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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요부의 나라
작가 : 강리원
작품등록일 : 2017.11.9

경국지색, 나라를 망하게 한 여인..황제보다 더 유명한 그녀가 자신 앞에 무릎 꿇고 있었다.
망국의 꽃에는 치명적인 독이 있다. 소문은 적국에까지 퍼져있었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해 결국 나라를 망하게 만든다라. 그는 심술맞게도 그걸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요부를 곁에 둔다니, 신하들은 모두가 말렸다. 드디어 전쟁이 끝났다. 이제 전쟁으로 인한 혼란을 정리하고 내실을 다져야 할 때였다. 황제는 잠시만 놀겠다고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녀에게 빠져드는 자신이 있었다.

 
나라를 망하게 한 요부 (2)
작성일 : 17-11-10 11:19     조회 : 221     추천 : 0     분량 : 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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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하! 황궁의 문이 모두 열렸다고 합니다!”

 

 성문 쪽으로 상황을 살피러 갔던 병사의 외침이 시발점이었다. 처음에는 함정을 의심하기도 했으나 황궁 안의 그 누구도 신국과 맞서 싸우려 하지 않았다.

 

 지지부진한 싸움을 예상했던 신국의 황제, 전율로서는 반가운 일이었으나 전쟁의 신이라 불리는 그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흐름이었다.

 

 그러나 황궁으로 입성한 그는 모든 의심과 의구심을 떨쳐버렸다. 그의 꽉 쥔 주먹이 도저히 참지 못하고 부르르 떨었다. 소름이 끼쳤다. 모두가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했던 위업을 이룬 것이다.

 

 ‘내가..드디어..현국을 이겼구나..!’

 

 

 

 **

 대륙을 호령하던 현제국이 망했다. 천년대계를 이뤘으나 한 세기 전부터 부패와 향락에 빠져 백성들을 지옥에 빠트린 제국.

 

 그 제국을 망하게 한 것은 현제국의 황후이자 사치와 향락을 좋아해 천하를 혼란에 빠트렸다고 소문이 파다한 요부, 귀연이었다.

 

 귀연이 황궁의 문을 연 덕분에 길고 지루한 싸움 없이 신국은 무혈입성을 했다. 이제 황제의 목만 제거하면 끝날 일이라고 모두가 그렇게 여기고 있을 때였다.

 

 현제국의 황제가 황후전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 그 모습을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신국의 황제, 전율이었다.

 

 그는 현국과의 전쟁을 하면서 언제나 마음속으로 다짐했던 것이 있었다. 현국 황제의 목만큼은 자신의 손으로 처리하리라. 그런데 현국을 이겼으나 그 황제는 이미 죽어있었다. 반 쪽 짜리 성취감이었다.

 

 

 “아무래도 현국의 황후가 죽인 것 같습니다.”

 

 

 주위 상황을 파악하던 수하가 전각 근처에서 벌벌 떨고 있던 내관에게 앞 뒤 전후를 알아내었다.

 

 제 남편의 심장을 칼로 찌른 황후라니. 항간에 떠돌던 현국의 황후에 대한 소문이 떠올랐다.

 

 ‘요부라 하였던가. 아니, 마녀인가. 귀신인가.’

 

 눈앞에 있는 황제를 향한 잔혹한 복수심과 잔인함은 도저히 그의 권세와 총애를 힘입어 세상을 발아래 두었다는 황후의 짓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이런 짓을 했다면 그에게 깊은 복수심을 갖고 있거나, 마녀여야만 했다.

 

 

 “황후를 잡았습니다!”

 

 

 수하의 직속 부하인 권혁이 달려와 고해바쳤다. 이미 황궁을 벗어나 도망쳤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의외였다.

 

 

 “..아직 궐 안에 있었단 말이냐. 데려 오거라.”

 

 

 얼마 있지 않아 권혁의 뒤로 병사 두 명에게 양팔을 붙들린 채 끌려오고 있는 여인이 보였다. 오는 내내 발이 질질 끌렸는지 그녀의 발끝에서 피가 나고 있었지만 그것을 알아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녀의 온 몸이 피칠갑을 한 채였기 때문이다.

