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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은 개싸움♥
작가 : 구조이
작품등록일 : 2017.11.13

국민 보이그룹 "COLA"의 네임드 덕후 "콜투더라".
국민 걸그룹 "사이다"의 네임드 덕후 "사이다로소이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극심한 견제를 하며 사이가 나쁘기로 유명한 둘.
그런데 이 둘이 현실에서는 알고보니...?
.
.
.
대한민국은 지금 두 국민 아이돌 그룹으로 인해 들썩이고 있다.
국민 걸그룹 "사이다" , 그리고 국민 보이그룹 "COLA".
음원이 발매되었다 하면 레몬 차트 1위를 다투는 이 두 그룹은 그만큼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COLA가 데뷔하던 시절부터 응원해 온 "황버들."
그는 "콜투더라" 는 닉네임으로 각종 SNS와 커뮤니티 등지에서 고퀄리티의 대포 사진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평상시에는 평범한 학원 선생, 그러나 주말만 되면 어김없이 대포 카메라를 쟁여들고 마스크를 쓰고 팬사인회와 팬미팅회를 향하는 "황버들"은 바쁘지만 즐겁게 덕후 라이프를 만끽한다.

COLA의 덕후가 된 지 4년. 행복하고 뿌듯하기만 할 것 같은 버들의 덕후 라이프에도 걸림돌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음원 경쟁 대상이자, 연말 가요 대상 1위 라이벌인 걸그룹 사이다와 그녀들의 네임드 덕후
"사이다로소이다"의 존재. 버들은 "사이다로소이다"가 작성한 글들이 자신의 게시글보다 높은 조회수와 반응을 이끌 때마다 큰 패배감에 빠지는 그는, "타도 사이다로소이다"를 맘 속에 새기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COLA가 대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된 연말 시상식 가요제.
버들은 여느때처럼 대포 카메라를 챙겨서 회장에 참석한다.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 처음으로 "사이다로소이다"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는데.
그가 타도! 를 외치던 "사이다로소이다"의 정체는 다름 아닌ㅡ?!

 
1화 - 만남과 변화
작성일 : 17-11-23 11:23     조회 : 366     추천 : 0     분량 : 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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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아직도 나는 잊지 못한다.

 무더운 여름기운을 뚫고 쏟아지는 차가운 빗줄기 가운데의 초라한 스테이지를.

 

 급조한 것이 분명한 무대에서 비에 몸이 흠뻑 젖어가면서도 온 힘을 다해 춤추던,

 고작 17,18 남짓 되어보이던 네 명의 소년들.

 

 그들의 춤사위는 절규와도 같았다.

 우리의 춤을 봐주세요. 우리의 노래를 들어주세요. 온 몸으로 외치는 절규.

 그러한 절박한 몸짓과는 상반되는, 소년들의 얼굴에 띄어져있던 눈부신 미소.

 

 이윽고 노래가 끝나고 소년들은 빗물이 잔뜩 고인 무대 위에 나란히 섰다.

 서로 손을 마주잡고 시선을 교환하더니 허리를 꾸벅 숙여 관객을 향해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직전까지 격렬한 안무를 쥐어짠 탓일까, 흐트러진 숨소리가 섞인 목소리가 빗방울 소리 사이로 크게 울려 퍼졌다. 몇 없는 관객들이 손을 모아 박수를 친다. 대부분 우산을 손에 든 채 치는 둥 마는 둥 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소년들은 그런 관객들의 시늉에도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를 표했다.

 

 “저희는 작년에 데뷔한 COLA라고 합니다!”

 “씨오엘에이! 저희 각 멤버들의 이름에서 한 자씩 따와서 지은 이름이에요!”

 “기억하기 쉬우시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저희 이름 꼭 기억해주세요!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노래를 부를 때는 짐짓 성숙한 음성이었는데. 말하는 목소리는 영락없는 앳된 사춘기 소년들이다.

 그보다 COLA라. 어느 기획사 사장이 지은 이름인지 모르겠지만 센스가 정말 꽝이다.

 미래가 창창해 보이는 소년들을 모아 이런 이름 정도밖에 붙이지 못하는 안목이니, 이토록 허접한 행사에서 뛰고 있는 것도 납득이 갔다.

 

 하지만 소년들은 빗물이 흥건한 작은 무대에서 내려가기까지 그 센스 없는 그룹명을 연신 외쳤다.

 기억해달라고. 잊지 말아달라고.

 

 이윽고 빗줄기는 잦아들었다.

 

 소년들은 무대를 내려갔고, 급하게 설치되었던 무대는 다시 한 번 급하게 철거되었고, 열 명도 안 될 정도로 적은 관객들도 모두 떠났다. 방금 전까지의 비일상적인 풍경이 빠르게 일상의 풍경으로 되감기는 것을 바라보며 나는 손에 들고 있던 우산을 접었다.

 

 여름비와 함께 찾아온 기묘한 환상을 체험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 감각은 곧 바닥에 고인 빗물 웅덩이처럼 시간이 지나면 마르고 흐려져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질 것이다.

 무대에서 춤추던 소년들의 존재도 방금 내린 빗줄기처럼 잊혀지고 말겠지.

 

 잊지 말아주세요.

 

 막전엔 거의 호소에 가까웠던 소년들의 목소리.

 이상하게도 그 목소리만은 귓전에 들러붙은채 사라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

 

 

 

 

 

 신도시에 어설프게 생겨난, 가장 오래된 학원이 미처 1살도 되지 못한 학원가에서도 제일가는 신설 영어 학원이 맞이하는 금요일. 저녁 6시가 되어 하원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지자 원생들이 부리나케 교실을 박차게 뛰쳐나온다.

