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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미래를 보는 소년
작가 : 율룰루루
작품등록일 : 2017.10.30

어느날 미래래를 보는 능력을 얻게된 루크, 의문의 사람들에게 쫒기게 된다.

 
의심
작성일 : 17-11-11 23:02     조회 : 277     추천 : 0     분량 : 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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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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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티 당일, 델라피 백화점의 화제 사건으로 이틀이 지났지만 라타는 결국 넥타이를 사지 못했다.

 

  라타는 책상에 앉았다.

 

  "물건이 안 되면 편지를 쓰는 거야!"

 

  호기롭게 펜을 들었지만 문장이 떠오르지 않았다.

 

  ".......뭐, 마음만 전해지면 되는 거 아니겠어?"

 

  <아빠, 내가 정말 사랑해요!>

 

  편지봉투에 스티커를 붙였다.

 

  옷도 오늘 파티 옷으로 갈아입었다.

 

  얼마 전에도 입어 봤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예뻤다. 소녀는 거울 앞에 편지를 들고 섰다.

 

  "선물 준비 못해서 미안. 대신에 편지 썼어."

 

  모든 준비 완료. 이제 연설 때맞춰 전해주기만 하면 된다. 읽다가 우는 거 아니야?

 

 -똑똑

 

  "유모야?"

 

  "네. 곧 6시가 되가는 데 준비는 다 하셨나요?"

 

  "엥?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어? 아직 머리도 못 만졌는데?"

 

  "제가 도와드릴까요?"

 

  헤스티아는 라타의 머리를 부드럽게 올렸다. 라타의 가느다란 목선 위 금빛 머리가 곱게 물결이 일었다.

 

  "어쩜 이렇게 예쁘게 자라셨을 까요? 이제 어른이 다 되셨어요. 아가씨가 어렸을 때 이후로 머리 만져주는 거 오늘이 처음이에요."

 

  "오늘은 특별한 날 중에서 가장 특별하니까? 아빠가 막내딸을 사람들에게 처음 공개하는 날이잖아."

 

  라타의 미소는 세상을 다 가진 듯 했다.

 

  그 동안의 파티는 그냥 리와 라타, 이렇게만 이루어졌다. 하지만 리가 라타를 소개하는 날인만큼 오늘은 손님들이 올 예정이었다. 대통령, 연예인, 아이돌 가수 등 유명인들에게 초대장이 돌려졌었다.

 

  손님들이 서서히 무도회장에 모였다. 천장에 새겨진 천사들이 나팔을 불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천장을 지탱하는 다리에는 용이 솟았고, 한 쪽으로는 다과들이 진열되었다.

 

  라타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빠진 것이 없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정말 기대돼. 우리 집에 누가 온 다는 게. 못 기다리겠어!"

 

  라타는 방 밖으로 나갔다. 당장에 손님들에게 저를 밝히고 싶었고, 리를 보고 싶었다. 무도회장으로 향하던 차에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이제 방에서 나와. 같이 무도회장으로 들어가자.>

 

  라타는 환호성을 질렀다. 토끼처럼 깡총깡총 거실로 가니 한 남자가 온화한 미소로 라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빠!!"

 

  라타는 와락 리의 품에 안겼다.

 

  "아이고 허리 꺾이겠네. 어디보자 요 며칠 사이에 우리 딸 얼굴이.......못생겨졌네?"

 

  "오랜만에 보는데 그게 할 소리야? 예뻐진 거라고. 아빠 본다고 어제 팩 하고 잤어."

 

  "당연히 예쁘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돈데. 그럼, 아가씨? 갈까요?"

 

  "응!"

 

  무도회장의 피아노 선율이 아름답게 퍼졌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한 남자가 무대 위로 올랐다. 음악이 멈췄고, 오직 무대 위만 남기고 모든 불이 꺼졌다.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의 주인공, 리씨를 소개합니다."

 

  남자는 손끝으로 반대편을 가리켰다. 손님들은 일제히 뒤를 돌았다.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 속에 리가 무대로 올랐다.

 

  "리씨는 시간 관리자 청장이자, 오늘날의 '리더'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더욱이 청년들에게는 부드럽고 강인한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어 각종 강연 자리에 섭외 1순위이십니다."

 

  "아-아. 이거 좀 쑥스럽네요. 본격적인 연설은 이따가 저녁 즈음에 할 것이니 지금은 간단하게만 말하겠습니다. 여러분? 오늘 저의 생일 파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는 고개를 숙였다.

 

  라타는 2층에서 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따가 깜짝 소개 식으로 라타가 연설 무대에 오를 것이다. 그러니 문 밖에서 그녀만 2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떨어졌다.

 

  "그리고........그때 여러분에게 소개할 사람이 있습니다. 너무 놀라지 마세요."

 

  라타의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앗싸! 역시 아빠야. 어떻게, 사람들에게 내 존재를 밝히는 게 너무 떨려!"

