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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흔한 양판소 세계의 클리셰 사냥꾼
작가 : 빈둥남
작품등록일 : 2017.11.9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다.
요즘 핫한 키워드들은 다 들어가 있는 양판소 세계.
하지만 짜여진 대로 흘러갈지는 글쎄요. 파란만장 퓨전 판타지의 시작.

 
이상한 노인 (2)
작성일 : 17-11-23 18:40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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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론이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본 것은, 장난기 가득한 노인의 얼굴이었다.

 

 “어헉!”

 

 아론이 기겁을 하다가 추태를 깨닫고는 표정을 관리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노인장의 정체는 뭡니까?”

 

 “알아서 뭐할라고.”

 

 “…….”

 

 아론의 얼굴이 잘 구겨진 종이처럼 일그러졌다.

 

 씨익-

 

 노인의 입 꼬리가 묘한 호선을 그렸다.

 

 “너 내 제자가 돼라.”

 

 “…….”

 

 아론의 얼굴은 여전히 일그러져있었으며, 거기에 황당함이 추가되었다.

 

 “아니 뜬금없이 그게 무슨 소리예요. 게다가 정체도 알 수 없는 사람의 제자 따윈 되고 싶지 않습니다만?”

 

 “그래 뭐. 그렇다면야. 내 이름은 율리우스다. 됐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는 노인.

 

 아론은 아연해 있다가, 버럭 화를 내었다.

 

 “아니. 그런 성의 없는 대답이 어디 있어요? 내가 그러면 ‘예’ 그러겠습니다. 이럴 것 같습니까?”

 

 “그럴 것 같은데?”

 

 “그게 무슨?!”

 

 “잘 못 들었나? 율리우스라니까.”

 

 노인의 태도가 워낙 당당하기에, 아론은 미심쩍은 표정으로 잠시 고민하다가 놀라서 말을 더듬거렸다.

 

 “율…율리우스? 설마…그 검성?”

 

 “뭐 낯간지러운 별명이긴 한데 맞다.”

 

 “…….”

 

 아론은 그동안 행방불명이었던 검성이 이런 신골에 등장 한 것보다, 그가 진짜 ‘그’가 맞는지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자신을 일패도지시켰으니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는 건 알겠지만.

 

 “쉽사리 믿을 수 없습니다. 증거를 보여주시죠.”

 

 “허허… 좋다. 몸으로 확인시켜주지.”

 

 노인은 허허롭게 웃으며, 검집을 들어 올리자 아론은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올렸다.

 

 “아이씨. 그런 거 말고요.”

 

 -딱

 

 결국 매를 버는 아론. 머리에 커다란 혹이 생겼을 지도 모르겠다.

 

 “얻다대고 소리를 지르느냐!”

 

 “…….”

 

 아론은 정수리 부분을 만지작거리다가, 처음보다 한결 정중해진 태도로 말했다. 역시 매의 힘은 무서운 법이었다.

 

 “어르신. 진짜로 검성이시라면, 증명할 방법은 많다고 생각합니다만. 예를 들면 그 검이요.”

 

 “…뭐 좋다.”

 

 노인은 검집에서 천천히 검을 빼내었다.

 

 아론의 눈에 이채가 스쳤다. 칼날과 검집이 맞닿아 내는 그 작은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것은 칼이 얼마나 예리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마침내, 노인의 검은 옅은 빛을 띠며 매끈한 검신을 선보였다. 형태는 평범한 롱소드의 불과했지만, 보기만 해도 베일 것 같은 날선 예기는 황홀할 지경이었다.

 

 꿀꺽-

 

 아론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그게 바로 천하십검(天下十劍)중 하나인 디스카론입니까?”

 

 “그렇다.”

 

 천하십검은 대륙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명검 열 자루를 뜻했다. 그보다 격이 높은 다섯 자루의 무기가 있긴 하지만 그것은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닌바, 선택받지 못하면 쥐지도 못할 신의 무구였다.

 

 그러므로 천하십검은 사실상 가장 잘 드는 명검이라고 보면 되었다. 그리고 디스카론은 검성 율리우스의 애검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이 검이 더욱 유명해진 일화가 하나 있는데, 사할리안 제국의 총사령관이었던 율리우스는 최중요 인물답게 유독 암살자의 방문이 잦았다. 그는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초대받지 않은 손님에게 디스카론을 휘둘렀고 검광에 휩싸인 암살자는 자신의 몸에 이상을 느끼지 못하고 도망가는 도중 일곱 걸음도 못 걸은 채 두 동강이 나서 죽었다고 한다.

 

 율리우스의 신기에 가까운 검술과, 상대가 통증도 미처 느끼지 못하게 만든 디스카론의 날카로움 알 수 있는 이야기였다. 다만 아론도 실제로 본 것은 아니므로 저게 진짜인건지 추종자들에 의해 부풀려 진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

 

 아론은 디스카론을 직접 본적은 없었음에도, 저게 진짜라고 확신했다. 적어도 천하십검에 걸 맞는 명검은 분명하리라. 사람의 이름은 사칭할 수 있어도, 검의 예기를 흉내 낼 순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전생에서 아론 대장장이의 도제였고, 평생을 무기와 함께 살아온 용병이었다. 그 정도 보는 안목은 있었다.