 

 “Make sure you get your homework done!”

 

 복도를 냅다 가로질러 박달음치는 자그마한 머리통을 향해 한 남자가 절박하게 소리친다.

 돌아오는 것은 대답 대신 개구쟁이 같은 웃음소리.

 남자는 한숨을 내쉬며 교탁에 널브러져 있는 교제와 출석부를 옆구리에 끼곤 교무실로 터덜터덜 돌아왔다.

 

 “버들 선생님, 수고하셨어요.”

 “Mr Hwang, good work today-"

 

 동료 강사들의 의례적인 인사에 눈웃음으로 대충 인사를 한 뒤 그는 제 책상을 느릿느릿 정리하기 시작했다.

 

 지이잉.

 

 서류가 버석거리는 소리와 자판기를 두드리는 소리가 가득하던 교무실에 메아리치는 진동음.

 버들의 핸드폰이었다.

 

 지이잉. 지이잉. 지이잉. 지이잉.

 

 한 번 울리기 시작한 핸드폰은 자신에게 신경을 좀 써달라는 듯 연이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인기 많네, 버들 선생님은. 퇴근 시간에 맞춰서 그렇게 연락이 잔뜩 오다니.”

 

 버들의 맞은편에 앉아 심드렁한 표정으로 시험지를 채점하던 윤아 선생이 웃으며 말했다.

 

 “아뇨, 딱히 그런 건 아닌데......”

 “얼른 받아 봐요.”

 

 얼버무리는 버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그녀는 다시 고개를 숙여 채점에 매진한다.

 거침없는 손놀림의 빨간 색연필이 시험지를 스칠 때마다 동그라미와 가위표가 피어난다.

 말수가 적은 그녀가 드물게도 먼저 말을 건넨 속뜻은 ‘채점하는데 방해되니 얼른 퇴근하고 받지 그래?’ 일 것이다.

 

 버들은 머쓱하게 어깨를 살짝 으쓱거리곤 핸드폰으로 시선을 옮겼다.

 핸드폰에는 부재중 통화 기록이나 아직 읽지 않은 문자 같은 건 없었다.

 애초에 윤아의 추측과는 달리 버들은 딱히 인기가 많거나 연락을 많이 받는 사람이 아니다.

 

 “...!

 저 그럼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하지만 핸드폰을 확인한 순간 버들의 눈망울에는 이전에 없던 확연한 생기가 돌았다.

 어딘가 못미덥고 잔 동작이 많아 부산스러웠던 움직임에는 절도와 속도가 붙었다.

 그는 5분 만에 본인 자리의 정리를 끝내고, 교무실에 있던 동료들에게 인사를 마치고, 부원장과 원장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학원 건물을 빠져 나오는 데에 성공했다.

 

 “늦지 말아라, 늦지 말아라-”

 

 학원을 나선 버들은 엄청난 스피드로 달리기 시작했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날씨가 더워 거리에서 질주를 했다간 졸도해버릴 것 같았지만, 요즘은 건물 사이로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덕에 달음질을 해도 땀이 나지 않았다.

 

 버들이 향하는 곳은 그의 자취방. 학원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오피스텔을 잡았다.

 전력질주로 10분 거리 정도.

 

 

 “다녀왔습니다-!”

 

 

 자취방으로 돌아온 버들이 제일 먼저 한 일은 바로 컴퓨터의 전원을 키는 일이었다.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뛰는 탓에 마구잡이로 흐트러지고 헝클어진 갈색 곱슬 머리카락을 가다듬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그는 컴퓨터 앞에 앉아 무아지경으로 키보드를 두들겼다.

 이따금씩 곁눈질로 컴퓨터 모니터 우측 하단에 위치한 시간을 확인하기도 했다.

 

 “좋았어.”

 

 모니터에 얼굴을 박을 기세로 집중해 자판기 위에서 손가락을 휘날리던 그는,

 이내 만족스럽다는 듯이 굽은 등을 피고 의자에 몸을 푹 기댔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안녕하세요-! 씨오엘에이! COLA입니다!』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버들의 모니터 화면에 4명의 청년들이 비친다.

 

 

 『COLA의 브이앱 라이브 시작합니다-!』

 『치킨 여러분들, 브이앱이 예고도 없어서 놀라셨죠?』

 『저희 신곡 ‘불금’ 뮤직비디오가 이주일 만에! 바로 10분 전 즈음에 1억 뷰를 달성했다고 해서요』

 『그 기념 서프라이즈 깜짝 브이앱입니다! 박수 박수~』

 

 

 

 황버들, 29세. 남자.

 평범한 영어 학원 강사.

 그가 어느 무더운 여름 날, 우연히 COLA의 행사 무대를 본 이후 4년의 시간이 흘렀다.

 

 4년이라는 시간은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로 긴 시간이다.

 

 『거기다가 저희 이번 앨범이 역대 남성 앨범 초동 기록을 갱신했다더라고요.』

 『정말 이 모든게 우리 치킨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너무,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이를테면 엉성하기 짝이 없는 무대에서 장대비에 젖어가면서 공연을 하고,

 우리들을 잊지 말아달라고 외치던 풋내기 아이돌들이 어엿한 국민 아이돌로 성장하기에 충분한 시간.

 

 그리고....

 

 “COLA 최고다!!!!!! 앞으로도 응원할게!!!!! 씨오엘에이! COLA!!!!"

 

 황버들이라는 평범한 남자가 COLA의 덕후로 거듭나기에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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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화 - 만남과 변화 2017 / 11 / 23 367 0 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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