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회사에 갇혔다.
작가 : 준호우
작품등록일 : 2016.8.30

6년차 연예전문 기자 김인수.
작은 신문사에서 꾸역꾸역 자리를 지키며 연명하다 어느 날 특종의 기회를 잡게 된다.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돌아온 회사. 하지만 그 익숙하던 회사가 나를 가두기 시작한다.
왜 그런것인지, 누구에 의해서인지 알수는 없지만 나가야 한다. 나갈 수 밖에 없다.
과연 회사를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

 
1화) 9월 8일 목요일 밤
작성일 : 16-08-30 17:13     조회 : 930     추천 : 6     분량 : 548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소설에 등장하는 배경 및 상황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 허구입니다.

 

 

 - 전개상 연상되는 인물 및 집단은 모두 우연의 일치입니다.

 

 

 

 

 

 

 

 

 

 

 목요일 10시 30분 PM.

 

 

 

 

 

 이리저리 섞인 명함, 원래의 색을 가늠할 수 없는 수첩, 벽돌에 가까운 고물 노트북까지.

 뒤엉킨 이 가방을 메고 있을 때 면 언제나 몸과 마음이 무겁다. 마치 밟히기 직전의 개미처럼 어떻게든 무게를 견디려 발버둥 치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그 가방이 이렇게 가벼울 수가 없다.

 

 

 " 어 민기자 무슨 일이야. 오랜만에 소주 한 잔 하자고? 미안하지만 내가 오늘은 바빠서 나중에 전화할게."

 

 

 매번 내 넋두리를 들어주는, 같이 기자를 꿈꾸던 대학동기 놈의 전화에도 오늘은 갈 수가 없다. 거대한 언론사를 꿈꾸며 큰 야망을 가진 내가 '소망 일보'라는 작은 회사에 들어오기까지 참 많은 고생을 했었다. 낙방에 낙방을 거듭하며 먹고 살기위해 들어온 회사.

 평생 나는 기사를 쓰고 언론인으로써의 명예를 거머쥘 것을 꿈꾸었으나 현실은 그렇게 탐탁지 않았다. 무너져 내릴 것 같은 4층짜리 빌딩. 여의도라는 점 하나로 위안 삼으려 했지만 선후배 사이에서의 무시, 나 자신의 무능력함으로 6년 동안 목 죄여 왔다.

 하지만 이제 달라질 것이다. 내 미래는 화창한 햇살을 받으며 거대한 빌딩에 드나들고 포털엔 내 이름이 오르내릴 것이다.

 무지개를 타고 온 선녀, 절도자 등으로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배우 ‘오유미’의 비밀연애를 목격했기 때문이다.

 

 

 ‘후 이제 됐어. 내가 이거 하나를 위해 지금껏 그 죽을 고생을 한 거야. 다음 주가 추석이니까 딱 오늘 가서 정리하고 연휴시작 하루 전 월요일에 터트리면 난 팔자 피는 거다.’

 

 

  머릿속엔 포털에 도배 될 나의 기사가 떠오르고 앞으로 이직할 회사, 미래가 그려졌으며 24만 킬로의 구형 아반떼를 갈아치울 생각뿐이었다. 지옥 같던 여의도의 밤도 오늘따라 낭만적으로 보인다.

 

 

 “1. 0. 1. 2. 9. 6...”

 

 

 회사 앞 출입문을 여는 나의 손이 떨린다. 드디어 실감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나의 인생의 시작, 인생역전의 기회. 4층에서 내려오는 엘리베이터는 속 타는 내 마음도 모르는지 더디기만 하다.

 

 

 

 

 

 목요일 11시 20분 PM.

 

 

 

 

 

 “어휴, 이놈의 회사 진짜 지저분해가지고 볼 수가 없네.”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널 부러진 자리들이 나를 반긴다. 사장님의 몰상식한 스케줄 배치로 내일부터 3일간 회사 워크숍이 정해졌다. 다들 급하게 챙기느라 특히 지저분한 것 같았다.

 컴퓨터의 전원을 연결하고 부팅을 시작했다.

