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마녀를 부탁해!
작가 : 윤하라
작품등록일 : 2017.11.24

몰락한 왕국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핏줄, 하원. 목숨을 걸어가며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하원을 주운 카넬리안. "죽고 싶지 않습니다." 황실에 맞서서 끝까지 살아남겠다는 카넬리안과 하원,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모든 걸 바치려는 카넬과, 기꺼이 마녀가 되기로 한 하원의, 목숨을 건 로맨스!
[ha0ra0yoon@gmail.com / twitter.com/Hara_yn]

 
6화. 의심과 보호
작성일 : 17-11-27 03:24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415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카넬리안은 잠시 말을 잃은 듯, 입을 다물었다.

 하원은 기절해버린 집사를 들쳐 맨 가야를 집에 먼저 들였다.

 집사를 바닥에 던지듯 내려놓은 가야는 푹, 한숨을 쉬며 카넬리안을 노려보았다.

 

  “자화에게 대강 이야기는 들었지.”

  “저 인간부터 잡아둬야지.”

 

  하원의 말에 가야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집사를 결박해 두었다.

 가야가 집사의 눈을 가리자, 하원은 그제야 후드를 벗었다.

 카넬리안은 가야를 응시하며 표정을 굳혔다.

 

  “당신이, 그림자에서 활동하시는 분입니까?”

  “네. 주…, 흠, 하원님을 돌봐줬다고 들었어요. 감사합니다.”

 

  어색해하며 하원의 눈치를 힐끔 보는 가야가 너무 어색해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었다.

 어제 자화에게 대충 이야기를 전해서 망정이지, 그런 말이 없었더라면 가야가 진즉에 주군, 이라며 마구 불러댔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저릿한 하원은 남몰래 가슴을 가라앉혔다.

 

  “저 자는… 누구입니까?”

  “퀄트 백작가의 집사에요.”

 

  카넬리안이 만약 황실의 첩자라면, 황실의 미끼 작전이 실패했음을 알아챌 것이다.

 그림자에 대한 정보 또한 황실 측으로 흘러들어갈 것이다.

 카넬리안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하원은 눈여겨보아야 했다.

 

  문득, 하원은 굳이 정체를 감출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다.

 오늘 작전을 성공하면서 하원은 그림자의 수장으로써 정면에 나설 것임을 퀄트 가와 황실에 내보였다.

 어떻게 되었든, 하원의 정체는 황실에 알려질 것이다.

 카넬리안이 황실의 사람이라면, 황실은 하원에 대해 조금 일찍 알게 될 뿐이다.

 

  “……후. 망할 그림자 놈들, 나를 대체 어디로 납치한 거지?”

  “넌 황태자의 개야? 황제가 그럴 리는 없을 텐데.”

  “어린 새끼가 어디서 반말이야. 네놈이 그림자의 수장이구나.”

 

  하원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림자를 지키는 자가 여자냐며, 한껏 비웃을 줄 알았는데.

 하원의 목소리는 꽤 낮고 중성적이었기 때문에 남자라고 제대로 오해한 것인지.

 의외의 상황에 하원은 입을 다물었다.

 

  “너희 마귀의 자식 놈들을, 모두 잡아들여, 제국의 이름으로, 갈기갈기 찢어줄 것이다.”

  “응. 그렇게 해줘, 그럼.”

 

  하원의 비웃음에, 손발이 묶인 채로 바닥에 구르던 남자는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결박당한 채로 권력을 들어 혐오를 쏟아내는 이 늙은 남성은 하원에게 조금도 위협이 되지 않았다.

 하원의 옆에 있던 카넬리안은 하원의 팔을 톡톡 두드렸다.

 

  “잠시, 저 자의 눈가리개를 풀어도 될까요?”

  “음. 네.”

 

  하원은 다시 후드를 썼다.

 카넬리안이 무릎을 꿇어 남자의 눈가리개를 풀어냈다.

 눈가리개를 풀어내자마자, 카넬리안은 숨을 얕게 들이마시며 몸을 움찔 떨었다.

