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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대군주
작가 : 진설우
작품등록일 : 20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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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운 악룡 크로크슈가 지배하는 하늘산은 발 붙인 자는 있어도 생환한 자는 없는 금지된 곳으로 크로크슈에 맞서기 위해 한 기사가 걸음을 들였다. 그리고 그가 하늘산을 내려왔을 때 그의 영혼은 억울한 누명을 쓴 채 수하들을 위해 목숨마저 내걸었던 중원 천년신교의 2공자, 소군악의 영혼으로 뒤바뀌어 있었다. 거짓 정의와 거짓 평화는 진실인 척 가증스럽다. 위선 가득한 자들의 비열한 구원, 부패한 자들의 그릇된 자비로 인해 세상은 이미 지옥과 다름이 없으니, 내 친히 명왕이 되리라. 세상을 송두리째 갈아 치울 검은 기사의 행보가 펼쳐진다.

 
13화
작성일 : 16-06-08 16:40     조회 : 809     추천 : 0     분량 : 7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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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관으로 돌아온 소군악은 두 달치 여관비를 선불로 치르고는 다시 방에 틀어박혀 운기조식을 취했다.

 운기조식을 하다가 배가 고프면 식사를 하고, 그 후에는 또다시 방 안에 틀어박혀 운기조식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두문불출하는 사이, 한 달이 지났다.

 

 “후우우우.”

 긴 호흡과 함께 눈을 뜬 소군악의 안광에 정광이 서렸다가 금세 사라졌다.

 한 달 동안 내공 심법만을 수련하다 보니 몸의 균형이 무너진 기분이었다.

 원래 몸을 움직이며 검법이나 창법, 마상 무술 등을 수련해야 했지만, 무기도 없었고 조용히 수련을 할 장소도 마땅치 않았다.

 아무리 신교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해 왔고 옥면서생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방 안에 틀어박히는 생활에 익숙했다지만, 그런 소군악으로서도 여관 방에서 한 달을 보내니 좀이 쑤실 정도였다.

 중원의 객잔이라면 마당 딸린 별채라도 있을 텐데 소군악이 머무르는 여관에는 개인이 쓸 만한 마당이란 개념이 없었다.

 그렇다고 거리에 나가거나 남들 다 보는 앞에서 무공 수련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아무래도 적당히 수련할 만한 데가 있는지 찾아봐야겠군.”

 소군악은 여관 근처 대장간에 들어가 창 한 자루를 산 뒤 도시 밖으로 향했다.

 흑룡대로서 자란 그에게 가장 익숙한 무기는 창이었다.

 그래서 창을 수련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

 

 “아휴우.”

 매일을 입가에 미소를 달고 살던 윌리스 남작은 최근 보름간 한숨만 쉬고 다녔다.

 제이미를 잡아 오라고 보냈던 기사들이 모두 팔이나 다리가 부러져 돌아왔을 때 남작은 어이가 없었다.

 게다가 가슴에 중상을 입고 들것에 실려 온 기사단장 마일드의 말은 기가 찰 지경이었다.

 “그는 제이미가 아니오. 영주의 그릇된 명으로 제이미 경이 희생되었소. 그가 가져왔다는 모조품의 감정을 다시해 주시오.”

 다른 기사들도 기사단장과 같은 뜻이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라일의 검이 진품이라고 어찌 말한단 말인가? 기사들이 모두 군신의 계약을 해지하겠노라 덤벼들 게 분명했다.

 기사들은 애초에 영주가 제이미에게 내린 명으로 불만이 많았다.

 드래곤에게 빼앗긴 보물을 되찾아오란 명이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명을 거부했다 한들 기사의 명예에 흠이 가는 것도 아닐 것임에도, 명을 수행한 제이미가 대단한 것이다.

 애초에 불가능한 명을 내린 영주가 무모한 것이며 휘하 기사를 제대로 대접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소피아를 얻기 위해 제이미는 흔쾌히 길을 떠났고 죽음으로써 명을 완수했으며, 그 형으로부터 라일의 검을 전해 왔다.

 기사들은 검이 모조품일지라도 누군가의 농간인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소군악의 말을 철석같이 믿게 된 것이다.

 또 그들은 제이미의 희생정신을 기렸다. 누가 보더라도 제이미는 충심으로 윌리스 가문을 위해 죽은 것이다.

 “그는 절대 아가씨의 결혼을 방해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마일드의 마지막 말에 윌리스 남작은 더욱 울화가 치밀었다. 기사단 전원을 데리고 가서 한 놈에게 깨지고 온 주제에 그걸 말이라고 하는가?

 놈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 붙잡으려던 것이 아니었나? 어쩔 수 없이 윌리스 남작은 몰래 사람을 시켜 소군악을 감시케 하였다.