 

 

 “띠. 띠. 띠. 띠”

 

 

 “느려터진 고물 노트북 내가 돈방석 앉으면 이놈부터 바꾸고 만다. 진짜 짜증나가지고...”

 

 

 부팅까지 1분이 걸리는 8년 된 노트북을 보고 있자면 삶은 고구마를 먹은 듯 숨이 턱하고 막혀오곤 했다. 하지만 이것도 오늘이 마지막이기를..

 

 카메라를 컴퓨터에 연결하고 사진을 확인한다.

 

 

 “좋아 마스크도 없이 완전 얼굴을 내 비췄구만, 됐어 이제 이 지긋지긋한 회사도 끝이다! 잘 봐라 지금까지 나 무시한 것들 앞으로 큰일날거야.”

 

 

 선명하게 나온 사진이 나의 미래를 확신해주듯 빈 사무실에 내 목소리는 울려퍼졌다.

 

 얼른 사진을 편집하고 기사를 쓰려고 했다. 하지만 시련은 갑자기 찾아오듯 뱃속이 부글대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잠복하며 종일 커피만 마셔댄 게 원인인 것 같았다.

 

 

 “그래 화장실 다녀오고 집중해서 쓰면 되겠지.”

 

 

 부글거리는 배를 잡고 화장실로 걸어가며 중얼거렸다.

 

 오래된 건물답게 화장실은 칠 벗겨진 철문에 고약한 악취를 풍겼다. 매번 청소아주머니가 락스로 청소해 주시지만 그것도 한번 뿐 시간이 지나면 냄새가 진동했다. 유리 없는 철문에 창살 같은 작은 창이 그 원인이라 매번 생각했다.

 

 

 “정말 이놈의 화장실은 정이 안 간단 말이야. 적어도 볼일 때는 쾌적해야 할 거 아니야.”

 

 

 6년간의 추억도 있지만 주변을 둘러볼수록 이직과 성공에 대한 갈망이 끓어올랐다. 그리고 볼일을 보는 와중에도 머릿속에선 기사 생각뿐이었다.

 

 

 ‘제목은 충격보도! 오유미 열애라고 해야 할까? 아, 아니야 너무 약하지 의문의 남성과 함께 하는 오유미가 좋으려나...’

 

 들뜬 마음 때문인지 볼일도 시원하게 마치고 나가기 위해 일어서려 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 곳에도 휴지가 없었다.

 

 

 “아씨 아줌마들은 휴지도 안 채워놓고 뭐하는 거야. 아 잘나가다가 짜증나게.”

 

 

 차라리 비데라도 있었으면 했지만 이런 곳에 있을 리 만무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회사. 이 상태로 조심스럽게 기어가면 괜찮지 않을까란 고민을 하다 핸드폰을 사무실에 두고 온 걸 알아차렸다.

 짜증이 극도로 올라가고 있었지만 기사 쓸 생각을 하며 천천히 가라앉히려 노력했다.

 결국 슬리퍼를 벗고 땀에 찌든 양말에 손을 대며 생각했다.

 

 ‘내가 살다 살다 이런 짓까지 하는 구나 정말. 하 추석 연휴만 끝나면 이 구질구질한 인생도 굿바이다.’

 

 볼일을 처리한 양말은 쓰레기통에 깊이 처박아두고 찝찝한 마음에 비누칠을 연거푸 해대었다. 쓱쓱 바지가랑에 손을 닦고 문고리를 돌리는 순간.

 

 

 “어?”

 

 문이 돌아가지 않았다.

 종종 녹이 슬어 끼익 대는 소음과 삐그덕대며 밀리지 않기는 하였으나 문이 열리지 않는 적은 처음이었다.

 

 

 “나 진짜 미치겠네, 아니 왜 이러냐 진짜 쫌 한번만 봐줘라.”

 

 

 짜증이 최고조로 다른 나는 혼자 소리를 지르며 연거푸 문고리를 돌려댔다.

 퀘퀘한 약품냄새와 코를 찌르는 암모니아 냄새가 섞인 화장실은 청결을 중요시하는 나에게 지옥과도 같이 다가왔다. 더군다나 4층의 높이, 머리만한 창문은 도망갈 구멍하나 없었고 핸드폰을 두고 온 자신의 아둔함에도 짜증이 솟구쳤다.

