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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정의와 영광
작가 : TOSP
작품등록일 : 2017.11.20

몰락한 가문의 마지막 후예, 정의와 영광이 사라진 왕국을 새롭게 일으킨다!

 
잿더미 아래서(2)
작성일 : 17-11-21 19:13     조회 : 192     추천 : 0     분량 : 6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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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새벽에 시작된 성채의 화재가 어느 정도 진정되었다. 레오폴트는 분노에 찬 시선으로 불탄 성채를 맴돌고 있었다.

 “아무것도?”

 “분명 성채 바깥으로 뛰어나온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레오폴트는 죄 없는 돌멩이에 화풀이를 했다.

 ‘젠장, 안 그래도 곤란한 문제가 넘쳐나는데...’

  내전은 이미 막바지에 이른지 오래였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자들은 왕국 곳곳에 아직 남아있었다. 물론 그런 반역자들은 레오폴트 자신과 같은 야심만만한 젊은 기사나 영주들에게 그들은 자신의 공적을 세울 좋은 기회를 제공할 뿐이었다.

 ‘그 멍청한 마법사만 아니었어도...’

 

  성채 이층으로 가는 계단은 그리 오래 버티지 못했다. 남은 수비대들은 좁은 복도와 방을 거점으로 저항을 계속했다. 어떻게든 왕국군의 발을 붙잡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하지만 점차 무기가 부딪히는 소리는 줄어들고 비명소리 역시 멀어져 가고 있었다.

 “수비대는 거의 정리됐습니다.”

  병사의 보고가 들어왔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일렀다. 이곳에 쳐들어온 이유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반역자 루드비히는?”

 “집무실에 있는 것 같습니다.”

 “집무실을 포위하고 성을 철저히 수색하라, 반역자들을 하나도 남기지 말도록.”

 “예.”

  레오폴트는 집무실로 향하는 길에 들어섰다. 반역자의 목은 이미 그의 손에 떨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잠깐.”

  막 병사를 이끌고 영주를 찾으러 가는 레오폴트를 누군가 제지했다.

 “마법사님도 가시는 겁니까?”

  갑옷과 검이나 창으로 무장한 병사들의 틈에서 마법사라 불린 자는 홀로 검은 로브만 걸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마법사 하나가 그 날 밤 보였던 능력은 나머지 병사들을 모두 합친 것을 뛰어 넘는 것이었다.

 

 “아직도 성채로 들어가지 못한 건가?”

  성벽을 지키던 수비대는 순식간에 제압되었다. 하지만 그 잠깐의 틈에 성채는 수비태세를 갖추는데 성공했다.

 “놈들의 저항이 예상보다 거셉니다.”

  마법사의 눈빛에 불신이 스쳤다.

 “조금만 시간을 주시면 어떻게든 성채를 돌파하겠습니다.”

  레오폴트의 말에 마법사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여유 부릴 틈 따위 없다.”

 “예?”

 “병사를 물려라.”

 “무... 아, 알겠습니다.”

  마법사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깨달은 그가 황급히 지시를 내렸다. 동시에 마법사는 천천히 성채를 향해 걸어갔다.

 “위험합니다, 마법사님.”

  기사의 경고에도 마법사는 그를 힐끗 한 번 바라보며 주문을 읊었다. 마법사의 몸 주변에 바람이 일렁거렸다. 그 모습을 본 레오폴트가 급히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다들 성문에서 물러나라!”

  갑작스러운 명령에 뒤를 돌아본 병사들은 마법사를 보기 무섭게 빠르게 물러났다. 성벽으로 마법사는 천천히 다가갔다. 어느 틈에 마법사의 오른 손에서 불꽃이 맺히고 있었다. 마법사를 노리고 수비대의 궁수들이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화살들은 강풍에 휘말린 깃털마냥 마법사의 몸 주변을 비틀거리다 바닥에 떨어졌다. 날아드는 화살에 신경을 쓰지 않고 마법사는 본격적으로 마법을 펼치기 시작했다. 손에 맺힌 불덩이는 점점 커지다 곧 공중으로 솟구쳐 올라 마법사의 머리 약간 위에서 둥글게 뭉쳤다. 그리고 순식간에 사람 크기로 부풀어 올랐다. 거대한 불덩이는 다시 둘로, 넷으로 나뉘어졌다. 네 개의 불덩이가 충분히 커지자 마법사는 성문을 향해 세 개의 불덩이를 쏘아 보냈다. 굉음과 함께 성문에 불덩이가 차례대로 명중했다. 치솟아 오르는 불꽃은 한참 떨어져있던 병사들마저 눈을 돌릴 만큼 뜨겁고 밝았다. 마지막 불덩이는 조금 늦게 날아가 부서진 성문을 넘어 안쪽에서 폭발했다. 부서진 성문을 넘어 간 레오폴트는 숯덩이가 된 시체들과 끔찍한 화상을 입고 비명을 지르는 수비대들을 보며 경악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성문이 돌파 당했지만 수비대는 이미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새롭게 방어선을 만들었다. 좁은 계단은 공격에 그리 용이하지 않았다. 수비대는 빠르게 전열을 정비하고 계단으로 올라오는 왕국 군을 상대했다.

