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무제
작가 : 시예랑
작품등록일 : 2017.11.19

가뜩이나 힘든 세상, 오지랖까지 넓어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고생하는 수호. 서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세상, 사람과 깊게 엮이는 것 자체가 질색인 재인. 완전 반대성향인 이 둘의 유쾌한 로맨스.

 
13화 - 이웃의 정(1)
작성일 : 17-11-28 18:03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424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 시각 아이는 두 손에 든 접시를 깨트리지 않게 꽉 쥐며 힘겹게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초인종이 손에 닿지 않자 접시를 아래 내려놓은 채 점프를 해서 초인종을 눌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집 주인에게는 상대의 얼굴이 비춰질 리가 없었다.

 

 

 ".....누구 십니까?"

 

 

 재인은 수상하다는 듯이 아무도 비치지 않는 인터폰 앞에서 신원을 물었지만 딱히 대답이 들리지는 않았다. 이 시간에 누가 장난질을 할리는 없겠고.. 그냥 무시할까 하다가 작게 현관 쪽에서 아이 목소리가 들렸다. 가까이 다가가니 아랫집 산다는 말에 작게 문을 열었다. 정말 55층의 꼬마아이였다.

 

 

 "꼬마? 이 시간에 네가 웬일이니?"

 

 "이웃의 정을 나누려고 왔어요!"

 

 ".....뭐?"

 

 

 아이가 씨익 웃으며 내민 것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해물파전이었다. 겉이 노릇노릇하고 바삭하게 익었으며 같이 들어간 새우와 오징어는 군침을 자극시킬 수밖에 없었다. 물어보지 않아도 누구 작품일지는 짐작이 가는 바였다.

 

 

 "너희 고모가 전해달라고 한 거야?"

 

 "웅... 그건 아닌데... 고모는 저희 아랫집 아줌마꺼 챙겨줬고요. 이건 제가.."

 

 

 아주 이웃들 위 아래로 다 챙기고 다니는 모양이군.. 요즘 같은 시대에 보기 힘들 정도로 오지랖 넓은 타입이었다.

 

 

 "근데 이웃의 정을 나누러 왔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고모가 그랬거든요. 옛날처럼 이웃들과 정을 나눠야 한다고! 옛날에는 서로 음식을 주고받으며 정을 나눴다고 했어요! 그러면 이웃들이 서로 도와주고 부탁도 들어 준대요!"

 

 "...그래? 하긴.. 옛날에는 그랬었겠지."

 

 

 재인은 의심이 많은 성격인지라 남이 주는 음식을 덥썩 받아먹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가 이렇게 힘들게 음식을 들고왔는데 거절하는건 예의가 아니지.. 이런 생각을 하며 아이가 건넨 접시를 받아 들였지만 사실 수호가 만든 음식이 맛있다는 것을 아니 넘어간 꼴이었다.

 

 

 "아저씨! 그러면 제 부탁 들어주실 거죠?!"

 

 ".....뭐?"

 

 "저희는 이제 이웃의 정을 나눈 거잖아요! 그러니 이웃의 부탁쯤은 들어주실 수 있잖아요!"

 

 

 3초 만에 나눈 이웃의 정?이었다. 재인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음을 지어보였고 한편으로 아이가 하는 짓이 귀여워 알았다고 대답했다. 애들 부탁이야 뻔하지 뭐.. 갖고 싶은 장난감이 있는데 부모가 안 사준다던지.. 뭐 그런?

 

 

 "그럼 말해보실까요? 우리 아랫집 꼬마이웃의 부탁이 무엇인지?"

 

 "아저씨네 천장 유리로 별님들 보고 싶어요!"

 

 "......뭐? 장난감이 갖고 싶은 게 아니라?"

 

 "장난감이요? 그걸 왜 아저씨한테 갖고 싶다고 부탁해요? 나도 돈 있어요."

 

 

 돈 있다는 아이의 유세에 재인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지금 자신 앞에서 돈 자랑을 한 건가? 저런 꼬마가? 하하.. 진짜 기가 막혀서..

 

 

 "저 그럼 잠깐 들어가 봐도 돼죠?"

 

 "잠..."

 

 

 어지간해서 자신의 집에 사람을 들이는 걸 좋아하지 않는 재인이었다. 그러나 손에 접시가 들린 상태라 아이를 저지하는 것이 방해가 되었고 그사이 아이는 신발까지 가지런히 놓고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우와... 난장판..."

 

 

 집에서도 서류를 검토하느라 흐트러져 있는 서류들을 보고 아이는 그저 난장판이라고 생각했나보다. 그 후 천장유리를 찾던 아이가 못 찾겠다고 하자 재인은 지끈거리는 이마를 한 손으로 잡고는 안방방향을 가리켰다.

 

 

 "후우... 꼬마야. 근데 왜 이 곳을 보는 게 부탁이라는 거냐?"

