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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납치 되었습니다
작가 : 인구수낭비
작품등록일 : 2017.11.15

골목길을 걸어가던 다함. 그녀는 납치 되었다.

 
Episode1 - Chapter3. 시계의 방 (2)
작성일 : 17-11-24 10:24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5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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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것이…… 저 분이 누구인지 생각하는 것은 우선 나중으로 미루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할 생각이었던 성현은 저것이라는 말을 내뱉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말을 더듬었다.

 

  어쩌면 다함일지도 모르는 데 저것이란 표현을 사용할 수 없었다. 성현은 표현을 높임말로 바꾸었다. 그리곤 말을 이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저렇게 되었느냐가 아니라 누가 저렇게 만들었느냐 이니까요.”

 

  성현이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이 상황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드려 어떻게 해결할지가 문제입니다.”

 

  “성현, 자네의 말대로 정말 중요한 건 범인이지. 하지만 우리가 지금 범인을 찾을 수 없지 않은가.”

 

  케이 작가의 말이 맞았다.

 

  “잘 생각해보게나. 자네는 성우고 여기 있는 아름양도 성우라네. 거기에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비루한 시나리오 작가지.”

 

  여기까지만 들어도 케이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아마추어 탐정도 되지 못할 이들 중 누가 범인을 찾아낼 것인가. 그것을 묻고자 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누구의 말을 믿어야 되느냐. 나는 나 자신도 믿을 수 없다네.”

 

  혹시 자네는 자네를 믿을 수 있겠나, 하는 질문을 끝으로 케이 작가는 입을 다물었다.

 

  “망할…….”

 

  성현은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모르는 말을 중얼거렸다.

 

  아름은 그것이 케이 작가를 향한 것이기 보다 성현 자신을 향한 것에 가깝단 생각을 했다. 성현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런 느낌이 들었다.

 

  “범인이 찾았다고 쳐요. 그러면 어떻게 처벌할 건데?”

 

  아름이 성현과 케이 작가를 향해 말했다. 무슨 의도냐는 눈빛으로 아름을 바라보는 성현을 무시하며 그녀는 말을 이었다.

 

  “선배님을 찾아서 여기서 탈출할 방법을 찾는다! 그게 가장 중요한 거지. 범인을 찾는 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거 아냐? 범인이 우리 중에 있으면 또 어떻게 할 건데!”

 

  아름은 흥분해있었다. 저것을 다함이라 인정하지 않는 쪽의 의견이었지만 마음 한구석에선 저것이 다함이 아니라면 말이 안 되노라 이야기했다.

 

  다함의 시체일지도 모르는 것 앞에서 차분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함이 아니라도 이러면 안 됐다.

 

  아름의 눈앞에 있는 건 불에 타버린 것인지 형태가 비틀어져 있었다. 그러나 케이 작가가 확신하지 않았던가.

 

  저건 사람의 시체라고 했다. 사람의 시체를 두고 지금 이게 뭘 하는 거란 말인가.

 

  사람을 죽여 불에 태운 범인. 그것이 납치범의 짓이라 생각하고 있는 아름은 이렇게 가만히 서 있는 것이 두려웠다.

 

  언제 납치범이 나타나 뒤에서 칼로 찌를지 몰랐다.

 

  어쩌면 아름과 케이, 성현 안에 범인이 있는 것일 수도 있었다. 스스로가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아름 자신이 사람을 죽였을 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내가 사람을 죽였어? 아니야, 그럴 리가 없다. 아름은 한 번도 성현과 케이 작가의 곁을 떠난 적이 없으니까.

 

  그러면 그것조차 착각이라면? 사실은 사람을 죽이고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으며 돌아온 거라면? 아무 곳에도 안 갔던 것 마냥 겁먹은 표정을 지은 거라면?

 

  아름은 미쳐가고 있었다. 정신이 피폐했다.

 

  사람을 죽인 범인이 자신일지도 모른단 생각에 다다르자 아름은 떨리는 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몸을 떨면 범인으로 의심받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름은 그렇게 깊이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침작하지 못했다.

