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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만이 널 가질 수 있다
작가 : Lido
작품등록일 : 2017.11.6

만나고 싶지 않은 녀석을 다시 만났다. 앞으로 나의 운명은?

 
22화. 워크숍에서 벌이진 일 (2)
작성일 : 17-11-25 12:56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6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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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저녁 8시가 다 돼서 막히던 차들은 적어지고 고속도로가 뚫렸다. 그제야 차는 제 갈 길을 시원하게 달린다. 빨리 달리면 달릴수록 속이 나아지는 기분이다. 꽉 막히고 뒤틀린 나의 가슴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돌덩어리로 가득 채운 속은 침을 삼켜도 목구멍에 고이는 것만 같다. 앞으로 30분이면 도착한다. 입술은 이미 바짝 말라 비틀어 갈라진듯하다. 차 안의 공기가 후덥지근하다 못해 숨이 탁 막혔다.

 

 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 울리는 핸드폰 진동소리에 액정을 확인했다.

 

 

 “네, 선생님.”

 

 

 전화를 받았다. 성혁 선생님이었다. 정적을 깬 전화소리라 그런가 내 목소리가 가득 차 안을 메운다. 신경이 쓰인다. 장 선생님의 목소리마저 녀석의 귀에까지 들릴 것만 같다. 차 안은 정적으로 휩싸여있었다.

 

 

 [어디쯤이세요.]

 

 

 그의 걱정스런 목소리를 듣자 괜히 미안함 감정이 몰려온다.

 

 

 “앞으로 30분이면 도착할 것 같아요.”

 

 [행정과 주임님이면 송주임님 차타고 오시는거에요?]

 

 “어...저...”

 

 

 선뜻 강 여운의 차를 얻어 타고 가는 중이라 말하기 어려웠다. 잠깐 머뭇거렸지만 금방 탄로가 날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사정이 생겨서, 송 주임님 차는 못 탔고요. 강 여운 선생님 차타고 가요.”

 

 [네?! 거기 어디에요. 제가 당장 갈게요]

 

 

 내 대답에 그가 놀랬는지 다급한 목소리로 내게 몰아쳤다. 당장이라도 뛰어올 기세로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아니에요. 아무 일 없어요. 걱정 말아요.”

 

 [정말이에요? 당장 갈 수 있는데...]

 

 “진짜에요. 저 괜찮은걸요.”

 

 

 그를 안심시키고 싶었다. 나는 일부러 더 밝은 목소리를 내기위해 톤을 높였다. 그에게 걱정을 안기고 싶지 않다.

 

 바뀐 게 하나 있다. 자꾸 통화하면서 불쑥 녀석의 눈치를 살핀다. 이유도 모르고 그냥 눈길이 갔다.

 

 

 “이따 도착하면 봐요. 조금 있음 도착해요.”

 

 

 당장 달려올 기세인 그를 만류하며 난 서둘러 통화를 끝냈다. 괜히 강 여운 이야기를 꺼낸 걸까. 마음이 찜찜했다. 평소 그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하면 얼마나 걱정할지 불 보듯 뻔했기에.

 

 통화를 끝내고 자연스레 내 시선은 다시 또 강 여운에게 향한다. 녀석이 기분이 나빠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녀석의 얼굴을 살핀 것 같다. 왜 자꾸 널 신경을 쓰는 걸까.

 

 나는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아까 휴게소에서 우리가 나눈 그 이상하고도 수상한 행동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여전히 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운전대를 잡고 있는 녀석을 보며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녀석의 행동이 과연 진심인걸까.

 

 무엇보다 녀석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제일.. 문제였다.

 

 

 “장 성혁?”

 

 

 통화를 끝낸 지 5분가량은 흐른 것 같은데 갑자기 녀석이 물었다. 불쾌했었던 모양인지 아니꼬운 말투였다. 마치 녀석은 참다가 결국 못 참고 묻는 사람 같았다. 우리의 통화를 유심하게 들은 사람마냥 예민하게 굴었다.

 

 

 “응.”

 

 

 휴게소에서 그런 일이 있은 후 어떻게 차에 올라타고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귀신에 홀린 사람마냥 정신이 쏙 빠졌다. 녀석에게 한마디 제대로 밀어붙이지도 못하고 바보처럼 녀석의 손에 끌려오듯 따라왔다. 내가 온전한 정신이 아니라는 걸 느꼈던지 그 이후 녀석도 별다른 말을 꺼내지 않았고, 나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우리는 그 후 차 안의 공기가 전보다 가벼워졌다 느낄 수 있었다. 대화가 흐르는 것만 봐도.

