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시스토피아 (SIS-TOPIA)
작가 : BB
작품등록일 : 2016.8.27

대륙과 대륙 사이가 분절되어있는 미지의 세상, 스토피아.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그리고 자신들에게 부여된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은 오늘도 '시작의 땅'을 떠난다. 그리고 그 평화의 대지에서 가장 유명한 도둑인 시스는 우연찮게 다른 소년, 소녀들에게 사로잡히게 되는데.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세 소년 소녀들의 모험. 각자 서로 다른 유토피아를 꿈꾸고 있지만 그들이 걷게 될 길은 오직 하나뿐. 세 명의 소년 소녀들의 유토피아 건설 이야기, 시스토피아 시작합니다!

 
2 - 2. 저주 받은 녀석들, 삐걱이던 첫 만남
작성일 : 16-08-31 18:41     조회 : 559     추천 : 10     분량 : 469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녀석이 있던 바닥에서부터 뾰족한 얼음의 가시들이 솟아오르기 시작하고. 그 새하얀 얼음 알갱이들이 나와 녀석이 있던 어둑한 통로를 곧장 가로질러 지나가버린다.

 

 한기는 커녕 옅은 냉기조차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화창한 날씨. 게다가 저녁 어스름이 깔린 달밤도 아니고, 이런 백주대낮에 물기 하나 없은 흙바닥에서 얼음이 솟아오르다니.

 

 이 녀석, 설마. 스토피아의 진정한 팔로워들만이 다룬다는 '그것'을 벌써부터-

 

 

 " 이렇게 눈앞에서 직접 본 적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우상'이라는 거. 뒷골목의 좀도둑이라도 들어는 보셨겠죠? "

 

 

 어느새 등 뒤의 소녀는 다시 한 번 자신만만한 얼굴로 변해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전에 없던 말괄량이 요조숙녀. 아니 설녀(雪女)라고 해야하나?

 

 어찌됐건 이거, 상황이 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하는데.

 

 

 " 흐흥. 다시 한 번 도망쳐보시죠? 날카로운 얼음조각에 온 몸이 꿰뚫리고 싶다면 말이에요. "

 

 

 다시금 의기양양해진 녀석의 목소리. 나는 한껏 긴장되보이는 얼굴로 조용히 녀석을 응시했다. 그리고는 모르는 척, 슬금슬금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 대, 대단한걸. 시작의 땅에서 본능(本能), 아니 우상을 보게 될 줄이야. 하지만 … "

 

 

 눈앞의 얼음덩어리때문에 정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녀석은 지금 계속해서 숨을 고르고 있다. 기고만장해보이는 녀석의 태도도 일종의 허세일뿐이야. 그런 허술한 눈속임에 넘어갈 이 몸이 아니지. 안 그래?

 

 

 " 후우. "

 

 " 아직 제대로 '길을 걷지도 않은' 몸으로 연달아 우상을 쓰긴 힘들테지? "

 

 

 그렇게 나는 곧장 맞닿은 벽을 따라 눈앞의 갈림길을 향해 뛰어갔다. 어차피 녀석의 체력은 얼마 남지 않은 상황. 아무리 기력을 쥐어짜내봤자 이런 장거리에서 얼음의 벽을 나에게 사용할 수 있는 횟수는 기껏해야 한 두번일터.

 

 그정도 리스크라면 충분하다. 상황은 조금 달라졌을 지라도, 여기서 녀석을 따돌린다는 것은 변함없다.

 

 

 " 이걸로 안녕이야. 짝눈 곰돌이. 이젠 진짜… "

 

 " 하아. 이렇게 까지 했는데도 멈출 생각이 없다면. 이제 저는 어떻게 되도 모릅니다. 이건 다 경고를 무시한 당신 책임이에요. "

 

 " 응? "

 

 " 하아아앗! "

 

 

 방금 전과 달리, 양 손을 바닥에 가져다 대기 시작하는 련화. 나는 그런 녀석의 심상치 않은 반응에 곧장 고개를 돌리고 달음박질 쳤다. 허나 이번에는 통로의 중앙에서 공세가 이어지지 않았다.

 

 

 " 사, 사방이 온통 새하얗게 … "

 

 

 몸을 기대고 있던 벽. 시선을 돌리지 않아도 녀석의 저릿한 냉기를 느낄 수 있다. 양 벽이 새하얗게 물들고, 곧이어 눈앞의 갈림길마저 짙은 어둠이 사라져간다.

 

 자리에서 단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았던 녀석은 이미 나를 앞질러가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녀석이 있던 골목의 중앙, 그곳에서부터 사방으로 작은 얼음 알갱이들이 퍼져나가고 있었으니까.

 

 

 " 끝이 아닙니다. 한 번 넘어갈테면 넘어가보세요! "

 

 

 녀석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눈앞에서 거대한 백설(白雪)의 벽이 솟아오르기 시작하고.

