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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향기를 입다
작가 : 서은환
작품등록일 : 2017.6.24

" 여솔씨, 사랑에 눈 먼 남자에겐 아무것도 보이는게 없어요. 얼마나 멀리있던, 얼마나 높이있던, 조금만 기다려요. 금방 갈께요. 누구도 무시 할 수 없는 최고의 남자가 될께요. "

 
28화
작성일 : 17-11-23 23:27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5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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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해운대가 어정쩡하게 보이는 카페, 분명 바닷가 바로 앞에 있는 카페였지만 그 앞에 큰 도로와 울창한 나무가 정작 바다의 뷰를 죄다 가리고 있었다.

 

 " 어쩜, 카페를 고르는 안목까지 훌륭해…. "

 

 커피를 양손에 든 채 비아냥 거리는 여솔의 말에 설화는 책상에 떨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아침으로 먹은 밀면은 그냥 밀면이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진짜 심도있는 미식가가 아니고서는 맛집과 그냥 평범한 집과의 차이는 지대하지 않은듯했다.

 

 " 하루를 기다린 것 치고는 그냥 그런데요? "

 

 " 왜? 겁나 맛있는데!? "

 

 그냥 밀면이구나 라고 느낀 건 여솔도 마찬가지 였지만, 설화의 시큰둥한 반응에 자신은 아닌 척 맛있는척 최대한 입에 우겨넣었다.

 

 " 농담이에요. 맛있어요. 천천히 먹어요. "

 

 " 화연이랑 민준씨 점심쯤 도착한다는데 카페나 가죠 "

 

 " 진짜 맛있어요 "

 

 " 근처에 카페 괜찮은 곳이 있나 "

 

 여솔은 설화의 말은 들은 척도 안한채 핸드폰으로 카페를 검색하기 바빴다. 설화는 콧바람을 내고는 당당하게 말했다.

 

 "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환상적인 곳으로 제가 안내하죠 "

 

 " 호오? 나 눈이 제법 고급인데 날 만족하게 할 수 있으려나? "

 

 " 집에 가기 싫다는 소리나 하지 마시죠 "

 

 그래서 도착한 카페는 그사이에 공사를 했는지 설화가 왔을 때랑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되어있었다.

 

 " 하아, 이런 기분이었구나 "

 

 어제 밀면집 닫았을 때 적당히 놀릴걸, 그 밀면을 기어코 먹었을 때 맛있다고 오바라도 한번 해줄걸.

 

 여솔의 기분을 이해해버린 설화는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커피 빨대만 휘젓고 있었다. 여솔은 그런 설화를 보고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

 

 " 나한테 미안하죠? "

 

 " 네 미안해요 "

 

 " 옆으로 좀 가봐요 "

 

 설화가 여솔의 손짓을 따라 자리를 옮기자 여솔은 일어나 그 자리에 앉았다.

 

 왜 옆에 앉지, 이거 내가 몸을 틀어야 하나.

 

 설화가 고민에 빠져있을때 여솔은 그대로 설화에게 기대 누우며 말했다.

 

 " 아코 편하다~ "

 

 " 전 불편한데요 "

 

 설화는 궁시렁 거리면서 의자에 있는 쇼파를 팔걸이에 세운 채 몸을 살짝 틀어 그 위로 기댔다. 자신에게 기대고 있는 여솔을 안고 있기 한결 편해졌다. 혼자 피식 웃던 여솔이 말했다.

 

 " 되게 좋으면서 되게 무서운 시간이네요 "

 

 " 어떤게요? "

 

 " 저 살면서 누군가한테 의지라는걸 해본 적이 없거든요 "

 

 " 전 의지만 하면서 살았는데 "

 

 " 그래서 걱정돼요, 만나다 보면 싸우기도 할 거고~ 문제도 많을텐데…. 혹시라도 설화씨랑 헤어지면…. "

 

 설화는 말하는 여솔의 입을 손으로 막고 말했다.

 

 " 헤어질 수도 있는 거겠지만, 그런 거 미리 생각하는거 아니에요 "

 

 여솔은 머리를 젖혀 설화의 눈을 바라봤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슬픔이 그 눈을 스쳐 지나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여솔은 설화의 뺨을 쓰다듬으며 자신의 입을 막고 있는 손을 치워달라는 제스쳐를 보내고 말했다.

 

 " 그만큼 갑자기 의지를 많이 하게 됐다는 소리에요 "

 

 " 근데 그럼 여솔씨는 힘들 때 어떻게 했어요? "

 

 " 음, 노래방 가서 혼자 소리도 질러보고~ 혼자 놀이터 같은데 앉아서 슬픈 노래 들으면서 궁상도 떨어보고~ 술마시고 영화도 보고…. "

 

 조금이라도 힘들면 민준을 찾아가 징징거려온 설화는 좀처럼 이해할수 없었다. 다만 알 수 있는 건 힘듬에 우열은 없겠지만, 그 시간을 홀로 견뎠을 모습을 생각하니 괜스레 가슴이 아려왔다. 그 마음이 티가 났는지 설화의 표정을 살피던 여솔이 웃으며 말했다.

