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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요부의 나라
작가 : 강리원
작품등록일 : 2017.11.9

경국지색, 나라를 망하게 한 여인..황제보다 더 유명한 그녀가 자신 앞에 무릎 꿇고 있었다.
망국의 꽃에는 치명적인 독이 있다. 소문은 적국에까지 퍼져있었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해 결국 나라를 망하게 만든다라. 그는 심술맞게도 그걸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요부를 곁에 둔다니, 신하들은 모두가 말렸다. 드디어 전쟁이 끝났다. 이제 전쟁으로 인한 혼란을 정리하고 내실을 다져야 할 때였다. 황제는 잠시만 놀겠다고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녀에게 빠져드는 자신이 있었다.

 
밤의 요부 (2)
작성일 : 17-11-25 18:39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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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귀연은 하는 수 없이 전율의 물음에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당하기만 한 것은 억울했다.

 

 

 "폐하."

 

 

 한동안 생각에 빠진 것 같던 귀연이 자신을 부르자 전율은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꼈다. 꼭 내가 저 여인에게 말릴 때 느꼈던 불안감.

 

 

 "그냥 묻기만 하시면 재미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뜬금없이 재미를 찾는 행동은 귀연과 어울리지 않는 듯 하면서도 어울렸다. 그래서 전율은 더욱 불안했다. 무슨 얘기를 하려고 저러나.

 

 

 "질문은 10개로 한정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전율의 질문에 답하라는 것은 사실상 강요이자 명령이었다. 그걸 가지고 조율을 시도할 줄이야. 전율은 기가 차면서도 재밌었다. 역시 이 여인은 뭘해도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그것이 그를 즐겁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줄 수는 없지.'

 

 전율은 괜히 어두운 얼굴로 그녀의 말을 무시했다.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했다.

 

 

 "허, 내가 왜 그래야지."

 

 

 귀연이 전율을 향해 입술을 위로 활짝 올리더니 한 쪽 눈을 찡긋하며 웃었다. 어떻게 웃으면 색기가 흐르는지 아는 눈웃음이다. 전율은 순간 홀린 듯이 그 모습을 봤다.

 

 

 "첫날밤이지 않습니까."

 

 

 아무 상관 없는 이유였다. 하지만 다른 이유였다면 어떤 꼬투리라도 잡으려고 했던 전율은 귀연의 웃는 얼굴 때문인지 첫날밤이라는 말 때문인지 이상하게 수긍하고 싶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은 거지."

 

 결국 전율이 졌다. 자신의 뜻을 이룬 귀연의 얼굴은 언제 그렇게 웃었냐는 듯 평상시대로 돌아와 있었다.

 

 '대신 그 표정을 유지하라는 조건을 달 걸.'

 

 전율은 뒤늦게 후회하면서 입맛을 다셨다. 전율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귀연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열심히 말했다.

 

 그러고보면 평소에는 말을 별로 하지 않는 귀연은 전율의 앞에만 있으면 그녀의 입술이 쉬지 않고 말하고 있었다.

 

 

 "질문을 초과할 때마다 제 대답을 듣고 싶으시다면 폐하께서도 제 물음에 답해주셔야 합니다."

 

 "규칙은 그게 단가."

 

 "예, 끝입니다."

 

 

 전율은 귀연이 내건 규칙을 곰곰히 생각했다. 뭐, 괜찮을 것 같았다. 만약 질문을 초과한다고 해도 그녀의 질문 한 두개쯤 대답해 줄수도 있는 문제였다.

 

 

 "좋다."

 

 "그럼. 아홉개 남았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 열 개라며."

 

 "방금 전에 폐하께서 물어보시고 제가 답하지 않았습니까."

 

 

 전율은 순간 당했다! 하고 속으로 한탄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미 자신이 좋다고 했으니.

 

 원래라면 좀 더 돌려서 물어보려고 했지만 10개라는 제한이 생긴 전율은 적나라하게 있는 그대로 물었다.

 

 

 "그대가 현국의 황제를 죽였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전율이 물어본 것은 현국의 황제가 죽을 당시의 모습을 목격한 사람이 없었다. 모든 것은 정황과 추측에 의한 확신에 불과했다. 전율은 언제나 불완전한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혹시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황제의 죽음에 숨겨진 또 다른 진실 같은 것은 없었다. 귀연이 망설임없이 대답했다.

 

 

 "예. 제가 죽였습니다."

 

 

 전율 또한 그녀가 단 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는 것에 놀라지 않았다.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이 걸리기는 했으나 어느정도 예상했던 바였다.

 

 다음 질문을 바로 이었다. 그녀가 망설이기라도 하면 바로 티가 나도록.

