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
 1  2  3  4  5  >>
 
작가연재 > 무협물
석공무림
작가 : 봉황송
작품등록일 : 2016.3.28

석공(조각가)의 무림행 이야기.

 
석공무림 1권 3장
작성일 : 16-03-28 10:06     조회 : 707     추천 : 1     분량 : 450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3장. 임학후의 천자문

 

 

 

 

 

 

 

 

 

 

 밝은 달이 차가우면서도 밝은 빛을 조용히 내뿜고 있었다. 커다란 소나무 아래에서 송광과 도장석이 함께 있었다.

 “자! 이 글자가 바로 네 이름의 첫글자인 도(陶)이란다. 두 번째 글자는 장(張)이고, 마지막 글자는 석(碩)이란다. 도씨 가문의 크게 베푸는 아이라는 뜻이구나. 뜻과 획을 잘 기억하고 잊지 말거라.”

 송광이 도장석에게 이름의 글자의 뜻과 쓰는 법을 알려줬다.

 스윽! 슥!

 송광이 나뭇가지로 모래 위에 글자를 적어나갔다.

 “확실하게 기억했어요.”

 도장석은 머릿속에 꼭꼭 집어넣었다.

 자신의 이름의 글자를 확실히 알게 되었고, 또 이제 절대로 틀리지 않을 자신이 넘쳤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익힌 글자였다.

 “글자를 익힐 때는 모양을 잊지 말아야 하지만, 그 뜻도 알고 제대로 쓸 수 있어야 비로소 그 글자를 알았다고 말할 수 있지.”

 송광은 도장석에게 글자를 가르쳤다.

 장부로 태어나서 만 권의 책을 읽지는 못 한다고 해도 석공으로서 글을 쓰고 읽을 줄 알아야 했다. 고금의 인물들이 집필한 서적들을 보기 위해서는 까막눈에서 탈출해야만 했다. 서적에 있는 내용들의 깨우침은 읽는 자의 찾기에 달려있다.

 예술의 세상은 넓고도 험하다.

 예술의 세상에 빠지면 어디로 가는지도 알지 못 하고 헤매기 마련이다. 그럴 때 지표 가운데 하나로 삼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책들이다.

 책속에는 고금의 인물들이 있다.

 책을 읽어야 고금의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고금의 인물들의 발자취를 더듬을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바로 글을 읽을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명심할게요.”

 도장석이 말했다.

 스윽!

 송광이 손바닥으로 모래를 헤집고 평평하게 만들었다.

 모래 위에 쓰여있던 글씨가 사라졌다.

 “써 보거라.”

 도장석의 오른손이 나뭇가지를 들었다.

 사악! 삭!

 나뭇가지가 모래 위에서 거침없이 움직였다.

 방금 전에 머릿속에 꾹꾹 눌러 담았던 임, 학, 수 세 개의 글자가 모래 위에 선명하게 쓰였다. 글씨체가 다소 흐트러졌지만 처음 쓴 것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머리가 좋구나. 획의 순서도 틀리지 않았다.”

 송광이 말했다.

 배우려고 노력하는 도장석은 하나를 배우면 하나를 익혔고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았다. 한마디로 도장석은 가르치는 보람이 있는 학생이었다.

 “지금 네 앞에 있는 책은 천자문이야.”

 송광이 말했다.

 그가 가지고 다니던 서적들 가운데 천자문을 꺼내들었다. 얼마나 많이 살펴보았는지 두꺼운 겉표지가 닳아 있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천자문 책이군요.”

 도장석이 눈빛을 빛냈다.

 누런 표지 위에 검은 글씨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

 도장석은 그것이 천자문이라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했다.

 “묵필학사 임학후의 천자문이란다.”

 “묵필학사 임학후가 누구예요?”

 도장석이 물었다.

 “학사로 무림에서 성공한 사람이야.”

 “학사요?”

 “혹시 하북팽가라고 혹시 들어봤어?”

 “아! 들어봤어요.”

 도장석이 대답했다.