 

 이윽고, 갈림길을 고작 몇 걸음을 앞에 둔 나의 앞에 양 옆의 벽을 뒤엎고도 남을만한 높다란 크기의 벽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정면의 길을 가로막아버린 새하얀 벽. 그 위용에 채 놀랄 새도 없이 나는 재빨리 고개를 들어 그 높이를 가늠하려 했다. 허나-

 

 

 " 으, 으응? 왜, 왠지 벽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은데. "

 

 " 아, 그게. 사실 방금 전에도 우상을 남발하고 오는 길이라. 어떻게든 벽을 세우긴 했는데 지탱할 힘이 없네요. "

 

 " 너, 그 말은 설마 … "

 

 " 그래도 눈에 깔리는 건데. 설마 죽기야 하겠어요? "

 

 

 쏟아지는 눈들 사이로 비춰지는 녀석의 음흉한 미소. 이거 실수한 것 같은데. 거리에 널린 흔한 팔로워인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었던 모양 …

 

 

 우수수수.

 

 

 그렇게 나의 몸을 향해 수 미터의 눈 벽이 쏟아져 내리고. 바닥의 흙먼지를 사라지게 만들만큼의 거대한 눈안개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뿌연 눈싸리들이 골목의 곳곳으로 흩어져내리고, 그 저릿한 눈더미 안에서 련화는 아무렇지 않게 갈림길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 그러니 제가 말로 경고를 했을 때 돈을 돌려주셨어야죠. 괜히 오기를 부리다가 이런 꼴이 되는 거라구요. "

 

 " … "

 

 

 눈 안개가 미처 사라지지 않은 좁은 골목. 련화는 천천히 바닥에 쌓인 눈을 향해 자신의 손을 가져다 대기 시작했다. 그러자 산처럼 쌓여 길목을 막았던 새하얀 눈들이 순식간에 양 옆의 벽으로 흩어져갔다.

 

 

 " 그나저나 어디까지 파묻혀버린 거지. 설마, 이거 또 사고를 쳐버린 건 … "

 

 " 아니? 설마 그럴리가 있나. 괜히 걱정해줄 필요 없어. "

 

 

 골목을 가로막았던 거대한 눈더미. 련화는 그 눈더미의 너머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스스로를 의심했다.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더욱 더 빨라진 속도로 제설작업에 들어간 소녀.

 

 

 " 뭐야, 그정도로 이 몸이 보고싶었던 거야? 이거 참. 부끄럽게시리. "

 

 

 이윽고 순식간에 자신의 키정도되는 높이로 눈더미가 깎여나가고, 소녀는 이번엔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 밖엔 없게 되었다.

 

 차가운 눈더미. 그 아래에 파묻혀있으리라 짐작했던 그 소년이 새하얀 벽, 그 너머의 갈림길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서있었으니까.

 

 

 " 마, 말도 안돼. 당신 어떻게 이 벽을 넘어간거죠? 아니, 애초에 이 눈더미에 파묻혔을 텐데. 도대체 어떻게 … "

 

 

 말도 안 된다는 듯, 무지막지하게 당황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녀석. 나는 그런 련화를 바라보며 어깨에 남아있는 잔설을 가볍게 털어내었다.

 

 

 " 흐흥, 그러게 말이야. 어떻게 된 걸까. 아, 혹시 이 몸이 엄청난 동체시력으로 떨어지는 눈사이를 뚫고 지나간 게 아닐까? "

 

 " 말도 안 돼는 소리를. 빙빙 돌리지 말고, 제대로 대답하세요! 단순한 뜀박질로 그 눈더미를 피했을 리가 없잖아요! "

 

 

 녀석, 성격하고는. 그 거대한 벽이 나름대로 비장의 무기였던 모양이지? 아주 그냥 억울해 죽겠다는 얼굴인걸.

 

 하지만-

 

 

 " 진정 좀 해. 그보다 방금 전 일,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었지. 한 번 잘 생각해봐. 수수께끼라고 할 수도 없는 아주 간단한 이야기니까. "

 

 " 네, 네? 그게 무슨, 일반적으로 우상을 상대하기 위해선 당연히 우상이 필요할 …. 아, 아? "

 

 

 나의 말대로 그것은 꽤나 당연한 사실이었다. 어느정도 이 세계의 지식에 능통해보이는 녀석 역시 금새 그것을 눈치챈 듯 보였고.

 

 물론 절대 그럴리 없다는 표정을 짓긴 했지만, 나는 그런 녀석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지어주는 것으로 화답해주었다.

 

 

 " 평화의 땅, 시작의 땅이라고 불리고는 있지만. 겁쟁이들이 모인 이 변변찮은 땅에서도 그럴싸한 재주를 부릴 수 있는 건 너뿐만이 아니라는 거지. "

 

 

 당연하다는 듯, 흘러나오는 나의 대답에 녀석은 결국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이윽고 모든 것을 체념한 듯 고개를 푹 숙여버리는 련화. 이거 초보 팔로워를 너무 놀려먹은 감이 있어서 조금은 미안해지는 걸.

 

 

 " 뭐, 그래도 혹시 몰라. 기적처럼 또다시 이 몸을 따라잡는다면 갸륵한 노력에 감동받아서 돈을 돌려줄 수도 있어. "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지금 당장 내가 먹을 고기를 이 녀석에게 양보할 필요는 없겠지.

