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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혈마연애전기
작가 : 추적룡
작품등록일 : 2017.11.20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던가. 강호의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혈사를 암시하는 서책의 출현. 때를 맞춰 출몰하는 괴인들. 수백 년 전 멸문한 혈교의 부활조짐. 마교와 사파의 심상찮은 움직임까지. 모든 일의 배후이자 새로운 혈마로 지목된 청년은 정작 엉뚱한 소리만 할 뿐이다. 자신은 강호제일미와 혼인하기 위해 강호에 출도했다고. 그리고 엄숙한 얼굴로 선언한다. 자신의 연애를 방해하면 정, 사, 마를 막론하고 가만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괴팍하지만 가슴 따뜻한 이 혈마는 과연 무림을 혈겁에서 구하고 영웅이 될 수 있을... 아니, 그보다 강호제일미에게 장가들 수 있을지. 본격 애인쟁취 분투기, 를 빙자한 무림과의 맞장뜨기가... 진짜 혈마의 전설이 이렇게 시작된다.

 
척유한1
작성일 : 17-11-21 18:54     조회 : 381     추천 : 0     분량 : 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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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를 요청하는 첩지가 정도맹에 접수된 것은 일 개월 전의 일이었다. 첩지는 먼 곳에서 보내졌으나, 다행하게도 무사히 맹에 도달했다.

 

 요청지는 사막 북쪽으로 마을이라고는 찾기 힘든 오지였다. 소수이긴 해도 사람이 살고 있었기에 구조 요청을 무시할 순 없었다.

 

 다만, 업무의 우선순위에서는 뒤로 밀렸다. 특별히 의심스러운 것은 아닌데다가, 주요인사의 보호가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여 순찰대에 령이 떨어진 것은 접수일로부터 보름이나 지나서였다.

 

 시일이 지체된 이유 중의 하나는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에도 있었다.

 정도맹의 순찰대는 다음과 같이,

 

 내 순찰대(內巡察隊)

 외 순찰대(外巡察隊)

 

 ...의 둘로 역할이 나뉘었다.

 

 내(內)순찰은 맹주전과 집법전, 장경각과 같은 맹 내의 주요시설을 담당했다.

 

 반면에, 외(外)순찰은 말 그대로 맹 외부의 지역을 도맡았다. 사막 경계 너머에서부터 남방의 열대 우림까지, 심지어 북해의 빙궁도 순찰 영역에 포함됐다.

 

 그러니 운 나쁘면 수십 년 동안이나 변방만 싸돌다가 은퇴하는 경우도 있었다. 상황이 이러하니, 미관말직 중에도 지원자가 없는 최악의 한직이 외 순찰이었다.

 

 그중에서도 일조에서 십조까지는 그나마 나았다. 소위 짬밥 대우, 혹은 인맥과 연공 예우라는 것이 이 바닥에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안에도 못 드는 나머지들, 특히 맨 끄트머리인 십삼조는 처지가 비참했다.

 

 이들은 주로, 이족 출신과 고아들. 혹은 작은 문파의 후원조차 못 받는 극빈한 무사들이거나 군부에서 불명예로 쫓겨난 자들. 심지어 경미하다고는 해도 범죄자로 채워지는 경우도 있었다.

 

 지원자가 워낙 없었기에, 흑도나 마교만 아니라면 맹에서도 어느 정도 눈감아줬던 것이다. 평화로운 시대였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몰랐다.

 

 어쨌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 순찰의 경우, 추가 업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느슨했다. 거기에 연쇄작용까지 벌어졌다. 늑장 출동이랍시고, 훗날 있을지도 모를 책임을 피하느라, 서로 간에 업무를 떠넘긴 것이다.

 

 일조장이 이조로... 이조에서 다시 삼조로, 사조... 오조... 이런 악순환을 거쳐서. 결국 최말단 십삼 조의 막사로 사령장이 미뤄졌다.

 

 “뭐야, 이게!”

 

 어느 오후.

