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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너의 수호천사가 되어줄게
작가 : 페퍼클라우드
작품등록일 : 2017.11.14

22살 꽃다운 나이, 우월한 미모, 공작가 장녀, 대신전의 신성기사 단장, 황태자의 약혼녀,
어디 하나 빠질 것 없는 이슬로즈에게 떨어진 날벼락.
"앞으로 1년 정도 밖에는...."

나사 꽉꽉 채운 채 빡빡하게 살아오던 삶에서 한 발 물러나보려고 한다.
첫 번째 목표는 신셩력 수련해서 하루라도 더 오래 살기.
두 번째 목표는 그녀의 전 약혼자인 황태자와 절친 맺어주기.
"내가 너의 수호천사가 되어 줄게!"

표지 후원 - 스카이벨님

 
05. 술이나 한 잔 해요.
작성일 : 17-11-20 01:10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4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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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몇 잔의 술잔이 오가고 쓸데없는 잡담이 적당히 그 사이를 메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어쩌다보니 다시 마수의 이야기로 되돌아왔다.

  “완전히 태워지지 않을 줄은 몰랐는데 말이죠.”

  “그쪽의 성황에게 보여 보면 어떨지요?”

  “아마 힘들 거예요. 신성력 친화도라는 것이 딱히 전투, 비전투를 가리는 것은 아니거든요. 발현 방식에서 능숙도로 차이가 나기도 하고 기존에 검술을 배웠느냐 아니냐로 방향성이 갈리기도 하죠.”

  “그대는 어느 쪽이었습니까?”

  “저는....”

  조금 아련한 눈빛으로 천장의 어느 한 구석을 바라보던 그녀는 피식 웃고 다시 잔을 입 안에 털어 넣었다.

  “모르겠네요. 태생이 공작가의 적자이자 장녀였고 가문을 이을 것이 당연시 되었었으니까. 신성력을 지니고 있다는 걸 언제 알았더라. 그것도 매우 일러서 아버지께서 고민하셨던 건 어렴풋이 기억나네요.”

  “당신이 하고 싶었던 것은요?”

  이슬로즈는 의외라는 듯 고개를 기울이고 그를 응시하다가 피식 웃고는 잔을 척 내밀었다. 그는 조용히 잔을 채워주었다.

  “전하께서는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사셨나 봐요?”

  “...아니죠.”

  “그렇죠? 저도 그래요. 다만 재능이 받쳐주니까, 노력한 만큼 댓가를 받다 보니 어느새 이 자리더라고요. 이제는 전부 내려놓아야 할 길이지만요.”

  “....”

  그는 답하지 않고 침묵했다. 자신의 잔을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다시 그녀를 힐끗 바라보고 다시금 무겁게 침묵했다. 하지만 내내 입술이 엷게 달싹여서 그녀는 그를 기다려주었다. 마침내 열린 그의 입술은 무거웠다.

  “저는 계속 궁금했습니다.”

  “물어보세요.”

  “하, 지금도.”

  “지금도?”

  그는 내도록 침착했던 태도에서 살짝 어긋난 것처럼 거칠게 머리를 쓸어 올렸다. 단정하게 반 묶음 하여 정돈한 머릿결이 여기저기 비죽이며 흩트려졌다.

  “왜 당신들, 아니 성기사들은 그토록 죽음에 초연한 겁니까?”

  “응?”

  “왜, 왜....”

  “왜?”

  “왜 곧 죽을 사람이 그토록 태연할 수 있는 겁니까?”

  “....”

  정적은 짧았다. 그토록 무례했음에도 그녀의 표정은 말갛기만 했다. 그냥, 어떻게 답하면 자연스러울까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차피 죽을 거라서?”

  “주희....”

  “아니, 그렇잖아요. 내가 부정하면 내 삶의 길이가 길어지나요? 나는 과거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살 거예요. 주신의 축복에 감읍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 하고, 가문과 제국과 대륙에 영광을 바칠 일을 위해 살겠지요. 하지만 언제든 죽을 수 있는 것이 사람의 인생이 아니던가요?”

  “그런 의미가 아니지 않습니까.”

  탄식처럼 답하는 그에게 그녀는 작게 웃으며 어깨를 살짝 도닥였다.

