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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일반/역사
나는 김구다! 제2부 - 홍구공원 1932, 백범 김구
작가 : 과하객
작품등록일 : 2017.11.22

'나는 김구다!' 제2부의 연재를 다시 시작합니다. 전날 천붕을 당해 의욕이 꺾였던 글인데 권유가 있어 다시 써보게 되었습니다.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에 가장 조심스러운 부분이 인물의 명예에 누를 끼치는 일인데, 혹시 아니다 싶은 부분이 보이거든 가차없는 질책을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11. 전설을 만드는 사나이 3 (제자들의 보고문)
작성일 : 17-11-23 13:35     조회 : 409     추천 : 2     분량 : 4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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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전설을 만드는 사나이 3 (제자들의 보고문)

 

  1920년 11월 초, 세 방면에서의 승전보 넷이 잇달아 들어왔다. 그 하나는 만주 김림성 화룡현 백운평 청산리 일대에서 왜적을 물리쳤다는 보고로 공식 보고문과 비밀 첩보 두 가지로 들어왔고, 그 둘은 평안도 운산금광에서 왜적 간자들과 싸워 전과를 거두었다는 첩보였고, 마지막 세 번째는 흑하(黑河)와 아무르강 일대에서 역시 왜적 간자들을 쳤다는 비밀 첩보였다. 이중 청산리 싸움의 공식 승전보는 김좌진 이범석 등 제 장령 명의의 것으로 임시정부 군무총장 이동휘에게 곧바로 전해졌고, 다른 세 문건은 활빈당의 비밀 첩보였으므로 총수인 선생의 분석이 있은 후에 정부의 공식 문서 여부가 결정될 것이었다.

  첩보를 보내온 이는 활빈당 백의사들, 일컬어 백의대의 대장 셋이었다. 선생의 제자 됨을 자처하여 노심초사 국내외를 누비며 왜적과 싸우고 있는 부경주와 김오산, 김당쇠가 그들이었는데, 선생은 보고문을 살펴 임시정부 경무국장 김구의 공식 명함으로 내각에 보낼 승전보를 작성한 후, 따로 전해진 제자들의 편지를 펼쳤다.

 

  …그가 전한 소식에 의한 작전을 펼친 덕분에 평안도 일대에서 암약하고 있던 왜적의 간자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었습니다. 운산금광은 조선 조정이 미국인들에게 팔아먹은 나라 재산의 하나로 금의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여 조선 땅을 흔들어 놓은 노다지 선풍의 진원지입니다. 금점꾼의 수만도 1000여 명, 한 세력을 이룰 수 있는 인원으로 왜적은 이곳에 경찰 주재소와 헌병 분견대를 두어 감시망을 펼치고 있습니다. 금점꾼들의 간부 중에는 우리 활빈당에 속한 동지들이 많아 김의군 동지의 소식을 쉽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 1920년 10월 초순, 평안북도 운산군 북진읍 운산금광

  운산광산을 관할하는 헌병 분견대에 호랑이의 출몰이 보고된 것은 지난 8월의 일이었다. 조선 반도 최고의 금광인 운산광산의 소유주는 미국 기업이었는데, 대리인으로 금광 경영을 맡고 있는 미야자와(宮沢)라는 자의 급보였다.

  “호랑이 사냥이라면 총독부의 포고문대로 처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보고를 올린 후 명령대로 시행하심이 좋을 듯합니다.”

  사금을 채취하려는 조선인들이 대거 몰려드는 바람에 통제에 애를 먹고 있던 분견대장 하라(原)는 총독부의 해수구제정책에 규정된 대로 상부에 보고를 올렸고, 달포 만에 대거 몰려든 사냥꾼들을 맞았다.

  “호랑이라, 혼다(本多)가 맡지. 군은 병력을 동원하여 몰이꾼들을 통제해 주시게.”

  사냥의 총책인 혼다는 일본식 세습 귀족인 화족 가문의 사람이었다. 때문에 하라는 새파랗게 젊은 사냥꾼의 명령을 받들어 금점꾼들을 몰이꾼으로 동원하도록 광산 사무소에 명령을 내렸다.