 손잡이만 돌리다 가능성이 없어 보여 발로차고 몸으로 밀어보기도 했지만 가뜩이나 왜소한 체구에 종일 커피만 먹은 터라 있던 힘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었다.

 모두가 퇴근한 회사에서 낡아빠진 화장실에 갇혔다는 건 또 다시 회사에 대한 혐오감을 불러일으켰다.

 

 

 “아니 근데 문을 무슨 이렇게 만들어 놔가지고 사람도 못나가게 만들어놔 내일 진짜 사람들 오기만 해봐라.”

 “진짜 이 거지같은 회사. 내가 진짜 여기 나가면 사표부터 쓴다.”

 

 

 순간 아차 싶었다.

 왜냐하면 직원들은 내일 모두 워크숍에 가지 않는가? 그 순간 코를 찌르는 악취에 낯빛은 더욱 어두워졌다. 이러다가 악취에 질식해 냄새나는 사체로 발견되는 건 아닐까 생각도 해보았다. 그리고 더더욱 나가야겠다는 마음이 절박해졌다. 핸드폰도 없고 맨발에 슬리퍼 그리고 와이셔츠. 자기가 봐도 자신의 모습이 한심해 보였으나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탈출하고 싶었다.

 

 

 “쾅, 쾅, 쾅, 우직.”

 

 

 화장실의 플라스틱 빗자루로 문을 있는 힘껏 두들겼으나 빗자루만 부러질 뿐 단단한 철문은 칠만 벗겨진 채 그 자리 그곳에서 아직도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아 씨발! 진짜 돌아버리겠네.”

 

 

 허공에 외친 육두문자는 메아리치듯 조용한 화장실에서 울리고 있었다.

 

 

 

 

 

 금요일 12시 58분 AM.

 

 

 

 

 

 손목에 시계를 바라보니 어느 덧 시간은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냄새나는 화장실에서의 1시간, 머리가 아프고 헛구역질이 나왔다. 그리고 정말 이곳에서 죽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떻게든 나가야만 했다. 나가기만하면 나의 앞날은 창창하고 보장되었기 때문이다. 구석에 놓아져있는 대걸레를 집었다.

 

 

 ‘내가 왜 이 생각을 못했지?’

 

 

 문이 아닌 손잡이가 눈에 들어왔다. 눈이 핑 돌고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남은 힘을 다해 손잡이를 내리쳤다.

 

 

 “쾅, 쾅, 쾅, 쾅, 털꺽....땡그랑.”

 

 

 무엇인가 떨어지는 소리에 바닥을 바라보았다. 대걸레가 부서지지 않기를 조마조마 했으나 내 발밑에 굴러들어온 것은 문고리의 손잡이였다. 손에 들린 대걸레를 집어던지고 삐그덕 거리는 철문을 밀어내었다. 마침내 문밖에 장장 1시간 30분여 반에 나온 것이다.

 어지러운 머리와 힘이 풀린 다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리고 꿇은 무릎과 낮아진 시야에 무엇인가 들어왔다.

 

 

 “뭐야 이게?”

 

 

 이리저리 본드가 뭍은 손잡이가 달랑댔고 바닥엔 널 부러진 순간접착제와 노란 본드통이 보였다. 오래된 건물에 구식 화장실. 단지 고장이라고만 생각했던 문이 누군가에 의해 닫혀있었을 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내가 해야 될 일이 있기 때문에 정신을 차리고 애써 침착하려 했다.

 

 

 “그래 뭐 고장 나서 발라 놓은 건데 내가 하도 급해서 못 봤겠지, 우선 기사부터 쓰자.”

 

 

 자리에 돌아간 나는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하지만 어지러운 머리, 지친 몸에 기운이 다 빠졌고 종일 굶은 배에선 꼬르륵 소리가 나고 있었다.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 아직 공개까지 시간은 있으니까 뭐라도 좀 먹어야겠다.”