 

  “우선 저것부터 정리하자.”

 

  적어도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기면 차분해질 수 있지 않을까. 침착하게 다함을 찾고 밖으로 나갈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아름은 이런 사소한 희망을 가지며 말했다.

 

  “저것……이라.”

 

  성현이 아름의 옆에 쭈그려 앉아 불에 타 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조심스럽게 만졌다.

 

  손가락이었을 것이라 예상되는 부위를 성현이 들어 올리려고 하자 부서셨다. 정확히 표현하면 검은 가루가 되어 공중에 휘날렸다.

 

  이것으로 아름이 말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 옮긴다거나 고이 묻어주는 일은 할 수 없게 되었다. 성현은 보이는 것이 다함과 겹쳐 보이는 것을 없애기 위해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자네 숨은 쉬고 있는가?”

 

  보는 사람의 숨이 막힐 정도로 집중을 하고 있는 성현에게 케이 작가가 농담했다. 케이 작가의 이런 질문을 진지하게 받아드린 성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없습니다. 긴 대사 연기를 할 땐 이보다 더 오랫동안 숨을 참아본 적도 있어서 괜찮습니다. 이렇게 해야 집중이 잘 되기도 합니다만.”

 

  고개는 왜 끄덕인 것인지.

 

  성현은 숨을 쉬지 않고 있던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꽤나 긴 시간동안 숨을 참고 있노라 했더니 성현이 크게 숨을 내뱉었다.

 

  익숙하단 말이 거짓은 아닌지 숨을 헉헉거리는 모습은 모이지 않았다.

 

  범인을 찾는 것도 옳지 않고 저것이 다함인지 확인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으며 저것을 옮기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게 깊이 생각할 것이 남아 있던가. 아름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성현을 바라보았다.

 

  “뭘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거야?”

 

  “저 분이 다함 선배님이 아니라는 확신을 얻고 싶었습니다. 다함 선배님이 아니라면 남 아름씨도 다시 희망을 가지고 다시 머리를 굴리지 않겠습니까?”

 

  사실 그건 아름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다. 성현이 하는 말은 사실 그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다.

 

  “도움은 된 적이 없습니다만 그래도 둘이서 생각하는 것보단 셋이서 고민하는 것이 좋겠지요.”

 

  성현은 저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던 처음과 맞지 않는 말을 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 이상하다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 그래서? 어떤데?”

 

  성현도 저것을 다함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증거를 찾고 있었다는 것이 반가웠다. 아름은 성현의 팔을 붙잡으며 애타게 물었다.

 

  성현이 아름에게 모욕이 될 만한 말을 한 것은 가볍게 넘겼다.

 

  “나는 적어도 다함 선배님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지? 역시 선배님이 이런 곳에서 주, 죽으실 리가 없잖아.”

 

  “그렇게 쉽게 결정해도 되는가, 자네.”

 

  성현의 말에 대해 아름과 케이 작가가 상반되는 반응을 보였다. 어차피 아름이야 성현과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성현은 케이 작가가 하는 말에 집중했다.

 

  “이 안에 있던 건 우리 넷뿐이었네. 그런데 저것이 그 다함양이 아니라면 누구란 말인가.”

 

  “꼭 이 넓은 공간에 넷만 있었다고 할 순 없습니다, 작가님. 저는 작가님의 작품을 존경하고 작가님 또한 존경하지만 지금 작가님이 하는 생각은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케이 작가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려가며 시선을 빠르게 돌렸다.

 

  성현의 말처럼 다함이 아니면 자신이 받는 정신적 충격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저것을 다함이라 결정지은 것뿐이었다. 그것을 성현이 파악한 것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럼 자네의 말대로 저것이 다함양이 아니라고 하지. 그러면 저것은 누구란 말인가. 다함양도 아니고 우리 셋도 아닌 게야.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선 넷 말곤 범인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그러면 저게 범인이라는 건가요? 우리를 납치한?”