 

  라타가 한 것 상기된 얼굴로 기쁨을 억누르지 못했다. 금방이라도 무대에 오를 것처럼 계단으로 향하다가 경비원에게 저지당했다.

 

  "주인님의 신호 없이는 손님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실 수 없습니다."

 

  그가 말했다.

 

  "괜찮아. 계속 그랬던 것처럼 신분을 속이면 되잖아?"

 

  "안 됩니다."

 

  꽤나 단호했다. 폭탄이 자리에 떨어진다 하더라도 꿈적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라타는 시선을 리에게 던졌다. 리는 아무런 신호도 보이지 않았다. 소녀는 경비원을 힐끔 처다보다가 대뜸 외쳤다.

 

  "앗!"

 

  라타의 손끝이 리를 향했다.

 

  경비원이 몸을 돌렸다. 제 딴에는 리의 신호를 놓친 줄 알았다.

 

  라타는 그 기회를 이용해 1층으로 내려갔다. 리가 무대에서 내려왔기에 선율은 다시 켜졌고, 사람들도 다시 움직였다. 무도회장이 작은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북적였다. 제 아무리 경비원이라 해도 이 무리를 뚫지는 못하겠지.

 

  몇몇 손님들은 앞뜰로 나왔다. 야외 수영장이 훤히 보이는 그런 탁 트인 곳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별이 밤하늘을 수놓을 때까지 아름다운 선율은 계속 흘렀다.

 

  몇 분 안 되어 사람들은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순차적으로 연회장에 착석했다. 라타에게 다시 경비원이 찾아왔다.

 

  "가시죠."

 

  "어디로?"

 

  "연회장으로요."

 

  라타가 연회장으로 발을 돌렸다. 이제 세상 사람들에게 모습을 드러낼 순간이 한 발짝 다가왔다. 가슴이 주체 못할 정도로 두근거렸다. 라타는 연회장 리가 있는 옆방으로 들어갔다. 이따가 리와 함께 무대에 오를 계획이었다.

 

  “와, 이거 굉장히 떨리는데? 안 되겠어, 화장실 갔다 올게.”

 

  라타는 급하게 자리를 비웠다. 손 씻는 중에도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가슴은 터질 듯 크게 외치는데, 입술은 자꾸 위로 향했다.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문 밖에서 누군가가 몰래 다른 사람이랑 통화하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아이 그렇다니까?......왜 그때 가르디에 가문의 자식들이 죽었잖아........응, 응........자살이라고 판명됐긴 한데.......그래도........수상해서 말이.......왜 이러실까, 금세 겁쟁이가 되셨나?......일단 심증만.......타살 갔거든, 그 남매가 죽은 게........어, 그래. 나중에 통화하자."

 

  그 사람은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타살.......분명 자살이라고 알고 있었는데.......이게 무슨 소리야? 라타는 언니하고 오빠가 죽은 이유가 분명 자살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타살? 믿기지가 않았다. 믿을 수가 없었다. 라타는 화장실에서 나왔다. 전화의 주인공을 찾으려 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라타 마음속에 불안감이 번졌다.

 

  헤스티아는 무도회장과 연회장을 이어주는 복도에서 라타를 기다리고 있었다. 부디 무대 위에서 실수하지 않기를 간절히 빌었다. 그런데 그녀의 눈에 들어온 라타는 사시나무 떨 듯 했다. 헤스티아는 라타에게 다가갔다.

 

  “아가씨, 아가씨, 무슨 일이에요?”

 

  “호, 혹시 수상한 사람이라던가, 아니면 화장실 근처에서 통화했던 사람 못 봤어?”

 

  “못 봤어요. 무슨 일이 길래 이러세요?”

 

  “언니하고 오빠가.......타살일지도 모른다고 했어.......”

 

  헤스티아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그녀는 소녀의 가늘게 떨리는 두 손을 마주잡았다.

 

  "아마 소설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지어낸 것일 겁니다. 소설가란 본래 있지도 않은 일을 만들어내니까요. 저도 그렇고 주인님도 그렇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 사건을 다 알잖아요?"

 

  이걸로 제발 다시는 타살의 '타'자도 입에 올리지 않기를 헤스티아는 빌었다.

 

  "........하지만 분명히......."

 

  "그렇지 않아요. 이미 주인님이 다 확인하셨는걸요? 괜찮아요."

 

  때마침 리가 연설 준비를 마쳤다는 신호에 라타는 방으로 들어갔다. 리는 본격적으로 무대에 오르기 전, 라타에게 인사말을 건넸다.

 

  "어떤가요, 지금 기분이?"

 

  라타의 머릿속은 엉망이었다. 불과 몇 분 전까지도 흥분에 찼는데, 이제는 머릿속이 엉망이 된 채 단어 하나만이 맴돌았다.

 

  "왜 그래, 아파? 정 그러면 너까지 무대에 오르지 않아도 돼."

 

  근심 가득한 얼굴로 리가 라타를 보았다.

 

  라타는 고개를 들어 정면을 향했다.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에 물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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