 잔뜩 늙은 남자는 카넬리안과 눈을 마주하더니 웃음기를 띠며 입을 열었다.

 

  “…어디로 가셨나 했는데, 양아치들의 품에 안겨 계셨군요.”

  “네가 왜, 퀄트 가의 집사 노릇을 하는 거지?”

  “당신과 달리, 배신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릿하게 웃어 보이는 중년의 남자를 내려다보며, 하원은 남자의 허리를 세게 걷어찼다.

 옆에서 당황하는 가야와 카넬리안이 있었지만, 하원은 아랑곳 않고 어깨를 향해 발을 한 번 더 굴렸다.

 

  “가야, 해야 할 일이 있어.”

  “말씀하세요.”

  “오늘 나를 본 걸 어디에도 말하지 못하게 저 놈의 혀를 잘라내고, 손발의 힘줄을 끊어 버려. 그리고 퀄트 저택 정문, 아냐, 황궁 정문에 던져줘.”

  “예.”

 

  하원답지 않은 잔인한 처사에, 가야는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까딱이곤 집사를 들쳐 업었다.

 가야는 골목 구석에서 처리하고 올 것이다.

 가야가 문을 열고 나가자, 카넬리안이 하원의 눈치를 살피며 입을 열었다.

 

  “음…, 하원, 어…….”

  “카넬리안, 당신이 누구든 일단 제 보호 하에 있어야 할 것 같네요.”

 

  후드를 벗고 담배에 불을 붙이며, 하원은 소파 팔걸이에 걸터앉았다.

 카넬리안이 우물쭈물하며 말을 어물거리자, 하원은 옅게 웃으며 담배를 빨았다.

 

  “질문은 세 개만 받을게요.”

  “…그림자를 지키는 자가, 하원입니까?”

  “네.”

 

  카넬리안의 눈이 사정없이 흔들리는 걸 보며, 하원은 느긋하게 담배 연기를 뱉어냈다.

 며칠 사이에 너무 많은 것이 바뀌었다.

 태풍의 눈 속에 하원과 카넬리안이 사이좋게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혼자가 아니라 다행이었다.

 

  “그럼 저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선택하시면 되죠. 그림자의 보호를 받거나, 그림자에게서도 도망치거나.”

  “…그건 선택이 아니군요.”

 

  퀄트 가의 집사는 카넬리안을 아는 것 같았다.

 퀄트 백작가를 조사하다 보면, 카넬리안의 정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카넬리안이 그 사이 도망갈 가능성도 있지만, 하원은 강제로라도 카넬리안을 잡아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카넬리안이 어떤 선택을 하든 중요치 않았다.

 도망치면, 잡아오면 그만이기에.

 

  “저 자는 어떻게 데려오신 거죠?”

  “납치했어요.”

  “어디서 데려오신…….”

  “질문은 끝났어요, 카넬리안.”

 

  하원의 말에, 카넬리안은 목을 가다듬었다.

 묻고 싶은 것이 무척 많을 테지만, 그건 하원도 마찬가지였다.

 알아야 할 것이 무척 많았다.

 카넬리안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입맛을 다셨다.

 

  “이젠 제가 질문할 차롄데.”

  “대답을 못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누구를 배신한 거죠?”

  “…….”

 

  무척이나 억울한 표정으로 입을 다무는 카넬리안을 보며, 하원은 대답을 들을 생각을 포기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큰일을 겪었으니, 이제는 조금 쉴 필요가 있었다.

 하원은 내일 제국신문에 커다랗게 나올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기대가 되었다.

 

  “…배신은 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살기 위해 도망쳤을 뿐입니다.”

  “살기 위해서라면, 저도 황실의 아가리에 넣고 도망칠 사람이겠군요.”

 

  하원의 비아냥대는 소리에 카넬리안은 짐짓 화난 표정을 지었다.

 무엇이 카넬리안을 화나게 했는지 하원은, 알 수가 없었다.

