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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미소에 홀리다
작가 : 쪽달
작품등록일 : 2016.8.21

누구든 홀릴 수 있는 그 남자가 홀린 단 한 명의 여자.

서울남부지검 배속 3개월차 평검사 고미소,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그녀의 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남자!

"너가 어떻게 여기에!"
"수석검사 전도솔입니다. 잘 해봅시다, 고미소 검사."

두 사람의 질기고 질긴 인연이 다시 시작된다!

 
3장 한 번 하자, 사랑 (2)
작성일 : 16-08-31 21:15     조회 : 351     추천 : 1     분량 : 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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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음. 고미소, 89년 9월 20일생. 형제관계는 없음. 잠버릇은 베개 안고 자는 거. 좋아하는 음식은, 저렴하군. 반지도 없고 고가의 장신구는커녕 화장도 서툴지. 가진 옷 중 정장이 가장 값나가는 옷일 테고, 머리 모양은 흐음. 28년 모태솔로인생 궤적 티낼 일 있나?”

 

 도솔의 입술에서는 미소의 신상명세가 막힘없이 흘러나왔다.

 

 어디 한 번 들어 보자라는 식이었던 미소는 점차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말았다. 도솔의 말은 전부 사실이었다.

 

 “다… 당신, 내 뒷조사 했어? 스토커야?”

 

 미소가 소름이 쭉 끼쳐 몸을 사렸다. 도솔은 의자에 느긋하게 기대앉아 미소를 건너보았다.

 

 “말했잖아. 요력이라고.”

 

 위이잉,

 

 양복 주머니 안에서 울리는 진동에 도솔은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도솔이 전화를 받는 동안 미소는 얼어붙어 있었다.

 

 ‘이게 무슨….’

 

 미소의 눈동자가 요동쳤다. 한해 젊은 여성이 피살되는 원인 중에는 치정의 비중이 높았다. 비뚤어진 애정이 불러일으킨 수많은 참극들.

 

 ‘나에겐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도솔이 전화를 끊을 때까지 미소는 패닉에 빠져 있었다. 미소는 무언가 잘못 걸려도 한참 잘못 걸린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나 괜찮은 걸까?’

 

 도솔은 터지려는 웃음을 참으며 운전대를 돌렸다.

 

 

 

 ***

 

 도솔은 홍은동 야산 인근에 차를 세웠다. 일대에는 검은색 스타렉스 차량 몇 대가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

 

 도솔과 미소가 차에서 내리자 후줄근한 차림의 덩치 있는 남자가 다가왔다. 부리부리한 눈빛이 누가 봐도 폭력배 아니면 강력반 형사였다.

 

 “연락받았습니다, 서대문서 강력2팀 서대강 팀장입니다.”

 

 “형사 3부 수석검사 전도솔입니다. 이쪽은 같은 부서의 고미소 검사입니다.”

 

 “증원요청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미소입니다.”

 

 서대강은 미소가 내민 손을 슬쩍 외면하고는 도솔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미소는 잠시 울컥했지만 가만히 있었다. 현장에서 경찰과 대립한다고 이득이 되는 것이 없었다.

 

 형사는 도솔의 차림새를 못마땅한 시선으로 훑었다.

 

 “좋은 양복이십니다. 유명하신 분이라 들었는데, 양복 더러워지게 굳이 현장에 나오실 필요 있겠슴까.”

 

 ‘햐, 진짜 노골적으로 싫은 티내는 거 봐.’

 

 검사는 보통 수사현장에 잘 나가지 않았다.

 

 대개의 업무가 검찰청에 접수된 기소장을 처리하는 것이다 보니, 일선 서에서 뛰는 형사들 중에는 검사를 책상물림이라며 깔보는 치들이 은근히 있었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경찰의 미흡한 수사를 검찰이 꼬투리를 잡고 나서는 성격이기에, 경찰 측에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도리어 이상한 것이었다.

 

 미소는 노골적으로 적의를 드러내는 상대 앞에서 도솔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해졌다.

 

 ‘잘나가는 검사체면에 일선서 형사에게 쪽 당하고 가만있진 않을 것 같은데.’

 

 미소는 슬그머니 도솔을 건너보았다.

 

 “그렇죠. 좋은 양복이라 세탁비도 꽤 나옵니다. 웬만하면 더럽히고 싶지 않은 게 본심입니다.”

 

 ‘헐. 웬 세탁비.’

 

 뜻밖에 도솔의 대답에 미소가 놀란 얼굴을 보였다. 서 형사 또한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얼굴에 드러냈다.

 

 “서대문서에서 잘 움직여주신다면 그럴 일이 없을 듯하군요. 모쪼록 깨끗하게 돌아갈 수 있게 협조 부탁드립니다. 서 형사.”

 

 이어서 도솔의 얼굴에 싱그레 웃음이 올랐다. 평소 추종자 삼인방의 앞에서 보일 때보다도 몇 배는 화사한 표정이었다.

 

 “그럼 현장 안내를 해주십시오.”

 

 웃는 얼굴에 침 뱉으랴, 형사는 얼굴을 찌푸리고는 묵묵히 앞서나갔다.