 한데 웬걸? 소군악은 정말 추호도 꿍꿍이가 없는지 다음날 곧장 카렘시를 떠나 버렸다.

 그제야 안심한 윌리스 남작이지만 소피아는 한사코 그가 제이미 본인일 것이라 주장했다.

 윌리스 남작도 소피아가 완강하게 나오자 또 혹시나 하여 사람을 시켜 소군악의 종적을 쫓게 하였다.

 소군악이 카렘시를 떠난 지 사흘 뒤에 내린 명인지라 어려울 만도 했지만, 다행히 소군악의 복색이 워낙에 특이한지라 그를 뒤쫓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얼마 전, 추적자는 그가 겨우 일주일 거리의 토둔 도시에 머무르고 머무르고 있고 방값도 두 달치를 미리 계산했다고 전해 왔다.

 ‘두 달이면 소피아가 이미 코모라 공자를 따라 디엘 백작가로 가고 난 후야.’

 윌리스 남작은 또다시 의심이 들었다.

 제이미가 사랑하는 여인 소피아는 차마 건드리지 못하지만 그녀가 떠나고 난 뒤에 자신에게 복수하려 드는 것일 수도 있었다.

 어쩌면 윌리스 가문의 몰락을 바라고 있는지도 몰랐다. 제이미가 눈이 뒤집어져 쳐들어온다면 기사들도 전부 상대가 안 되는 마당에 손쓸 방도가 없었다.

 그때부터 남작은 밤잠을 설치며 걱정으로 살아야 했다.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혼자 고민해 보아야 걱정만 늘었고 불안감만 키웠다.

 “어휴.”

 이제 보름만 있으면 코모라 공자가 당도한다. 마치 와이번의 머리 위에 타고 있는 듯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윌리스 남작만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닌지 소피아가 윌리스 남작의 방을 찾았다.

 “제가 가 봐야겠어요.”

 윌리스 남작은 깜짝 놀라 만류했다.

 “안 된다. 무슨 해를 입을 줄 알고 네가 찾아가느냐?”

 “해를 입힐 생각이었다면 진작 성으로 찾아왔겠지요. 마일드 경과 다른 기사들도 막지 못했다면서요?”

 “크흠.”

 그 말은 정확했다. 자신의 휘하 기사들 중에는 이제 누구 하나 믿을 만한 놈들이 없었다.

 “전 아직도 믿을 수가 없어요. 그가 제이미가 아니라니…….”

 소피아는 머리가 복잡했다. 마일드 경의 증언을 들어 보자면 그는 절대 제이미가 아니었다.

 만약 제이미라면 여태 실력을 숨겼다는 소리였고, 그가 쌍둥이 형이라면 제이미가 자신에게 그의 존재를 숨겨 왔다는 뜻이었다.

 어쨌든 둘 모두 자신에게 털어놓지 않고 숨겼다는 것이니 소피아는 마치 배신이라도 당한 듯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자신이 제이미를 배신하고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이미 안중에도 없었다.

 어찌 되었든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아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그가 제이미라면 두고두고 자신의 앞날에 방해물이 될 테니까.

 “그를 설득하겠어요.”

 “하지만…… 그를 더 이상 건드리지 않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얘야.”

 마일드 경이 신신당부했던 말을 윌리스 남작은 그대로 전했다. 하지만 소피아의 생각은 다른 듯했다.

 “그냥 몇 마디 말만 나누고 올 거예요. 그를 자극하지는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

 “으음.”

 한참을 고민하던 윌리스 남작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코모라 공자가 오기까지 보름이 남았다.

 최대한 빨리 다녀온다면 아마 코모라 공자보다 하루 이틀 먼저 남작성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마차를 내어 주마. 발드롱 경과 함께 가거라.”

 다른 기사들은 모두 값비싼 포션을 써서 부상을 모두 회복했다.

 하나, 기사단장인 마일드는 내상이 심해 아직까지 병상에 누워 요양을 해야 했다.

 그를 제외하면 남은 기사들 중에 가장 강한 발드롱과 보낼 수밖에 없었다.

 발드롱이 직접 마차를 몰았고 소피아는 시중들 하녀 한 명만을 대동한 채 출발했다.

 캄캄한 밤중, 성을 조용히 빠져나온 사두마차는 꼬박 5일 만에 토둔 도시에 당도할 수 있었다.

 

 이미 토둔 도시에 와서 소군악의 동태를 살피고 있던 남작성의 병사가 다가와 보고했다.

 “여관에 들어간 후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던 놈이 오늘 토둔 도시를 나섰습니다.”

 “뭐라?”

 “하지만 말을 두고 간 것을 보면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흐음, 알겠다.”

 발드롱이 마차로 돌아가 보고하자 소피아는 여관에 들어가 기다리기로 하였다.

