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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요부의 나라
작가 : 강리원
작품등록일 : 2017.11.9

경국지색, 나라를 망하게 한 여인..황제보다 더 유명한 그녀가 자신 앞에 무릎 꿇고 있었다.
망국의 꽃에는 치명적인 독이 있다. 소문은 적국에까지 퍼져있었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해 결국 나라를 망하게 만든다라. 그는 심술맞게도 그걸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요부를 곁에 둔다니, 신하들은 모두가 말렸다. 드디어 전쟁이 끝났다. 이제 전쟁으로 인한 혼란을 정리하고 내실을 다져야 할 때였다. 황제는 잠시만 놀겠다고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녀에게 빠져드는 자신이 있었다.

 
황비가 된 요부 (1)
작성일 : 17-11-12 21:31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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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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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율은 지하 감옥을 벗어난 후에도 귀연의 생각을 멈추지 못했다.

 

 개밥같이 아무렇게나 말아 넣은 죽 같은 밥을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이 씩씩해 보였던 것. 자신을 건방지게 똑바로 쳐다보던 눈동자.

 

 하지만 전율이 떨쳐내지 못하는 생각은 어떻게 그녀를 골탕 먹일 지였다.

 

 그는 대륙의 패권을 잡은 신국의 황제였다. 그녀는 신국에게 져서 망한 현국의 황후였다. 그런 주제에 감히 자신의 앞에서 그토록 뻔뻔하게 할 말을 다하고, 내 말에 이겨먹다니. 괘씸했다.

 

 

 “쯧. 나라를 이 꼴로 만들어놓고는 양심이 없군.”

 

 

 그가 현국의 재물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현국의 내정 상황이 예상을 훨씬 압도할 정도로 엉망진창이었기 때문이었다.

 

 빠른 시일 내에 복구하지 않으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굳이 신국과 전쟁을 벌이지 않았어도 오래 가지 못하고 망했으리라. 현국의 국정에 관한 문서를 파악하던 전율은 그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미 현국은 신국의 지배하에 있었다. 그러니 현국에서 지나친 출혈을 입을 경우 신국마저도 휘청거릴 수 있었다.

 

 현국을 버리면 그만이지만, 그것은 내가 능력이 없어 보이지 않은가. 그 오랜 전쟁을 치르고도 나라가 개판이라고 해서 바로 버리다니. 체면이 서지를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이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 전율은 이 상황의 주범인 그녀가 여전히 재물을 가지고 거래를 하는 것이 황당했다. 그러니 나라가 이 꼴이었던 것이다.

 

 

 "어떤 자리를 주면 될까.”

 

 

 생각을 하면 할수록 괘씸했다. 절대 그녀가 원하는 대로는 해주지 않겠노라, 이를 갈았다.

 

 실권을 주되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자리와 위치는 주지 않을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만 그녀가 원하는 위치이면 됐다.

 

 정작 그 위치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제약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어떤 게 좋을까.’

 

 전율의 머릿속에서 황궁 안에 모든 직책이 스쳐지나갔다. 너무 낮은 자리는 안 된다. 적당히 높은 자리이면서 행사할 수 있는 힘이 한정적이어야 한다.

 

 

 “그리 돈을 좋아하니 예산 쪽으로 집어넣는 것이 좋으려나.”

 

 

 안 된다. 전율이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온갖 사치와 향락으로 유명한 여자였다.

 

 황후전이 그것을 증명했다. 벽이 모두 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천하에 값지고 희귀한 보석들로 가득했다. 신과 드레스 또한 한 번 입으면 다시는 안 입는지 그것들을 보관하는 곳이 세 곳이나 되었다.

 

 역시 다른 게 좋겠어. 전율은 돈에 관련된 모든 직책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그래. 역시 실권하면 인사권이지. 그쪽으로 집어넣을까.”

 

 

 안 돼. 그것도 안 된다. 전율이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인사권을 손에 쥔 사람에게 모든 권력과 재물이 집중된다. 그녀에게 청탁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이고 그녀는 인사권을 가지고 권력을 휘두르고 자신의 사람들을 곳곳에 채워나갈 것이다.

 

 

 “구색만 맞추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데가 좋은데.”

 

 

 문제는 마땅한 곳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대놓고 그녀를 외지고 힘없는 곳으로 보냈다가는 거래가 깨질 것이다.

 

 적당한 선이 필요했다. 그녀가 불만이 있어도 함부로 거래를 끊지 못하고 응할 수 없을 만한 미끼가 필요했다.

 

 

 “폐하. 그만 회의에 참석하셔야 합니다. 오늘이 전후 처리에 대하 결정하기로 한 날입니다.”

 

 

 전율은 결정할 때까지 언제까지고 이 자리에서 고민만하고 있을 기세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수하가 하는 수 없이 끼어들었다.