  “알아요. 하지만 신의 기사로서, 또한 사제로서 그 분의 영광과 축복 아래 사는 의미를 깨닫고 나면 생과 사의 의미가 조금 엷게 느껴지곤 해요.”

  “....죄송합니다. 당신을 괴롭히려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알아요. 그리고 이런 질문을 한 사람이 당신이 최초는 아니라서요. 무슨 말인지 알죠?”

  “...그렇군요.”

  그는 깊이가 깊진 않아도 나름 납득한 것 같았다. 동대륙에도 그러한 기조와 사풍을 가진 종교나 철학이 없지 않았다. 하물며 전 대륙에 전파된 중심적인 교단의 설득력이야 두 말할 여지가 없었다.

  “신성성이 가지는 폐해일지도.”

  “저도 방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

  이슬로즈는 부드럽게 웃는 얼굴로 주먹을 내밀었다. 의아해하는 그에게 자신의 두 주먹을 살짝 맞부딪혀 보이고는 다시 주먹을 내밀었다. 그 역시 웃으며 거기에 응했다.

  “신이란 어떤 존재일까요.”

  “글쎄요.”

  이슬로즈는 큰 고민없는 얼굴로 어깨를 으쓱였다. 굳이 논쟁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가 강력하게 드러났다. 겸은 설핏 웃고는 자신의 몸에 흐르는 신력을 끌어올렸다.

  “혹시 실험을 해 보지 않겠습니까?”

  “어떤?”

  그는 손바닥을 위로 하여 그녀에게 손짓해 보였다. 그녀 역시 의심 없이 그에게 손을 내주었다. 그는 위로 덮듯이 올려진 손을 뒤집어 그 위로 다른 손을 다시 덮었다. 두 손으로 그녀의 손을 쥐고선 살며시 눈을 감았다.

  “뭐 하는 거예요?”

  “쉿. 잠시만요.”

  이슬로즈는 물처럼 밀려들어오는 신성력을 느꼈다. 그것은 자신의 것과 궤를 달리하면서도 맑고 청아한 기운이 전신을 깨끗하게 씻어 내리는 것처럼 편안했다. 심장에서부터 조금씩 세를 늘리던 악한 기운이 물에 녹아 흐려지는 것처럼 사라졌다.

  “오, 느껴지는데요. 괜찮아요. 제 신성력과 잘 융화되고 있어요.”

  “그거 다행이네요.”

  그 기운에 저의 것을 섞으니 그 속도가 더욱 빨랐다. 내내 전신을 불태우기만 할 수는 없어서 참고 있던 작은 불편함들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그녀는 조금 더 편안한 얼굴이 되어 그에게 활짝 웃어보였다.

  “이제 그만 되었어요. 황자 전하도 힘드시잖아요.”

  “저는 괜찮습니다.”

  “저기요, 저도 신성력 운용하는 기사거든요? 어지간한 사람에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뻔히 아니까 그만 주셔도 돼요. 이마에 땀 맺힌 것도 뻔히 보이고.”

  “....굳이 걱정되신다면 더 효율적인 방법도 있습니다만.”

  “네?”

  고개를 갸웃하는 그녀에게 그는 조금 짓궂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금세 뜨악한 표정이 되어 소리를 빽 질렀다.

  “설마, 입으로요?”

  “네.”

  “어우. 그거 신성기사들 사이에서도 당장 죽을 지경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라고요. 특히 대민지원 갔을 때 반응이 얼마나 나쁜데요. 조금만 보수적인 곳이어도 신성 기사나 사제를 거의 악마의 자식처럼 바라본다고요.”

  “뭐 어떻습니까. 그대나 나나 신을 모시는 일종의 사제인데요. 사제끼리 서로 내외하고 거리낄 것 있습니까.”

  “됐어요.”

  그녀는 볼을 잔뜩 붉히고는 엄한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는 천연덕스럽게 마주보는데 조금 삐딱하기까지 했다.

  “겁먹은 겁니까?”

  “겁은 무슨.”

  “맞는 것 같은데요.”

  “저어어얼대로 아아아니거든요?”

  “그렇게 부정하니까 더 긍정으로 느껴지는데요.”

  “착각이시고요.”

  “정말....”