 평범한 아이지만 그도 들은 이야기가 있었다. 강호라는 세상이 있고, 병장기로 단단한 바위를 부수는 강호인들이 있고, 그런 강호인들이 모여서 사는 집안들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 집안 가운데 하북팽가라고 하는 다소 무식한 집안이 있다고 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임학후는 하북팽가에서 학사로 있으면서 천자문을 제대로 배우지 못 하던 돌머리 여자에게 가르친 사람이야.”

 “와! 얼마나 머리가 나쁘면 여자에게 돌머리라고 해요?”

 “앞에서 천자문을 배우고 뒤돌아서서 곧바로 잊어버린다던 돌머리라고 하더라. 그녀를 가르치기 위해서 한림원 학사들도 나섰지만 모두 포기를 하고 말았어. 세상에 그런 돌머리를 찾아볼 수가 없다면서 아주 학을 뗐지. 그런 여자에게 임학후가 천자문을 머리에 완전히 각인시켜줬지. 어떤 면에서 보면 뇌리에 조각을 해줬다고 할 수도 있어.”

 “와아! 그런 식으로도 설명할 수가 있겠네요.”

 도장석이 강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그는 임학후에 대한 궁금한 것이 많았다. 다른 사람들이 하지 못 하던 가르침을 어떻게 돌머리 여자에게 가르쳐줬든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임학후는 천자문의 뜻과 글자를 돌머리 여자에게 하나하나 가르쳐줬지. 단순한 주입식이 아닌 돌머리 여자에게 딱 맞는 눈높이로 알려줬어. 그 결과 돌머리 여자는 기연을 접했어. 천자문을 배우는 와중에 높은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지.”

 “와아! 정말로 기이한 일이네요.”

 “후후후! 그렇지? 그 뒤로 임학후가 돌머리 여자에게 가르쳐줬던 천자문 내용이 시중에 풀렸단다.”

 송광이 말했다.

 사실 송광은 임학후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임학후가 남긴 발자취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려고 노력했다. 임학후의 독특한 면이 송광이 예술적인 혼을 무척이나 강렬하게 끌어당겼다.

 신선루를 방문했을 때 받았던 엄청난 충격을 그는 잊을 수가 없었다. 신선루의 벽들에 그려지고 새겨진 엄청난 조각과 그림들에 넋을 잃어버렸다. 임학후의 엄청난 정신세계를 접하고 크게 감탄했다.

 그는 본격적으로 임학후가 세상에 남긴 물건들을 보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임학후가 남긴 그림이나 장신구 등을 접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그것들은 보물들이었다.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함부로 밖에 선보이지 않았다. 가족과 친한 사람들만 임학후가 남긴 물건들을 살폈다.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시중에 가장 널리 퍼져있는 것이 바로 임학후의 천자문이었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임학후에 대한 이야기를 또 해줄게. 지금은 천자문을 배워야 하니까 말이야.”

 “꼭 해주세요. 임학후는 정말로 흥미로운 사람이에요.”

 임학후라는 이름이 도장석의 뇌리에 크게 들어왔다.

 “임학후의 천자문은 그냥 단순히 머리로 익히는 공부가 아니란다. 몸을 써서 배워야 하는 공부야.”

 “몸을 쓴다고요?”

 “책상 앞에서 가만히 앉아서 배우지 않고 몸을 크게 움직여가면서 배우지.”

 송광이 말했다.

 “그래요?”

 도장석이 의아해했다.

 ‘어떻게 몸을 움직여가면서 배운다는 것이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그는 송광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 도장석을 보면서 송광이 웃었다.

 임학후가 팽설에게 가르쳤던 수업방식은 세상에 널리 알려진 상태였다. 작금에 와서는 무림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 그리고 글을 처음 배우는 어린아이들도 많이 따라했다.

 글을 책상물림으로만 배우다보면 몸이 많이 망가지는 법이었다. 과거에 있어 사당오락이라는 말처럼 공부도 체력이 뒷받침해야 했다. 임학후의 동적으로 배워야 하는 천자문은 글을 배우면서 체력증진까지 동시에 꾀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임학후의 천자문 가르침을 처음에는 이단이라고 손가락질하던 유학자들 사이에서도 자식들에게 가르치고 주고있는 실정이었다.

 “말로만 하면 이해를 하기 어려우니 내가 시범을 보여주마. 잘 보고 들으렴.”

 “예.”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반짝이며 도장석이 대답했다.