  운산금광은 구룡강(九龍江) 상류인 대암천(大巖川)에 있었다. 계곡의 서쪽에 있는 호미봉(好尾峰)·죽암산(竹巖山)과, 동쪽에 솟은 대암산(大巖山)·삼봉산(三峰山) 등에 광맥이 뻗었다.

  이들 동서 산지 사이를 흐르는 대암천은 일찍부터 사금을 채취를 하던 곳으로 대한제국 정부가 7000원의 헐값으로 미국인에게 팔아 1910년까지 10년 동안에만 2000만원의 이익을 안겨 주었다는 대표적인 매국의 장소였다. 운산군의 북쪽 끝을 이루는 북진읍은 운산금광의 중심지로 노다지 선풍이 분 이후 1000여 명 이상의 금점꾼들이 몰려 있었다.

  혼다의 명령을 따라 동원된 금전꾼들에게는 매일 50전 은화 세 개가 급료로 주어졌다. 이는 광산에서 받는 임금의 곱절이었으므로 금점꾼들은 다투어 몰이꾼으로 나섰다.

  운산금광의 주요 광구는 대암갱(大巖坑)·교동갱(橋洞坑)·진후갱(鎭後坑)이었다. 대암갱 근처에 있는 제련소의 인부가 인근 야산에서 호랑이를 보았다고 신고를 해온 것은 1920년 10월 초순의 일로, 북진읍에 있는 광산사무소에 본부를 차린 사냥대는 용약 출진을 하였다. 1920년 10월 상순, 혼다 가의 입김이 거센 운산금광은 일시 채굴이 멈출 정도로 대규모의 사냥 행사가 벌어졌다.

  광석을 제련하는 제련소의 동력은 구룡강을 막아 건설된 우리나라 최초의 수력발전소의 전력을 이용하였다. 갱목의 수송을 원활히 하기 위하여 북진읍의 북쪽에 있는 북선암산(北仙巖山)의 채벌장에 이르기까지 24㎞에 달하는 운산금광운재궤도(雲山金鑛運材軌道)가 설치되어 화차가 다녔는데, 두 달 전 처음 출몰을 시작한 호랑이는 철도 인부들을 통제하던 일본인 감독 하나를 공격하여 초죽음으로 만들어 놓았다.

  “사람 고기 맛을 안 호랑이는 미치광이가 됩니다. 각하 일행은 안전한 곳에 계셔서 지휘를 맡아 주십시오.”

  조선인 포수들의 두목 이희선과 몰이꾼들의 대장 김갑동은 혼다를 비롯한 일본인 사냥꾼들에게 일선에 나서지 말 것을 부탁했다.

  “내가 조선 땅에 호랑이를 잡으러 왔지 사냥구경을 왔다고 생각하나? 일본의 사무라이는 전쟁터에서 등을 보이지 않아. 특히 우리 혼다가의 사람들은 선봉을 양보한 적이 없어.”

  세습 귀족인 혼다가의 사람은 명성만큼 훌륭해 보이지 않았지만 호위역 명목으로 따라온 사냥꾼들은 달랐다. 사냥꾼들의 대장 야마다는 눈빛부터가 살기가 도는 전형적인 일본인 무사였다.

  “조선 호랑이는 영악함이 인간 이상인 맹수입니다. 포위망을 넓게 펼치고 대암천 계곡으로 호랑이를 몰아오겠습니다. 호랑이 사냥은 장기전이 될 수밖에 없으니 각하께서는 총을 준비하여 목을 지켜 주십시오.”

  대암천을 중심으로 동서 수십 리에 걸쳐 몰이꾼들이 동원되었다. 야마다는 조선인 포수와 일본인 포수 하나씩을 짝지어 각 방향의 몰이꾼들을 지휘하게 하였다.

  “백작각하의 면전에 호랑이를 몰아오는 것이 임무다. 호랑이를 보았다고 함부로 발포하지 말 것. 특히 조선인 포수들은 탄창을 비워놓도록.”

