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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시스토피아 (SIS-TOPIA)
작가 : BB
작품등록일 : 2016.8.27

대륙과 대륙 사이가 분절되어있는 미지의 세상, 스토피아.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그리고 자신들에게 부여된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은 오늘도 '시작의 땅'을 떠난다. 그리고 그 평화의 대지에서 가장 유명한 도둑인 시스는 우연찮게 다른 소년, 소녀들에게 사로잡히게 되는데.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세 소년 소녀들의 모험. 각자 서로 다른 유토피아를 꿈꾸고 있지만 그들이 걷게 될 길은 오직 하나뿐. 세 명의 소년 소녀들의 유토피아 건설 이야기, 시스토피아 시작합니다!

 
2 - 1. 저주 받은 녀석들, 삐걱이던 첫 만남
작성일 : 16-08-29 19:46     조회 : 616     추천 : 11     분량 : 6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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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자, 시작의 땅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길을 걷기 위해선 내 몸을 지켜줄 든든한 방어구는 필수 일 겁니다! 당신의 목숨을 지켜줄 각종 갑옷들이 단 돈 110포인트! 지금 바로 장만하세요! 이만한 가격에 이정도 품질 어디서 구하기 힘듭니다! "

 

 

 " 둑스들이 준비한 시험을 치르기 위해선 쓸만한 칼 한 자루 정돈 들고가야 할거다. 13가문 중 일검의 채가문이 사용한다는 '무게 검' 소량 입품 되었다. 긴 말 하지 않겠다. 검은 그 가치를 아는 주인에게서 빛이 나는 법. "

 

 

 

 대지와 대지가 각기 나누어져있는 신비의 땅, 스토피아 대륙. 그리고 그곳에서 세상의 중심이라 불리우는 시작의 땅. 과거 서로가 서로를 헐뜯으며 흘렸던 피로 인해 대지가 황폐화되어버린 후, 사람들은 각자의 살 길을 위해 하나 둘 자신의 고향을 떠나갔다.

 

 

 " 아직 '스토피아'를 얻지 못하신 팔로워 분들. '둑스의 땅' 옆에 바로 13가문의 쉼터가 있습니다. 좋은 무기, 좋은 방어구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스토피아가 없다면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것 알고 계시죠? "

 

 

 그러나 그로부터 수 백년이 흐른 지금, 새로운 터전을 찾아나섰던 그들은 결국 다시금 시작의 땅으로 돌아오게 됐다.

 

 장대하지는 않지만, 볼거리가 가득한 도시의 시가지. 어두운 골목 사이로 나는 슬며시 고개를 내밀었다. 음, 역시 완벽해. 전부 다 따돌렸구만. 그럼 잠깐 숨 좀 고르고 다시 움직여볼까.

 

 

 " 13가문의 명가(名家), 타매가문과 함께 스토피아의 28 쪽을 갱신했던 명망높은 가문. 편화 가문의 종자 '화온'이 함께 스토피아의 모든 페이지를 채우실 명가의 자제분을 구하고 있습니다! "

 

 

 " 무가(無家)의 힘을 보여줍시다! 이름있는 가문이면 답니까? 이름 없는 가문, 나약한 군소 가문이라고 무시받는 것도 이제 지긋지긋합니다! 저와 같이 선두에서 길을 걸으실 무가 한 분 어디 없으십니까! "

 

 

 이거 겉보기에도 '순례자'들이 무진장 늘어난 것 같은데. 킁, 모험이 그렇게도 좋을까. 과거 선조들이 머물렀고, 창고 가득하게 먹을 것을 쌓아놓았었다는 시작과 풍요의 땅.

 

 

 " 아우터들은 깨달아야합니다! 우리는 과거 처절했던 반목의 시대를 잊어선 안 된다는 것을! 우리는 그들의 자손으로서 그 날의 과오를 반면교사 삼아 속죄해야한다는 것을! "

 

 

 반목의 시대는 무슨. 이 거리는 언제나 사람들로 빽빽하구만. 매일마다 보는 거지만 '이 땅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말은 확실히 거짓말이 아니야.

