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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nonsense love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7.11.13

누군가와 연인이 되어 사랑을 이어나가기 힘든 한 남자와 그 남자를 도와 병을 고쳐나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

 
nonsense love-8
작성일 : 17-11-22 23:05     조회 : 322     추천 : 0     분량 : 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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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집에 돌아와 가방을 내려놓고 불편한 교복을 갈아입은 다음 침대에 누워 윤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 길게 이어지는 수신음이 이제 끊어지지 않을까 싶던 순간에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늦게 받았네?”

  “씻고 있다가 지금 왔어.”

  “아, 그르냐.”

  마치 옆에 있는 것처럼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생각해보니 가족 이외의 사람과 통화를 하는 것이 얼마만이더라. 오랜만의 통화에 절로 회상과 감상에 젖을 뻔 했지만 고개를 살짝 흔들어 빠지는 것을 막았다. 어찌되었든 지금은 상대방과 대화하는 중이니까. 윤영이 그 사실을 재확인이라도 시켜주듯 먼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어쨌든 내일은 어쩔까?”

  “내일도 단축수업이던가?”

  “어, 거기에다가 수업도 적게 들은 날이지.”

  “몇 교시?”

  “6교시.”

  “음... 글쎄, 어디 갈만한 데가 있나?”

  “게임은 내가 안 해서 PC방은 못 갈 테고. 노래방이라도 갈까?”

  “나쁘지 않은 것 같네.”

  “오케이, 그럼 내일 봐.”

  “어어, 들어가라.”

  짧고도 오랜만인 통화가 끝이 났다. 통화가 끊어진 핸드폰을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가 침대 위에 조심스레 던지고 그 옆에 나란히 누웠다. 천창을 도화지 삼아 아까 하려다 만 회상을 이었다. 이젠 기억조차 선명하지 않은 먼 날의 기억에 대해서 말이다.

 

  ...눈을 뜨니 주위가 캄캄했다. 시간이 몇 시인가 궁금해 옆에 놓여있는 핸드폰을 봤더니 새벽 3시. 아이고, 흐릿한 기억을 떠올리려다 그만 뇌가 떠올리길 포기하고 자라고 말했었나보다. 12시 전에 자서 새벽에 일어나는 게 꽤나 큰 고역인 것을 아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더군다나 잠이 다 깼을 때엔 더더욱. 가만히 눈을 감고 다시 자려고 하는데 왜인지 모를 갈증이 내 목을 말렸다.

  “하아...”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며 뻐근한 몸을 일으켜 벽을 더듬으면서 방을 돌아다니다 전등 스위치를 켰다. 어두웠던 배경이 갑자기 밝아진 탓에 눈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천천히 눈이 시력을 되찾고 나서 방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길 기다리다가 적당히 익숙해졌을 때 곧장 내가 방을 나온 이유인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주방으로 걸어갔다. 냉장고를 열어 기다란 물통을 꺼내 컵에 보리차를 따랐다. 갈증이 날 때엔 음료수고 뭐고 간에 물이 최고라는 것을 생각한지 꽤 되었지만 이 생각이 틀렸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지금도 그렇게 느끼고 있는 중이고.

  한 밤 중에 전등을 오래 켜두면 전기세도 전기세이지만 우웅이나 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이 소리에 잠에서 깬 적이 있던 나이기에 물을 다 마시자마자 싱크대에 아주 천천히 컵을 내려놓고 주방의 전등 스위치를 껐다. 금방 전에 어둠에 눈이 익숙해진 것이 남아있는지 얼마 안 가 눈에 선명하게 집 안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닥에서 나는 소리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걸어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의 문을 열고 살살 문을 닫은 후에 침대 위에 다시 털썩 누웠다. 내일 있을 약속을 위해, 아니 그 전에 학교에 지각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자야 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아까 이른 잠을 자버리느라 어제의 일기를 쓰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핸드폰 어플에서 손전등 어플을 검색해 깔아 바로 일기장이 껴있는 책장을 비추고 손을 뻗어 뽑았다. 빠르게 넘겨 어제의 페이지를 찾으며 침대 옆에 걸린 교복 바지에서 샤프를 꺼냈다. 천천히 오늘 있었던 일들을 떠올려가며 적어내리기 시작했다. 연애의 시작, 경멸, 무시가 곧 바뀔 느낌, 카페에 갔던 일, 집에 바래다 준 일, 전화까지. 그리고 페이지를 다 채워가니 맨 밑에 적은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병의 호전 상태는?

 

  무어라 쓸 지 생각을 좀 하다 적당히 쓰기로 결심하고 샤프를 다시 놀렸다.

 

  처음으로 호전이 아닌 완쾌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듦.

