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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일기장
작가 : 호빵
작품등록일 : 2017.10.29

다른 사람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만큼 재밌는 이야기가 또 있을까요?

 
지훈이의 일기 - 2012년 2월 27일 월요일
작성일 : 17-11-07 22:57     조회 : 253     추천 : 1     분량 :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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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2월 27일 월요일 날씨 맑음

 

 첫 강의는 생각보다 지루했다. 내가 기대했던 대학교 수업의 풍경과는 비슷했지만 뭐랄까..썩 그렇게 재밌지는 않았다. 오전 강의가 끝나고 강의실 앞에서 담배를 피우며 점심 뭐 먹지 라고 생각할 때 갑자기 지은이가 찾아왔다.

 정말 깜짝 놀랐다. 학교 다니면서 1등이라고는 놓쳐 본 적이 없는 지은이가 나랑 같은 학교를 지원했었다니 그것도 나한테 철저히 비밀로 했었다니!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정말 지은이는 날 좋아하는 것 같다. 물론 이성으로서가 아닌 친구로서! 나랑 지은이는 8살 때부터 하루도 안 떨어지고 매일 같이 살았으니까! 서로 목욕탕을 가도 아무 부끄럼 없이 등을 밀어줄 수 있는 그런 느낌이다.

 지은이랑 같이 학식을 먹으러 가는 길이었다. 아까 막 업데이트한 페북 게시글이 ‘좋아요’가 4600개쯤 박힌 걸 확인했을 때 저 멀리서 상희 누나가 걸어왔다.

 상희 누나는 오늘도 예뻤다. 진짜 오리엔테이션 때 처음 보고 오늘 두 번째로 보는 거지만 진짜 너무 예쁘다. 오리엔테이션 때 유일하게 친해진 선배였다. 술도 못 마시는 주제에 취해서 막 애들 챙길 거라고 징징대는 모습이...아!!진짜 그때 일기를 안 써둔 게 너무 후회된다.

 상희 누나한테 웃으며 인사하자 상희 누나도 웃으며 받아줬다. 그때 한 번 더 반했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예쁠 수가 있나 싶었다.

 잘 들어갔냐는 둥 오늘 첫 수업은 어땠냐는 둥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목소리도 그렇고 성격도 그렇고 진짜 남자가 반할 수밖에 없는 여자였다.

 상희 누나한테 홀딱 빠져 있을 때 뒤에 있는 지은이가 누구냐고 물어봤다.

 이런 말 하면 지은이한테 미안하지만 그제야 지은이가 생각났었다. 지은아 미안해!!

 대충 지은이를 소개해 주고 같이 밥 먹으러 가자고 하고 싶었지만, 수업이 있다고 했다. 미안했는지 다음에 같이 먹자고 했다. 자기가 사준다고 했다. 연락하란다. 이미 연락처는 알고 있지만, 너무 떨려서 연락해보진 못했다.

 정말 처음이다. 이런 적... 솔직히 말하면 생긴 게 나름 괜찮아 여자들이 많이 꼬였었지만, 진짜 아무런 느낌 안 들었는데 이 누나는...하..진짜! 최고다!

 이 일기를 다 쓰고 진짜 떨리지만, 누나한테 연락할 거다! 진짜 간절한 바람이지만 상희 누나랑 잘됐으면 좋겠다...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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