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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천야재천(天也再天)
작가 : 천스윗
작품등록일 : 2017.11.3

검도를 배우는 고등학생 성연화는 이상한 꿈을 꾸고 외할머니께 해몽을 부탁드린다. 연화의 꿈을 들은 외할머니는 연화에게 집안의 가보 '성연작'을 보여주고, 성연작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연화는 그 칼을 집어들었다가 갑자기 나타난 주작에게 납치되어서 통일 신라 시대에 떨어지고 마는데….

 
여섯 번째 이야기
작성일 : 17-11-21 18:03     조회 : 218     추천 : 0     분량 : 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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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연화는 원래 문이 있어야 할 곳을 조심스럽게 손으로 문질렀다. 하지만 아무리 벽을 문질러 봐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내 방, 내 방 어딨지? 분명 여기가 맞을 텐데?”

  “여기잖아, 분명 여기잖아! 문 열어! 당장 열라고!”

  연화는 눈을 감은 채 마구 소리 지르며 벽을 두드렸다. 그러자 벽에 조금씩 금이 갔다.

  눈을 감고 있던 연화는 아무 것도 모른 채 계속 벽을 두드렸고, 벽은 결국 구멍 하나가 뚫렸다.

  벽에 구멍이 난 것을 본 연화는 놀랐다. 정확히 말하자면, 벽에 구멍이 난 것 때문이 아닌 다른 이유에서 놀랐다. 벽 너머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공간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뭐야? 저기는…?”

  너무 놀란 나머지 연화는 다리가 풀려 쓰러졌다. 그녀는 알 수 없는 공포감에 휩싸여 조금씩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몸이 멋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주먹만한 구멍은 연화가 눈을 감을 때마다 조금씩 커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연화가 보고 있던 벽을 완전히 부숴버렸다.

  “싫어, 사라지지 마…. 제발….”

  연화의 절망 섞인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구멍은 다른 벽들을 향해 세력을 넓혀나갔다. 그녀의 옆방인 연정이의 방 벽을 시작으로 온 집안을 모조리 삼킬 때까지 구멍은 멈추지 않았다.

  "제발, 제발…."

  구멍은 더 이상 구멍이라고 할 수 없었다. 아니, 벽 한 쪽을 완전히 없애버렸을 때부터 구멍은 이미 구멍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만, 이제 제발 그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연화네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녀의 주변에는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주변에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자 그녀는 불안한 마음이 싹텄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

  “그래, 이건 꿈일 거야. 볼만 꼬집으면… 아야!”

  아팠다.

  꿈에서의 고통은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던가, 연화는 그 말이 거짓말이기를 기대했다. 최소한 지금만은 거짓말이기를 기대한 채 계속 온몸을 꼬집었다. 물론 계속 아프기만 했다.

  눈앞에 펼쳐진 상황이 전혀 달라지지 않자 불안감은 공포로 바뀌었다.

  “누구… 누구 없어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악몽이라면 지금쯤 웃음소리라도, 흉기를 든 살인마 귀신이라도 나타나야 하는 것 아닌가?

  “아무도, 아무도 없어요? 누가 대답 좀 해 주세요!”

  연화는 공포에 휩싸인 채 간절하게 소리 질렀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침묵뿐이었다.

  변함없는 침묵은 공포감을 더욱 자극했다. 결국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고, 입에서는 울음소리가 터졌다.

  연화는 누군가가 자신의 울음소리를 들어주길 바라는 듯 크게 울었다. 아마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렇게 크게 운적은 없을 것이다.

  그녀의 울음을 누군가 듣기라도 했는지, 그녀의 뒤쪽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를 들은 연화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뒤를 돌아봤고, 깜짝 놀랐다. 그곳에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젊은 여자 한 명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어?'

  여자는 가슴에 큰 상처가 나서 피가 흐르고 있는 것만 뺀다면 연화와 완벽하게 똑같았다. 연화는 여자에게 누구냐고 질문을 하려 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여자는 연화의 바로 앞까지 다가가 몸을 서서히 낮추며 연화와 눈높이를 맞춘 후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를 잘 부탁드려요."

  "예?"

  그제서야 연화는 말을 할 수 있었다. 연화는 그녀에게 방금 들은 것들 중 궁금한 것들을 모두 물어보려고 했지만 그녀는 연화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사라져 있었다.

  "잠깐만요! 가지 말아요!"

