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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요부의 나라
작가 : 강리원
작품등록일 : 2017.11.9

경국지색, 나라를 망하게 한 여인..황제보다 더 유명한 그녀가 자신 앞에 무릎 꿇고 있었다.
망국의 꽃에는 치명적인 독이 있다. 소문은 적국에까지 퍼져있었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해 결국 나라를 망하게 만든다라. 그는 심술맞게도 그걸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요부를 곁에 둔다니, 신하들은 모두가 말렸다. 드디어 전쟁이 끝났다. 이제 전쟁으로 인한 혼란을 정리하고 내실을 다져야 할 때였다. 황제는 잠시만 놀겠다고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녀에게 빠져드는 자신이 있었다.

 
나라를 망하게 한 요부 (3)
작성일 : 17-11-11 14:10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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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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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율은 귀연의 제안을 단칼에 자른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처음엔 자신만만했다. 패국의 황후가 하는 거래 따위 받아들일 필요도 없었다.

 

 현국의 국고에 있던 재산만으로도 대단했고 전쟁 후유증을 수습하는 것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런데 현국의 황궁에 입성한 후 그간의 내정을 살펴보니 자신이 예상하고 있던 것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았다.

 

 

 "단서가 아무것도 없느냐."

 

 "국고를 관리하던 관원, 궁내 모든 것을 담당하던 상선까지 모두 잡아들여 고문하였으나. 그들은 그런 곳이 존재하는지조차도 몰랐습니다."

 

 "그게 거짓일 확률은."

 

 "그 또한 없습니다."

 

 "하하. 그래서 그리 자신했던 건가."

 

 ".."

 

 "발칙하군."

 

 

 전쟁 후에 내정은 엉망진창이었고, 국고를 다 써도 수습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물론 원래 돈이 없다고 생각하면 이 상태에서부터 일으킬 궁리를 하는게 맞다만..

 

 황제는 요부가 말한 천하를 먹고 살게 할 재물이라는 말이 귓가에 아른거렸다.

 

 그럴 만큼의 재물이라, 그 말은 허언이 아닐 것이다.

 

 천년대계를 이룬 제국이었다.

 

 그들의 사치와 향락은 끝이 없었고 그럼에도 나라는 휘청거리지 않았다.

 

 그것은 파도 파도 마르지 않을 만큼의 재물이 있다는 뜻이었다.

 

 황제는 은밀하게 그 재물이 있는 곳을 알아보고 있었지만 도저히 감이 잡히지를 않았다.

 

 서고에 있는 모든 지도를 뒤져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재물이 있을 만한 곳은 나오지 않았다.

 

 대체 그게 어디에 있기에. 찾아낼 수 없다고 호언장담을 했단 말인가.

 

 

 

 **

 "이대로는 신국까지도 휘청거립니다. 결단을 내리셔야 합니다."

 

 "그 여인은 이리 될 걸 알았다는 것입니까."

 

 "아마..그랬겠지."

 

 "헌데 폐하. 그동안 현국의 국정은 사실상 황후가 돌봤다고 합니다."

 

 

 언제나 자신의 곁에서 그를 호위하는 수하는 뛰어난 무관임과 동시에 정치적으로도 수완가였다.

 

 그런 그가 이런 보고를 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현국의 국정은 그야말로 극과극이었다.

 

 일을 벌이는 사람이 있고 수습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정확히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국은 황제에 대한 소문이 워낙 많았고 그 중에는 가짜 소문 또한 많았다.

 

 하지만 그 모든 국정을 처리하는 것 또한 소문의 주인공인 황제였다. 물론 겉으로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재상과 황후가 나눠서 하고 있다는 소문 또한 있었지만 소문일 뿐,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명확하지는 않았다. 현국은 이미 정치적으로든 내정의 사정이든 무너질 만큼 무너져있었다.

 

 그런데도 현국이 이제껏 버텼던 것은 막대한 재산과 무너진 나라를 받치고 있는 누군가의 지략 덕분이었다.

 

 그 보이지 않는 인물은 분노로 가득한 백성들을 달래고 무너져가는 내정을 다시 일으켰다.

 

 허나, 현국의 황후는 황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는 인물로 황제의 더러운 소문에 늘 함께 따라다니는 인물이었다.

 

 그 소문의 중심에 있는 황후였으니. 당연히 벌린 쪽일 것이라. 이제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허나, 실제로 마주한 황후는 뭔가 그 소문의 주인공이라고 하고 무시하기에는 그녀 주위에 풍기는 분위기에 위화감이 들었다.

 

 심지어 거래를 제안하는 모습을 보니 영악할 정도로 영리해 보이기까지 했다.

 

 어쩌면 이제까지 현국을 버티게 했던 그 보이지 않는 존재가 황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면..왜 이 나라를 망하게 하는데 직접 나섰단 말인가.

 

 황제를 자신의 손으로 죽이고 시녀를 시켜 황궁의 문을 열었다.

 

 황후가 진짜 그 자라고 한다면 이 일련의 행동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황제는 결국 졌다.

 

 신국은 지금 당장 재물은 필요하고 현국의 숨겨진 재산을 자력으로는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여인은 어찌하고 있다더냐."

 

 "그것이..."

 

 

 수하가 바로 고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전율의 눈썹이 삐뚜룸하게 올라갔다.

 

 

 "왜 그러느냐. 내가 밥은 잘 챙겨두라 했던 것 같은데."