 

 

 " 흐흐흐. "

 

 

 윗 옷의 밑단을 살짝 들어 허리춤에 걸려있는 지갑들을 확인했다. 하나 하나 묵직한 걸 보니 오늘은 고기 반찬을 먹을 수 있겠구나. 이제 막 길을 걷기 시작하는 모험가 '팔로워'분들, 미안해. 나도 이제 초록색 잎파리들은 지긋지긋하거든.

 

 그 할망구, 건강이니 뭐니 하면서 맨날 채소 반찬만 주니까. 뭐, 지갑이 없길래 겸사겸사 대신 받아온 이 모자도, 허름해보이지만 장물로 슬쩍 팔아 버리면 되고. 오늘은 말마따나 아주 풍요로운 하루를 보내겠는걸.

 

 

 " 자, 그럼. 오늘은 얼마나 벌었는지 볼까. 30pt, 70pt … "

 

 

 그나저나 이렇게 되면 나는 13 가문 녀석들한테 고마워해야하는건가? 시작의 땅에 '팔로워'들이 늘어나게 된 것도 녀석들 덕분이니.

 

 

  ㅡ 최초의 울림을 들은 자들. 허나 시작의 땅을 재건하라는 땅의 울림을 저버린 채, 그 땅을 떠나버렸던 13명의 기사들.

 

  ㅡ 황폐화된 대지를 되살리기 위해, 모두가 평화롭게 지낼 수 있는 약속된 대지를 찾기 위해 가장 먼저 시작의 땅을 떠난 13명의 기사와 그 동료들은 둑스의 울림을 저버린 죄로 대지의 저주를 받게 되었다.

 

 

 ㅡ '순례자의 길'.

 

 

 ㅡ 대지의 비호를 저버리고 이 시작의 땅을 떠난 자들, 그들의 후손은 어느 곳에 있던간에 다시 한 번 시작의 땅으로 돌려보내어진다.

 

 ㅡ 그리고 이 태초의 땅에 돌려보내진 자들은 자신들의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땅을 찾기 위해 다시금 이 시작의 땅을 떠나게 되고, 그런 그들의 자식은 또다시 이 땅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그렇게 영원동안 그들은 이 스토피아 대륙의 대지들을 찾아나서는 '순례자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흠, 생각해 보니 확실히 저주같은 느낌이 들긴하네. 뭐 시작의 땅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해 새로운 터전을 찾으려 길을 걷기 시작했다지만, 둑스의 시험을 무시한 것도 사실이긴하니까.

 

 

 " 그나저나 수백년이 지나도 채워지지 않는 책이라니. 땅이 계속해서 증식하고 있는 것도 아닐테고. "

 

 

 대륙과 대륙이 서로 분절되어있는 이 미지의 세계. 그리고 그것과 같은 이름을 갖고 있는 한 권의 책, 스토피아.

 

 대지의 관리자인 둑스가 제시한 시험을 통과하게 되면 새로운 대지에 발을 들일 수 있게 되는데, 그를 통해 이 스토피아의 책장을 채울 수 있다고 한다.

 

 허나 13명의 기사가 처음 그 책을 받아들고 길을 떠난지 벌써 수백년이 흐른 지금에도 그 미지의 고서는 여전히 미완성인 채로 우리에게 남아있었다.

 

 현재는 아직까지 '양지'에 남아있는 6개의 가문만이 그 고서의 복사본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있는 상황. 시작의 땅을 떠난 사람들만 해도 수 백, 수 천만 명에 이를 텐데. 아직까지도 발견되지 않은 땅이 남아있다니. 그것도 수없이 많이.