 

 ‘솔직히 사이다다.’

 

 미소는 번지려는 웃음을 간신히 참았다.

 

 서대강 형사를 따라 간이 작전본부에 도착한 미소는 경찰들 사이에서 익숙한 얼굴을 만났다.

 

 “이 경위님!”

 

 “고 검사님. 도착하셨습니까.”

 

 미소의 부름에 기연이 돌아보며 시원하게 웃었다.

 

 사람 좋게 웃는 얼굴을 보니 사건현장에 오기도 전부터 도솔 때문에 어지러웠던 마음이 단숨에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하, 이 경위님과 같은 지점이라 다행이다.’“오 경감님은요?”

 

 “다른 지점 현장점검에 나가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전도솔 수석검사님.”

 

 기연이 뒤따라 들어오는 도솔을 발견하고 인사를 건넸다. 도솔은 고개를 살짝 끄덕여 보이는 것으로 인사를 받았다.

 

 “이른 아침부터 수고가 많군. 이기연 경위.”

 

 “하하, 수사관으로서 당연히 할 도리죠. 이쪽 현장파악은 어느 정도 끝났습니다.”

 

 기연의 대답에 도솔은 “그렇군.” 간단하게 응하고는 미소에게로 눈을 돌렸다. 미소는 자신에게로 향하는 시선에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흠, 그럼 이 경위. 이쪽 지점의 현장점검은 고 프로가 할 테니, 이 경위는 다른 지점의 점검을 맡아.”

 

 “제가요?”

 

 아니나 다를까, 급작스러운 말에 미소가 화들짝 놀라 외쳤다.

 

 그녀는 여태까지 단독으로 현장점검을 해본 일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실습기간을 마치고 평검사로 배속된 지 고작 삼 개월 남짓이었다. 경험이 있는 것이 이상했다.

 

 단독 수사라면 몇 차례 해봤지만, 현장점검은 이야기가 달랐다.

 

 사건과 현장에 대한 이해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기센 강력계 형사들이 순순히 뜨내기 검사의 지시대로 움직여줄 지도 미지수였다.

 

 도솔의 수사를 보조해주는 역할로 온 줄 알았던 미소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기연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전 수석님, 고 검사님은 현장점검 경험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보조해줄 수사관이 필요하실 것 같습니다.”

 

 ‘이 경위님…!’

 

 그녀의 사정을 헤아리는 것은 역시 기연이었다. 미소는 구명줄을 잡은 기분으로 기연을 보았다. 하지만 도솔은 기연의 의견을 묵살했다.

 

 “고 프로도 엄연한 검사야. 인사기록과를 살펴보니 단독수사도 여러 차례 진행했더군. 그 정도면 현장점검을 하는 데에 능력적으로 부족하지 않아. 이 기회에 현장에서의 경험도 쌓아야지. 그렇지 않나, 고 프로?”

 

 “아뇨, 아닌데요. 절대 아닌데요.”

 

 미소는 필사적으로 입술을 벙끗거렸지만 도솔은 모른 척 하며 말을 이었다.

 

 “현장책임자로서의 판단이니, 이 경위는 지시대로 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알겠습니다.”

 

 평소 검찰청에서 보인 모습과 달리 도솔의 태도는 묘하게 냉랭했다. 기연은 석연치 않았지만 한 수 접고 들어가기로 했다.

 

 “그럼 고 검사님, 파이팅입니다.”

 

 기연이 씩 웃고는 수사본부를 떠났다.

 

 ‘안 돼, 가지마세요, 이 경위니임!’

 

 미소는 할 수만 있다면 기연의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싶었다. 하지만 주변 경찰들의 시선이 의식되어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침울하게 있는 미소의 모습을 보는 도솔의 시선에 은근히 못마땅함이 드러났다. 하지만 미소는 그런 도솔의 낌새를 눈치 채지 못했다.

 

 그때 형사 한 명이 도솔을 불렀다.

 

 “전도솔 수석검사님, 잠시 와서 확인하실 게.”

 

 “알겠습니다. 자, 그럼 고 프로. 모르는 일이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

 

 도솔은 화사하게 웃고는 등을 돌렸다. 미소는 도솔의 등에 원망스런 눈빛을 보냈다.

 

 ***

 

 ‘그래도 할 일은 해야지.’

 

 도솔의 말마따나 현장점검에 대해 배울 기회였다. 햇병아리 검사가 단독으로 현장점검을 맡을 일이 몇 번이나 있겠는가?

 

 미소는 가급적 긍정적인 방향으로 마음을 굳히고는 형사들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다가오자, 담배를 피며 잡담을 하던 형사들의 분위기가 일순 싸해졌다.

 

 “안녕하십니까. A지점 현장점검 지휘를 맡은 고미소 검사입니다.”

 

 “현장점검? 기껏 똥줄 빠지게 움직여서 끝내놨는데, 뭘 또?”

 

 마른 얼굴의 중년 형사가 툭 내던지자, 다른 형사들이 맞장구를 쳤다.

 

 ‘이 경위님이 현장점검 다 마쳐놨나 보네. 근데 언제 봤다고 반말?’