 

 

 "그대가 신국이 들어올 수 있도록 황궁의 문을 열었나."

 

 

 이 또한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정확히는 그것을 병사들에게 지시하고 직접 움직인 것은 그녀의 시녀 아리였다. 그녀는 감옥에서 있는 동안 자신이 한 일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귀연은 이번에도 망설이지 않았다.

 

 

 "예. 또한, 아리는 제가 시킨 것을 한 것 뿐입니다."

 

 

 귀연에게 있어 아리는 가족 대신이었다. 그녀때문에 아리가 피해를 입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전율은 다른 것은 몰라도 귀연에게 있어 그 시녀가 어떤 존재인지는 이 물음으로 인해 확신을 얻었다. 시녀 아리, 그녀는 귀연의 약점이기도 할 것이다.

 

 전율은 자신이 그녀의 약점을 움켜쥐었다는 사실이 조금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귀연이 이 사실을 눈치채기 전에 다른 질문으로 넘어갔다.

 

 

 "황제를 죽인 것 또한 계획의 일부였나."

 

 

 자신의 남편을 죽인 것치고 현장은 참혹했다. 혹자는 완전한 타인보다 가까운 사람을 더 잔혹하게 죽이는 이들이 많다고 얘기했다.

 

 허나, 그게 만약 계획적인 살인이었다면 이 여인은 연약해보이는 저 모습 뒤에 얼마나 잔인하고 끔찍한 모습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예."

 

 

 귀연은 잠시 망설였다. 그것은 거짓이여서가 아니라 그 날을 다시 떠올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참혹했던 순간과 자신의 손에 피를 묻혔던 날을 떠올리는 여인의 모습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도록 평온한 모습이다.

 

 

 "그것이 신국을 위해서였나. 현국을 위해서였나."

 

 

 결국 어느 쪽이든 자신의 나라를 배신한 행위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의 행보에는 다른 영향을 끼칠 것이었다.

 

 

 "..저를 위해서였습니다."

 

 

 신국도 현국도 아니었다. 자신을 위한 일이었다. 귀연의 이 말만큼은 진심이었다. 그녀는 오로지 자신을 위해서 현국의 황제를 죽였다.

 

 검을 배운 적은 있지만 그 소름끼치도록 날선 느낌이 싫어서 억지로 배웠던 것이었다. 그 이후로도 되도록이면 잡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스스로 검을 들어 자신의 남편이자 현국의 황제를 죽였다.

 

 

 "...."

 

 

 그 말을 하는 귀연의 모습에 자신이 모르는 사연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으나 전율이 지금 물어야 할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지금 질문까지는 전율의 마음 속에 어느정도 확신이 있는 대답이었다. 하지만 지금 물어볼 것은 오로지 그의 추측이었다. 그녀를 만나지 않았다면 절대 상상도 하지 않았을 추측을 확인하고 싶었다.

 

 

 "황제를 죽이고 황궁 문이 열리고 우리가 올 때까지 시간이 있었을 텐데 왜 도망치지 않았지."

 

 "..."

 

 

 귀연은 처음으로 당황했다. 그것은 예, 아니오. 로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그녀는 최대한 대답을 길게 하고 싶지 않았다.

 

 대답이 길어지면 쓸데없는 말이 나오고 그러면 그에게 덜미를 잡힐 수도 있다. 최대한 말을 고르고 신중히 대답해야 한다.

 

 그래도 이 정도는 대답 못 할 질문도 아니었다. 고민은 잠시, 귀연은 자신의 말을 믿을 수 있도록 전율을 똑바로 보며 입술을 열었다.

 

 

 "어차피 잡혔겠지요. 어차피 제겐 잡혀도 저에겐 무기가 있으니까요."

 

 

 귀연과 전율의 가장 큰 거래였던 현국의 재물을 뜻하는 것이었다. 전율은 그녀의 답변이 개운하지는 않았으나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다.

 

 이제까지의 질문들은 바로 다음 질문때문에 한 것이기도 했다. 앞에 두 질문이 증거가 없는 확신이었다면 이것은 오로지 추측 뿐이었다. 그래서 질문이 중요했다. 전율은 공격하듯이 바로 다음 질문을 던졌다.

 

 그동안 그가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 방금 전 들은 얘기로 어느 정도 확신을 갖게 된 것을 확인해야 했다.

 

 

 "그럼 항복한 백성들을 제외한 모두가 도망친 것 또한 자네의 계획에 있었나."

 

 "!!!"

 

 

 귀연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물음에 그녀의 놀란 얼굴이 속수무책으로 드러났다. 그녀가 대답할 틈도 주지 않은 전율이 다음 말을 이었다.