 

 

  " 뭐, 그런 복잡한 사정따위야 내 알바 아니지만 말야. 40pt, 20pt, 오 이 지갑에는 150 포인트나 들어있네? 근데 내용물에 비해 지갑은 좀 … "

 

 

 곰돌이 패치 지갑이라니. 흠, 꼬마 애들 주변은 양심상 안 지나갔던 것 같은데. 아닌가? 지나갔던가? 슬쩍 했던가?

 

 

 " 그런 것 보다, 이렇게 안 귀엽게 생긴 곰돌이는 또 처음인데. 꼬마야. 미안하지만 이 곰돌이는 나를 위한 고기가… "

 

 " 드, 드디어 찾았다. 흐으윽. "

 

 " 으, 으악! 깜짝이야! 뭐, 뭐야? "

 

 " 흐으읍, 꼬마… "

 

 " 으응? "

 

 " 저 흐읍, 꼬마, 흐읍, 아닙니다. "

 

 

 그리고 저 곰돌이도 보다보면 귀여운 구석이 많다구요. 어째서인지 약간 작아진 목소리로 헥헥 거리며 대꾸하는 정체불명의 습격자.

 

 이 짝눈 곰돌이가 도대체 어디 귀엽다는거지. 그나저나 설마 이 곰돌이 지갑의 주인이.

 

 

 " 후우. 자, 그럼 제 지갑. 이제 돌려주시죠. 지갑 안에도 확실하게 적혀있을텐데요. '련화'라고. "

 

 

 어느새 나의 눈 앞에 나타나 지나갈 수 없다는 듯 양 팔을 벌린 채 서있는 한 소녀. 확실히, 녀석이 말했던 대로 짝짝이로 된 눈을 가진 곰돌이 안에는 '련화'이라는 글자가 자수로 정성스레 수놓아져 있었다.

 

 긴 머리칼이 바닥에 닿을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연신 심호흡을 하고 있는 녀석의 등이 계속해서 들썩인다. 지갑을 도둑맞은 후로 쭉 내 뒤를 쫓아온 모양.

 

 꽤나 곱상하게 생긴 얼굴에 전에 없이 헬쑥해보이는 두 뺨이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정체불명의 습격자. 나는 슬며시 녀석의 차림새를 확인했다. 그나저나 옷 입은 걸로 봐서는 이런 엉성한 곰돌이 패치를 썩 좋아할 것 같지는 않은데.

 

 녀석은 한 눈에 봐도 상당히 고급임을 알 수 있는 오색빛 천 옷을 입고 있었다. 물론 이곳까지 헐레벌떡 정신없이 뛰어왔는지, 아까운 옷감이 이곳저곳 구겨지고 흘러내려간 상태였지만.

 

 

 " 하아, 아직 그 '순수함'을 잃지 않은 자들이 모여있다는 시작의 땅. 이 곳이 그 평화의 땅이었으니 망정이지. 하아, 다른 곳에서 그런 짓을 했다간 바로 그 목이 날아갔을 걸요? "

 

 

 만난지 채 1분도 되지 않은 낯선 도둑을 향해 한 손으로 댕겅 목이 잘려나가는 모션을 취하는 눈앞의 한 소녀.

 

 흐흥 그나저나-

 

 

 " 응? 왜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 거죠? "

 

 

 이런 부자집 말괄량이 같은 녀석이 날 따라잡았단 말이지?

 

 이 시작의 땅에서 단 한 번도 잡혀본 적이 없던 나를, 그것도 내 집 안방이나 다름없는 이 비밀 통로에서 말야.

 

 

  " 으음. 왠지 모르게 기분 나쁜데요. 설마 지갑을 훔쳐간 것도 모자라서 누가봐도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저를 어떻게 해보려고… "

 

 " 응? 아니. 진지하게 그런 의도는 단 한 톨도 없는데. "

 

 

 옷가지가 조금 특이한 걸 빼면 아무리 봐도 그냥 거리의 흔하디 흔한 여자 아이들과 다를 바 없어보이는데. 그래 뭐, 성격은 조금 별나보이긴 한다만.