 

 "아.. 엄마가 이 천장유리를 엄청 칭찬했거든요. 밤에 별이 빛나면 엄청 예쁠 거라고! 낮에는 누워서 구름을 볼 수 있다며 이런 곳을 이사하고 싶다고 매번 말하길래 진짜 궁금했거든요!"

 

 

 그 말을 하며 방으로 들어온 아이는 얼마 안가 표정에 살짝 그늘이 졌다.

 

 

 "하아.. 별이라.. 근데 꼬마야. 오늘은 네가 봤을 때도 별이 보이는 날씨라기보다 비구름이 보이는 날씨인데.. 별빛은커녕 달도 안보이잖아."

 

 "........힝...그러네요... 고모가 금방 그칠거라고 했는데..."

 

 

 소나기성이라고 한들 아이의 금방과 어른의 금방은 큰 시간적 차이가 있었나보다. 다인의 시무룩함에 다음번에 보러 와라 말했지만 다인은 다른 쪽에 넋이 빠져있었다. 비가 툭툭 유리에 떨어져 빗소리를 내었고 비가 떨어지는 모양새를 이런 각도로 보는 것이 신기했는지 뚫어져라 쳐다보던 아이는 이내 목이 아파 침대에 누워버렸다.

 

 

 "....꼬마야 그냥 다음번에 보러 와."

 

 "금방 그칠 것 같은데 저 조금만 더 보고 갈게요."

 

 "....비 그친다고 구름이 금방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도시라 별도 많이 보이지 않는데 그냥 날 좋을 때..."

 

 "우와~ 톡톡톡 소리 나!"

 

 "....."

 

 

 이미 재인의 말을 듣고 있지 않았다. 어차피 애들은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그냥 내버려두면 금방 질려하는 성격이다. 어련히 내버려두면 알아서 집에 가겠지.. 재인은 아까부터 따끈한 온기를 내며 식탁에 놓여 진 해물파전을 먹고 싶어 신경 쓰이던 차였다. 금방 먹고 나면 아이의 호기심도 끝나겠지 하거 식탁으로 이동했다.

 

 

 "색감도 일품이군.."

 

 

 끝자락이 노릇하게 구워져 황금빛을 보이는데 아니나 다를까 씹을 때 바삭한 느낌이 말한 대로 정말 일품이었다. 거기다가 새우랑 오징어까지 들어갔으니 맛은 말로 할 필요도 없지... 잘 다니고 있는 직장만 없는 여자였다면 자신의 집 도우미로 스카우트 하고 싶을 지경이었다. 적어도 현재 도우미보다 요리는 잘하는 것 같으니 말이다.

 

 

 "아깝네... 공무원이라고 했으니 비싼 돈을 제시해도 스카우트에 승낙하지는 않겠지.."

 

 

 게다가 오빠내외를 대신해 조카까지 돌보는 것 같으니 그런 스카우트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을 것이다. 안될 것이라는 생각에 입맛만 다시며 이미 다 먹어 덩그라니 비어버린 접시를 바라보았다. 후우.. 일단 아이는 돌려보내야지. 너무 늦은 시간이고..

 

 

 "꼬마야. 다 봤으면 이제 들어가야..."

 

 "쿠울...쿠울..."

 

 "......"

 

 

 이런 낭패가... 아이는 소풍일정으로 고단했는지 남의 침대임에도 금방 잠이 들어버렸다. 이걸 깨워야 하나 아니면 안고 아래로 내려 가야하나 고민하던 재인은 안고가기로 결심을 했다. 그 순간 인터폰 소리가 들리자 화면을 내다보았더니 초조한 기색이 역력한 아랫집 여자가 모습을 보인 것이다. 아이 때문에 왔구나 하며 물어보지도 않고 바로 문을 여니 수호가 두 주먹을 꼬옥 쥔 채 부들부들 떨며 긴장한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저기... 늦은 시간에 정말 죄송..합니다. 다름이 아니고 혹시 저희 조카가 안보여서 그런데 이곳에 오지 않았나 해서..."

 

 "....아... 꼬마가 말하고 온 게 아니었습니까?"

 

 "네..? 다인이 이곳에 있나요?!!"

 

 "네. 저는 그쪽에게 당연히 말하고 올라왔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지금 어디 있어요?!! 잠깐만 확인 좀 할게요!!"

 

 "이봐요!! 지금..."

 

 

 막무가내로 집에 들어오던 수호는 집안을 두리번거리더니 아이가 침대에 누워있는걸 확인하고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제가 그런 걸 거짓말할 사람도 아니고 무슨 확인까지..."

 

 "하아...다행이다!! 진짜 다행이다..."

 

 

 수호의 긴장이 풀린 모습에 재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팔짱을 낀 채 물어보았다.