 

 전율은 병사들에 의해 바닥에 내팽개쳐진 여인을 바라봤다. 여인은 처음에는 힘없이 쓰러졌지만 곧 자신의 몸을 정리해서 무릎을 꿇고 등을 펴서 황제를 정면으로 올려다봤다. 이 여인이 그 대단한 여인이란 말인가.

 

 

 “얼굴을 들어 보거라.”

 

 

 이 여인 덕에 황제는 이 나라를 얻을 수 있었다.

 

 나라를 망하게 한 여인이 나에게 나라를 쥐어준 꼴이라니, 이 나라의 백성들은 얼마나 불쌍하단 말인가.

 

 

 “이 얼굴로 천하를 쥐락펴락한 것인가.”

 

 “...”

 

 “이 얼굴에 홀려 국정을 모두 너에게 넘겨주다시피 했다지. 천하를 농락하던 요부가 이런 꼴이 되다니.”

 

 “...”

 

 “너의 황제를 따라 보내주지.”

 

 “폐하.”

 

 “네 남편을 두고 내게 폐하라고 하는 것이냐. 허허. 죽은 남편이 노발대발하겠군. 이리 지조가 없는 여인이라니.”

 

 “덕분에 나라가 망하기 전에 전쟁을 끝내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살려달라고 비는 것이냐. 그런데 어쩌나. 나는 배신을 한 자는 곁에 두지 않는다.”

 

 “아뇨. 거래를 제안하는 것입니다.”

 

 “거래..?”

 

 

 황제는 숨기지 않고 입가에 조소를 머금었다.

 

 감히 내게 거래를 제안하다니. 그 제안이 시덥잖은 것이면 괘씸죄로 곱게 죽이지 않으리라. 속으로 다짐했다.

 

 

 "전쟁이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그만큼 양국 모두 피해가 컸지요."

 

 "신국보다 현국의 피해가 더 컸다."

 

 

 대륙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현국의 위상은 천년을 이었고, 모든 사람들이 현국을 현제국이라 불렀다.

 

 황제는 지금 일부러 현국이라 깎아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귀연은 그런 것 따위 신경도 쓰지 않으며 바로 현국이라 말을 바꿨다.

 

 

 "그 현국 또한 이제 폐하의 나라가 아닙니까."

 

 

 그러니 현국의 피해가 더 컸던 것이 신국의 자랑이 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 피해 또한 결국 신국이 수습해야 할 몫이었다.

 

 패망한 나라는 어차피 그 나라의 사람들이 책임져야 할 문제였다. 그것을 신국의 황제의 역할로 떠넘기다니. 발칙한 계집이었다.

 

 

 "신국은 현국과 비교하여 나라의 역사가 짧습니다."

 

 

 귀연의 말을 들은 순간 주위에 있던 장수들이 발끈했다. 감히 신국을 업신여기는 발언을 하다니!

 

 

 "비록 나라는 망했으나 현국의 역사와 문화가 하루아침에 사라질 것이라 여기십니까."

 

 "신국의 지배 하에서 현국의 정통성을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냐."

 

 

 전율이 비웃었다. 반항은 하겠지. 하지만 나라 잃은 백성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 스스로 모든 것을 버리게 될 것이다.

 

 

 "지금의 신국으로는 어려울 것입니다."

 

 "!!"

 

 

 그녀의 말에 욱한 것은 전율이 아니라 그의 곁에 시립해 있던 병사들이었다. 그들은 짠 것처럼 동시에 검집에서 검을 빼들어 귀연에게 들이밀었다. 말 한마디 잘못하면 당장 베기라도 할 기세로.

 

 그럴수록 귀연은 고개를 더 빳빳이 들고 전율의 붉은 눈을 피하지 않았다. 자신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게끔 해야 했다.

 

 

 "그것은 신국의 국고가 아무리 부유하다 하나 현국을 따를 수 없기 때문이지요."