 토둔 도시에서 가장 장사가 안 되는 여관답게 점심나절인데도 손님이 별로 없었다.

 발드롱은 돈을 주어 손님을 내쫓고는 여관 주인에게도 큰돈을 쥐어 주며 하루 동안 영업을 못하게 하였다.

 “오늘 하루 여관 전체를 빌릴 테니 얼씬도 하지 마라.”

 식당의 주인도, 종업원도 떠난 여관에 남은 이는 발드롱과 소피아, 그리고 몸종 하나가 전부였다.

 안 그래도 장사가 안 되는지라 여관 주인은 큰 불만이 없었다. 돈을 받고는 순순히 여관을 빌려 주었다.

 해가 지고 한참이 지나서야 소군악이 여관으로 들어섰다.

 그는 하루 종일 토둔산을 뒤진 뒤에야 수련을 할 만한 곳을 찾을 수 있었다. 내일부터 병기가 완성될 때까지 그곳에 가서 수련을 할 생각이었다.

 여관에 들어와 주인을 찾던 소군악은 한가운데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는 소피아와 발드롱을 보고 안색을 굳혔다.

 “귀찮게 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그것이…….”

 발드롱이 머뭇거리며 말을 못하자 소피아가 의자에서 일어나 그를 밀치고 소군악에게 바짝 다가섰다.

 그녀가 소군악에게 말했다.

 “할 이야기가 있어요.”

 “으음.”

 소군악의 눈매가 좁아졌다.

 제이미의 여자였던 소피아가 이곳에 왔을 줄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그녀는 실물로 보니 그 미색이 과연 뛰어났다.

 하지만, 소군악에겐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좋아. 시간을 내어 주지.”

 소군악이 그녀의 맞은편에 털썩 앉자 소피아는 발드롱을 돌아보았다.

 “발드롱 경은 잠시 나가 주세요.”

 “아, 아가씨.”

 “위험한 일이 벌어진다면 저를 지켜 주실 수 있나요?”

 “아가씨, 그건…….”

 발드롱이 소군악을 힐끗거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저자가 손을 쓰기로 마음먹는다면 자신이 어찌 막을 것인가?

 “나가 주세요. 이자와 단둘이 할 이야기가 있어요.”

 “네. 아가씨.”

 남작이 알게 된다면 경을 칠 일이었지만 소피아의 말도 맞는지라 별수 없이 밖으로 나갔다.

 둘만 남게 되자 소군악은 흥미로운 얼굴이 되었다. 여기까지 따라와서 할 이야기가 무엇이란 말인가?

 “당돌하군.”

 “그 모습에 당신이 반했죠.”

 소군악이 알고 있는 제이미의 기억은 스무 살까지다. 윌리스 남작령을 지나다 우연히 소피아를 보고 사랑에 빠졌을 때까지의 일뿐이란 뜻이었다.

 그 뒤의 소피아와의 로맨스에 얽힌 기억은 도무지 떠오르지를 않았다.

 아마도 자신이 흡수할 수 있는 제이미의 기억은 스무 살까지가 전부인 듯했다.

 “내 말을 믿지 않는군. 나는 제이미가 아니다.”

 “뭐, 두고 봐야 알 일이겠죠.”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을 조금도 굽히지 않는 소피아였다. 소군악은 그녀를 응시하며 물었다.

 “그래. 나를 왜 찾아왔지?”

 너무도 담담한 한마디였다. 제이미였다면 결코 이런 반응을 보이지 못했으리라.

 소피아는 말없이 소군악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녀를 응시하는 시선은 일말의 감정 변화도 없었다. 무심하게, 그리도 무심하기만 했다.

 마치, 그녀를 모르기에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해 주는 듯했다.

 소피아는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이자는 제이미가 아니구나.’

 자신은 누구보다 제이미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에게 매료된 순간부터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냈으니까.

 그라면 결코 자신의 앞에서 이렇게 태연할 수 없다는 것을, 어떤 고초를 겪고 변했다 한들 그의 본성이 이런 모습을 보일 수는 없음을.

 그 사실을 그녀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한참 동안 소군악을 응시하던 소피아의 눈매가 파르르 떨리며 붉은 입술이 열렸다.

 “그대는…… 제이미가 아니군요.”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게 하는군.”

 소피아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눈앞의 인물은 제이미가 아니다. 분명 다른 사람이다.

 이제야 소피아는 확실히 느낄 수가 있었다.

 “왜 계속 이곳에 머물러 있는 거죠?”

 “집요하군.”

 소군악은 순순히 입을 열었다. 가만히 입 닫고 있어 봐야 더 귀찮은 일만 생길 것 같았다.

 더욱이 말 못해 줄 이유도 없었다.

