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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꽃이 되어줘.
작가 : MICA
작품등록일 : 2017.11.25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아니 없는 짧막한 이야기들.

 
소식, 여자와의 헤어짐
작성일 : 17-11-25 03:21     조회 : 265     추천 : 0     분량 : 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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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무거운 정적과 어두운 방 한가운데서 나지막이 벨소리가 울렸다.

 여자는 소파에서 기대 누었던 몸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일으키며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안녕 J.너 헤어졌다며? 소식은 들었어... 얼마나 맘고생이 심하니? 세상에 너 같은 애를 두고 바람을 피웠다면서,

 되게 착하고 예쁘게 생겨서 순한 아이인줄 알았더니 말이야... 그래, 옛말에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틀린 말 하나 없다,얘. 그런 얘랑 결혼까지 했으면 얼마나 힘들었겠어.

 그래, 내가 너무 내 말만 했지. 미안하다. 그래도 어서 추스리고 일어나야 하지 않겠니?

 피곤할텐데, 어서 쉬렴. 다음에 연락하자!"

 

  여자는 친구만 말하다 끝이난 긴 통화가 끝나고 여전히 어두운 방 안에서 가만히 앉아 생각에 잠시 잠겼다.

 이윽고 여자는 방의 불을 켰다.

 

 문득 돌아선 부엌 식탁 위에 사진이 눈에 띈다.

 사진 속엔 긴 생머리의 여자가 환하고 예쁘게 너무나 행복하다는 듯이 웃고있다.

 

 M은 늘 자기가 가장 예쁜 29살에 죽고 싶다고 습관처럼 말하던 여자였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소설가도 29살에 생을 마감했다면서.

 

 예쁘게 웃는 M의 사진 옆에는 생크림이 노랗게 반나절 정도 지난 케잌이 놓여져 있었다.

 초는 너무 많이 녹아 식탁위를 어지럽게 만들고 있었다. 여자는 오래된 생크림 냄새에 현기증을 느끼며 이마를 어루만졌다.

  왠지 오늘따라 방바닥의 색이 까맣고, 마치 믹스커피를 한가득 부어놓은듯, 쩍쩍 들러붙는 느낌이 꺼림칙하게

 느껴지는 날이었다. 여자는 화장실로 들어가 욕조의 물을 세게 틀었다.

 

  여자는 이윽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마치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듯이 말이다.

 

  "M, 잘자. 나는 오늘 너무 힘들었어. 아, 그리고 소금으로 샤워를 좀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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