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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너의 수호천사가 되어줄게
작가 : 페퍼클라우드
작품등록일 : 2017.11.14

22살 꽃다운 나이, 우월한 미모, 공작가 장녀, 대신전의 신성기사 단장, 황태자의 약혼녀,
어디 하나 빠질 것 없는 이슬로즈에게 떨어진 날벼락.
"앞으로 1년 정도 밖에는...."

나사 꽉꽉 채운 채 빡빡하게 살아오던 삶에서 한 발 물러나보려고 한다.
첫 번째 목표는 신셩력 수련해서 하루라도 더 오래 살기.
두 번째 목표는 그녀의 전 약혼자인 황태자와 절친 맺어주기.
"내가 너의 수호천사가 되어 줄게!"

표지 후원 - 스카이벨님

 
04. 자고 가든가.
작성일 : 17-11-19 02:26     조회 : 218     추천 : 0     분량 : 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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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진도가 너무....”

  “진도 같은 소리 하십니다. 따라 오기나 해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문간으로 걸어가는 그녀와 달리 2황자는 멍하니 그녀의 뒷모습만 바라보고만 있었다. 뒤따라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자 그녀는 샐쭉 고개를 뒤로 돌리고 턱짓을 했다.

  “안 따라오고 뭐 해요?”

  “예, 가지요.”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오려는 헛웃음을 간신히 삼키고 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를 따라 간 곳은 그녀의 개인 침실이었다. 내외하는 동대륙 기풍 탓에 그의 얼굴에 붉게 홍조가 올랐다.

  “주희, 저는 밖에서 기다리는 것이....”

  “얼굴도 안 보이는 데서 무슨 간호를 해요?”

  “...간호요?”

  “네, 간호. 마침 전하께서 매일같이 별궁에 들르셨다고 하니 소문도 적당히 났을 것이고, 기왕 이렇게 된 거 제가 그대를 용서하고 간호까지 받았다고 하면 꽤 괜찮은 그림이 되겠죠. 특히 밤새 간호했다는 것이 알려지면 상당히 야릇한 그림처럼도 보일 거고?”

  “아....”

  그는 그제야 그녀의 말을 이해했다. 일종의 연극을 하자는 뜻인 것 같았다.

  그녀는 멜빈에게 뭔가 귀엣말로 지시를 내렸다. 그는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그와 그녀 두 사람을 번갈아가며 바라보다 억지로 고개 숙이는 시늉을 해 보이고 나갔다.

  그녀는 다시 옆에 선 시녀 몇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리곤 다른 시녀들과 함께 미닫이로 나뉘어져 있는 건넛방으로 넘어가 옷을 갈아입고 왔다. 그 옷이 또 지나치게 얇아서 겸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듯 침대 위로 홀랑 올라가 이불을 덮고 반쯤 기대어 누웠다.

  “간호요.”

  “아, 예.”

  겸은 그녀의 침대 옆에 마련된 의자 위에 앉았다. 아직 해가 한참 남았는데 어쩌나 싶었다. 하지만 그의 우려나 기대와 달리 그녀는 이불 아래서 서류 더미를 왕창 꺼내 하나하나 읽기 시작했다. 마치 그녀의 시야에 그가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는 듯이.

  “....?”

  “심심하시면 거기 책이나 읽어요. 난 바쁘니까.”

  “어, 예.”

  겸은 뭔가 여우나 귀신에 홀린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애초에 혼약 운운하면서 상대로 자신은 어떠냐고 운을 띄운 것은 그가 먼저였다. 솔직히 그렇게 한 방에 덥석 물어버릴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지금 상황을 단번에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주희, 그녀의 존재가 새삼 생소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까탈스럽고 제멋대로에 사람을 아래로 보아 부리는 데 매우 능숙해 보였다. 처음 만났을 때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게 또 새삼스러우면서도 재미있기도 하다. 그는 책을 고르는 척 하면서 그녀를 흘끔거렸다.

  그녀는 그가 있는 쪽을 바라보지도 않으면서 그를 향해 낮게 쏘아붙였다.

  “묻고 싶은 것 있으시면 하나만 묻고 밤에 다시 물어보세요. 지금은 좀 바쁘니까.”

