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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무제
작가 : 시예랑
작품등록일 : 2017.11.19

가뜩이나 힘든 세상, 오지랖까지 넓어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고생하는 수호. 서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세상, 사람과 깊게 엮이는 것 자체가 질색인 재인. 완전 반대성향인 이 둘의 유쾌한 로맨스.

 
10화 - 수호의 이웃들
작성일 : 17-11-26 00:38     조회 : 283     추천 : 0     분량 : 4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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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인아. 아직 안가고 왜 여기 있어? 엄마는?"

 

 "안녕하세요. 엄마는 여행가셨고 대신 고모가 왔어요."

 

 "고모?"

 

 

 다인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자 나와 눈이 마주친 학부모는 내게 인사를 건넨다.

 

 

 "다인이 고모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전 다인이 아래층 사는 사람이에요. 이 유치원 다니는 세라 엄마기도 하고요."

 

 "아.. 아래층이요? 안녕하세요. 저는 다인이 고모 되는 사람이에요. 오빠내외 대신 다인이를 돌보게 되서 한 달간 그 집에서 살게 됐어요."

 

 "아~ 그러시구나. 그럼 당분간 이웃사촌이네요. 앞으로 마주치면 서로 인사해요."

 

 "네."

 

 

 처음엔 웰던 스테이크가 바로 아래층 이웃이란 말에 정색을 했지만 반갑게 인사를 해주는 모습에 친절함을 느꼈다. 이 아파트에서 이렇게 친절한 이웃을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근데 뭐라고 부르면 되죠? 고모?"

 

 "아.. 이름은 진수호에요."

 

 "그럼 수호씨라고 부를게요. 제 이름은 캐서린이에요. 그냥 캐서린이라고 불러주세요."

 

 "네..네? 캐서린이요? 아..혹시 교포분이세요?"

 

 "교포라기 보단 그냥 예전에 유학생활을 했거든요. 거기서 쓰던 이름이에요."

 

 "그러시구나.. 유학 멋지시네요. 혹시 어느 나라..?"

 

 

 캐서린이라는 이름에 왠지 영국 아니면 캐나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을 그대로 쓰는걸 보면 적어도 10년 가까이는 유학 생활한 것 같은데 수호의 눈에는 외국물?좀 먹고 온 캐서린이 상당히 멋져보였다.

 

 

 "중국이요. 한 6개월 정도 유학생활을 했었죠."

 

 "......"

 

 

 멋져 보인다는 말은 취소해야할 것 같았다. 6개월의 유학생활을 마치 16년이나 산 것 마냥 까마득하게 얘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수호가 가장 이해되지 않는 것은 중국에서 어떻게 살면 캐서린이라는 이름이 생길까..하는 것이었다. 웃음소리도 그렇고 참 독특한 이웃인 것 같다는 게 수호의 감상이었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마트에 들려 김밥재료를 사갔다.

 

 

 "근데 다인아.. 아래층에 산다던 세라 말이야. 정말 저번 소풍 때 도시락으로 스테이크를 싸왔니?"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길 기다리는 와중에 아까 유치원에서 궁금했던 질문을 다인이에게 했다. 그러자 다인이는 저번 소풍? 스테이크? 하며 고개를 몇 번 갸우뚱거리더니 생각이 났는지 작은 주먹을 손바닥에 앙증맞게 딱 치며 대답을 하였다.

 

 

 "아! 그거~? 근데 그건 스테이크가 아니라 돌멩이였는데?"

 

 "응?"

 

 "세라 도시락 통에서 새까만 돌멩이가 나와서 처음엔 주먹밥인줄 알았는데 선생님들이 그거 위험하다고 먹지 말라 그랬어. 근데 그게 스테이크야?"

 

 "....그런가봐.. 웰던이었대. 근데 고모는 어떤 웰던이었을지 대충 짐작이 간다. 보진 못했지만.."

 

 

 탄 고기를 어떻게 아이의 도시락 통에 넣을 수 있었을까.. 유학얘기 할 때 부터 허세가 있는 엄마라고 대충 짐작은 했었지만 이런 터무니없는 요리 실력으로 허세를 부리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웅.. 웨르던? 아무튼 너무 맛이 없어보여서 세라가 불쌍했어. 그래서 내 김밥도 나눠주고 그랬어."