 

 녀석의 말대로, 겁쟁이들이 몰려있는 이곳 시작의 땅에서나 내 장난이 하하호호 웃어넘겨질 수 있으니까. 그리고-

 

 

 " 그때부턴, '너만의' 여행이 시작되겠지. 안 그래? "

 

 

 이 정도의 장'에 주저앉는다면, 차라리 평생 시작의 땅을 벗어나지 않는 편이 녀석에겐 훨씬 더 나은 선택이 될테니까.

 

 

 " 자, 이제 진짜 안녕! "

 

 " …이봐요. "

 

 " 으, 응? 왜. 마지막으로 할 말이라도 남은거야? "

 

 " 당신. 지금, 어딜 가려고 하는 거죠? "

 

 

 어느새 새하얀 눈더미를 타고 넘어운 얼음 알갱이들이 스멀스멀 나의 발목을 감싸기 시작하고, 나는 눈앞의 녀석을 향해 슬며시 미소지었다. 이거 쓸데없는 걱정을 한 모양인데.

 

 

 " 하지만, 신발이 조금 젖었다고해서! "

 

 " 하앗! "

 

 " 이 몸이 넘어질 쏘냐! "

 

 

 다리를 타고 온 몸으로 파고드는 차가운 서리의 감각. 이윽고 눈앞에서 곧장 새하얀 눈덩이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허나 이미 예측한 공격만큼 반응하기 쉬운 것도 없는 법. 나는 재빨리 녀석의 째릿한 시선을 피해 갈림길의 왼편을 향해 곧장 내달리기 시작했다.

 

 

 " 흐흥, 차가워진 대기로 몸을 얼려버리려 할 줄이야. "

 

 " 당신같은 도둑한테 칭찬받아봤자 하나도 기쁘지 않거든요. 그보다 … "

 

 

 뭐, 한없이 건방진 저 성격은 어쩔 수 없으려나. 거리의 흔하디 흔한 팔로워. 확실히 그정도 수준은 아니야.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몸을 사로잡을 정도로 대단한 건 아니지만 말이야.

 

 

 " 흠. 오랜만에 힘 좀 썼더니 배도 고프고, 오늘은 과식 좀 해야겠는데. 아, 그래. '누군가'가 기부한 150포인트로 고기를 뭉텅이 채 사가야겠는걸. 그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말야. "

 

 " 그, 그게 도대체 무슨. 이, 이봐요. 당신, 설마 그 돈이 제 지갑에서 나온 돈은 아니겠죠? "

 

 " 응? 글쎄. 그건 잘 모르겠는데. 아, 맞다. 얼핏 듣기론 스토피아를 사기 위해선 150pt 정도가 필요하다고 했던 것 같은데. 킁, 알게 뭐람. 어차피 내 주머니로 들어온 이상 다 내 돈인걸. "

 

 " 이건 또 말도 안 되는. 이, 이봐요. 거기 멈추란 말이에요! 나는 경고했어요. 진짜 마지막 경고에요! "

 

 

 그래그래. 방금 전에도 비슷한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아직까지 이렇게 멀쩡한 거 보니 한 두번쯤은 더 어겨도 괜찮을 것 같아서 말이지. 가뜩이나 무서운 사람도 많은 이 스토피아 대륙인데, 그런 사소한 위협 하나하나에 매번 겁먹을 수는 없잖아. 안 그래?

 

 

 " 그게 난 이미 너보다 수 십배는 무서운 사람들한테 쫓기고 있는 중이라서 말야. 이거 참 미안하게 됐네. "

 

 " 야! 야! 야, 이 나쁜 … "

 

 " 그럼 고기는 대신 맛있게 먹어줄게. 안녕!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0~4 화 모두 수정했습니다 2016 / 9 / 15 786 0 -
공지 *연재 주기에 대하여! 2016 / 8 / 28 1020 0 -
10 4 - 3. 도둑들이 뜻하지 않은 가정 방문에 대처… 2016 / 9 / 21 412 0 5967   
9 4 - 2. 도둑들이 뜻하지 않은 가정 방문에 대처… 2016 / 9 / 18 408 0 5108   
8 4 - 1. 도둑들이 뜻하지 않은 가정 방문에 대처… 2016 / 9 / 14 399 0 4911   
7 3 - 2. 장물을 탐내는 도둑들과 슬픈 대도(大盜 2016 / 9 / 11 416 4 6395   
6 3 - 1. 장물을 탐내는 도둑들과 슬픈 대도(大盜 2016 / 9 / 10 465 5 6421   
5 2 - 3. 저주 받은 녀석들, 삐걱이던 첫 만남 2016 / 9 / 3 615 8 7358   
4 2 - 2. 저주 받은 녀석들, 삐걱이던 첫 만남 2016 / 8 / 31 560 10 4693   
3 2 - 1. 저주 받은 녀석들, 삐걱이던 첫 만남 2016 / 8 / 29 617 11 6517   
2 1. Prolog - 겁쟁이들의 도시 2016 / 8 / 28 517 12 5626   
1 0. Prolog - 소년들과 소녀의 즐거운 한 때 (3) 2016 / 8 / 28 865 12 5871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