  거짓말이다. 2황자가 오기 직전까지 탱자탱자 잘 놀고 있었다. 서류더미도 괜히 일 하기 싫다고 멜빈에게 땡깡 부리는 의미로 제 침대에 파묻어둔 것이었다. 그가 기사인 이상 레이디의 침대를 들출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한 억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2황자에게 한 방, 아니 몇 방이나 얻어맞은 정신적인 충격이 상당히 커서 갚아주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 그녀는 모략에 약할 뿐이지 지모가 모자라진 않았다. 당장 한 방 먹이긴 어려워도 곯려주는 것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었다.

  “그, 밤이라 하시면....”

  “아까 자고 가라고 했잖아요? 질문 끝났죠?”

  이슬로즈는 부러 바짝 짜증을 내는 척을 했다. 그에 2황자가 답지 않게 어깨를 움츠리는 것을 흘겨보곤 서류로 슬쩍 올라가는 입가를 감췄다. 그리곤 다시 열심히 일하는 척, 아니 정말로 열심히 서류를 읽고 도장을 찍었다.

  어쨌거나 멜빈이 지금 광경을 보았더라면 매우 기뻐했겠지만 지금은 그녀가 시킨 일을 하러 나가고 자리에 없었다.

  결국 겸은 조용히 읽기 위한 책을 고르려 쌓인 더미를 살폈다. 무작위로 쌓인 책 더미를 가지런히 하여 아래쪽에 놓인 책들의 제목을 읽던 그의 손이 잠깐 움찔했다. 예상과 달리 책이 전부 로맨스 소설이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한 번 흘겨보았다가 째림당하고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고를 것도 없이 맨 위의 책을 집어 펼쳤다. 시녀들이 저녁 식사를 하시라 고할 때까지 침실 안에는 사락사락 종잇장 넘기는 소리만이 간간히 울렸다.

 

  간신히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밤이 아주 깊어진 후였다. 밤은 어둡고 창문은 커튼으로 단단히 막아둔 데다가 등불은 얕고 낮았다. 안력을 돋워 책을 읽어보려고 해도 흐려지는 글귀를 따라잡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책이 전부 연애소설이었다.

  겸은 솔직히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슬로즈 공녀는 서대륙에서 둘째가라 하면 서러울 정도의 솜씨를 지는 검사에 신성력으로도 성황과 최고사제를 제외하고 따라올 자가 없다 했다. 보기 드문 미모에 하는 행동거지 하나하나 전부 우아했다.

  그런데 연애소설이라니. 처음엔 자신을 놀리는 것인가 싶었다. 선공은 자신이 했지만 그 뒤로 차곡차곡 한 방씩 얻어맞고 있는 중이었으니까. 부러 자신에게 세게 나오고 있다는 것을 못 알아차릴 정도로 멍청하진 않았다.

  그런데 책 중간 중간 갈피가 끼워져 있다거나 끄트머리가 접혀 있는 자국이 있고 무엇보다 손때가 타 있다는 점에서 처음의 가정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물론 시녀들이라든가 다른 사람들에게 빌린 것일 수도 있긴 하다. 하지만 그 가정도 책 맨 뒷장에 그녀의 싸인을 발견하고 머릿속에 고이 접어 넣었다.

  “다 했다.”

  “고생하셨습니다.”

  “뭐, 고마워요.”

  갑자기 쑥스러운지 볼을 긁적이는 모습이 귀여웠다. 자신이 그런 생각을 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실소한 겸은 조금 편안해진 마음으로 툭 던지듯 물었다.

  “묻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요.”

  “하세요.”

  “원래 성격이 이렇습니까?”

  “내 성격이 뭐가 어때서요?”

  “직설적이고 소탈하시네요.”

  “건방지진 않고요?”

  이슬로즈는 바람 빠진 공처럼 피식 웃으며 되물었다. 겸 역시 조금 더 힘을 빼고 답했다.

  “다시 묻는다면 그렇게 말할 지도.”

  “어어, 제국의 화친 사절에게 그렇게 함부로 말 하셔도 되는 건가요?”

  “일단 제가 꺼낸 말도 아니고. 글쎄요, 저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습니다만.”

  “쪼잔하시네.”

  “...네?”

  그녀는 대답 대신 두 팔을 뻗어 몸을 이리저리 쭉쭉 당겨 폈다. 쪼그리고 서류를 보느라 꽤 힘에 겨웠던 모양이지만 지척에 앉은 남자에게는 살짝 고문에 가까운 행위였다. 그는 화급하게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어냈다.