 

 "잘했어. 힘들 땐 서로 도와야지.. 이 얘길 들으니 갑자기 자신감이 생기네. 내일 진짜 맛있는 도시락 해줄게!"

 

 "응응! 난 고모 밥이 제일 맛있어!"

 

 "으이그~ 요 이쁜 것! 이럴 거면 고모, 요리사나 될 걸 그랬나?"

 

 "확실히 맛은 있더군요."

 

 

 흠짓, 다인의 머리를 부비 거리는 데 뒤에서 갑자기 저음의 음성이 대답을 했다. 재인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손에 들고 있던 장바구니를 바닥에 떨어뜨렸고 그는 바구니를 흘깃 쳐다보더니 몸을 숙여 그것을 주워 수호에게 건넸다.

 

 

 "놀라게 해 드릴 생각은 없었는데.. 받으세요."

 

 "네.. 감사합니다."

 

 "저번에 주신 잡채는 잘 먹었습니다. 아이가 좋아할만 하더군요."

 

 "별 다를 것 없는 잡채인데 잘 먹었다니 다행이네요."

 

 "..정말 다를 게 없나요?"

 

 "그게 무슨 소리에요?"

 

 "아뇨.. 그만큼 맛있었다는 말입니다."

 

 

 맛있게 먹었다는 사람치고 재인의 표정은 좀 딱딱해보였다. 하지만 말은 사실인 게 저녁에 먹었던 매콤하면서도 달짝지근한 잡채가 잊히지가 않아 오늘 점심에도 유명한 한식 레스토랑을 찾아 잡채메뉴를 따로 요청한 바가 있었다. 그 레스토랑은 당골이기 때문에 따로 요청하면 원하는 대로 만들어주기까지 하는데도 그 이상의 맛은 나지 않아 은근히 실망을 한 터였다. 별거 아닌 잡채음식일 뿐인데 그 여자가 만든 음식에는 무슨 조미료가 들어 간 건지 자꾸 생각이 나 재인의 표정은 썩 언짢아 보였다.

 

 

 "입에 맞았나 봐요? 이렇게 칭찬받을 정도는 아닌데.."

 

 "혹시 요식업 쪽에서 일하시는 분인가요?"

 

 "아뇨~ 학교에서 보건선생 일을 하고 있어요."

 

 "아.. 그렇군요. 예상과 전혀 반대의 일을 하셨네요."

 

 

 집으로 돌아온 재인은 씻은 뒤 남은 서류를 거실에서 검토하고 있었다. 마땅히 저녁을 먹어야 할 시간이었으나 평소에 재인은 저녁을 잘 챙겨먹지 않았다. 출근할 때는 아침에 집안일을 하시는 분이 차려주고 점심은 비즈니스에 관련된 사람들과 주로 먹었지만 저녁에는 집에 오면 따로 챙겨먹는 게 귀찮아서 잘 안 먹는 게 습관이 되었다.

 

 서류를 보던 중, 커피라도 한잔 마시자는 생각에 부엌으로 갔다가 며칠 전에 받았던 잡채 통이 시선을 끌었다. 일하는 분이 깨끗하게 씻어놓고 간 반찬통은 싱크대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었고 이참에 돌려주자는 생각이 들었다.

 

 

 "...통만 달랑 갖다 주기는 좀 그런가?"

 

 

 이웃한테 이런 걸 받아본 적이 없어 빈 통만 갖다 줘도 되는지 잠깐 고민하다 부엌에 놓인 택배상자가 눈길을 끌었다. 제주도에 사는 지인이 매번 보내주는 한라봉 과일 2박스.. 어차피 매번 다 먹지 못하고 썩히는 거 답례품으로 줘버리자는 생각에 한 박스를 들고 집밖으로 나왔다.

 

 -띵동

 

 "누구세요?"

 

 

 목소리와 함께 현관문을 연 것은 항상 수호에게 붙어있던 작은아이였다. 다인은 한참을 올려다보더니 얼굴을 확인하고는 아는 척을 한다.

