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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미래를 보는 소년
작가 : 율룰루루
작품등록일 : 2017.10.30

어느날 미래래를 보는 능력을 얻게된 루크, 의문의 사람들에게 쫒기게 된다.

 
늑대와 양
작성일 : 17-11-17 14:19     조회 : 262     추천 : 0     분량 : 4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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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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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좀 쉴래?"

 

  "........언니하고 오빠 말이야.......자살 맞지......?"

 

  라타는 고개를 들어 리의 얼굴을 보았다. 리의 안색이 마치 칼끝이 서린 듯 차갑게 느껴졌다.

 

  리는 표정을 감추고 다시 미소를 머금었다.

 

  "아니야. 아빠가 다 조사했는데? 에휴, 어디서 그런 소릴 들었는지........오늘 아빠 제대로 말도 잊지 못하고 울겠다."

 

  라타의 흔들리던 눈동자는 안정감을 되찾았다. 아니라는 그 단순한 단어 하나가 이렇게 따뜻할 줄은 몰랐다.

 

  "다행이다. 진짜 다행이야."

 

  무대에 오른 리는 본인이 준비한 인사말을 뱉었다. 그의 손짓 한 번에 조명이 라타에게로 쏟아졌고, 소녀는 카펫을 따라 리에게로 다가갔다. 사람들은 저 아리따운 아가씨가 누군지 궁금했다.

 

  "여태까지 저는 많은 사람들에게 저에 대한 정보를 누설하지 않았습니다. 시간 관리자란 직업이 보기보다 비밀 유지가 많거든요. 그래서 가족 관계까지 거짓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말할까 합니다. 저의 사랑스러운 막내, 라타 가르디에입니다."

 

  라타의 심장이 쿵쾅 뛰었다. 오래 전부터 꿈만 꿔왔던 것이 꿈만 같은 순간으로 바뀌었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소녀는 성큼 마이크를 집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리 가르디에'의 딸 '라타 가르디에'입니다!"

 

  가슴이 후련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말하고 싶었던 신하의 마음을 라타는 그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던 홍길동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들이 원했을 이런 상황, 라타는 그 중심에 본인이 있다는 것이 만족스러웠다.

 

  파티가 끝나고 손님들은 하나 둘씩 떠났다. 라타와 리는 손님들을 배웅했다. 밤 하늘을 수놓은 별도 그들에게 잘가라 인사를 했다.

 

  지친 라타는 연분홍색 드레스를 그대로 입고 깊은 잠에 빠졌다.

 

  [푸르른 밤, 무지개 빛 구름에서 빗물이 땅을 적셨다. 한 사람이 우산을 들고 있었다. 그림자가 드리워져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왠지 외로워보였다. 무척 외로워 보였다.]

 

  "아가씨, 아가씨."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울렸다.

 

  라타의 눈이 번쩍 뜨였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혔다.

 

  "유모?"

 

  어둠이 잠식한 방 안에 헤스티아가 들어와 있었다.

 

  "유모가 왜 여기 있어?"

 

  "지금 당장 이곳에서 나가셔야해요. 시간이 없어요."

 

  조곤조곤 그러나 다급한 어투였다.

 

  "응? 그게 무슨........"

 

  "죄송해요, 아가씨. 지금은 말 못해요. 어서 일어나세요."

 

  헤스티아는 미안하단 말만 반복하며 라타에게 검은 외투를 건넸다. 라타는 영문도 모른 채 헤스티아의 손에 이끌려 차고까지 왔다.

 

  "우리 어디 가는 건데 이렇게 급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어떻게 말해야 할까. 17살은 아직 모든 걸 받아들이기엔 어린 나이인데.......찰나의 순간 많은 생각들이 헤스티아의 머릿속에 들어왔다. 핑계거리를 찾으며 그녀는 운전석 안전띠를 메고, 시동을 걸었다.

 

  "주인님이 아가씨가 한 달간 외박하는 거 허락해 주셨어요. 오늘 파티를 기념으로 해서요."

 

  물론 거짓이다. 하지만 그래도 믿어주기를, 아무런 의심 없이 넘어가 주기를, 그렇게 평생 몰라주기를 바랐다.

 

  "한 달?! 아빠가 웬일이래? 이따가 전화를........"

 

  "아! 그 점에 대해서도 말인데요, 전화는 하지 말라고 전해달래요. 문자도요."