 ‘젠장.’

  수비대의 저항이 너무 완강했다. 그리 숫자가 많지 않았지만 좁은 계단이라는 지형과 큰 피해를 입었음에도 꺾이지 않은 수비대의 전의가 더해지자 철벽과 같은 방어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곳을 반드시 지켜라!”

  경비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병사들을 독려하고 있었다. 좁은 계단을 타고 오르는 왕국군을 상대로 수비대는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마법사가 다시 움직임을 보였다. 마법사 주변의 공기가 일렁이는 것을 수비대장의 눈은 놓치지 않았다.

 “저 자식이 마법을 쓰지 못하게 막아!”

  수비대장이 마법사를 가리키며 외쳤다. 궁수들의 반응은 조금 늦었다. 궁수들이 막 마법사를 조준했을 때는 이미 마법사의 머리 위로 십 여 개의 빛으로 된 구체가 떠올랐다. 이미 늦은 것을 직감한 경비대장이 병사들을 돌아보며 외쳤다.

 “다들 피해!”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빛의 구슬이 송곳 모양으로 변하며 무서운 속도로 날아왔다.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한 궁수와 몇 명의 병사들이 그대로 바닥에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방어선 곳곳에 빈틈이 생겼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왕국 군 병사들이 계단으로 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물러서지 마라!”

  경비대장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하지만 마법 공격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다시 빛의 화살이 휩쓸고 지나가자 계단을 틀어막고 있던 수비대가 우르르 쓰러졌다. 미처 숨이 끊어지지 않아 비명을 지르는 수비대원들을 왕국 군이 무참히 짓밟으며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마법 두 번에 순식간에 붕괴된 방어선을 보며 레오폴트는 고개를 저었다. 정말 무시무시한 힘이었다. 하지만 마법사에 대한 경탄은 순식간에 짜증과 분노로 바뀌었다.

 “뭔가 문제 있나?”

  성채는 거의 함락 직전이었다. 영주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최후의 저항을 준비하고 있었다. 레오폴트가 막 마지막 공격을 준비하던 중 마법사가 동행을 요구했다.

 “그것이....”

  분명 마법사가 보여준 위력은 생각 이상이었다. 하지만 성채 안은 수많은 방과 복도가 있었다. 그리고 그 중 어디에 얼마나 적이 숨어있을지 알 수도 없었다. 갑옷도 입지 않고 이런 곳을 돌아다니다 갑자기 기습이라도 당하면 아무리 마법사라도 당해낼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그 뒤에 생길 문제는 모두 레오폴트 자신이 감당해야 할 것이 틀림없었다.

 “안전이 확보되지 않았습니다. 어디서 적이 나타날지 모르니 일단...”

  레오폴트가 말을 끝맺기도 전에 마법사가 다시 뭔지 모를 마법을 사용했다. 손에 맺힌 검은 구체를 마법사가 힘껏 움켜쥐자 검은 빛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특별히 보이는 것은 없는데?”

 “네?”

 “탐색마법이다. 이정도면 문제없겠지?”

  더는 말이 필요 없다는 듯이 마법사가 발걸음을 옮겼다. 레오폴트는 여전히 불안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반역자 루드비히 막시밀리안 바인호프, 린덴바인 왕국의 정당한 지배자, 마티아츠 국왕 전하의 이름으로 체포한다.”

  마법사가 체포문을 읽었다. 영주의 집무실에는 루드비히 영주와 아까 보았던 경비대장이 병사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루드비히는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게르하임은 정당한 왕좌의 주인을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자다. 너희가 그자의 이름으로 나를 체포할 권리는 없다.”

 “그게 당신의 죄목이오, 무기를 버리시오.”

  왕국 군들이 창을 겨누었다. 경비대장 역시 검을 들고 왕국 군을 노려보았다.

 “명예와 정의.”

 “뭐?”

  영주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마법사가 되묻는 순간 영주는 책상 아래에 놓아둔 쇠뇌를 꺼내들었다. 레오폴트가 다급히 경고를 보냈지만 이미 늦었다.

 “마법사님 조심...”

  발사된 볼트는 그대로 마법사의 목을 꿰뚫었다. 마법사도, 주변의 왕국 군 병사들도 갑작스러운 사태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루드비히와 경비대장이 검을 뽑아들며 덤벼들었다. 영주의 집무실과 복도에서 두 사람의 마지막 저항이 펼쳐졌다. 하지만 둘의 저항은 오래가지 못했다. 먼저 경비대장이 병사들이 동시에 찌른 창에 맞아 쓰러졌다. 루드비히는 조금 더 오래 버텼다. 레오폴트는 막 한 병사를 쓰러뜨린 루드비히의 뒤로 다가가 힘껏 검을 찔렀다. 짧은 비명과 함께 루드비히가 검을 떨어뜨렸다.

 “빌어먹을...”

  바닥에 쓰러진 영주를 내려다보며 레오폴트가 일이 제대로 꼬여버렸다. 마법사가 이렇게 죽어버렸으니 누군가 이걸 문제 삼을 위험이 있었다. 그렇게 되면 기껏 고생해서 반역자 일가를 토벌한 공적이 헛것이 되어 버릴 수도 있었다.