  결국 이슬로즈는 화가 잔뜩 나서 톡 쏘아붙이고 말았다. 차마 소리를 바락바락 지를 수는 없어서 잔뜩 억눌린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아, 진짜! 착각이라니까! 에이씨, 아직 첫키스도 못 해 봤다고요! 그런데 누구랑 뭘 해요? 댁이랑 나랑 알게 된 지 고작 반년도 안 됐거든요? 실제로 대면한 시간은 그 반의 반의 반도 안 될 텐데 뭘 해요?”

  “그쪽 기사나 성직자들끼리는 한다면서요?”

  “누가 그래요? 할 수도 있다고 했지 한다고는 안 했거든요? 그리고 요즘 젊은 사제들은 굉장히 꺼린다고요!”

  하지만 그는 오늘 밤 아주 뻔뻔해지기로 작정한 사람처럼 굴었다. 얼굴에 붉은 빛 한 점 밝히지 않은 얼굴로 천연덕스럽게 다시 입맞춤을 권해왔다.

  “그럼 한 번쯤 해 보는 것도 좋지 않아요?”

  “싫어요.”

  “설마 사랑하는 사람과 하려고 아껴두시는?”

  “그런 건 아니에요.”

  “음, 보자. 그렇다면 결혼식 할 때까지 아껴두려고 한 겁니까?”

  “에이씨. 아니라고요!”

  “그런 왜 그러는 건데요?”

  “그보다 내가 전하에게 이런 이야기까지 해야 하는 이유가 뭐죠?”

  “같은 배를 탔잖아요.”

  “웃겨. 배는 내가 탔고 그쪽은 저 멀리 해안에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그 배, 그럼 나도 같이 타면 말해줄 건가요?”

  “와, 와하하... 진짜 끈질기시네요. 이거 뭐 키스 한 번 하려고 바다에 뛰어들 사람이네.”

  “뭐 어떻습니까. 인생의 마지막 기로에 입맞춤 한 번 정도는.”

  “나 지금 진짜로 기분 이상한데. 혹시 나한테 반했어요? 좋아해요?”

  그는 잠깐 고민하는 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턱을 쓰다듬더니 고개를 번쩍 들어 좌우로 가로저었다.

  “...지금 딱 3초 생각해 봤는데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왜 그렇게 집요하게 굴어요?”

  “학구열?”

  “개소리.”

  “으음. 제국의 공녀이자 예비 황태자비로 전하의 칭호까지 받으신 분께서 말투가....”

  “아, 됐고. 그래서 왜냐고요.”

  “정말로...”

  “됐다, 내가 말을 말지.”

  그는 낮게 웃음을 터트렸다. 크게 소리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듯 몸을 수그리고 무릎 사이에 고개를 파묻어 등이 가늘게 떨렸다. 그는 이슬로즈가 세 잔을 더 비울 때까지 웃다가 간신히 고개를 들었다.

  “첫 눈에 반했다고 해도 안 믿을 거잖아요.”

  “당연하죠.”

  “그럼 이 대답은 어때요? 때로 아름다운 것에 입 맞추고 싶은 것은 본능이라는.”

  “어딜 성추행범 같은 소리를.”

  “정말인데.”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을 끌어다 손바닥 안쪽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가볍게 따끔한 것처럼 손바닥에 열이 확 올랐다. 빼내려고 했지만 꽉 틀어쥔 손이 빠지지 않았다. 조금 당황한 그녀의 눈동자에 살짝 치켜뜬 그의 시선이 박혔다.

  어쩐지 침이 꼴딱 넘어갈 정도로 야릇한 시선이었다. 하지만 그는 무엇을 하는 대신 잡고 있는 손을 그녀의 방향으로 밀어주었다.

  “어, 어?”

  은빛 가느다란 실선이 그리는 화려한 꽃이 손바닥 안에 피어 있었다. 꽃술이며 핏줄처럼 가느다랗게 이어지는 이파리 한 장, 한 장의 잎맥까지 정교하게 재현된 형상이었다. 그녀는 시선을 온전히 빼앗긴 채 그것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예뻐요...”

  “당신만큼은 아니에요.”

 

 

 

 

 

 

 

 
작가의 말
 

 밀당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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