 

  “그런 끔찍한 일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믿어주세요.”

 

  카넬리안이 가장 제국인다운 사람이라 하더라도, 하원은 이 남자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하원 스스로의 목숨을 위해서, 동지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이 남자를 갈가리 찢어버릴 수 있어야 했다.

 

  “퀄트 백작은 황태자에 붙어먹는 사람입니다.”

  “그걸 어떻게 알지요?”

  “…….”

 

  의외의 정보였다.

 카넬리안이, 정말 제국의 귀족이었던 사람이 아닐까?

 하원이 부엌으로 향하자, 카넬리안이 뒤에서 한숨을 깊게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부터 적과의 동거였다.

 적일지, 아군일지는 카넬리안만이 알 것이다.

 

  “내일 아침에 바로 제국신문을 갖다 줄 수 있나요?”

  “알겠습니다.”

 

  하원이 부탁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해주는 남자였다.

 가능하면, 하원의 옆에 붙여서 수족처럼 데리고 있고 싶었다.

 카넬리안의 목숨 줄은 이제 하원의 것이었다.

 

  일주일 전만 해도, 하원은 이런 것을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하원이 만났던 남자는 하원을 지배하고자 했다.

 하원은 그 남자에게 사랑을 바치며, 대가로 제국의 뒷소식을 알음알음 들어왔다.

 나약한 시레네 여자가 되어, 그 남자에게 기생해야 동지들을 위할 수 있었다.

 하원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으므로.

 

  “보호…, 보호인가요, 감금인가요?”

  “거래라고 생각하세요.”

  “대체 어떤 점에서… 거래입니까?”

 

  카넬리안의 눈빛에는 후회가 그득 담겨 있었다.

 새하얀 피부 사이에 자리한 노을색의 눈동자는 해 지는 노을처럼,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하원은 죄책감에, 카넬리안을 제대로 마주하기 어려웠다.

 눈을 마주치면 당장이라도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 할 것 같았다.

 

  “퀄트 가의 집사의 입을 막은 대신, 잠시 그림자 속에 있어주세요.”

  “그것 참 위안이 되는군요.”

 

  헛웃음을 치는 카넬리안을 뒤에 두고 하원은 물을 컵에 따라 마셨다.

 이틀 사이 카넬리안의 이 집이, 하원의 아지트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카넬리안에게 좋은 소식은 아닐 테지만, 어느새 하원이 이 안에 머무르는 게 하원에게도, 카넬리안에게도 자연스러워진 듯한 기분이었다.

 

  “그림자의 일원이 되고 싶다고 했으니,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고맙다고 해야 하는 겁니까?”

  “그런 소리를 들은 염치는 없어요.”

 

  어찌 되었든, 카넬리안의 집을 점령하다시피 차지한 하원이었다.

 길가에 쓰러져 있었던 사람을 구한 은혜를 이렇게 되갚아주다니.

 카넬리안의 정체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으로서, 하원은 이것이 카넬리안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일 거라 여기며 입을 다물었다.

 

  “그림자…, 정말 양아치답네요.”

 

  카넬리안의 낮은 목소리를 들은 하원은 입을 열다 말았다.

 양아치가 맞을 수밖에.

 카넬리안의 말에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하원은 눈을 내리깔며, 고개를 살짝 까딱였다.

 

  “좋은 밤 되시기를.”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8 8화. 위기 혹은 기회 (1) 2017 / 11 / 29 205 0 4744   
7 7화. 핫토픽 핫이슈 2017 / 11 / 28 225 0 4791   
6 6화. 의심과 보호 2017 / 11 / 27 244 0 4154   
5 5화. 탈출 작전 2017 / 11 / 26 220 0 4367   
4 4화. 소문의 목적 2017 / 11 / 25 219 0 4367   
3 3화. 자각 2017 / 11 / 25 217 0 4639   
2 2화. 악몽 2017 / 11 / 24 231 0 4363   
1 1화. 도망 2017 / 11 / 24 343 0 505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