 “대장간에 검을 의뢰했지. 그걸 기다리는 중이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었으나 그 말에 소피아는 흠칫 하고 놀랐다.

 ‘검을 만들어 무얼 하려고?’

 본능적인 두려움이었다.

 “이후엔 무얼 하려고 하죠?”

 그 목소리가 전에 비해 조금 날카로운 느낌이다.

 “떠나야지.”

 맥이 빠지는 답이었다. 사람이란 참 웃겨서 이미 들어야 할 대답을 정해 놓고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대답이 빗나가면 상대가 거짓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이 미래를 예측한 것이 아니라 망상이었음을 인정할 줄도 모른 채 말이다.

 분명 소군악은 진실을 말해 줬건만 소피아는 믿을 수 없었다. 그가 이렇게 순순히 떠나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말인가요?”

 “짜증나려 하는군.”

 소군악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지금 당장 눈앞의 소피아는 물론 윌리스 남작의 목을 따 버리고 싶었다. 귀족을 없애 버렸으니 쫓기기야 하겠지만 피의 기사 앙트처럼 숨어 살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도망자의 삶이 썩 좋은 선택은 아니기에 참을 뿐이다.

 “좋아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말하죠. 저를 건드릴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그 말을 끝으로 소피아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눈앞의 이가 제이미가 아님을 확인했으면 되었다.

 그가 자신의 결혼을 방해하지만 않으면 된다. 그럼 이후에 다시는 볼일이 없는 사람이다.

 “크크큭.”

 소군악은 웃었다. 한쪽 입술을 한껏 비튼 채로 쓰게 웃었다.

 “너도 참 쌍년이군.”

 “뭐, 뭐라고요?”

 소피아는 너무 기가 차 말문이 막힐 지경이었다. 생전처음 듣는 모욕적인 말이었다.

 “제이미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묻지 않는군.”

 “그, 그는 제 가슴에 묻었어요!”

 소피아가 발끈해서 소리쳤으나 소군악의 비웃음은 짙어졌다.

 “그런 년이 제이미의 생사조차 묻지 않는다?”

 소피아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순간, 불안함을 느낀 소피아가 반문했다.

 “그가 살아 있나요?”

 “크하하하하.”

 소군악은 정말 크게 웃었다. 웃기지 않은가?

 “정말 몹쓸 년이었군. 혹시라도 살아 있을 것을 걱정한다?”

 소피아는 뜨끔하고 놀랐다. 정말이다. 자신은 제이미가 살아 있을까 봐 놀랐다. 자신의 앞으로의 행보에 방해가 되니까.

 “너 같은 년이 좋다고 드래곤의 아가리로 뛰어든 제이미가 불쌍하군.”

 “…….”

 모욕적인 말에도 소피아는 항변할 수가 없었다.

 “꺼져라. 너 같은 년이 어떤 놈이랑 붙어먹든 상관없다. 더 이상 나를 귀찮게 하지 마라. 제이미의 여인이었다는 이유로 내 칼이 멈추는 일은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다.”

 “이익!”

 너무나 모욕적이 언사에 소피아는 두 주먹이 바르르 떨렸다.

 떨리는 그 눈동자를 한껏 치켜뜨고 소군악을 째려보았으나 오히려 소군악의 기세에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정말 날 죽일 거야.’

 두려웠다.

 모욕에 대한 분노보다 두려움이 더 컸다. 그와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다리의 힘이 풀리는 듯했다.

 정말로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전신을 지배했기 때문이었다.

 소군악은 살기를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주르륵.

 소피아가 언제 이만한 살기를 느껴 봤겠는가? 그녀는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공포를 느끼며 오줌을 지리고 말았다.

 “길어야 한 달만 있으면 난 떠난다. 살고 싶다면 그때까지 나를 찾지 마라.”

 소군악도 자리에서 일어서 2층으로 가 버렸다.

 그는 소피아가 또다시 인내를 시험한다면 더 이상 참지 않을 생각이었다. 제이미에 대한 미안함은 이미 임무를 대신 수행하는 것으로 갚았다.

 이제는 알 수 있었다.

 설령 소군악이 몸을 빼앗지 않았다고 해도 제이미의 끝은 참혹했을 것이다. 제이미가 만약 생환을 했다더라도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의 저 추악하고 추잡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면 살아도 살은 것이 아니고,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을 살았을 것이었다.

 홀로 남은 소피아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이익.”

 잠시 시간이 지나고 두려움이 가시자 자신이 당한 수모와 모욕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들끓었다.

 잘근 깨문 입술 사이로 핏물이 내비쳤다.

 “감히!”

 독기 가득한 그녀의 시선은 방금 소군악이 사라진 2층 계단을 향하고 있었다.

 “네깟 놈이 뭔데 감히…….”

 소피아의 벌겋게 충혈된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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