 

 

 "그대가 백성들의 도주에 일조했나."

 

 

 이미 전율은 확신에 가득찬 목소리였다. 방금 전 자신이 표정을 숨기지 못한 것이 가장 컸으리라. 귀연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아닙니다."

 

 

 이미 표정에서는 거짓이라는 것이 드러났을 것이다. 고작 이런 일로 흔들리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전율의 물음은 끝나지 않았다. 맹수의 눈빛으로 자신을 샅샅이 훑던 그는 일부러 약감의 시간을 두고 말을 이었다.

 

 

 "오늘 현국의 백성들 중 일부가 반란을 일으켰다."

 

 "!!"

 

 

 귀연의 고개가 아래로 떨어졌다. 더는 그에게 표정을 보여서는 안 됐다. 하지만 고개를 숙이는 행동이 표정을 드러내는 또 다른 방법이었다.

 

 전율은 이미 귀연의 대답따위는 듣지 않아도 확신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을 차례다. 전율은 반란군을 이끄는 자의 이름을 꺼냈다.

 

 

 "석정이라는 자다. 아는 자냐."

 

 "...."

 

 아는 자였다. 심지어 전율이 이름을 얘기하기도 전에 머리에 스친 이름이기도 했다. 왜 그런 무모한 짓을 저질렀나.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호통이라도 치고 싶었다.

 

 그러나 자신의 앞에 있는 자는 신국의 황제였다. 이미 들켰다 해도 화가신을 주는 어떠한 말도 해서는 안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모르는 척 버티는 것 뿐이구나.'

 

 전율은 더욱 매섭게 그녀를 몰아세웠다. 귀연은 그 앞에서 더는 머리를 굴릴 수 없었다.

 

 

 "지금 대답을 두 개 하지 않았다."

 

 

 무엇이라도 말해야 했다. 하지만 입술이 도저히 떨어지지 않얐다.

 

 '귀연아 정신차리자. 뭐라도 해야 한다.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다.'

 

 자신을 다독이며 빠르게 머리를 굴리던 그녀가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흔들리던 눈빛이 어느새 단단해져 있었다. 까만 눈동자가 깊게 침잠해 있었다.

 

 전율은 갑자기 달라진 그녀의 모습에 순간 홀리고 있었다. 독기가 차올라있는 모습이 이상하게도 색정적이며 아름다웠다.

 

 스르르....귀연이 자신의 머리를 지탱하고 있던 장신구를 뺐다. 주위에 작은 삔들이 머리를 고정하고 있었지만 가장 큰 장신구가 머리에서 빠지자 그녀의 머리가 스르르 풀어졌다.

 

 

 "!!“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해졌을 때였다. 전율의 눈이 더 커질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커졌다.

 

 여전히 암흑같이 어두운 까만 눈동자를 한 채 무표정한 귀연이 옷고름을 풀기 시작한 것이다.

 

 

 “더 벗어야 합니까.”

 

 

 귀연이 특유의 무감한 얼굴로 전율을 봤다. 더 벗으라고 하면 당장이라도 벗을 기세로.

 

 아아, 맞다. 전율은 이제야 깨달았다. 처음 이 대화의 시작은 전율의 도발에 의한 것이었다는 것을. 그가 물은 말에 답하지 못하면 옷을 하나씩 벗으라고 했었지. 그 말을 하면서 진짜 그런 상황이 오면 얼마나 즐거울까. 전율은 상상만으로도 이미 그녀를 취한 것 같은 기분에 휩싸였었다.

 

 그런데 정작 그 순간이 닥쳐오자 하나도 즐겁지 않았다. 전율은 마치 봐서는 안 될 것을 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황실 예복은 거추장스러울 만큼 겹겹이 입어야 했다. 움직일 때마다 몸이 둔해지는 것 같고 입을 때나 벗을 때나 혼자서 하기는 힘들 정도 였다.

 

 그러니 그녀가 겉옷을 하나 벗는다고 해서 속살이 보이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전율은 자신이 봐서는 안 될 비밀을 훔쳐본 것처럼 충격을 받았다.

 

 

 "그만하거라. 꼴도 보기 싫구나."

 

 "..."

 

 

 하지만 귀연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전율에게 다가갔다.

 

 

 "그만하라 했다!"

 

 "오늘이 첫날밤이지 않습니까. 폐하. 밤은 생각보다 짧답니다."

 

 

 시작은 당신이 했어도 끝은 당신 맘대로 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귀연이 전율의 어깨 위에 손을 얹었다.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가슴 위에 얼굴을 대고 그를 느꼈다. 정확히는 그런 자신을 전율이 느끼게 했다. 아직 어두운 밤을 비추는 달이 한창 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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