 

 

 어차피 죽을 여인인데. 현국의 황후로 천하를 누리던 여인인데. 팔목이 가늘다 못해 앙상했다.

 

 그것이 자꾸 걸려 변죽 끓이듯 지시했던 것이 기억나 물었다.

 

 

 "그것이 잘 먹고 잘 잔다고 합니다."

 

 

 곧 처형당할 여인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잘 지냈다. 저것이 죄인의 모습인가 싶어 민망할 정도였다.

 

 

 "그래. 얼마나 잘 지내는지 구경이나 하러 가자."

 

 

 전율은 지하 감옥으로 내려갔다.

 

 전율은 내려가는 내내 구겨진 미간이 펴지질 않았다. 익숙한 냄새였다.

 

 전장에서 공기와도 같았던 피냄새. 살이 타들어가는 냄새.

 

 평생을 전쟁터에서 살다시피 한 그에겐 공기보다 더 익숙한 냄새였다.

 

 가끔씩 광기에 휘말릴 때면 이것을 향기라고도 여겼을 만큼.

 

 그런데 왜 지금 이 순간에는 이토록 역하게 느껴진단 말인가. 전율은 그것을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미치도록 불쾌했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지내야 잘 먹고 잘 잔단 소리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전율은 수하를 이곳에 넣고 지내보라고 하고 싶었다.

 

 그런데..눈앞에 있는 이 여인은 여기까지 오는 내내 불쾌하고 짜증났던 자신을 민망하게 만들 정도로 태평한 얼굴로 잘 먹고 있었다.

 

 

 "혹시 한 그릇 더 달라고 하면 더 주느냐."

 

 "쓸데없는 소리하지 마라."

 

 

 하..사람을 맥 빠지게 하는 능력이 있구나. 방금 전까지 불쾌해하던 전율은 이제는 다른 의미로 불쾌해지고 있었다.

 

 

 "더 주거라."

 

 "폐, 페하!"

 

 "여기와 썩 잘어울리는 구나."

 

 

 틀림없는 빈정거림이었다. 기분 나쁘라고 한 소리인데 귀연은 태평하게 배를 탕탕치고 있었다.

 

 

 "예, 제 살아 생전 먹은 밥 중에 여기서 먹은 게 제일 맛난 듯 합니다."

 

 

 귀연의 말은 진심이었다. 이상하게 계속 허기가 지고 계속 졸렸다.

 

 그녀의 스물여섯 평생 동안 이토록 잘 먹고 잘 잠든 순간이 없었다.

 

 이 공간에 가득한 피냄새가 구역질나도록 역겨워도 밥은 목구멍 안으로 잘만 넘어갔다.

 

 이런 자신이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근래 들어 가장 살아있는 기분이었다.

 

 

 "팔자 좋군."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할 말이나 하라는 뜻이었다. 또한, 전율이 여기에 온 이유를 알고 있다는 듯이 당당한 물음이었다.

 

 그는 자존심이 상했지만 어쩔 수 없다. 이미 저울은 저쪽으로 기울었으니.

 

 

 "일년 간의 실권을 주지."

 

 

 전율은 일부러 거만하게 그녀를 내려 보며 말했다.

 

 혹시라도 그녀가 신국의 아쉬운 사정을 눈치 채지 못하도록. 자비를 베풀어주는 척 했다.

 

 하지만 귀연은 그런 뻔한 눈속임에 넘어가지 않았다.

 

 

 "늦으셨습니다."

 

 "..?"

 

 "그 재물이 필요하시다면 황후전의 재물은 저에게 돌려주세요."

 

 "그게 무슨!"

 

 "여기까지 친히 내려오신 걸 보니 재물이 간절해지신 것 아닙니까. 그럼 저울의 무게가 폐하께 더 나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

 

 "그러게. 제가 처음 제안할 때 받으시지요. 그랬으면 실권으로 만족했을 겁니다."

 

 

 저 요부!! 황제는 요부의 목에 칼을 들이밀었다.

 

 지금 당장 저 목을 쳐내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천추의 한이었다.

 

 저런 발칙한 계집을 보았나.

 

 

 "황후전의 제물과 일 년간은 황후전에 내려졌던 기존의 예산을 그대로 주십시요. 저에게 그 정도 퍼주신다고 해서 마를 재물이 아닙니다. 그것만은 보증하지요."

 

 "!!"

 

 

 완전히 말려버렸다. 여기서 자신이 뭔가를 거래하려고 든다면 여자는 여기서 더 한 조건을 들 것이다.

 

 이미 늦어버렸다.

 

 

 "..그래. 좋다."

 

 "감사합니다."

 

 

 귀연이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전율에게 예를 갖췄다.

 

 하지만 그 모습이 더 당당해 보여서 그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저 여인에게 처소를 내려줘라. 황제는 그 말을 남기고 사라져 버렸다.

 

 네가 원하는 대로 전부다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를 갈면서.

 

 전율이 계단 위로 올라가는 발소리까지 사라진 후에야 귀연은 숨을 토해내듯 뱉었다.

 

 '다행이야. 앞으로 일 년. 나한텐 일 년이 남았어.'

 

 해냈다는 충족감에 몸에 긴장이 풀리면서 갑자기 정신이 어질거렸다.

 

 

 "이봐. 이봐. 정신 차려!"

 

 

 병사가 자신을 흔들며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감긴 눈이 떠지지 않았다.

 

 몸이 붕 뜬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이미 정신을 잃은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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