 

 " 그렇게 측은하게 보지 마요. 나도 사람인데 의지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는거지 한적이 없다는건 아니니까 "

 

 " 화연씨가 들으면 서운하겠는데 "

 

 " 은근 이상한 데서 의지가 된 적이 있었거든요 "

 

 " 이상한데? "

 

 여솔은 다시 생각해도 웃긴지 혼자 웃음을 터트렸다.

 

 " 내가 옛날에 되게 힘든 일이 있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뭐 때문에 힘들었는지 기억도 안날만큼 별거 아닌데, 그 당시에는 진짜 너무 힘들었어요 "

 

 설화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여솔이 계속 말했다.

 

 " 그런 거 있잖아요, 하여튼 그래서 마침 눈도 펑펑 내리고, 분위기 장난 없길래 혼자 궁상떨려고 놀이터에 갔는데. 내 또래로 보이는 남자애가 몸에 눈이 쌓인것도 모른 채 그네에 앉아있더라구요 "

 

 응? 익숙한 상황인데?

 

 "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내가 옆에 앉았어요. 근데 그것도 모르더라고요 "

 

 설마?

 

 " 그 남자애가 죽고 싶다고 그러더니, 정말 세상 서럽게 우는 거 있죠. 쟨 왜 저렇게 힘들까~ 이상하게 그 우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까, 내가 운 것처럼 위로가 됐어요. 그래서 내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

 

 " 죽진마요 "

 

 " 어? 맞아요! 그랬더니 날 무슨 정신나간애 마냥 보길래…. "

 

 " 다 식은 손난로를 쥐어줬죠 "

 

 순간 둘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다.

 

 내가 말한 적이 있었나? 찍은 건가? 여솔의 머릿속이 복잡하게 굴러가는 동안 설화가 말했다.

 

 " 운명이란 걸까요? "

 

 

 

 

 ***

 

 

 

 사무실의 거울 앞에 선 태화는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우람한 몸에 딱 맞아 떨어지는 핏감의 정장, 날카로운 외모에 깔끔하게 세팅된 헤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함 그 자체였음에도 태화는 무언가 불만족스러운 듯 미간을 구겼다.

 

 " 처음 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긴장을 해? "

 

 그런 모습이 웃겼는지, 태화 옆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현정이 물었다.

 

 용아그룹 정기 임원회의.

 

 분기별로 진행되는 모든 임원이 모여서 하는 회의를 앞두고 있었다.

 

 " 아직 적이 많으니까요 "

 

 회장의 손자, 손녀인 태성과 현정이랑은 다르게 완전하게 외부인인 태화가 어린 나이에 임원이 되었을때. 사실 용아그룹은 한번 크게 뒤집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시기에 맞게 프랑스에 나가 있었던 태화는 짐작만 했을뿐이었지만.

 최연소 팀장일 때도 거센 반발이 있었지만, 임원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했다. 크고 오래된 회사이기 때문에 그들만의 질서와 순서가 있는 법인데, 태화는 그 범위를 한참이나 벗어났다.

 능력이 있으면 앉힌다는 회장의 단호한 선택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더는 말이 오가지 않는듯 보였지만, 다른 임원들의 시기와 질투를 피해갈 수 없었고, 그들은 항상 태화를 자리에서 끌어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었다.

 

 " 선보러 가는 것도 아니고. 외모는 그 정도면 충분해. 가자 이제 "

 

 " 모든 것은 겉모습에서부터 시작이니까요 "

 

 태화는 말을 마치고 사무실을 나섰다.

 

 용아그룹 대회의실. 회장부터 이사들까지 수십명이 모인 회의실엔 무거운 공기가 가득차 있었다. 누군가는 성과가 좋지 못해서, 누군가는 누군가를 경계하기 위해서. 회의가 시작하기 전까지 분위기는 언제나 당당한 태성마저도 숨이 막혀왔다.

 

 " 듣기로 SoL 대표가 일을 안 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

 " 이 정도면 기대했던 수치보다 한참 모자라는데…. "

 " 편의를 너무 봐주고 있는 건 아닌지? "

 

 마치 조금의 반전도 없이 기다렸다는 듯, 다른 임원들은 시작부터 태화를 물어뜯으려는 이빨을 드러냈다. 태화의 입에 조소가 슬쩍 걸렸다. 한국에서 손에 꼽는 그룹의 임원이라고 해도 결국은 사람일뿐이다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우습게 스쳐지나갔다.