 ‘그러니까 왜 쓸데없이 나서서....’

  하지만 진짜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레오폴트 경.”

 “뭐야?”

 “반역자의 아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병사의 말에 기사가 짜증을 내며 대답했다.

 “더 철저히 뒤져, 필요하면 성에 있던 놈들을 족쳐서라도 붙잡아, 어서!”

  기사의 분노에 병사들이 황급히 흩어졌다. 하지만 루드비히의 아들과 집사의 종적을 찾을 수 없다는 보고만 들어왔다.

 “성채에 불을 질러.”

 “네?”

 “불을 지르라고, 어디에 숨었다면 튀어나올 것 아냐?”

  분노에 찬 레오폴트의 말에 병사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주변은, 주변에 몸을 숨긴 흔적은 없나?”

  다른 곳으로 흩어진 병사들 역시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때마침 천막으로 들어온 전령의 보고는 그를 더욱 다급하게 만들었다.

 “알브레히트 공작이 직접 말인가?”

 “예, 오늘 오후 중으로 도착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중부의 왕국 군을 총괄하는 사령관 알브레히트 슈테마르케 공작이 직접 상황 보고와 사후 처리를 위해 이곳으로 온다는 소식이었다. 게다가 시간 여유도 없었다. 전령이 물러가고 한참을 안절부절 못하던 그가 한 가지 방법을 떠올렸다.

 “마을들을 전부 말입니까?”

 “그렇다, 저들 역시 반역자의 영지에서 반역자에게 충성을 다한 자들, 처벌할 사유는 충분하다.”

 “그렇다면, 약탈 역시 허용되는 겁니까?”

  레오폴트의 말에 병사들은 당황하거나 놀라는 대신 약탈의 허용 유무를 물었다. 언제나 병사들에게 중요한 것은 죽어갈 무고한 민간인들이 아닌 부족한 급료를 메워줄 추가 수당인 법이었다.

 “약탈은 당연히 허용된다. 즉시 실행하라, 그리고 너희 둘은 잠시 남도록.”

  병사들이 몰려가는 동안 남은 둘에게 레오폴트는 따로 지시를 내렸다.

 “깔끔하게 일을 마치면 급료와 별개로 은화 5개씩을 주마.”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사라지는 둘의 모습을 보며 레오폴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 한편이 은근히 불편했지만 금방 털어내었다.

 ‘여기서 멈출 수는 없어, 절대로.’

 

 “마법사가 죽었단 말이지.”

  알브레히트 공작이 말했다. 약탈을 마친 병사들이 모두 복귀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공작과 그의 부대가 도착했다. 도착하기 무섭게 공작은 레오폴트에게서 그의 임무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마법사의 죽음에 대한 보고를 받자 무표정하던 공작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 모습을 본 레오폴트는 뒷통수가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네, 반역자 루드비히 바인호프가 끝까지 저항하는 와중에 암습을 당했습니다.”

 “마법사들이란 한심한 자들이지.”

  뜻밖의 말에 레오폴트는 깜짝 놀랐다. 마법사들은 지금의 왕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으며 권력의 중심에 서있는 존재들이었다. 그런 자들을 함부로 말했다가는 무슨 꼴을 당할지 몰랐다. 레오폴트의 불안한 눈빛을 읽은 알브레히트 공작이 웃으며 말했다.

 “마법사들을 어지간히도 두려워하는 모양이군, 그것 때문에 고민이 많았겠어, 안 그런가?”

 “아...아닙니다. 제가 저의 임무에 소홀히 하는 통에 왕국에 큰 손실을 끼쳤습니다.”

  레오폴트의 대답에 공작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그래, 그래서 이 두 머리가 루드비히 영주와 그 아들의 것이란 말이지?”

  자신의 앞에 놓인 두 머리를 가리키며 공작이 말했다.

 “예, 그렇습니다.”

 “루드비히 영주는 대강 알아보겠지만, 아들은 가짜라 해도 알 방법이 없군 그래.”

  공작의 말에 레오폴트는 자신의 손이 저절로 움찔하는 것을 느꼈다.

 “뭐, 하여간 수고가 많았네, 레오폴트 경.”

 “아닙니다. 공작 전하.”

 “아, 그런데.”

 “네.”

 “마을까지 저렇게 모조리 쓸어버릴 필요가 있었나?, 이 영지를 받을 영주가 불만이 많을 것 같아서 말이네.”

 “반역자에 동조한 자들에게 왕국과 국왕 전하의 위엄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작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갔다.

 “그래, 자네는 잠시 이곳을 지켜야 하겠네.”

 “네?”

 “전하께 반역자의 목을 보내고 이 영지를 받을 사람이 정해 질 때까지 누군가는 여길 지켜야하지 않겠나.”

 “알겠습니다.”

 “그럼, 잘 부탁하겠네, 이번 공적은 전하께 잘 말씀드리도록 하겠네.”

  떠나가는 공작을 바라보면 레오폴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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