  “조금 조심 좀 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적당히 걸러서 보세요.”

  “아니, 무슨....”

  “됐고. 그것보다. 술이나 한 잔 할래요?”

  그는 예의도 잊고 입을 딱 벌렸다. 너무 기가 막혀서 말도 나오지 않아야 정상인데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 술을 마시자는 말씀이십니까?”

  하지만 그녀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난 어차피 안 취해서. 신성기사잖아요. 알콜 정도는 한 방에 휙~!”

  “예?”

  되묻는 그에게 이슬로즈는 가슴 바로 아래 명치께를 주먹으로 툭툭 두어 번 두드렸다. 가벼운 침의가 펄럭여 다시금 볼을 붉히며 시선을 떨어트리는 그에게 꽂히는 시선이 따가웠다. 그는 헛기침을 두어 번 하고 그녀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것과 무슨 관계입니까?”

  “이것 때문에 지금 신성력이 완전 풀 차지(Full Charge. 완충) 상태라서.”

  “...그럼 마셔도 별 소용없는 것 아닙니까.”

  “기분이죠, 기분. 이 속상한 기분 달랠 것이라곤 술이랑 검뿐인데, 병자라고 소문을 온 사방에 내 놓고 이 달밤에 검무를 추겠어요, 뭘 하겠어요. 방 안에서는 해 봐야 기초근력 훈련밖에 할 수 없고.”

  그러더니 침상에서 튕기듯 뛰어내려와 침상 아래쪽으로 몸을 구부렸다. 그가 앉아있던 곳과 반대반향이기는 했지만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기, 주희?”

  “아, 잠깐만요. 시녀들 피해서 숨긴다는 게 너무 깊게 넣었나 봐.”

  잠시 후에 그녀는 호박색 액체가 찰랑이는 술병을 두 개 꺼냈다. 그에게 두 개를 번쩍 들어 자랑하듯이 짤랑거려 보이고는 방을 뒤져 찻잔도 두 개 가지고 왔다. 그리곤 침상 옆 바닥에 주저앉아 그에게도 오라고 손짓 해 보였다.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만 결국 그녀의 옆에 앉고 말았다. 그녀가 채워주는 잔을 받고 그 역시 잔을 채워주었다. 두 사람은 두어 번 정도 말없이 술을 마셨다. 술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독했고 그래서인지 몰라도 상당히 향기로웠다.

  호기롭게 잔을 두어 번 비우던 그녀는 어느새 두 무릎을 끌어안은 채 술잔을 돌리고 있었다. 그리곤 어딘가 우울한 듯 싶은 표정으로 무릎을 꽉 끌어안은 채 병을 들어 잔을 채웠다. 겸이 그것을 빼앗아가 대신 잔을 채워주었다.

  “고마워요. 전하도 한 잔 더 받으실래요?”

  “그러죠.”

  어쩐지 한숨소리가 더 큰 것 같았지만 그녀는 대충 무시하고 잔을 들었다. 그가 잔을 들어 올리자 뭐가 즐거운지 귀여운 얼굴로 짠~ 소리를 내며 잔을 부딪혀온다. 그리고 단번에 쭉 마셨다. 그 모습에 헛웃음을 흘리던 겸은 입가에 대었던 잔을 뚝 떨어트렸다.

  “그런데, 그 마물 때문에라도 마시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이거 태우려고 신성력이 자동으로 쭈우욱~.”

  그는 피식 웃고는 자신의 잔을 그녀처럼 단번에 쭈욱 마셨다. 옆에서 그녀가 오오오~ 하며 작게 박수치는 흉내를 냈다.

  “저도 신의 일족 중 파편이라 할 정도는 되어서요. 어지간해선 잘 취하지 않습니다.”

  “오. 독살 위험은 거의 없으시겠네요.”

  “뭐, 그런 셈이죠. 그래도 죽을 만큼은 아프더군요.”

  담담한 어투였지만 함축된 언어에 담긴 의미가 깊었다. 이슬로즈는 어설프게 위로하는 대신 그의 잔에 술을 가득 채워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잔도 채워서 내밀었다.

  “마시죠.”

  “그래요.”

 

 

 

 

 
작가의 말
 

 야밤에 남녀가 단둘이 술파티... 그러나 취하지 않는 괴물들이란 것이 문제라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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