

 사중혁의 혈뢰조가 기어이 날아왔다.

 

 파파파파팡!

 

 어떠한 병장기의 발검술보다 예리한 기세!

 

 어둠 속에서, 척유한의 가슴팍을 노리고 찔러들었다. 연속되는 공격도 하나 하나가 달랐다. 동일한 힘이 아니었다.

 물처럼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변화무쌍하게 세기를 조절하였다.

 

 가볍고 경쾌한 일조를 찔러오는가 싶으면, 강맹한 타격이 곧바로 뒤따랐고... 그런가 하면 다시 툭툭 끊어지는 단절된 조법이 심장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위력도 위력이거니와, 상대가 예측하여 대응할 수 없게 만드는 공격이었다.

 

 촥! 촤촤촤촥!

 

 “크윽! 크헉!”

 

 척유한의 몸통이가 순식간에 벌건 핏물로 차올랐다. 이대로라면 금세 같은 결과가, 가슴이 꿰뚫리고 죽음을 맞이하는 일이 찾아올 것이다. 일방적이라 할 만큼, 상황은 불리했다.

 

 “후후후... 그 지경이 되어서도... 마지막 구결만은 지키겠다는 것입니까?”

 

 사중혁이 원하는 마지막 구결!

 

 척유한은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고 있었다!

 

 매번 새롭게 깨어날 때마다, 제일 먼저 하는 일이란. 모습을 바꾼 동굴이, 쏟아놓은 구결을 찾는 것!

 

 그리고 사중혁이 볼 수 없도록 없애는 것!

 

 만약, 그럴 시간이 없다면... 바로 지금처럼, 몸으로라도 막아왔던 것이다!

 

 자신이 죽으면 시간이 되돌아가고, 사중혁 역시도 끝내 구결을 볼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간신히 심장은 비껴갔다고 해도, 가슴이 관통되어 죽을 수밖에 없었다.

 

 과연... 이번에도...?

 

 “큭큭큭!”

 

 피를 뿜으면서도, 척유한은 광소를 터뜨렸다.

 

 “어떻습니까... 제게 구결을 양보하는 것이...!”

 

 촤악!

 

 마침내 또 다시, 가슴 한쪽이 꿰뚫렸다!

 

 “큭큭큭...!”

 

 척유한은 만족스럽다는 듯 앙소를 터뜨리며 일갈했다.

 

 “지랄하네!”

 

 

 

 ‘하지만...’

 

 척유한은 시야가 캄캄하게 흐려지는 중에,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최대한 가로막는 것처럼 하면서...

 

 보여준다...!’

 

 이제껏 지켜왔던 무공을, ...처음으로 내어줄 생각을 했다!

 

 사중혁이 어둠 속에서 나도록, 미끼로서 쓸 생각인 것이었다!

 

 끝없는 죽음.

 그리고 무한한 삶.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회귀.

 지옥(地獄)이 있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오히려 죽는 것이야말로, 영원한 안식이라는 축복을 얻는 것은 아닐까.

 

 쐐애애애애!

 

 “그렇다면... 어쩔 수가 없군요...!”

 

 광풍과도 같은 혈조가 날아올 때!

 

 척유한이 교묘하게 몸을 한쪽으로 뒤틀었다. 마치, 사중혁의 공세에 뒤로 밀리는 것과 같은 동작이었다.

 

 적당한 간극이 중요했다!

 

 상대의 동작보다 한 치 이상 떨어져서는, 이끌어내려는 당초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공연히 구결만 노출시키게 될 것이다.

 

 ‘반의 반의... 반 치!’

 

 혼신의 힘을 다해, 몸을 뒤틀었다.

 

 “큭큭큭!”

 

 입으로는 미친 웃음을 연신 흘렸다. 겉으로만 봐서는, 평소와 똑같은 모습이어야 했다. 백만 번 대에 이르지 못했다면, 결코 실행하지 못했을 모습이기도 했다. 또한, 죽음을 각오한 것을 넘어서, 일정 부분, 절실하게 끝을 원했기에 가능한 집중이었다.

 

 ‘둘 중에 하나는, 끝을 낼 수만 있다면...!’

 

 상대를 죽이거나, 내가 죽거나, 승부의 결과를 떠나서, 동작 자체의 완성도에 극도로 몰두했다!

 

 ‘도를 뽑을 시간조차 없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다만, 온 몸의 기운을 한데 그러모았을 뿐이다. 척유한은... 과거와는 달라져 있었다.

 

 틀어쥐고 있던 만악도를 도집째 던졌다.

 

 휘이이이이이익!

 

 궤적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르게 나아가는 만악도가 전방의 암흑 한가운데를 내갈겼다.

 

 콰콰콰콰콰콰콰!

 

 대기를 찢어발기는 폭뢰성이 그친 후.

