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천야재천(天也再天)
작가 : 천스윗
작품등록일 : 2017.11.3

검도를 배우는 고등학생 성연화는 이상한 꿈을 꾸고 외할머니께 해몽을 부탁드린다. 연화의 꿈을 들은 외할머니는 연화에게 집안의 가보 '성연작'을 보여주고, 성연작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연화는 그 칼을 집어들었다가 갑자기 나타난 주작에게 납치되어서 통일 신라 시대에 떨어지고 마는데….

 
다섯 번째 이야기
작성일 : 17-11-16 16:41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439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은설과 가람은 어이가 없다는 듯 연화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려 서로를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

  "가람, 너 어쩌자고 저런 정신 나간 계집애를 데려온 거야?"

  은설이 조용히 속삭였다.

  "단순히 길을 잃은 불쌍한 아이인줄 알았으니 데려왔죠. 누군들 미친 계집아이라고 생각했겠습니까?"

  가람은 자신에게 아무 잘못 없다는 투로 말했다. 그러면서 은설의 시선을 피했다.

  두 사람이 속삭이는 걸 본 연화는 그들의 대화를 대충 추측했다. 연화는 말을 꺼낼 때부터 두 사람의 반응을 예상했지만 아쉽거나 서러운 마음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역시, 안 믿기시죠?"

  연화는 괜히 말을 꺼냈다고 생각했다.

  "어? 어, 음, 솔직히 말하자면 믿기는 힘들지. 안 그래?"

  "…."

  은설은 연화의 말에 애써 상냥하게 대답하며 가람을 째려봤고, 가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은설의 시선을 피했다.

  "연화야, 네가 정말로 미래에서 왔다면 어떻게 온 거야? 어떻게 온지는 알 거 아니야?"

  연화는 기억해내기는 싫었지만 잊어버리기에는 너무나도 선명하고 믿고 싶지 않은 아침의 일을 모두 말했다. 말을 마친 그녀는 조용히 두 사람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물론 두 사람의 표정은 아까 전과 별다를 게 없었다.

  "그러니까, 네가 여기 온 이유가 주작이 널 데려와서라는 거야?"

  연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은설은 어이가 없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며 생각했다.

  '진짜 미친년인가, 아니면 저게 날 놀리는 거냐….'

  은설은 지금 당장 연화를 쫓아내고 싶었으나 참고 계속 그녀와 대화하며 그녀가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판단해보기로 했다.

  "네 말이 진짜라면 넌 여기에 왜 온 거야? 주작이 너를 데려왔다면 데려온 이유가 있을 것 아니야. 설마 아무 이유도 없이 데려왔겠어?"

  그 말을 들은 연화는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입을 닫았다. 당장 떨어진 것과 집에 갈 방법만 생각했었지, 왜 이곳에 떨어진 지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기 때문이다.

  "왜 말을 못해? 충분히 할 수 있는 대답 아닐까? 주작이 네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갑자기 데려왔다면 뭔가 이유가 있어서일 것 아니야."

  은설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누님, 이제 그만 하시죠. 연화가 한 말이 거짓이든 진실이든 길을 잃고 헤매던 것은 사실입니다. 혹시 길을 잃고 평소에 겪기 힘든 일을 겪어서 지금 정신이 혼란스러워진 것일 수도 있는데, 그런 아이에게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가람의 말에 은설은 그를 흘겨보았다. 그리고 나서 이를 한 번 갈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그만 하자. 확실히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고, 헤매던 연화를 데려온 건 너니까 내가 따로 뭐라 할 필요는 없겠지."

  위기에서 벗어난 연화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가람을 향해 감사의 눈짓을 보냈다. 그런 그녀를 보며 가람은 뭔가 아쉬운 듯하면서도 기쁜 표정을 지어보였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은설은 집안을 치워 연화가 잘 곳을 마련해 주었다.

  "좀 불편해도 잘 수는 있지?"

  "예, 괜찮아요. 그런데 언니는 안 주무세요?"

  "난 원래 늦게 자. 할 일이 많거든."

  ‘네 정체에 대해서 고민할 것도 있고 말이야….’

  두 여자가 말을 나누던 그 짧은 사이 가람은 하품 한 번도 하지 않고 잠들었다.

  연화는 누웠지만 잠이 전혀 오지 않았다. 평소에 집에서 자던 시간과 너무 차이가 날 뿐더러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신라 시대의 집이었기에 익숙하지 않아서 잠이 잘 올 리가 없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는 잡다한 생각들이 너무나 많아서 잠을 잔다는 생각은 떠오르지도 않았다.

  눈을 감기만 한다고 해서 잠이 오지는 않는다.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 자려고 편안한 침대에서 따뜻한 이불과 베개에 묻혀서 자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지만 자신이 지금 처한 상황만 더 또렷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지금쯤 가족들은 어쩌고 있을까? 걱정 많이 하고 있겠지? 엄마, 아빠, 할머니, 연정아….'

  가족 생각을 하자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연화는 당장이라도 터져나오려는 눈물을 참으며 잠에 빠져들으려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감정을 완전히 참을 수 없었던 그녀의 눈가에서는 조금씩 눈물이 흘러나왔고 목에서는 흐느낌이 나왔다. 그녀는 아무 걱정 없이 편안하게 잘 수 있는 가람이 그 순간만큼은 어느 누구보다도 부러웠다.

 

  아침이 밝았다. 연화는 창문 밖에서 방 안으로 들어오는 햇빛에 눈이 부셔 눈을 찡그리며 깨어났다.

  "아함, 어느새 잠들었었구나. 잠깐? 설마?"

  그녀는 자신이 침대 위에서 이불을 덮고 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의 침대다. 확실히 그녀의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내 침대? 진짜?”