 

  헤스티아는 차를 뒷문까지 조용히 몰았다. 중간에 경비 안드로이드가 어디로 가는지 물었지만 그녀는 미리 종이에 적어둔 가짜 장소를 보였다.

 

  저택을 빠져나가자마자 차가 헬리콥터 모드로 바뀌었다.

 

  라타가 창문을 열었다. 시원한 바람에 머릿결이 흔들렸다.

 

  "그럼.......다녀오겠습니다!"

 

  창밖으로 손을 뻗어 흔들었다.

 

  "근데 우리 어디로가?"

 

  ".......파리요."

 

  "파리? 그 프랑스, 에펠탑?"

 

  라타의 눈의 휘둥그레졌다. 오래전부터 가고 싶었던 곳 중에 하나였다.

 

  "앗싸! 파리라니, 파리라니! 말도 안 돼."

 

  라타는 방방 뜨는 마음을 주체 없이 헤스티아에게 보여줬다. 반면, 헤스티아는 돌덩이가 앉은 듯 무거웠다.

 

  그들은 어느 골목에 지어진 모텔 안으로 들어갔다. 라타는 피곤한지 금세 곯아떨어졌고 헤스티아는 밤새 뜬 눈으로 지새웠다. 늑대가 냄새를 맡았으니 달려들 게 뻔한 상황에서 양치기 개가 경계를 늦춘다는 건 말이 안 되니까.

 

  어느덧 시간이 지나 아침이 밝아왔고, 허기가 진 라타는 헤스티아에게 햄버거 먹자고 제안했다. 그들은 차를 타고 근처 패스트푸드점으로 갔다.

 

  선전에서 연예인들이 햄버거를 맛있게 먹는 장면을 본 적이 있었다. 태어나서 그런 걸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라타는 오늘 만큼은 꼭 섭취하고 싶은 마음에 도착하자마자 무작정 차에서 내렸다.

 

  "아가씨, 같이 가요."

 

  라타를 놓칠세라 헤스티아도 허겁지겁 움직였다.

 

  그들은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따뜻한 기운이 가득한 8월이라 매장 안은 에어컨 바람을 쐐고 싶은 피서객들로 붐볐다. 라타는 검정색 외투를 벗으려 했다. 주문한 음식을 들고 오던 헤스티아가 얼른 말렸다.

 

  "벗으면 안 돼요. 어제 손님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셨잖아요. 사진이 찍혔을 수도 있어요."

 

  "덥단 말이야."

 

  "파파라치라도 있으면 여행 내내 피곤 할 텐데 괜찮으세요?"

 

  아차 싶었다. 어떻게 생긴 외박인데 기껏 외투 하나 때문에 날릴 수는 없었다. 라타는 아무말없이 두 손을 탁자 위에 포갰다. 헤스티아의 모습이 약간 이상했다.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게 꼭 빈집 지키는 개 같았다.

 

  "왜 아까부터 주변을 봐?"

 

  날이 밝기 전, 헤스티아는 라타가 자고 있는 사이에 문자 하나를 받았었다.

 

 [용케 도망쳤네?]

 

  늑대에게 잡히는 건 시간 문제였다.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지. 이대로 도망친다고 하더라도 산다는 보장이 없는 이상 언제까지 거짓말 할 수는 없었다. 헤스티아는 결의가 섰다.

 

  "아가씨........잘 들으세요."

 

  "응."

 

  헤스티아가 입을 열려던 찰나 가게 유리창이 와장창 깨졌다. 총알이 허공을 가로질러 뛰어 다니는 아이의 몸통을 관통했다. 아이는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다. 한 발, 두 발 ....... 가게 안은 금세 핏빛으로 물들었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라타는 움직이지 못했다. 사방으로 핏방울이 번졌다. 소녀의 눈엔 공포가 가득했다.

 

  "아가씨!"

 

  헤스티아가 라타의 손을 잡았다.

 

  덕분에 라타도 정신을 차렸다. 소녀는 헤스티아를 따라 가게 밖으로 나갔다.

 

  그들은 뒤 돌아 보지 않고 무작정 앞으로 뛰어서 유동인구가 많은 대로변으로 빠졌다. 총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영화관 뒷골목으로 몸을 숨겼으나 곧 위를 가로막던 천막에 구멍이 뚫렸다. 그들은 다시 자리를 피해 상가와 상가 사이가 복잡하게 이어진 좁은 길에 들어섰다.