 

 휘우우우웅 -

 

 한 줄기 바람소리가 지나가고, 무거운 적막이 동혈 내부를 가득 채웠다. 이제껏 처음 있는 일이었다. 돌가루와 먼지를 머금은 휑한 바람이 척유한의 발치를 맴돌다 사라졌다. 동굴 바닥에서 아지랑이 같은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와 함께 낮은 음성이 울렸다.

 

 “과연... 둘 중 하나는 벗어날 순간이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그런 거냐?”

 

 척유한이 입매를 씰룩였다.

 

 폭연 속에서 사중혁의 인영이 주춤거렸다. 입가에서 혈무를 흘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격중됐다!’

 

 척유한은 확신하였다.

 

 “한 가지, 묻자.”

 

 갑자기 정색을 하고 말을 꺼냈다.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무슨 궁금한 점이라도 있다는 말씀이신...”

 

 “왜냐?”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인 채, 진지함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는 모습. 그렇다고 사중혁을 도발하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지금의 표정은... 지금껏 참아왔던 의문을 처음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무엇을... 말입니까...? 쿨럭!”

 

 전방의 인영(人影)이 피를 연신 내뿜었다. 그 위로 척유한의 차가운 질문이 이어졌다. 간결하고도 동일한, 한마디였다.

 

 “왜냐?”

 

 “쿨럭! 쿠어억!”

 

 “왜냐?”

 

 “쿠어어어어어어억!”

 

 “왜?”

 

 척유한은 계속해서, 딱 한마디만을 반복했다.

 

 “왜?”

 

 “왜?”

 

 “왜?”

 

 “왜?”

 

 ......

 

 “왜 배신했지?”

 

 차가운 음성이 암굴 내부에 나직이 울렸다.

 

 “너는 본시... 그런 놈이 아니었잖느냐?”

 

 척유한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휘우우우우우우웅 -

 쿠구구구구구구구 -

 

 암동 안에 일진광풍과 조화괴변(調和怪變)의 경동(警動)이 일었다. 동혈의 가장 깊숙한 중심부에, 기파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쳤다.

 

 척유한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일희일비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죽음을, 너무나 많은 부활을 겪어왔다.

 

 “환생을 거듭해도, 너의 무공은... 언제나 몇 수 앞에 있었다. 네가 대단한 것도 있지만, 거기에는 다른 이유도 존재하지 않을까.”

 

 다만, 한 가지가 궁금할 뿐이었다. 새롭게 깨어날수록 풀리기는커녕, 점점 더 알 수 없었던 궁금증.

 

 “증오와 원념을 품어야 하는 무공에... 나의 증오가 부족했다.”

 

 꽈직!

 

 척유한의 주먹에서 핏물이 뚝뚝 떨어졌다. 틀어쥔 손가락이 장심을 찢고 살점 안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나의 증오가 부족했던 이유...”

 

 자신으로서도 최후까지 불분명했던 의문이었다.

 언제부턴가, 심중 깊숙한 곳에 품어왔던 깊은 의구심.

 더 이상 확인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너는 사중혁이 아닐 것이다...”

 

 그 말을 내뱉는 동시에, 척유한은 전방에 일 권을 꽂았다.

 

 “...너는 누구냐?”

 

 

 콰콰콰콰콰콰쾅!

 콰콰콰콰콰콰쾅!

 콰콰콰콰콰콰쾅!

 콰콰콰콰콰콰쾅!

 콰콰콰콰콰콰쾅!

 

 일 권의 기파 위에, 수만의 기파가 폭사했다.

 

 “쿠우우우우워어억!”

 

 마침내 사중혁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둠 속에서 나온 하나의 얼굴. 뜻밖에도 그것은, 흐느적거리는 액체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얼굴뿐만이 아니었다. 지금껏 육신이라 여겼던, 암영과 동화되었던 시커먼 전신이... 펄펄 끓은 용암처럼 녹아내리더니, 이내 형체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사중혁이 아니었다!

 

 

 쿠쿠쿠쿠쿠쿠쿠쿠...!

 콰콰콰콰콰콰콰콰...!

 퍼퍼퍼퍼퍼퍼퍼펑...!

 

 동굴 전체가 격한 울음을 토해냈다.

 

 귀곡성(鬼哭聲)과 같이 길게 울어대는 비명!

 

 거대한 해일처럼 밀어닥치는 폭연의 저편으로... 암동의 천장과 바닥에서 용암처럼 뜨거운 기운이 들끓고 있었다.

 

 그것은...

 

 쿠쿠쿠...콰콰콰콰콰!

 

 엄청난 양의 혈루(血淚)!

 

 핏물로 이뤄진 장막이... 천장에선 폭우처럼 쏟아지고, 바닥에서부터 분수처럼 솟구쳐 올랐다. 혈의 장막은 무너지듯 사방으로 쏟아져갔다.

 

 촤촤촤촤촤촤촤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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