 

 

 “전쟁에 대한 공과 벌을 명확히 하고 인질로 잡힌 현국 인질들에 대한 처리 또한 정해야 합니다.”

 

 “너도 대신 중 하나다 이거냐.”

 

 

 전율이 수하의 잔소리에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이 항의 표시를 했다. 곧 회의를 시작하면 지겹도록 들어야 할 소리인데 회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들었다는 게 몹시도 불쾌했다.

 

 

 “전쟁이 끝나면 귀찮은 일이 너무 많아서 탈이야.”

 

 

 전율은 투덜거리면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정말이지 전후 처리가 너무도 귀찮았다. 그냥 될 대로 두면 어떻게든 살아갈 텐데.

 

 

 

 **

 하지만 오늘 회의 안건으로는 예상외의 복병이 등장했다. 덕분에 그가 그토록 귀찮아하던 전후 처리에 관한 안건은 대충 넘어갔다.

 

 문제는 예기치 못한 복명이 결단코 전율이 좋아할 만한 내용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폐하. 이제 전쟁도 끝났으니 안을 튼튼하게 해야 합니다.”

 

 “이제 그만 황후마마를 들이시어 후사를 보셔야 하옵니다.”

 

 “황실을 굳건히 만드셔야 합니다.”

 

 

 이 상황을 모르고 있던 수하는 눈을 질끈 감았다. 폐하와 가까운 사이인 자신을 일부러 제외하고 대신들끼리 작당을 하고 온 것이다.

 

 가뜩이나 귀찮음이 최고조로 오른 황제에게 저런 악수를 두다니..! 이번 회의도 망했다고 수하는 차마 밖으로 표출하지 못하는 절규를 속으로만 외쳐야 했다.

 

 

 “.........”

 

 

 대놓고 무시하거나 화를 낼 거라고 생각했던 전율이 의외로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자 대신들은 그것이 희망이라고 착각하는 우를 범하기 시작했다.

 

 

 “폐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그들이 통촉을 찾든 화촉을 찾든 전율은 그들의 목소리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은 채 생각에 빠져 있었다.

 

 그때 밖에 있던 내관이 들어와 상선의 귀에 뭔가를 속닥거렸다.

 

 

 “폐하.”

 

 

 상선이 전율에게 작게 고했다. 전율이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했다. 상선이 조심스럽게 움직여 전율의 귓가에 손을 가져다 대 좀 전에 들은 내용을 고했다.

 

 

 “현국의 황후가 쓰러졌다고 합니다. 어찌할까요.”

 

 “....”

 

 

 전율이 아무 대답을 하지 않자 상선이 말을 덧붙였다.

 

 

 “죽은 듯이 꼼짝을 안 한다고 합니다.”

 

 “.....”

 

 

 그래도 전율에게서 대답이 나오지 않자 상선은 침묵이 대답이라고 여겼다. 어차피 죄인인데 무시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이해한 상선이 물러나려고 할 때였다.

 

 

 “..의원을 불러다 보게 하고 월하당에 옮겨놓아라.”

 

 “!!”

 

 “...”

 

 “예, 폐하.”

 

 

 월화당은 황궁 안에서 외진 곳에 있는 후궁전이었다.

 

 치료하라는 건 이해가 되지만 아무리 비어있는 곳이라고 해도 후궁이 지내는 전각으로 옮기라니. 그저 비어있는 전각이기에 그런 것인지 다른 뜻이 있어서인지 파악하기 위해 상선은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시끄럽구나.”

 

 “!!”

 

 

 여전히 “통촉하여 주시옵소서.”를 목청이 떠나가도록 외치고 있는 대신들을 향하며 한 말이었다.

 

 하지만 상선은 자신에게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자신이 더 실수하기 전에 상선은 뒷걸음질 치면서 물러나려고 했다.

 

 

 “아. 그 시끄러운 애 말이다.”

 

 “예?”

 

 

 나름 황제의 두서없는 헛소리마저도 알아듣는다고 자부하는 상선은 오늘따라 그의 말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 왜 감옥에서 현국의 황후와 같이 갇히게 해달라고 떽떽거리는 시녀 말이다.”

 

 “아..예.”

 

 “그 시녀한테 돌보게 하거라.”

 

 “!!..예. 그리 하겠습니다.”

 

 

 상선은 아무래도 그에게 다른 뜻이 있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하며 뒤로 물러났다.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며 고저 없이 대신들을 바라보던 전율은 갑자기 매섭게 눈을 치켜떠서 그들을 훑어보았다.

 

 

 “그래. 좋은 자리가 생각났다."

 

 “...?”

 

 

 갑자기 자신들을 매섭게 노려보던 전율의 뜬금없는 소리에 대신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전율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것 같은 수하는 화제를 바꿀 생각에 그가 원하는 질문을 했다.