 

 

 “언제부터 사귄 거야.”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내게 화내고 짜증내고 비수를 꽂을 것만 같던 녀석은 침착하게 물어봤다. 오래된 친구마냥 안부를 전하는 다정한 목소리다.

 

 

 “한 이주일은 됐어.”

 

 “내가 한발 늦었군..”

 

 

 한발이 아니라 강 여운, 넌 열 발은 늦은 거야.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일까.

 

 

 “흠..둘이 잤어?”

 

 

 운전대를 잡은 녀석이 괜히 민망스러운지 헛기침하며 말을 던진다. 그러다가 자기의 질문이 본인이 생각해도 썩 내키지 않는지 괜히 엑셀을 밟기 시작한다. 요란한 엔진소리가 듣기 거북하다.

 

 

 “그런 질문 사절이야.”

 

 

 이번만큼은 딱 잘라 거절했다. 정도를 넘어선 녀석의 질문에 답할 의무가 없다.

 

 

 “그래 불쾌했다면 미안해. 좀 덥다.”

 

 

 녀석이 순순히 잘못을 인정한다. 쓸데없이 에어컨 조작버튼을 누르며 주위를 돌리려한다.

 

 

 “아까도 내가 놀래서 말 안했는데 그런 거 다 성희롱이야. 성폭행.”

 

 

 다시는 그런 녀석의 무례한 행동에 그저 당하지 않고만 있겠다 다짐했다. 단단히 일러두고 싶었다. 어디서 나온 나의 자신감일까.

 

 분명 난 녀석의 고백을 직접적으로 들은 후 달라져있었다. 내가 더 이상 끌려 다닐 필요가 없었다. 지금도 내 눈에 들고 싶어 안달 난 녀석을 보니 자연스레 녀석을 대하는 태도가 편해졌다.

 

 한번 터진 분위기는 물 흐르듯 분위기를 탄다.

 

 

 “무슨. 우린 공원에 있었고, 난 네가 추워 보여서 안았을 뿐이야. 나머지 생리적인 현상을 나보고 어떡하라고.”

 

 

 얼굴에 철판을 깔았는지 부끄럼 없이 능청스럽게 말만 늘어뜨린다. 그럼에도 뭐가 기분이 좋은지 입가에 미소가 걸려있다. 그러다가도 내가 괜히 쳐다보면 웃고 있던 입 매무새를 감추며 심오한 표정을 짓는다.

 

 

 “너 왜 웃어? 비웃는 거야?”

 

 

 꼭 나를 놀리는 것만 같다.

 

 

 “아니 너한테 다 밝히니 속이 후련해서.”

 

 “딴 말 하지 마.”

 

 “있잖아. 내가 너 진짜 ...이제 신경 끄고 살려고 했는데.”

 

 

 녀석의 경직된 목소리가 오려 시선을 끈다.

 

 

 “못 끄겠다. 두고 봐.”

 

 “..”

 

 “네가 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깐.”

 

 

 

 녀석은 내게 대답을 원하지 않았다. 녀석 혼자만의 각오에 난 무슨 대답을 주어야할지..

 

 어두컴컴한 도로 위 빠르게 지나가는 이정표를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다.

 

 

 

 **

 

 

 

 이미 시간은 저녁 8시가 넘었다. 병원 행사 일정을 다 마친 상태로 어쩔 수 없이 숙소로 잡아놓은 리조트로 향해갔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바비큐 파티가 시작했는지 무르익어 가고 있을 때였다. 콘도에서 구비해 놓은 건지 노래방기계가 떡하니 맨 앞 가운데에 놓여있다. 흥겨운 노랫소리가 들리고, 모두들 각자 테이블 옆 그릴에 붙어 고기를 구우며 한 점씩 집어먹고 있었다.

 

 바비큐 장을 들어가는데 멀리서 아영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다.

 

 

 “오셨어요?! 공 쌤~ 수고했어요”

 

 “아니에요. 너무 늦었죠?”

 

 

 고기를 먹다가 날 발견하고선 집게를 든 채로 헐레벌떡 뛰어온다. 반갑게 맞아주며 나의 손을 이끄는데, 바로 내 뒤에 서 있는 강 여운을 보고 놀란 눈치다. 아무래도 저녁이 어두컴컴해 녀석의 얼굴이 가로등 불빛이 닿지 않은 모양이었나 보다. 그를 발견하자 뛰던 걸음을 급하게 멈춰 선다.

 

 

 “어? 뭐야, 송 주임님이랑 오시는 거 아니었어요?”