 그의 강렬하면서도 뜨거운 눈길을 받은 송광이 나뭇가지를 들고 허리를 꼿꼿이 폈다. 나뭇가지를 든 그가 가만히 손을 들어올렸다.

 휘이잉! 휘이잉!

 산바람이 불어와 송광의 머리카락을 흩날렸다.

 “하늘 천. 팔 벌린 사람 머리 위에 있다.”

 송광이 크게 말하면서 나뭇가지로 허공에 획을 그려나갔다.

 스윽!

 나뭇가지가 가로로 한 번 큰 획을 그었다.

 스윽! 스으윽!

 나뭇가지가 큰 획 아래에 팔다리를 활짝 벌린 사람모양의 큰 대자를 그려냈다. 하늘 천의 음과 뜻을 이야기하는 송광의 목소리가 조용한 공간에 크게 울렸다.

 허공에 그려진 나뭇가지의 흔적을 도장석이 머릿속에 꼭꼭 집어넣었다. 이미 허공에 그 흔적이 사라졌지만 도장석의 뇌리에는 강렬한 흔적을 남겼다.

 ‘멋있다.’

 도장석의 눈이 횃불처럼 타올랐다.

 나뭇가지를 움직이고 있는 송광의 모습이 위대하게 보였다. 나뭇가지를 다루는 멋진 손놀림에 그의 심장이 요란하게 뛰었다.

 ‘하늘 천. 팔 벌린 사람 머리 위에 있다.’

 도장석이 문자의 음과 뜻을 잊어버리지 않게 머리에 각인시켰다.

 그는 배움에 큰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송광에게 가르침을 받는 시간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즐거웠기에 온전하게 집중할 수가 있었다.

 “땅 지. 흙을 잇달아 이어진 것이 땅이다.”

 송광이 나뭇가지로 지를 선명하게 그려냈다.

 휘익! 휙!

 지의 획을 하나하나씩 그려나가는 나뭇가지가 복잡하게 움직였다.

 미동도 하지 않는 도장석이 나뭇가지의 움직임에서 눈을 떼지 못 했다. 그의 귀는 송광의 가르침에 완전히 열려있었다.

 휘익! 휙!

 나뭇가지가 허공을 연신 누볐다.

 도장석이 잘 볼 수 있도록 송광은 나뭇가지로 글자를 크게 쓰면서 될 수 있으면 천천히 움직였다.

 그렇게 천자문의 시작인 여덟 글자 천지현황 우주홍황이 나뭇가지에 의해 허공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천지현황 우주홍황.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며, 우주는 넓고도 거칠다. 천자문의 맨 처음은 천지우주로 시작하는데, 이는 조물주가 만든 세상 속에서 인간은 천지의 한 미물임을 인식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송광이 말했다.

 그의 말은 임학후가 하북팽가에서 팽설에게 풀어줬던 말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았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6 석공무림 1권 8장 2016 / 5 / 11 472 0 4340   
15 석공무림 1권 8장 2016 / 5 / 11 604 0 4299   
14 석공무림 1권 7장 2016 / 5 / 4 663 0 7557   
13 석공무림 1권 6장 2016 / 4 / 17 610 0 7647   
12 석공무림 1권 6장 2016 / 4 / 17 585 0 4723   
11 석공무림 1권 5장 2016 / 4 / 6 853 0 4735   
10 석공무림 1권 5장 2016 / 4 / 6 610 0 5759   
9 석공무림 1권 4장 2016 / 3 / 30 598 0 7531   
8 석공무림 1권 4장 2016 / 3 / 30 702 0 5803   
7 석공무림 1권 3장 2016 / 3 / 28 748 1 4397   
6 석공무림 1권 3장 2016 / 3 / 28 708 1 4506   
5 석공무림 1권 2장 2016 / 3 / 28 631 1 5204   
4 석공무림 1권 2장 2016 / 3 / 28 699 1 4090   
3 석공무림 1권 1장 2016 / 3 / 28 602 1 5470   
2 석공무림 1권 1장 2016 / 3 / 28 633 1 4883   
1 석공무림 1권 서장 2016 / 3 / 28 1111 2 91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학사무림
봉황송
혈마
봉황송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