 

 ".."

 

 

 전율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이 여인의 속셈을 알아내려고 여인이 말하는 모습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관찰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여인의 얼굴만 보이기 시작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전율은 화들짝 놀라 머리를 흔들었다.

 

 미쳤다. 이제 대업을 이루고 제국이 된 신국의 입지를 공고히 해야 했다. 그런데 나라를 망하게 한 여인에게 홀릴 뻔하다니. 제정신이 아니었다.

 

 전율의 속사정을 모르는 귀연은 갑자기 어두워지는 그의 얼굴을 보고 긴장했다.

 

 이 거래는 무조건 성공시켜야만 했다.

 

 

 "현국의 진정한 재산은 국고에 있지 않습니다."

 

 "그래. 현국은 마르지 않는 부유함이 상징인 나라였으니. 어딘가에 빼돌린 것이 있겠지. 그 위치를 가지고 거래를 하자는 것이냐."

 

 "그 곳의 위치는 오로지 황제와 황후만이 알고 있는데. 이젠 저만이 알고 있게 됐지요. 그곳에 있는 재물을 얻으면 천하를 가질 수 있습니다."

 

 

 천하를 가질 수 있는 재물이라. 그렇게 말하는 귀연의 얼굴엔 조금의 과장도 없었다.

 

 

 "그리 대단한 재산이더냐. 그러나 말이다. 그걸 위해 굳이 너와 거래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구나. 어차피 현국은 이제 신국의 땅이다. 천천히 찾으면 될 것이다. 나는 급하지가 않아."

 

 "그것을 얻고자 하신다면 저와 거래를 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곳은 제 도움없이는 절대 찾을 수 없습니다."

 

 "..."

 

 

 전율이 귀연의 말을 가늠하고 있을 때였다. 귀연이 심호흡을 크게 내쉬더니 자신의 진짜 목적을 꺼냈다.

 

 

 "그 재물을 폐하께 드리는 대신 제게 이 현국을 일 년간 다스릴 수 있는 실권을 주십시요. 그게 거래 조건입니다."

 

 "..건방지군."

 

 

 감히, 신국의 종속된 현국의 실권을 달라니. 목숨을 구걸해야 할 패잔병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말이었다.

 

 

 "일 년이 지난 후엔 저를 죽이시든 추방하시든 폐하의 뜻대로 하십시오. 단 일 년입니다. 그 대가로 폐하는 신국의 천년을 지탱하고도 남을 재물을 얻으실 겁니다."

 

 "하하. 오히려 소문이 모자라구나. 나라를 망하게 한 요부라더니, 그 소문이 결코 과장되지 않다. 대단한 여인이구나."

 

 

 마지막 말은 반어적으로 그녀를 비꼰 곳이다. 그의 분노와 살기가 주위를 압도하고 있었다.

 

 전율이 낮은 목소리로 음산하게 답했다.

 

 

 "네가 원하는 것은.."

 

 "..."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

 

 "너의 도움 없이도 그 재물은 찾을 것이고, 그 재물이 아무리 많다 하나 국고에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하다. 굳이 너에게 실권을 넘겨주면서까지 필요치 않지."

 

 

 귀연은 눈을 질끈 감았다. 자신의 거래가 실패한 것이다. 이 거래는 성사되어야만 했다.

 

 

 "그리고 난. 건방진 것들을 싫어해."

 

 

 그는 옆에 있던 수하를 시켜 그녀를 감옥에 처박았다.

 

 

 "나라에 위험한 여인이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공개 처형할 것이다."

 

 

 황제는 돌아서기 전 그녀를 다시 한 번 바라봤다. 잠시 물끄러미 쳐다보던 황제가 도망치듯 사라졌다.

 

 '피칠갑을 한 얼굴마저도 아름답다니..요부는 요부구나.'

 

 황제의 머릿속에 피로 물들면서도 자신을 올려보는 그 요염한 얼굴이 뇌리에 꽂혀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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