 

 

 "어떤 자리입니까."

 

 "궁금한가."

 

 "예."

 

 

 황제가 고개를 돌려 수하를 봤다. 입술 끝을 얄밉게 올리며 웃는다. 아..왠지 불안하다. 수하는 갑자기 대답을 듣고 싶어지지 않았다.

 

 

 "비밀이다."

 

 "!!"

 

 

 저, 알다가도 한 치 앞도 모를 정도로 유치한 황제 같으니라고. 수하는 표정관리가 안 될 것 같아 고개를 돌리는 것을 택했다.

 

 그때였다. 자신의 귀가 잘못 되길 빌고 싶은 말이 들린 것은.

 

 

 "내 황비로 만들어주면 어떻겠느냐."

 

 "..."

 

 "재밌을 것 같아."

 

 

 수하는 너무 말 같지도 않은 말에 한 발 늦게 반응했다.

 

 

 "폐하! 미치셨습니까!"

 

 "감히 내게 말하는 것이냐."

 

 "예! 폐하께 하는 말입니다!!"

 

 

 이 대책 없는 황제의 옆에 있다 보면 수하는 제 명에 못 살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이구, 내 팔자야.

 

 

 "폐하. 그 여인은 절대 가까이하셔서는 안 됩니다!"

 

 "어째서."

 

 "구미호의 전설을 들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하하. 저 요부가 구미호니 조심해라 그 말을 하고 싶은 것이냐."

 

 "남자를 홀린다고 합니다! 남자뿐입니까. 남자고 여자고 가까이에 있는 사람은 모두 홀려서 자기 뜻대로 휘두른다고 합니다. 그 결과를 보시지 않았습니까. 자신을 지키려고 한 황제를 죽이고 자신의 나라를 망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고도 제 욕심을 버리지 않은 자입니다."

 

 "..."

 

 

 수하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곳이 어디인지 전율 말고 누가 있는지도 생각하지 못하고 목청을 높여 반대했다. 이것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폐하! 부디 그 여인을 멀리하세요!"

 

 "내가 홀리기라도 할 것처럼 얘기하는 구나."

 

 

 이미 반쯤은 넘어간 것도 같습니다! 라고 외치고 싶은 걸 꾹 참았다.

 

 전쟁 외에는 세상 관심 없는 인 물이 현국의 황후에게만큼은 호기심 천국인 것 마냥 흥미로워 했다. 예감이 좋지 않다.

 

 

 "폐하. 부디 조심하셔야 합니다."

 

 

 전율의 눈가가 가늘어졌다.

 

 걱정병이 붙었다고 해도 좋을 만큼 만사가 늘 걱정덩어리인 수하였지만 저 황후에 대해 유난히 언성을 높이는 것을 보니 진짜 사람을 홀리는 구미호라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마저도 들 정도였다.

 

 구미호라니. 없던 흥미도 돋는 기분이다.

 

 

 "네가 그러니 더 재미있을 것 같구나."

 

 

 전율은 귀연을 황비로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의 수중 안에서 쥐고 굴리는 것이 더 나으리라. 사실은 그런 속셈이었다.

 

 그러다 손발을 묶고 아무 것도 못하게 만들고 일 년이 지나면 국외로 추방이든, 공개 처형이든 할 작정이었다.

 

 

 “그대들의 뜻대로 비를 맞이하겠다. 허나 황후는 신국의 황실로 돌아가 국정이 안정이 될 때까지는 미루는 것이 좋을 듯하구나.”

 

 “...”

 

 “허나. 그대들의 충언을 무시하는 것 또한 아닌 듯싶으니 그 절충안으로 황비를 맞이하는 것이 어떤가 싶구나.”

 

 “....”

 

 

 수하와 대신들은 그 뒤에 어떤 말을 할지 알 것 같았다. 당장 그들의 특기이자 주무기인 “통촉하여 주시옵소서.”를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외쳐야 했다.

 

 하지만 눈앞에 자신들의 황제가 태평하게 말을 하면서도 살기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훑고 있는 것이 보여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전율의 말소리 외에는 대신들 중 긴장감에 침을 꼴깍 넘기는 소리 외에는 어떤 소리도 나지 않았다. 전율의 시선을 받고 있는 것뿐인데도 그의 눈길이 머물렀다가 해방된 대신은 어김없이 손과 다리를 부들부들 떨었다.

 

 그들이 속수무책으로 침묵하는 동안 전율이 기어이 하고자 하는 말을 다시 한 번 내뱉었다.

 

 

 "현국의 황후였던 귀연을 황비로 맞이하겠다.“

 

 “!!!”

 

 

 대신들에게 의향을 물어보거나 떠보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황제로서의 명령이자 통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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