  연화는 소리를 지르며 꿈에서 깨어났다.

  "꿈, 꿈이었구나."

  박물관에나 어울릴 것만 같은 주술도구들이 걸려있는 벽을 보며 연화는 한숨을 내쉬었다.

  "일어났네? 잘 잤어?"

  방에서 난 소리를 들은 은설이 밖에서 문을 열고 얼굴을 드러냈다. 그녀는 방금 막 식사를 끝냈는지 혀로 입가를 핥고 있었다.

  "아, 네. 언니는 잘 주무셨어요?"

  "어제는 잠이 잘 안 오더라고."

  말을 하던 은설의 눈은 연화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가람 오빠는 어디 간 거예요?"

  "아까 전에 깨서 농사지으러 갔어. 왜?"

  "아니에요. 그냥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하긴, 여기서 처음 만난 사람이 가람이랬지? 궁금할 만도 하네. 배고프니?"

  연화는 그제서야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게 떠올랐다. 갑자기 그녀의 뱃속에서 슬픔에 가려져서 나오지 못했던 굶주림이 밀려나왔다.

  "조금요?"

  "이리 와서 이것 좀 먹어."

  굶주림을 참지 못한 연화는 기지개를 한 번 하고 은설이 앉아 있는 마루로 갔다. 먹을 거라고는 채소밖에 없었지만 연화는 투정부릴 생각도 없이 오이 하나를 집어 들고 한 입 베어 물어 씹었다. 양념이 없었지만 무척이나 달콤하고 상큼한 맛이었다.

  "다 먹으면 얘기 좀 하자. 방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은설은 연화의 대답도 듣지 않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그리고 방 안에 놓여 있는 성연작을 쳐다보았다.

  '화련….'

  

  "언니, 들어가도 되요?"

  "어. 여기 앉아."

  연화는 조심스럽게 바닥에 앉았다. 연화가 앉는 걸 확인한 은설은 한숨을 작게 내쉬고 말을 시작했다.

  "넌 대체 누구야?"

  "예?"

  뜻밖의 질문에 연화는 당황했다.

  "넌 누구냐니까?"

  "뭐라고 대답해야 되요? 제 이름 물어보시는 거예요?"

  "고작 네 이름 묻자고 이 질문을 했다고 생각하니?"

  은설은 성연작을 집어 들고 말했다.

  "내 동생이 쓰던 검이 내 동생과 함께 날 떠나갔어. 그리고 정확히 보름 후에 그 아이와 똑같이 생긴 아이가 그 검을 가지고 내 눈 앞에 나타났어. 이걸 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 거야? 어디 한 번 설명해봐."

  "그, 그걸 저보고 설명하라고 하셔도… 전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저도 지금 누군가가 제게 벌어진 일을 아주 자세히 설명해주길 바라고 있단 말이에요."

  연화는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대체 왜, 왜 네가 우리 앞에 나타난 걸까? 난 정말 모르겠어. 가람도 모를테고. 너까지 모른다면 대체 누가 내게 이 상황을 설명해줄 수 있을까?"

  은설은 입술을 깨물며 태연한 척 하려 했지만 얼굴에서 나타나는 우울한 감정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연화는 그녀를 위로해주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생각나지 않았다. 연화는 말없이 그녀를 지켜볼 뿐이었다.

  "화련, 제발 알려줘. 누가 널 죽였는지라도 제발 알려줘…."

  은설이 작게 중얼거렸다. 연화는 그 말을 듣고 아까 꿈에서 자신이 만났던 여자를 떠올렸다.

  "저, 언니. 혹시 그 화련이란 분이 돌아가셨을 때 가슴 부분에 상처가 있었나요?"

  "뭐? 갑자기 그걸 왜 물어보는 거야?"

  연화는 자기가 꿨던 꿈 얘기를 했다.

  "정말, 정말로 그 애가 화련이라면 넌 정말 누군 거야? 화련이랑 대체 무슨 관계가 있기에 화련이 네 꿈에서 그런 이야기까지 하는 걸까?"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가 확신할 수 있는 건 화련이란 분과 제게 어떤 관계가 있는 거란 거예요."

  은설은 연화의 말을 듣고서 잠시 생각하더니 일어서서 벽에 있는 주술도구들 몇 개를 챙겼다.

  "연화야. 널 여기로 데리고 온 게 주작이라고 했지? 아무래도 주작에게 직접 물어봐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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