 

 " 네, SoL 대표와 약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

 

 임원들은 순순히 인정하는 태화의 태도에 이때다 싶었는지 눈을 밝혔지만 그 전에 태화가 다시 입을 열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흑자는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기대했던 수치에 못미칠 뿐이지. 일이란게 항상 마음먹는대로 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하지만 원래 계약하려고 했던 회사의 실적을 알아본 결과. 만약 예정대로 그 회사와 계약했을 경우 적자였을 거라는 부분을 말씀드리면 다른 임원분들이 납득하실지 모르겠습니다. "

 

 " 지금 얘기의 요점은 그게 아닐 텐데요? "

 

 태화는 당장에라도 터져 나올 것 같은 웃음을 애써 참았다. 쉬웠다. 자기가 하는 프로젝트에 문제가 없다는 확신도 있었고, 최근들어 현정이 일을 떠넘기지도 않은 덕분에 더 꼼꼼히 준비할 수 있었다.

 저들도 분명 엘리트고 연륜으로 쌓은 경험은 무시할 수 없지만, 억지로 꼬투리 잡으려는 사람을 상대 못할 정도로 태화는 허술하지 않았다.

 

 " 네 요점은 그게 아니죠. 의류 쪽은 이제 시작하는 작은 요소일 뿐이니까요. 그보다 이번에 윤전무님이 담당하고 계신 하청쪽에서 문제 되는 기사가 많이 나와서 그것들 감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

 

 대기업의 횡포라는 주제로 터져 나오는 기사들은 실제로 태화가 수습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굳이 한번 언급함으로 노림수를 던진 셈이었다. 임원회의라고 해봤자 결국 사람들끼리 모여 하는 이야기일 뿐이었다.

 회의다운 회의보단 감정싸움과 사내정치판일 뿐이었고, 계속 참기만 했던 태화는 확실한 승리를 위해 다소 도박을 한 셈이었다.

 

 " 그런데도 홍보 마케팅 쪽 성과는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

 

 당황스러움을 숨기지 못하는 임원들을 보며, 이겼다.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한 태화가 쐐기를 박기 위해 말하다가 순간 멈칫하고 준비해온 성과 그래프를 바라봤다.

 

 지금까지 현정이 해야 하는 일을 대부분 태화가 맡아서 하고 있었고, 근래 들어서 현정은 더이상 일을 자신에게 떠넘기지 않았다. 그땐 그저 이젠 심심해서, 혹은 혼나서 못 넘긴다고 생각하고 말았는데. 자신이 손을 뗀 이후로 눈에 띄게 올라간 그래프에 태화는 현정을 바라봤다.

 

 현정은 턱은 괜채 펜을 튕기며 태화를 똑바로 보고 웃고 있었다.

 

 완전히 잘못 짚었다.

 

 

 

 

 ***

 

 

 

 

 사무실로 돌아온 태화는 흐트러진 넥타이를 바로 잡았다. 생각도 못 했던 부분에서 자존심에 스크레치를 입은 태화는 천천히 심호흡하고 있었다.

 

 " 기분이 안 좋아 보이네? "

 

 사무실의 문이 열림과 동시에 히죽히죽 웃고 있는 현정이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건넸다. 애초에 현정의 일 처리를 태화가 하고 있다는건 대부분 아는 사실이었고, 최근에는 손댄적이 없다는걸 몰라 회의때는 문제없이 넘어갔지만, 이건 태화 개인의 자존심 문제였다.

 문제라고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현정의 행동을 전혀 생각 못했다는 게, 사소하지만 가장 큰 문제였다.

 

 태화는 대답 대신 옷깃까지 마저 정리하고 자리에 앉았다.

 

 " 이사님 오셨습니까~ 라고 안 하네? "

 

 현정은 평소처럼 쇼파에 앉으며 말했지만, 계속해서 대답 없는 태화를 보며 말을 이었다.

 

 " 오빠 동생을 만나봤는데 말이야. 내가 도와주겠다는데도 아주 칼같이 거절하더라? "

 

 태화는 들고 있던 펜을 내려놓고 의자 등받이에 기댄 채 편하게 웃으며 물었다.

 

 " 무슨 의미죠? "

 

 지금 나랑 뭐하자는 거냐? 라고 말하고 싶은 듯, 표정은 웃고있고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안의 숨어있는 가시를 느낀 현정은 천천히 다가와 말했다.

 

 " 저번에 여솔이랑 말하는 거 들었어. 그저 부모를 잘 타고난 도금된 돌멩이? 검증되지 않아? 이번에 그래프 봤지? "

 

 그저 멍청하고 놀기 좋아한다고 생각한 현정의 눈빛이 끓고 있었다.

 

 " 그건 시작이야. 제대로 검증시켜 줄게. 진짜 보석이 뭔지. "

 

 " 갑자기 왜 그런 심경의 변화가 생겼…. "

 

 현정은 태화의 넥타이를 잡아끌고는 말했다.

 

 " 내가 널 가지고싶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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