 

 혹시 뭔가 나름대로 실력을 숨기고 있는 건가? 그렇지 않고서야 광장의 그 많은 인파를 헤치고 나를 따라잡을 수 있을 리 …

 

 

 " 킁, 그럴리는 없겠지. 왠지 어젯밤 꿈자리가 뒤숭숭하더라니. 악운이 겹치는구나. 뭐, 사람이 살면서 실수 한 두번 할 수도 있는 거 아니겠어? 나도 참. 쓸만한 상대가 없으니 너무 느슨하게 지냈나보네. "

 

 " 네? 그게 무슨 …"

 

 " 아무것도 아냐. 흐음. "

 

 

 그래, 뭐 아주 조금 정도는 놀라운걸. 내가 아무리 방심했다고는 하지만, 시작의 땅에 있는 '멍청이들' 중에서 나를 따라잡을 수 있는 녀석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슬렁슬렁 뒷골목을 걸어다니고 있었다곤 해도 이렇게 내 앞을 가로막을 녀석이 나타날 줄이야.

 

 

 " 자, 영문을 알 수 없는 이상한 소리들은 이제 그만 됐어요. 쓸데없는 다툼을 벌이고 싶지는 않으니. 당신, 순순히 제 지갑을 돌려주시죠. "

 

 

 광장에 모인 수 백명 가량의 인파를 아무렇지 않게 순식간에 헤쳐나온 대도(大盜). 그런 이 몸을 완전히 붙잡았다고 생각했는지 눈앞의 소녀는 기고만장한 모습으로 연신 으쓱거리고 있었다. 물론 나 역시 그런 녀석의 반응에 어느정도 헤실헤실 장단을 맞춰주었고.

 

 

 " 우와, 그나저나 대단한걸. 광장의 그 많은 사람들을 뚫고 이렇게 나를 따라잡을 줄이야. 상상도 못했어. "

 

 " 흐흥. 이정도야 기본이죠. 이래뵈도 저는 일반 팔로워들과는 차원이 다른 … "

 

 

 하지만 어느정도 속도를 흉내낸다고 해서, 이 몸을 붙잡을 수 있는 건 아니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소한 정보'들만으로도 대충 녀석에 대한 것들을 파악할 수 있다.

 

 우연찮게 상황이 요상한 방향으로 흘러버렸지만, 어찌됐든 상대는 거리에 널리고 널린 흔한 '팔로워' 중 한 명이니까.

 

 

 " 그래그래, 여기까지 쫓아오느라고 수고가 많았겠어. 자, 돌려줄게. 이거지? 네 짝눈 곰돌이 지갑. "

 

 

 결과는 볼 것도 없다. 이 몸이 그런 어줍잖은 쭉정이들에게 잡힐리는 없을 테니까. 이내 대충 상황에 대한 판단을 마친 나는 훔친 지갑을 가볍게 손에 쥐고는 천천히 녀석을 향해 걸어나갔다.

 

 

 " 광장에서부터 그 먼거리를 쫓아오다니, 이거 너에게 있어서 뭔가 소중한 것이었나보구나. "

 

 " 당연하죠. 잘 알고 있네요. 그럼 이제 순순히 제 지갑을 돌려주… "

 

 " 그래. 자, 여기. "

 

 " 어, 어? 가, 감사합니다. "

 

 " 아니, 뭐. 감사할 것 까지야. "

 

 

 의외라는 표정의 련화. 뭐, 그래도 범인(凡人)의 몸으로 여기까지 따라온 노력이 가상하니까. 이 정도는 시작의 땅을 벗어나기 전, 강자가 약자에게 베푸는 일말의 자비라고 치지 뭐.