 

 

 "설마... 아이가 실종된 거라 생각하신 건 아니죠? 아이가 이곳에 있었던 시간은 그래봐야 20분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옆에 있던 아이가 갑자기 사라지게 되면 얼마나 피가 마르는데요!!"

 

 "......"

 

 "옆에서 재잘 되던 아이가 집에 손님을 보내고 전화 잠깐 한 사이에 사라져있었다고요... 아랫집으로 따라 내려갔나 해서 물어봤더니 없다고 하고.. 혼자서 밖에 나가 심부름해본 적도 없는 애가 어딜 나간건가 해서 경비실까지 내려가 cctv에 5살 어린아이가 내려가는 걸 보았냐고 일일히 다 물어보았단 말이에요!! 그런데 엘리베이터에 그런 영상도 찍힌 적이 없다고 하고.. 기다려야 하나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혹시나 하고 이쪽에 올라와 본건데... 하아.. 진짜 다행이다. 별 일 없어서.."

 

 

 수호는 긴장이 풀려서인지 눈에 그렁거리는 눈물을 손으로 닦아내면서 머쓱한 듯 말했다.

 

 

 "1분이 1시간마냥 길게 느껴졌어요.. 그냥 잠깐 어디 간 거겠지 생각하려 해도 어디 갈 곳도 없는 애인데.. 너무 초조해져서... 하하.. 죄송해요. 아까 큰 소리쳐서... 애 혹시라도 잃어버렸을까봐 너무 놀라서 본의 아니게 폐를 끼쳤습니다."

 

 

 꾸벅 사죄의 인사를 하는 수호를 보고 재인도 머리를 긁적이더니 대꾸하였다.

 

 

 "아닙니다. 생각해보면 그쪽이 달랑 아이만 보냈을 리가 없는데.. 제가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생각이 짧았습니다."

 

 

 남자의 젠틀한 대답에 수호의 눈이 크게 떠졌다. 저렇게 친절하게 말할 줄 알던 사람이던가? 분명 남자의 싸가지로 보았을 때, 이거 주거침입죄니 진상이니 하며 큰소리 칠 줄 알았는데... 물론 예리한 재인이다 보니 수호의 시선을 느끼고 의아하게 물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5 35화 - 비밀상담 2017 / 12 / 17 294 0 5003   
34 34화 술한잔(2) 2017 / 12 / 16 277 0 4738   
33 33화 - 술 한잔(1) 2017 / 12 / 12 280 0 4644   
32 32화 - 수호의 운동(2) 2017 / 12 / 11 271 0 4671   
31 31화 - 수호의 운동(1) 2017 / 12 / 10 257 0 4608   
30 30화 - 병간호(2) 2017 / 12 / 10 274 0 3582   
29 29화 - 병간호(1) 2017 / 12 / 9 284 0 4427   
28 28화 - 제각각의 주말(4) 2017 / 12 / 7 286 0 3967   
27 27화 - 제각각의 주말(3) 2017 / 12 / 7 279 0 4568   
26 26화 - 제각각의 주말(2) 2017 / 12 / 6 284 0 4511   
25 25화 - 제각각의 주말(1) 2017 / 12 / 6 279 0 3661   
24 24화 - 초대(2) 2017 / 12 / 5 281 0 4225   
23 23화 - 초대(1) 2017 / 12 / 5 276 0 4183   
22 22화 - 엉망진창(2) 2017 / 12 / 4 273 0 5331   
21 21화 - 엉망진창(1) 2017 / 12 / 3 286 0 4080   
20 20화 - 한민혁의 꿈(2) 2017 / 12 / 2 647 0 4090   
19 19화 - 한민혁의 꿈(1) 2017 / 12 / 2 273 0 3792   
18 18화 - 숨겨진 이웃(2) 2017 / 12 / 1 289 0 3765   
17 17화 - 숨겨진 이웃(1) 2017 / 12 / 1 264 0 4103   
16 16화 - 그 남자, 한재인(2) 2017 / 12 / 1 281 0 4956   
15 15화 - 그 남자, 한재인(1) 2017 / 11 / 30 273 0 4263   
14 14화 - 이웃의 정(2) 2017 / 11 / 29 294 0 4384   
13 13화 - 이웃의 정(1) 2017 / 11 / 28 276 0 4247   
12 12화 - 아랫집 이웃 2017 / 11 / 27 272 0 3931   
11 11화 - 보건실 당골손님 2017 / 11 / 27 272 0 4768   
10 10화 - 수호의 이웃들 2017 / 11 / 26 281 0 4265   
9 9화 - 옆집여자(2) 2017 / 11 / 25 276 0 4136   
8 8화 - 옆집여자(1) 2017 / 11 / 24 282 0 3931   
7 7화 - 혼란의 연속(4) 2017 / 11 / 24 280 0 3972   
6 6화 - 혼란의 연속(3) 2017 / 11 / 23 283 0 4326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