 

 

 "어? 윗집 아저씨다."

 

 "..꼬마야. 너희 고모는?"

 

 

 그 고모 되는 사람은 화장실에 있었는지 열린 현관문을 보고 성큼성큼 다가왔다.

 

 

 "다인이 너 현관문 막 열면 어떻게?! 도둑이면 어쩌려고?!"

 

 "웅... 그치만 누구세요? 라고 물었는데.."

 

 

 그 후 확인하지 않고 문을 열었으나 다인은 나름 확인했다며 웅얼거리듯 변명했다. 멀쩡하게 벨 누르고 입장한 재인은 아이가 혼나는 자리에 괜히 불편해져 조용히 말문을 열었다.

 

 

 "참고로 저는 도둑이 아닙니다만..."

 

 "아.. 죄송합니다. 요즘 세상이 워낙에 흉흉해서 이런 건 바로바로 교육해야 되거든요.. 근데 어쩐 일로?"

 

 "저번에 주셨던 잡채 반찬통 돌려 드리려고요. 기억날 때 가지고 왔습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거 받으시죠. 답례품 같은 겁니다."

 

 "..이건 한라봉 아니에요? 이 귀한걸 고작 잡채 드렸다고 주시는 거예요?!"

 

 "어차피 집에 넘치니 그리 귀하지 않습니다. 남에게 뭘 받고 입싹 닦는 성격 아니니까 그냥 받으세요."

 

 

 한라봉이 집에 넘친다고? 부모님이 귀농하셔서 농사라도 지으시나.. 아님 우리집처럼 집이 시골이라던지.. 수호는 건네니 과일박스를 받긴 했으나 고작 잡채하나에 이걸 받아도 되는 건지 긴가민가했다. 시골에 살 때처럼 서로 주고받는 이웃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좋으나 그걸 윗집 남자와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었는데.. 주고받는 것도 서로가 비슷해야지 수호가 생각할 때는 한라봉이 너무 고급스러웠다.

 

 

 "저는 그럼 이만.."

 

 "저기 잠시 만요! 30초 만요!"

 

 "....."

 

 

 수호는 부엌으로 들어가 서둘러 무언가를 챙겨왔고 은박지에 돌돌 말려져 있는 것을 재인에게 건넸다.

 

 

 "이게...뭔가요?"

 

 "김밥이에요. 내일 저희조카 소풍이라 미리 몇 개 좀 싸놓고 있었거든요."

 

 "근데 이걸 왜.."

 

 "잡채준걸로 너무 큰 걸 받은 게 아닌가 싶어서요. 갓 만든 거라 맛있을 거에요. 마땅히 드릴게 생각이 안 나서 좀 싸드렸는데.. 아. 혹시 열무김치 좋아하시면 그것도 싸 드릴수도 있는데! 이번에 잘 익었거든요."

 

 "저기, 제가 여기 물물교환이라도 하러오신 줄 아십니까?"

 

 "그건 아니지만.. 이웃의 정이라는 것도 있잖아요. 저만 이렇게 큰 걸 받으면 좀 부담스럽게도 하고.."

 

 "전혀 부담스러워 할 필요 없습니다."

 

 

 재인의 집에 넘쳐나는 한라봉이 뭐 그리 큰 거인지 알다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잡채도 맛있었으니 이 김밥도 나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엘리베이터가 열리더니 수호의 옆집 여자가 들어온다.

 

 

 "이건 싸준 성의가 있으니 고맙게 받겠습니다. 저는 그럼 이만.."

 

 "네. 올라가세요."

 

 

 재인과 인사를 한 후 문을 닫으려고 하는데 옆집여자가 나를 빤히 쳐다볼 뿐 집안으로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왜 쳐다 보는 거지? 인사라도 해야 하는걸까? 아침에 그 꼴을 당했는데... 그냥 가볍게 목례를 하고 현관문을 닫으려고 하는데 빛의 속도로 가녀린 손이 현관문을 붙잡았고 옆집여자는 바로 수호 앞으로 다가와 조용히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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