 간만에 오수를 즐기던 십삼 조장 척유한의 손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이런, 시벌!”

 

 척유한이 일갈이 허공에 울려 퍼졌다.

 

 ***

 

 촤악!

 

 동굴 벽면에 기대어 서 있던 척유한이 몸을 뒤틀자, 가슴팍의 상처가 벌어지며 핏줄기가 길게 쏟아졌다.

 

 “쿠웨엑!”

 피분수를 토하며, 척유한은 눈을 부라렸다.

 

 ‘하필이면 왜...! 꼭 이 때냔 말이다!’

 

 정확히 만 번째 죽었다 깨어나는 중이었다. 물론 그 자신은 횟수를 헤아리기는커녕,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정신이 없는 이유는 ‘되살아나는 시점’ 때문이었다. 하필 눈을 떠 보면, 상처가 벌어지며 핏물을 쏟아내던 때였던 것이다.

 

 “젠장! 빌어먹을! 시이이벌!”

 

 정신없이 지혈을 하고나면,

 

 고오오...

 

 이내 어둠속에서, 사중혁이 유령처럼 나타났던 것이다.

 

 ‘피 냄새라도 맡는 걸까?’

 

 동혈 안의 곳곳으로 피해보기도 했고, 기척을 감춰보기도 했지만 도통 소용이 없었다.

 

 ‘이래서야 억만 번을 되살아난대도... 놈을 베기는커녕...’

 

 끝없는 개죽음일 것이다.

 

 ‘어떤 망둥이 사촌 같은 놈이... 날 엿먹이려고 이딴 빌어 처먹을 걸 만든 거야?’

 

 척유한은 미친놈처럼 두 눈을 희번덕거리며 동굴을 쏘아봤다. 이제껏 억눌렀던, 평상시의 지랄 맞은 성격이 되살아난 것이다.

 

 이십대 중반이나 됐을까.

 하지만 외 순찰 십삼조장 자리는 골패노름으로 거저먹은 게 아니다.

 

 무림말석의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자리였지만, 밑바닥 세계에도 만고불변의 진리가 있었으니, 당연하게도... 힘의 논리였다.

 

 강자존(强者存)!

 

 ‘강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얘기는 마교와 같은 곳뿐만이 아니라, 하루하루가 전장이나 다름없는 진흙탕에도 똑같이 적용됐던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망종 기질을 언제 꺼내들지 모르는 수하들을 다스리려면, 그들보다 더한 독종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힘으로 누르는 것만이 전부냐?

 세상일이 그리 간단할 리가 없다.

 역대로, 알량한 무위를 믿고 거들먹거렸던 십삼 조장치고, 무사했던 경우가 없었던 것이다.

 

 이를 테면...

 옆구리에 바람자국이 난 채, 뱃가죽에서 화주(火酒)를 질질 흘리면서, 대낮에 연병장 위를 울면서 뛰어 달아났던 경우는 차라리 애교에 불과했다.

 

 계집질을 하던 중에 물건이 싹둑 달아나는 통에, 게거품을 물고 꽁무니를 내뺐던 자는, 이후 수년이 넘도록 제 물건을 되찾겠다며 주색가를 기웃거렸다는 웃지 못 할 일도 있었던 것이다.

 

 쥐도 새도 모르게 실종된 후에, 근무일지의 명부에서조차 찢겨나간 경우는, 모두가 그런 조장은 기억에도 없다고 노래를 불렀던 사건으로, 맹의 감찰부 감독관도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십삼 조에서 일 년을 채우는 조장이 나오면, 대경할 사건이라고 모두가 수군거릴 수밖에.

 

 바로 그 즈음에...

 실종된 조장의 후임이 된 것이 척유한이었다.

 

 기존의 조원들과 나이로 비교하자면 중간 짬밥도 안 되는 새파란 나이였건만, 겁 없이 커다란 눈을 껌벅이며 십삼 조 안에 발을 들였던 것이다.

 

 한 마디로 ‘나 몰라라식 인사’였다. 외부 기관인 감찰부에서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땜방으로 앉힌 것이다.