 

 “아, 네. 사정이 생겨서요. 마침 시간이 맞아서 얻어 탔어요.”

 

 “아, 그렇구나. 안녕하세요. 어서 오셔요.”

 

 

 “네.”

 

 

 아까 전 차안에서 실없이 굴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웃음기 가신 표정으로 녀석은 아영선생님께 살짝 고개를 숙였다.

 

 

 “이리 오셔서 같이 먹어요. 딱 고기도 알맞게 익었어요.”

 

 “감사합니다.”

 

 

 아영 선생님은 강 여운에게 자리를 권했다. 그러자 녀석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예의를 갖춘다. 녀석은 그녀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고 그녀가 가리킨 그릴 앞으로 성큼 걸어갔다. 그런 녀석을 뒤따랐다. 그러다 옆옆 테이블에서 그릴에 고기를 굽고 있던 장 성혁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다.

 

 

 “아..!”

 

 

 발걸음이 저절로 멈춰졌다. 그 또한 목장갑을 낀 채 고기를 굽고 있던 모양인데, 나와 같이 그의 손도 멈춰졌다.

 

 가서 인사라도 해야 할까 싶었지만 우리 팀 동료들이 멀리서 크게 손짓하며 우리를 재촉하고 있다. 서둘러 와서 고기를 먹으라하는 그들에게 먼저 발걸음이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난 고개를 살짝 숙이며 그에게 아는 척을 했다. 장 성혁 선생님은 못내 아쉬운지 입매가 샐쭉거렸다.

 

 가장 마지막으로 뒤따라갔다. 그릴 옆 테이블 의자에 멀뚱히 일어서 있는 정 재희 팀장님께 시선이 갔다. 그녀의 시선은 온통 강 여운에게 향해 나의 존재를 잊은 듯 했다. 그녀의 무정함에 씁쓸함이 감돈다.

 

 녀석은 그런 그녀에게 가볍게 목례만 건네더니 그대로 지나쳐 그릴 앞으로 갔다. 미련 없이 지나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팀장님이 애써 웃는다. 스스로도 느껴지는 민망한 상황을 무마하는 듯했다. 그러다 다시 나와 눈이 마주쳤다.

 

 

 “수고했어요. 공 슬혜 선생님. 어서 와서 좀 드세요.”

 

 “네, 팀장님.”

 

 

 다정한 말투로 가늘게 눈을 휘며 웃는다. 싸늘할 것만 같던 그녀가 오히려 내게 더 친절하게 다가오니 더욱 미안함 감정이 들었다. 하지만 웃는 그녀의 모습과 달리 그 순간만큼 숨 쉬던 우리의 공기는 무거웠다.

 

 그제야 앞서 그릴 앞에 가있던 강 여운이 뒤돌아 우릴 한번 흘겨 쳐다본다.

 

 

 “어서 와요. 공 슬혜 선생님.”

 

 

 강 여운이 옆 자리에 공간을 만들더니 멈춰 서 있는 날 부른다. 꼭 이럴 때 팀장님 앞에서 나서야만 할까.

 

 

 “네..”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억지로 녀석의 옆으로 걸어갔다. 그녀를 지나치는데 팀장님의 눈빛이 날 따라온다. 그 눈빛이 마치 레이저 같은 기분이 드는 건 뭘까.

 

 

 “여기요. 나무젓가락.”

 

 

 녀석이 반으로 갈라놓은 나무젓가락을 건넸다.

 

 

 “집게 주세요. 제가 좀 구울게요.”

 

 “아니에요. 배고프실 텐데 먼저 드세요.”

 

 

 그가 기분이 좋은지 넉살을 부린다. 그런 녀석을 만류하며 오 선생님이 끝까지 집게를 들었다. 그의 앞에 익은 고기를 뒀다.

 

 

 “슬혜 쌤도 얼른 먹고. 따듯한 게 더 맛있어.”

 

 

 오 선생님이 친근한 말투로 날 챙겨주며 고기 몇 점 앞에 둔다.

 

 

 “잘 먹을게요.”

 

 

 난 녀석이 건네준 젓가락을 집어 들고 한 점씩 먹기 시작했다. 불편한 감정 때문인지 씹는 고기가 퍽퍽하다. 숯불에 화려하게 구워진 삼겹살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흐를 정도인데 당체 손이 가질 않았다.

 

 

 “공 슬혜 선생님이랑 친한가봐요.”

 

 

 팀장님이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와 강 여운에게 물었다. 그녀의 돌발 질문이었다. 당황한 채 말도 못 붙이는 나를 뒤로하고 녀석이 먼저 대답했다.