 

 실시간으로 깎여나가는 인내심을 간신히 붙잡으며 미소는 억지웃음을 지었다.

 

 “아, 그렇…군요! 정 그러시다면 점검기록을 볼 수 있겠습니까.”

 

 “하, 뭘 모르시네. 검사님, 그런 건 수사 끝나고 남기는 겁니다. 뭔 일기장도 아니고 현장에서 바로바로 기록을 남겨.”

 

 머리가 반쯤 벗겨진 형사가 면박을 주자, 미소는 더는 입씨름하고 싶은 마음이 싹 가셨다. 더는 말 붙여 봤자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 같았다.

 

 ‘무시를 어마무시하게 하네. 이래서 아저씨는… 아이씨, 담배냄새.’

 

 “그…렇군요. 하하하. 예, 그럼….”

 

 “검찰은 이래서.”

 

 뒤통수에 꽂힌 한 마디에 최후의 자존심이 우수수 무너져 내렸다.

 

 결국 미소는 홀로 현장점검에 나서는 수밖에 없었다.

 

 바스락, 바스락,

 

 미소는 카메라가 설치된 지점을 표시한 지도를 살피며 걸었다.

 

 “네 번째 카메라는 가든 뒤쪽 상수리나무 옹이 속…? 상수리나무? 그걸 어떻게 구별해.”

 

 미소는 한숨을 쉬며 가든 뒤편으로 갔다.

 

 혼자 현장점검을 나선지 한 시간여 동안 그녀는 총 세 대의 카메라를 확인했다.

 

 첫 번째 설치위치는 가든 천정이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카메라도 역시 몰래카메라답게 주옥같은 위치 선정이었다.

 

 ‘혼자서 전등모양 특수위장 카메라를 확인하느라 고생한 걸 생각하면.’

 

 끓어오르는 속을 억누른 채 미소는 핸드폰을 확인하며 나무를 돌아보았다.

 

 그 나무가 저 나무 같고, 통 구별이 가지 않았다. 생각할수록 도솔에 대한 억하심정이 솟아나왔다.

 

 “고백할 때는 언제고, 사람한테 엿을 줘도 이런 빅엿을 먹여. 아오, 전생에 무슨 웬수를 졌나!”

 

 부스럭,

 

 화를 내던 미소는 인기척을 느끼고 돌아보았다.

 

 수풀 속에는 초등학교 4학년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서 있었다. 아이는 겁을 먹은 듯 어깨를 움츠리고 있었다.

 

 ‘근방 동네에 사는 애인가 보네. 이런 곳에서 돌아다니면 위험할 수도 있는데, 어쩌지.’

 

 잠시 고민하던 미소는 마음을 결정했다. 어차피 수사 현장에서 제외된 마당, 한 시간 정도 자리를 비운들 곤란한 사람은 없을 것이었다.

 

 ‘사실이지만 괜히 씁쓸하다.’

 

 “안녕? 혼자 왔어?”

 

 씁쓸한 기분을 뒤로 하고 미소는 최대한 부드러운 말씨로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나 아이는 자동차 라이트 앞의 고라니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그녀를 지켜보기만 했다.

 

 “이름이 뭐야?”

 

 “…….”

 

 “누나 나쁜 사람 아니야. 진짜 착해. 보면 알잖아.”

 

 “…….”

 

 미소가 히이 웃어 보였다. 그러나 아이에게서는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아무 표정 없이 빤히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에 미소는 민망함이 치솟았다.

 

 ‘진짜 착해가 뭐니, 고미소야. 내가 생각해도 설득력 진짜 떨어진다.’

 

 버석, 버석,

 

 그때 뜻밖에도 아이가 수풀에서 걸어 나왔다.

 

 얼핏 보기에도 체구가 작아보였는데, 가까이서 보니 미소의 가슴 바로 밑에 오는 정도로 키가 작았다.

 

 “집이 어디야? 누나가 데려다 줄까?”

 

 미소가 손을 내미는 순간, 아이가 느닷없이 어딘가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잠깐만!”

 

 미소는 깜짝 놀라 아이를 뒤쫓았다.

 

 ***

 

 울퉁불퉁한 산길을 어느 정도 내려간 후,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지대가 나오고서야 미소는 아이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헉, 헉. 잡았….”

 

 아이의 어깨를 붙잡고 기뻐하던 미소는 문득 눈앞의 건물을 보고 의아해했다.

 

 “이런 데에 건물이 다 있네.”

 

 시멘트와 벽돌로 지은 담벼락을 보아서는 주택 같기도 했으나, 담장너머로 얼핏 보이는 모습으로 보아 컨테이너로 지은 조립식 건물이었다.

 

 어림잡아도 오십 평은 되어 보이는 규모였다.

 

 ‘작업실 같은 건가? 야산에 있는 조립식 건물에 담벼락을 세우는 게 흔한 시공은 아닌 거 같은데.’

 

 미소가 건물을 뜯어보는 사이, 아이가 미소의 손을 뿌리치고 달아났다.

 

 “아, 야아! 좀! 같이 가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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