 

 아무래도 고기를 맛나게 먹으려면 뒷 맛이 깔끔해야하는법. 마음의 양식을 채우기 위한 일일 무료 적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숨어지내는 입장에서 괜히 이런 사소한 일 가지고 소란을 피울 필요도 없잖아?

 

 

 " 휴우, 다행이다. 다들 그렇겠지만 이건 제가 스토피아를 사려고… 어, 어?"

 

 " 그래그래. 시작의 땅에 머무르고 있는 녀석들 사정이야 뭐 다 거기서 거기지.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니 열심히 고생하고. "

 

 " 자, 잠시만요! "

 

 " 아니, 이 몸은 좀 바빠서 말야. 언제나 마음으로 응원해줄게. 13가문을 쫓아 재미난 모험을 하길 바라. 그럼 화이팅! "

 

 " 아니, 이거 지갑이 텅 비었잖아요! 이봐요! 야! 야, 이 도둑 녀석아!"

 

 

 말이 끝남과 동시에 녀석을 지나쳐 다시 한 번 어두운 골목으로 부리나케 달리기 시작한 나. 헥헥거리며 숨을 고르던 련화는 점점 더 멀어져만가는 나를 향해 크게 소리쳤다.

 

 분노로 가득찬 녀석의 손아귀 안에서 가련하게 구겨져가는 짝눈 곰돌이. 소중한 추억이 담긴 물건인 줄 알고 돌려줬더니. 아니었나보네?

 

 

 " 아니. 지갑을 돌려달랬지 그 안의 돈을 돌려달라고는 말 안했잖아. 안 그래? "

 

 " 그게 그 말이죠! 진짜 말장난 하는 것도 아니고. 마지막 경고입니다! 당장 그 자리에서 멈추세요! "

 

 " 흐흥, 멈추라고해서 진짜 멈추는 도둑이 이 스토피아 대륙에 몇이나 되겠어? 뭐 운이 좋으면 나중에 또 볼 수 있겠지. 그럼 안녕! "

 

 

 어느새 녀석과의 거리는 상당히 벌어져 있는 상황. 나는 슬며시 고개를 돌려 뒤편의 녀석을 바라보며 짧은 인사를 건네었다.

 

 뒤숭숭한 꿈자리와 나태함이 쌓인 오만. 겹겹이 쌓인 악연을 통해 이루어진 만남인데, 이렇게 다시 만날 날이 또 있을까만은. 흠. 이제부터 한 번 제대로 뛰어보실까?

 

 그렇게 난데없이 이루어진 한 말괄량이 소녀와의 짧은 접선, 그 묘한 인연의 끝을 고하려던 바로 그 순간.

 

 

 " 으응? "

 

 

 왠지 모르게 등 바로 뒤에서부터 차가운 한기가 골목 내부의 횡횡한 대기를 타고 스멀스멀 전해져 오기 시작했다. 아무리 햇빛이 하나 안 들어오는 어두운 골목이라지만 지금은 화창한 봄날씨인데. 계절과 모순된, 그런 기분 나쁜 감각.

 

 

 이건 설마 -

 

 

 " 저는 분명히 말했어요! 마지막 경고라고! "

 

 " 지갑은 제대로 돌려줬 … "

 

 " 말장난이나 치는 건방진 도둑에겐 자비란 없습니다! 하앗! "

 

 

 목 언저리를 감싸고 도는 싸늘한 공기. 그 묘한 느낌에 나는 재빨리 녀석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골목의 통로 한 가운데에서, 바닥에 한 손을 가져다 대고는 옅은 미소를 띈 채 나를 바라보고 있는 한 소녀.

 

 이윽고 녀석의 다른 한 손이 나를 향해 치켜 세워지고 나는 그런 녀석의 반응에 곧장 발끝을 비틀어 통로의 왼벽을 향해 몸을 바짝 붙였다. 그러자 -

 

 

 파사삭.

 

 

 " 뭐, 뭐야. 이건 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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