  야마다의 명령으로 빈총을 들게 된 조선인 사냥꾼들의 대장 이희선이 입을 비쭉이는 것을 본 몰이꾼들의 두목 김갑동은 입술을 일그러트려 웃음을 참았다.

  호랑이 사냥은 몰이꾼들의 도움이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다. 특히 산세가 험한 백두연봉의 사냥은 지리에 밝은 현지인 포수와 몰이꾼들이 가세하지 않으면 무위가 되기 십상이었으므로 높은 임금을 주어 부르기 마련이었고, 이는 해수구제정책 명목으로 조선인의 혼을 빼놓으려는 총독부의 정책에 맞물려 인심을 돌리는 방책이 되었다.

  높은 일당을 선불로 받고 좋은 음식을 배불리 먹은 몰이꾼들이 전진을 시작한 것은 해가 밝기 전의 일이었다. 대암천을 중심으로 사방의 산줄기를 징과 꽹과리를 두드리며 기세를 올리는 몰이꾼들의 뒤를 조선인 포수들과 헌병 분견대장 하라가 빌려준 병력이 총을 잡고 뒤따르고, 일본인 사냥꾼들이 이를 진두지휘한다는 작전이었다.

  사냥의 총책인 혼다는 대암천 하류 계곡의 목을 지키고 총구를 겨누었다. 도쿄의 제국호텔에서 친구인 야마모도가 호랑이 고기 시식 잔치를 하며 가죽을 자랑하던 것을 연상하고 그 곱절 이상의 연회를 베풀어 주리라 생각하니 기분이 날아갈 듯했다.

  해가 중천에 오르고 점심때가 되어 식사가 나올 때까지 몰이꾼들의 함성은 여전했고 혼다의 자세도 빈틈이 없었다. 호종한 가문 직속의 무사가 쉴 것을 권했지만 혼다는 고집을 피웠다.

  “혼다 가의 사람이 이 정도로 물러날 줄 알았나? 아직 견딜 만하니 맡은 일이나 열심히 해!”

  야마다의 소식을 갖고 온 포수에게도 그렇게 호통을 쳐서 보낸 혼다는 총을 고쳐 잡았다. 아무렴. 혼다가의 사람이 이런 정도의 일로……

  오후에 들어도 상황은 변함이 없었다. 몰이꾼들의 함성은 여전했지만 혼다는 슬슬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는 상황이 오고 있었다. 호랑이 사냥이라는 게 이런 거였군. 직접 뛰어 짐승의 뒤를 쫓는 것이 훨씬 더 사냥다울 텐데 이건 할 짓이 아냐.

  날이 어둑해지기 시작할 무렵 혼다는 일본인 사냥꾼들의 대장 야마다에게 호위무사를 보내 사냥의 경과를 묻게 했다.

  “어떻게 됐나 묻고 와! 날이 저무는 데 호랑이는커녕 토끼 한 마리 안 보이니 지루하긴 하군!”

  해가 산마루에 기울고 땅거미가 질 무렵 요란한 총소리가 계곡을 흔들었다. 처음 한두 발로 시작한 총소리는 연발로 이어지고, 몰이꾼들의 징소리와 꽹과리 소리는 더욱 격렬해졌다. 혼다는 아연 긴장하여 총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호랑이다! 왕대야!”

  몰이꾼들이 도망쳐 오고 있었다. 징이며 꽹과리를 끌거나 나무에 부딪쳐 요란함을 더하며 달려오는 몰이꾼들의 등 뒤 숲에 술렁임이 있었고, 나뭇가지 사이로 얼핏 얼룩무늬의 짐승이 스쳐 지나는 것이 호랑이가 확실해 보였다. 날이 이미 어두워져서 시야가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혼다는 호랑이를 보았다고 생각했다.

  탕탕! 혼다의 영국제 수렵용 라이플이 연발로 불을 토했다. 그리고 총알은 확실한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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