  설마 꿈일까 하는 마음으로 침대를 누르자 푹신한 솜이 손을 감싸주었다. 지금까지 만졌던 이불 솜 중에 가장 푹신한 느낌이 들었다. 다시는 침대에서 나가기 싫은 감정까지 들 정도였다.

  “잠깐만, 지금 몇 시야?”

  연화는 서둘러 자기 전에 자신이 언제나 휴대폰을 두는 곳인 침대 밑 휴대폰 충전기에 손을 가져가서 휴대폰을 꺼냈다. 휴대폰 시계는 7:26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혹시나 침대만 있을까봐 그녀는 방을 둘러봤다. 소녀의 감성을 자극하는 옅은 분홍색 벽지, 재밌어서 계속 사다 나르던 책들과 자신이 요즘 관심을 가진 귀여운 인형들을 올린 책장까지, 분명 그녀의 방이었다.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의 피로한 몸을 달래 주는 그녀만의 ‘힐링 룸’이 맞았다.

  “맞지, 맞지? 내 방 맞지?”

  "그래, 다 꿈이었어. 꿈이었던 거야. 그럼 그렇지."

  연화는 햇살이 들어오는 창문을 활짝 열었다. 평소 같았으면 가장 보기 싫었던 눈부시기만 하고 짜증나던 빛이 지금은 그 어떤 빛보다도 찬란하고 반짝였다.

  기분 좋게 햇살을 느낀 뒤 연화는 뒤돌아서 방문을 열었다. 방문 밖에는 자신이 기억하는 집안의 풍경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그래, 이거야 이거! 우리 집, 내 방! 이거라고!”

  기쁨과 흥분을 감추지 못한 연화는 동생의 방으로 달려갔다. 그녀의 예상이 맞다면 지금쯤 연정이는 꿈나라에 빠져서 이불도 걷어찬 채 자고 있으리라.

  연화는 동생의 방문을 열었다. 과연 그녀의 예상대로 동생이 이불을 걷어찬 채로 세상모르게 자고 있었다.

  “연정아, 연정아! 일어나 봐, 언니 왔어!”

  연화는 자고 있는 동생을 흔들어 깨웠다. 단잠에 빠져 있던 동생은 언니의 손짓에 이끌려 눈을 떴다.

  “으, 오늘 학교 안 가는 날… 어?”

  일어난 연정이는 눈을 비비며 언니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언니…?”

  “응, 언니야!”

  연화는 오늘만큼 연정이가 반가운 날이 없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고 느꼈다. 그녀가 제대로 말을 하기 전까지는.

  “언니는… 누구야? 왜 우리 집에 왔어?”

  “뭐?”

  동생에게서 뜻밖의 질문을 들은 연화는 눈을 깜빡이고 자신이 잘못 들었나 질문을 되새겼다.

  “그게… 무슨 소리야? 나보고 누구냐니? 언니잖아, 네 언니 성연화. 나잖아.”

  연화는 평소에도 장난기가 많은 동생이 또 장난을 치는 거라 생각했다. 옛날에도 이런 장난을 친 적이 있었으니까. 허나, 이번에는 장난이라고 보기에 연정이는 너무나도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 장난이지? 너 나한테 자주 그랬잖아. ‘언니는 누구야?’ 질문… 자주 써먹었잖아. 이제 재미없으니까 그만하자. 응?”

  연화는 제발 장난이기를 바랬다. 하지만, 이번에는 진짜였다. 연정이는 연화를 정말 모른다는 표정을 지은 채 눈앞에 서 있는 모르는 언니가 자기 방을 나가기를 원하고 있었다.

  “언니, 어떻게 들어온 거야? 도둑이야? 지금 안 나가면 나 소리 지를 거야.”

  연정이는 진심이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 연화는 할 수 없이 동생의 말을 따라 방에서 나갔다.

  ‘거짓말이겠지? 또 장난일 거야. 한두 번 속는 것도 아니잖아? 엄마, 아빠한테나 가자.’

  그녀는 부모님의 방 앞에 섰다. 설마 부모님까지 방금 전 연정이처럼 자신을 대할까 두려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냐, 두 분이 그러실 리가 없잖아?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니?’

  연화는 조심스럽게 부모님의 방문을 열었다. 두 사람은 주말의 여유를 느끼며 편하게 잠들어 있었다.

  “엄마, 아빠….”

  갑작스런 인기척에 엄마가 깼다. 엄마는 잠이 덜 깬 채로 연화를 쳐다보다가 깜짝 놀라 남편을 깨우며 말했다.

  “너, 넌 누구야? 왜 여기 있어?”

  “네?”

  엄마마저 그 말을 하자 연화는 충격을 감출 수 없었다.

  “여보, 여보! 당장 일어나 봐! 이상한 여자애가 우리 집 안에 들어왔어!”

  연화는 그럴 리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며 뒷걸음쳐 방을 나갔다. 그리고는 자기 방으로 달려갔다.

  "어?"

  자기 방 앞까지 달려간 그녀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니지, 설마 아니지?"

  그녀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분명 자신의 방문이 있어야 할 곳에 문은 사라지고 벽만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이게 꿈이라고? 말도 안 돼!"

  그녀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소리 질렀다. 하지만 가족 중 누구도 방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7 일곱 번째 이야기 2017 / 11 / 29 212 0 3280   
6 여섯 번째 이야기 2017 / 11 / 21 219 0 3436   
5 다섯 번째 이야기 2017 / 11 / 16 209 0 4396   
4 네 번째 이야기 2017 / 11 / 12 239 0 3822   
3 세 번째 이야기 2017 / 11 / 5 203 0 3157   
2 두 번째 이야기 2017 / 11 / 3 226 0 4395   
1 첫 번째 이야기 2017 / 11 / 3 348 0 427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