 

  여기까지 쓰고 샤프심을 집어넣었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멈칫, 이렇게 일기를 끝내기엔 뭔가 마음이 후련하지 않다고 할까, 찝찝한 느낌이 드는 것을 감지했다. 그래서 나는 왜 이런지 잠시, 아주 잠시 동안만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해답을 찾고 나서 샤프심을 다시 샤프 속에서 꺼냈다.

 

  카페에서의 윤영의 모습은 꽤 매력적이었음.

 

  이렇게 적고 나자 그 찝찝한 느낌이 사라지고 후련함이 감돌았다. 고개를 끄덕이고 샤프를 다시 교복 바지에 넣고 핸드폰 손전등 어플을 켜 일기장을 책장에 넣었다. 그러고 핸드폰을 충전기에 꽂아놓은 다음에 눈을 감았다. 의외로 또렷한 정신과 무거워지는 눈꺼풀의 모순 속에서 나는 꿈으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 눈치 볼 사람도 없으니 빠르고 힘차게 열어 젖혔다.

 

  아침이다. 창틈을 통해 들어오는 아침에 공기 중에 섞인 냄새가 내 코를 찌른다. 공기는 무색무취라지만 시간, 상황에 따라 적어도 냄새는 얻는 것 같다. 과학책에 내 생각이 실리는 날이 올까? 같은 쓸데없는 생각을 머릿속으로 하며 화장실로 가 대충 씻었다. 교복을 갖춰 입고 밖으로 나가려던 찰나 오늘 있을 약속이 생각나서 방에서 1만원을 챙겼다. 부랴부랴 밖으로 나가 여차저차 학교에 도착했다. 좀 이른 시간에 속하는 편인 7시 20분에 반에 들어가자 애들이 하나도 없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내 자리로 가 앉아 엎드렸다. 서있자니 앉고 싶고 가만히 앉아 있자니 허리가 아파서 엎드린 것도 있지만 반의 다른 애들이 들어왔을 때 자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아마 오늘부터 비난이 이어질 터이기 때문이다.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반의 앞문이 드르륵 열리더니 남학생 둘이서 나란히 들어왔다. 어제 했던 게임 이야기인지 귀에 좀 익숙한 단어들이 들려왔는데 그들이 날 봤는지 순간 그 말들이 톱니바퀴가 고장 난 시계처럼 뚝 멈췄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그마한 욕설들.

  “저 새끼는 왜 이리 빨리 왔대. 쳐 자냐?”

  “야, 그냥 둬. 괜히 건드렸다가 너만 손해 볼지도 몰라.”

  “아 기분 더럽잖아. 그 소문 들었냐? 뻔뻔하게 학교 근처 카페에서 어떤 여자애랑 있었다는 거?”

  “헐, 진짜로? 좀 오반데.”

  “내 말이 그거 아니겠냐. 한 번만 나대봐, 진짜.”

  “둬 둬.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우니 피하지.”

  그래놓곤 저들끼리 킬킬대며 웃는다. 그들의 말을 듣고 있자니 확실하게 소문이 퍼진 것 같다. 의자를 끄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자신들의 자리에 앉아 잡담을 더 이어가려고 하나보다. 기왕 엎드린 김에 좀 자볼까?

  선생님의 좀 큰 볼륨의 부름에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다. 저녁에 뭘 해서 아침부터 퍼질러 자냐고 말씀하시는데 몇몇 애들이 같이 선생님의 볼륨에 자신들의 웃음소리를 끼워 넣었다. 선생님이 사태를 진정이라도 시키듯 교탁을 서류뭉텅이로 팡팡 내리쳤다. 그러고는 오늘도 열심히 하라는 말씀을 남기고 아침 조회를 끝내시곤 반을 나가셨다. 선생님이 나가시자마자 반은 내가 잠을 자고 있을 때 가지고 있었을 웅성거림을 다시 회복했다. 나도 물이나 마시고 다시 잘까? 라고 생각하며 엎드려있는데 마치 내가 일부러 듣기를 원하듯 내 앞자리에 떼거지로 몰려와 내 흉을 보기 시작했다. 아, 젠장. 일어날 타이밍을 놓쳤네. 그렇게 속으로 혀를 차며 있었건만 그들의 입에서 윤영이라는 이름이 흘러나왔다.

  “이 새끼랑 같이 있던 애가 소윤영이라니깐?”

  “내가 아는 그 윤영? 걔가 왜 이딴 놈이랑 있었대?”

  흠의 정도가 점점 올라가자 아예 관심을 끄고 잠들려던 찰나에 그들의 입에서 정말이지 도를 넘겼다 못 해 도를 뒤엎는 수준의 윤영의 험담이 튀어나왔다. 무슨 말이었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말을 듣자마자 난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소리가 어떤 소리인지를 경험했고 난 이미 일어나서 내 앞에 있는 무리들의 가운데에 있는 놈의 멱살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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