 

 

 “자주 회의하다 보니깐 요.”

 

 

 녀석이 별 흥미 없던 질문인지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묻는 건지 모르는 걸까. 그녀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한 사람마냥 녀석은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질 않는다.

 

 

 “공 슬혜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네?”

 

 

 그녀의 타깃이 여전히 내게서 벗어나질 않는다. 나를 두고 하는 질문에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팀장님 무슨 그런 질문을 하세요.”

 

 

 오 선생님이 눈치 챈 걸까. 그가 나서서 우리의 대화에 중재를 나섰다. 묵은 체증이 사라지는 마냥 구원의 손길이다.

 

 

 “네?”

 

 

 팀장님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모습이 적잖이 당황한 눈치다.

 

 

 “딱 봐도 뭐 공 선생님은.. 그냥 봐봐요.”

 

 

 오 선생님이 동그랗게 눈을 뜨고선 내 쪽을 바라보며 눈짓한다. 아니 나와 강 여운 사이에 자리한 조그만 틈을 가리켰다. 팀장님은 오 선생님의 눈짓을 따라 시선을 둔다.

 

 

 “친하면 저렇게 틈을 두지 않죠.”

 

 

 오 선생님의 말에 팀장님뿐만 아니라 나와 강 여운도 우리 사이에 벌어진 거리를 쳐다봤다. 그릴 주변을 둥글게 둘러싸고 있던 우리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하지만 녀석과 나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질 수없는 최소한의 거리로 떨어져있었다.

 

 

 “그렇구나.. 그러네요...”

 

 

 그녀는 씁쓸한 웃음을 던지고선 잠시 생각에 빠진 사람처럼 눈동자가 멍해보였다. 난 녀석과 벌어진 틈을 보며 우리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많이 좁혀졌는지 새삼 다르게 느껴졌다.

 

 고등학교 때는 항상 녀석은 1분단 난 4분단, 그만큼 거리가 멀었는데. 지금은 내 바로 옆에 서있질 않은가. 남들의 눈에는 멀어져 보이지만 내게는 가까워 보이는 그런 거리였다.

 

 다시 난 고기를 집어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속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양인가보다.

 

 

 “켁..켁”

 

 

 먹다가 사래가 걸려버렸다.

 

 젓가락을 내려놓으려던 찰나, 누군가 내게 종이컵을 불쑥 내밀었다.

 

 

 “마셔요.”

 

 

 장 성혁 선생님이 언제 왔는지 맞은편에 서 있었다. 그는 콜라를 한가득 따라놓은 종이컵을 내게 들이밀었다. 다정한 눈빛으로 날 바라본다. 괜히 반가웠다.

 

 

 “성혁 쌤 손 조심해요. 기름 때문에 불 올라와요!”

 

 

 위험해 보였다. 그의 행동을 보고 다급하게 오 선생님이 외쳤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제지하지만 그는 묵직하게 종이컵을 든 채 그릴 가운데를 지나는 손을 빼지 않았다. 내가 받아주길 기다리는 거다.

 

 

 “잘 마실게요.”

 

 

 고마웠다. 얼른 손을 뻗었지만 한 발 늦었다. 이미 중간에 다른 손이 불쑥 나타나 컵을 낚아챘다.

 

 

 “제가 드리죠.”

 

 

 강 여운이었다. 아무렇지 않은 표정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입 꼬리가 슬쩍 올라가있다. 왜 이리 얄미워 보이는 걸까.

 

 녀석은 내게 줄 것처럼 건네주려다가 다시 자기 쪽으로 가져갔다.

 

 

 “저 목이 말라서 그런데 조금 마셔도 될까요.”

 

 

 그냥 주면 될 것을 장난치며 일부러 약 올린다. 얼른 성혁 선생님의 표정을 살폈다.

 

 활활 타오르는 불 앞에서 그의 쳐진 눈매가 보인다. 허무한지 눈동자가 새까매 보였다. 하지만 눈길이 내게 머물러있다. 그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

 

 

 “드세요.”

 

 

 성혁 선생님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녀석에게 말했다. 녀석은 내 말이 반갑기라도 한 듯이 종이컵을 얼른 입으로 가져갔다.

 

 

 “그거 다 드세요. 제건 제가 따라 마실게요.”

 

 

 나의 대답에 그제야 성혁 선생님의 경직된 표정이 풀어졌다. 강 여운은 한입에 다 털어 마시더니 아쉬운 표정으로 날 쳐다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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