 

 그리고 무려... 십 년간!

 십삼 조가 전에 없이 조용히 돌아갔다.

 맹의 관리자들의 두 눈이 일제히 휘둥그레질 정도의 대사건이었다.

 

 

 -척유한이란 자... 규정대로라면 승진시켜야 하는 거 아니오? 그러니까, 일개 조장보다는 대장(隊長)으로...

 -당치 않소!

 -저 친구를 빼냈다간, 십삼조가 다시 아수라장으로 돌아갈 거 아니오!

 -커, 커험! 그야 뭐...

 -어차피 사고뭉치 말종들! 모른 척 내버려 두는 것이 정답이오!

 -하긴, 나도 뭐... 딱히 그자가 잘 했다기보단...

  커험! 험! 망종들끼리 통하는 게 있어서 사고 없이 돌아간다는 생각이 막 들던 참이오...

 

 

 조직이 비대해지면, 병폐도 생기는 법이다.

 어쩌면, 가장 대표적인 현상 중의 하나는, ‘못하지는 말되... 너무 잘하지도 말아라!’ 라는 조언이 아닐까.

 

 뭔가를 뛰어나게 잘해도, 구성원들 스스로가 도리어 손해를 볼 뿐이라고 느낀다면, 그 조직은 한 번쯤 점검해볼 필요성이 있을 터.

 

 아무튼 맹의 집법관들도 경악과 함께 수상쩍게 바라봤던, 척유한만의 조직을 휘어잡는 능력이라면... 어쩌면 이것을 꼽아야할지 몰랐다.

 

 ‘감히 내 조원을, 건드려?’

 

 “쿨럭!”

 

 분통을 터뜨릴수록 핏물이 역류하는 것에 개의치 않고 씨근덕거리는 척유한이었다.

 그것은 조원을 지극히 아끼고 사랑하는 조장의 모습...이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내 조원은 나만 건드릴 수 있다!’라는 괴팍한 모습인지도 몰랐다.

 

 조원들의 원(怨)을 못 갚아주면... 스스로를 끝장내서라도 그 꼴만은 보지 않겠다는, 괴악하고 지랄 맞은 성정이야말로, 십삼 조를 휘어잡은 비결일 수 있는 것이다.

 

 어쨌건, 고상한 마음에서 나온 것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나와 내 조원(組員)들은 하나다!’라는 강력한 의지만큼은 진심인 듯했다.

 

 하여, 어지간한 자였더라면 벌써 몇 풀은 꺾였을... 정확히 일만 번째의 죽음을 눈앞에 둔 지금.

 

 척유한의 독종기질은, 도리어 극에 달했던 것이다.

 

 “쿨럭! 쿨럭! 사중...혁... 반드시... 죽여버리겠... 쿠웨에에엑...!”

 

 그때였다.

 

 -좋...구...나...! 좋고... 또 좋도다!(好...好...好)

 

 척유한의 귓가를 송곳으로 후벼 파는 듯한 강렬한 소리가 들려왔다. 일만 번 동안 죽었다 깨어나는 중, 이제껏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사중혁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증오하라...!

 -끝없이 증오하라...!

 -지금껏 흘린 피에 더해서, 이제 필요한 것은 너의 의념(疑念) 뿐이니...!

 

 척유한이 주위를 둘러봤다.

 하지만 누군가가 있을 리 없었다.

 

 있다고 한다면... 지긋지긋하게 봐왔던, 암영(暗影)속에 잠긴 채 날아오는 사중혁의 시커먼 그림자 같은 기운만이 저만치서 일렁일 뿐이었다.

 

 ‘이건 또 무슨, 빌어먹을 뻘조화?’

 

 주르륵!

 그때 척유한의 양쪽 귓불 위로, 핏물이 흘러내렸다.

 우연이 아니었다. 단순한 환청도 아니었다.

 귀를 찌를 정도의 공력이 담긴 음성은, 실재하는 현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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