 

  다함을 데리고 갔을 것이라 생각한 납치범이 불에 타서 죽어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다함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과연 납치범을 불태워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답을 내리기를 거부하고 있는 아름 대신에 성현이 케이 작가가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었다.

 

  “작가님은 만약 저분이 다함 선배님이 아니라면, 선배님이 자신을 납치한 범인을 저렇게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하는 거군요.”

 

  케이 작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생각하는 범위에서는 그 이외의 선택지는 없었다.

 

  “저것은 다함 선배님이 아니라면 납치범이다. 그리고 그 납치범을 죽인 범인은 다함 선배님이다. 그러니 차라리 저것을 다함 선배님으로 인정해라.”

 

  성현은 여전히 숨을 쉬지 않는 것처럼 속사포로 말했다. 케이 작가가 자신의 말에 반박을 할 틈을 주지 않도록 성현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런 논리가 통할 것이라 생각한 겁니까, 작가님. 항상 체계적으로 시나리오를 짜시는 작가님답지 않습니다. 분위기에 휩싸여 작가님의 원래 생각이 묻힌 느낌입니다.”

 

  강하게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던 성현은 마지막에 가서 힘없는 목소리로 말을 덧붙였다.

 

  “제가 아는 다함 선배님은 그런 분이 아니십니다, 작가님. 다함 선배님은 어째서인지 이유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우리를 위해 위험한 곳으로 돌아갔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다함은 성현의 비난에 이기지 못해 돌아갔다. 그러나 성현은 그 부분을 말하지 않았다.

 

  성현은 교묘하게 다함이 돌아간 게 자신 때문이란 걸 부정했다.

 

  “그런 분이 사람을 죽였노라 생각하십니까? 그런 분이 이렇게 허무하게 죽었을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실망입니다, 하고 성현은 한숨을 내쉬듯 말했다.

 

  딱히 성현의 의견에 반박을 할 수 있는 말을 찾지 못한 케이 작가가 고개를 숙였다. 성현의 말은 매우 주관적이며 감정적이었지만 케이 작가는 그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이들은 모두 주변 사람이 죽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이었다.

 

  아름과 다함, 성현은 평범하게 녹음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성우였다. 케이 작가는 시나리오를 쓰다가 지웠다가 썼다가를 반복하는 평범한 작가였다.

 

  납치를 당하지만 않았다면 벌써 집에 돌아가 내일을 위해 잠을 자는 일상을 즐길 수 있었다. 아마 계속해서 찾아오는 일상을 투덜거리면서 잠에 들었을 것이었다.

 

  케이 작가는 문뜩 지금까지 그럴듯하게 말을 해왔지만 모두 소용이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리 생각하니 성현과 의미 없는 논쟁을 벌이고 있는 자신이 한심해졌다.

 

  케이 작가는 반쯤 포기한 것 같은 말투로 성현의 말에 대답했다.

 

  “그래, 그럼 자네가 한 말이 전부 맞는 말이라 해보자. 그러면 도대체 저건 누구라 생각하나. 다함양도 아니야, 그렇다고 납치범도 아니야. 그러면 이 안에 있던 제 3자라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나, 자네.”

 

  “다함 선배님이나 납치범인 것보단 그게 더 신빙성이 있군요. 그럼 그런 걸로 생각하도록 하죠. 저건 제 3자입니다. 다함 선배님도, 납치범인 것도 아닙니다.”

 

  본인이 생각해도 방금 한 말이 어이가 없었는지 성현은 짧게 웃음소리를 냈다.

 

  너무 빠르게 이어지는 성현과 케이 작가의 대화가 어떤 내용인지 고민하고 있던 아름은 그런 성현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래서 결론은 어떻다는 거야? 저건 선배님이 아니라는 거지?”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한쪽 모서리에 있고 성인 어른의 걸음으로 50걸음쯤 걸어야 맞은편에 도착할 정도로 넓은 방.

 

  그 가운데에 놓여 있던 검게 불타버린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를 두고 그들의 대화는 한동안 이어졌다.

 

  대화의 끝은 아무도 알 수 없었으며 대화의 답 또한 없는 논쟁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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