 

  굳게 닫혀 있는 하수도 뚜껑을 헤스티아가 열었다.

 

  "우리 왜 쫒기는........"

 

  총 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렸다.

 

  "어서 들어가세요."

 

  "자, 잠깐! 유모도 들어올 거지?"

 

  ".......네."

 

  인기척이 나자 헤스티아는 라타를 하수도관 안으로 던지다시피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망설이지 말고 앞으로 쭉 가는 겁니다. 뒤따라 갈 테니까 걱정 마세요."

 

  "알겠어........"

 

  라타가 사다리를 타고 내려갔다. 끝에 다다를 때 즈음 스르릉 소리가 울렸다. 뚜껑이 닫히는 소리였다.

 

  "안 돼......."

 

  라타는 다시 사다리를 붙잡고 올라갔다. 아직 헤스티아가 내려오지 않았다. 공기를 타고 전해지는 미세한 진동에 멈칫했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라타 아가씬 어디 있나?"

 

  이 목소리........굉장히 귀에 익숙했다.

 

  "몰라."

 

  다시금 총 소리가 번졌다.

 

  라타가 닫힌 뚜껑을 거세게 두드렸다. 손 살갗이 찢어졌지만 소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이거 열어, 열라고!"

 

  소녀의 목소리에 울음이 찼다.

 

  "다시 묻지. 어디 있나?"

 

  ".......말했잖아.......모른다고."

 

  검은 물체는 방아쇠를 당겼다. 헤스티아가 쓰러졌다.

 

  선연한 핏방울이 얼굴 위로 뚝뚝 떨어졌지만 라타는 온 힘을 다해 뚜껑을 밀었다. 하수도관을 막았던 돌이 옆으로 나가 떨어졌다. 나와 보니 헤스티아가 벽에 기대어 있었다.

 

  먹구름이 밀려왔다. 비가 한 두 방울 떨어졌다.

 

  "정신차려봐, 유모........"

 

  라타는 헤스티아를 꼭 끌어 않았다. 피가 바닥을 적셨다.

 

  "거기 있었군."

 

  라타가 고개를 돌렸다. 목소리가 떨렸다.

 

  "도대체 왜 그런 거야? 헬레나 언니."

 

  "명을 받았다. 헤스티아를 죽이라는."

 

  "왜, 누구한테! 누가 그딴!"

 

  "너도 여기서 죽는다."

 

  "언니!"

 

  헬레나의 손목에서 전화가 왔다.

 

  "하나는 방금, 또 하나는 지금 처리할 예정입니다.......알겠습니다, 바꿔드리죠."

 

  헬레나의 손짓 한 번으로 전화가 라타의 손목으로 넘어갔다.

 

  "헤스티아에게서 무슨 이야기를 어디까지 들은 거지?"

 

  라타의 초점이 가늘게 떨렸다. 온 몸이 전기에 감전 된 듯 했다. 그 부드러운 어투, 굉장히 익숙했다.

 

  "........아빠?"

 

  "하하하! 맞아 아빠야, 아빠. 왜 떨고 그래?"

 

  "아빠. 헬레나 언니가 유모를....... 유모를......."

 

  "죽였지."

 

  흔들림 없는 어투였다. 라타는 이런 리의 태도는 한 번도 본 적도 느낀 적도 없었다.

 

  "이대로 네가 죽으면 심심하잖아? 그래서 게임 하나할 까해. 술래잡기 어때? 술래인 헬레나가 지금부터 8시간 후를 기준으로 24시간 안에 너를 잡는 거지. 물론 잡히면 죽는 거야. 그게 싫으면 당장 죽는 거고."

 

  라타는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으.......윽......."

 

  헤스티아의 신음 소리가 들렸다. 그녀의 눈 너머에 라타의 눈동자가 흐릿하게 보였다.

 

  "살.......살아주세요......."

 

  소녀의 볼을 매만지던 손이 늘어졌다.

 

  라타가 헤스티아를 부여잡았다. 목 놓아 울었다. 빗방울이 더욱 거세게 바닥을 두드렸다.

 

  그녀가 밤에 들어와 깨웠던 것도, 가게 안에서 손을 잡았던 것도 이해가 갔다. 경계를 늦추지 않았던 이유가 이빨을 드러낸 사자에게서 양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내 선택은 전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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