 

 

 냉장고는 열어보니 텅 비어있고 냉동실엔 어제 후배 기자 정선씨가 먹다 남긴 아이스크림 쪼가리가 있었다.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이놈의 회사는 정을 떨어지게 해주는구만.”

 

 먹다 남은 아이스크림을 핥으며 뱉은 말이었다.

 고생은 고생대로하고 텅 빈 뱃속에 달달한 아이스크림이 들어오자 눈꺼풀이 자연스럽게 내려왔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다시 안도감이 찾아오자 잠에 빠져들게 되었다.

 

 

 

 

 

 금요일 4시 03분 AM.

 

 

 

 

 온몸이 천근만근. 사무실 책상에서의 수면은 언제나 불편하기만 하다. 기지개를 피며 시계를 바라보니 어느새 늦은 새벽이 되어있었다.

 

 

 “아휴 나도 참 이 시간까지 이렇게 있네. 일을 이렇게 하면 국장도 될 수 있을 텐데.”

 

 

  집에 갈 시간이 다 되었음에도 사무실에 있는 나를 보며 이런저런 잡념들이 떠올랐다. 문뜩 집에 있을 와이프는 왜 이 시간까지 전화한 통 없을까 궁금해 양복 재킷을 뒤져보았다.

 

 

 “어? 핸드폰은 또 어디 갔어? 아씨 진짜 짜증나게.”

 

 

 서랍을 열어보고 책상을 뒤져보지만 휴대전화는 없었다. 분명 회사 근처에서 민기자와 통화도 하며 챙겼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리저리 뒤져보아도 보이지를 않았다. 잠에서 깨자마자 또 다시 짜증은 날 찾아왔다.

 그리고 괜히 허공에 소리를 질렀다.

 

 

 “아니 진짜 너무 하네. 이제 잘될 일만 남았는데 왜 날 안도와주냐 액땜하는 것도 아니고 뭐 이따구냐고!.”

 

 

 하지만 스크린에 띄워진 사진은 다시금 나를 다독여주듯 가라앉혀 주었다.

 

 

 “그래 씨발. 핸드폰 뭐 이거 하나만 터트리면 10대건 100대건 다사지 잘나가는 방송국 기자님 될 건데 뭐.”

 

 

 이거 하나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할 수 있었다. 6년 간 빈번히 무시당하고 쓰는 기사마다 묻혀서 어디 가서 명함한번 당당히 보여줄 수 없었다. 민병찬, 강구원, 김영준 등 나랑 같은 학교에서 성장했던 친구들은 어느새 대형 언론사 간판 기자가 되어있었으며 내 와이프도 요즘 경제신문에서 떠오르고 있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나락으로 치닫던 내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 동아줄이라 생각했다.

 동창들 앞에서 당당하게, 그리고 가장으로서 늠름하게 내 자리 한몫을 지켜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더욱 기사에 집착했으며 아무도 모르게 은밀 취재를 진행했던 것이다.

 

 이제라도 기사를 쓰려고 키보드에 손을 올린 순간. 너무나도 피곤함이 몰려와 다시금 손을 내리게 되었다.

 

 “그래 어짜피 다 워크숍 가버린 거, 내일 조용히 와서 쓰면 되겠지. 집이나 가야겠다.”

 

 피곤함을 이기지 못한 나는 가방에 쓸어담듯 컴퓨터와 자료를 우겨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사무실 입구에 다다라 문을 돌렸다.

 

 

 ‘이게 뭐지?’

 

 

 헛돌아가는 문고리에 아까 화장실에서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때.

 

 문밖에서 누군가가 걷는 소리와 바퀴가 굴러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연재관련 공지. 2016 / 9 / 19 822 0 -
공지 연재관련 공지. 2016 / 9 / 1 983 0 -
4 4화) 서준형 팀장. (7) 2016 / 9 / 6 475 2 5324   
3 3화) 회사에 갇혔다. 2016 / 9 / 1 406 2 5024   
2 2화) 9월 7일 수요일 밤 2016 / 8 / 31 531 5 5060   
1 1화) 9월 8일 목요일 밤 2016 / 8 / 30 931 6 5481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