 

 “좋습니다. 인정해 드리지요. 율리우스님.”

 

 율리우스는 말없이 담담하게 웃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아론의 말에 그의 얼굴에도 놀라움이란 게 생겼다.

 

 “어째서 저를 제자로 삼고 싶은 거지요?”

 

 “…허허. 이런 질문은 처음 받아보는군. 누구나 내 이름을 밝히면 내게 한 자락이라도 얻길 청했거늘.

 

 “…….”

 

 사실 강해지고 싶은 욕구가 남다른 아론은 당장 머리를 숙이고 가르침을 얻고 싶었다. 그러나 전생에서 어처구니없게 뒤통수를 당했던 적이 있었던지라 의심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아무런 연고도 없이 검성을 만났으며, 까다롭기 유명한 그가 처음 본 자신을 제자로 삼고 싶어 한다? 과연 이런 확률이 얼마나 될까.

 

 ‘설마 자카님이 말씀하신 세 번의 대운중 하나인가.’

 

 아론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율리우스는 순순히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었다.

 

 “음… 몬스터에 둘러싸인 노인을 무시하지 않고 뛰어오기에 호기심이 들더군. 말버릇은 별로였지만 인성은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

 

 아론은 지금 누가 봐도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누가 저런 듣기 좋은 말을 믿겠는가.

 

 “글쎄요. 그걸로 인성을 판단하기에는 무리라고 생각됩니다만? 그놈들은 식은 수프 먹기보다 쉬운 잔챙이들이었어요. 자신의 안전을 위협 받는 상황에서 불의를 보고 참지 않아야만 그런 칭찬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율리우스는 대답대신 묵묵히 디스카론을 들어보였다.

 

 재빨리 입을 다무는 아론.

 

 “조심하거라. 기분 나쁠 뻔 했잖느냐. 네가 설령 망종이라도 내가 다 뜯어 고쳐줄 터이니 걱정 말거라.”

 

 “…….”

 

 노인은 짧게 혀를 차고는 말을 이었다.

 

 “어쨌든 유심히 너를 지켜보았는데 몸놀림이 아주 훌륭하더구나. 열여섯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였다. 게다가 특별한 마나의 흐름을 느끼지 못했는데 그 정도 강함이라니. 나도 네 나이 땐 그 정도는 아니었다. 네놈이 제대로 된 마나 연공법을 배운다면 얼마나 대단해질지 궁금해졌다.”

 

 “…….”

 

 아론의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 다행히 나쁜 의도 없이 단순히 자신의 재능을 높게 평가해서 그런 권유를 해온 것 같았다.

 

 -두근두근

 

 아론의 가슴이 십대마냥 벌렁거리는 것은 단지 율리우스의 칭찬 때문만은 아니었다.

 

 마나연공법!

 

 전생에서 아론은 강해지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모두 헛수고로 끝이 났었다. 하긴 이름 높은 명문가의 후계들이나 배울 수 있는 것을 누가 쉽사리 알려주겠는가. 아무리 삼류 연공법의 모사본이라도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거래되었다.

 

 더군다나 검성이라 불리 우는 당대 최고 검사의 마나연공법 아닌가. 아론뿐만 아니라 검을 잡는 이라면 누구라도 혹할만한 말이었다.

 

 “후후… 표정을 보니 대답은 들은 걸로 쳐도 되겠군?”

 

 “…….”

 

 아론은 반박할 수 없어서, 차라리 입을 다물었다. 그만큼 대단한 유혹이었다.

 

 “자 이제 따라오너라.”

 

 “…좋습니다.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허허.”

 

 율리우스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검으로 명성을 떨 친지 반세기를 훌쩍 넘었다. 단언컨대 어떤 누구도 자신 앞에서 조건을 단자는 없었다. 평민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귀족들은 재산의 반을 바쳐서라도 잠시라도 남아있기를 바래왔었다.

 

 처음엔 느꼈던 감정은 황당함 다음엔 신선함이었다. 율리우스는 다시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어디 한번 말해 보거라. 어떻게 해야 네가 나를 스승으로 모시겠느냐.”

 

 물론, 율리우스는 내심 소년이 가당치도 않은 조건을 내세운다면 두들겨 패서라도 데려갈 생각이었다. 일단은 재미있으니 들어보기로 했다.

 

 “전 아직 독립을 하지 못했습니다. 부모님을 설득하는데 도와주십시오.”

 

 아론은 어렸을 때 부모님에게 롤모델을 검성이라고 밝혔던 적이 있었다. 그때도 못이기는 척 들어주었는데 율리우스가 직접 가서 이야기한다면 그 효과는 절대적이리라.

 

 “…그래. 그 정도는 당연히 해주어야지. 좋다. 바로 가보도록하자.”

 

 율리우스는 생각보다 기특한 조건이자,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죄송하지만 제 부탁은 하나가 더 있습니다. 율리우스님”

 

 “…….”

 

 율리우스는 울컥해서 디스카론을 들어 올리려다가 꾹 참고 어서말해보라는 듯이 눈짓했다.

 

 “다른 한 가지 부탁은 바로….”

 

 

 늘그막에 새로 얻은 제자는 다소 귀찮은 부탁을 해왔고, 율리우스의 얼굴은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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