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향기를 입다
작가 : 서은환
작품등록일 : 2017.6.24

" 여솔씨, 사랑에 눈 먼 남자에겐 아무것도 보이는게 없어요. 얼마나 멀리있던, 얼마나 높이있던, 조금만 기다려요. 금방 갈께요. 누구도 무시 할 수 없는 최고의 남자가 될께요. "

 
24화
작성일 : 17-11-07 22:47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398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여전히 팔짱을 낀 채 도도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현정을 보며 설화가 말했다.

 

 " 그쪽이 왜요? 뭘 어떻게? "

 

 뜬금없는 제안에 황당한 듯 묻는 설화를 보며 현정은 손가락을 톡톡 튕기며 말했다.

 

 " 내가 강태화를 좋아하거든요 "

 

 " 근데 왜요 "

 

 아직도 말귀를 못 알아 먹냐는듯, 현정은 짜증을 얼굴로 숨김없이 표현하며 말했다.

 

 " 여솔이 있는 한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을 거 같으니까. 내가 자존심 상하게 이런 거까지 일일이 다 말해줘야 해요? "

 

 " 자존심 구길 필요 없이 안그래도 괜찮아요 "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 받을 줄 알았던 현정의 예상과 다르게 신경 쓸 필요 없다는듯, 설화는 코트를 털어 옷걸이에 걸었다. 도움 따윈 전혀 필요 없다는듯 평온한 표정이 강태화와 비슷하게 느껴지자 현정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 지금 여솔이 어떤 상황인지는 알아요? "

 

 " 강태화가 꼬장 부리고 있겠죠 "

 

 " 그걸 알면서도 상관없다고요? "

 

 가방까지 한구석에 치우고 나서야 설화는 의자를 끌어 맞은편에 앉아 말했다.

 

 " 그쪽이 도와줄 수 있을 거 같지도 않고, 이건 저랑 여솔씨 사이의 문제라는 말입니다. "

 

 설화의 태연한 반응에 현정의 입꼬리가 비틀어 올라갔다. 조소 섞인 표정에 설화는 약간 심기가 불편해졌지만, 티내지 않고 차분하게 있자 현정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 저번 파티 때, 정말 여솔이랑 당신의 힘만으로 그 상황을 벗어났다고 생각해요? "

 

 " 그게 무슨…. "

 

 대화하는 내내 평온한 얼굴을 유지하던 설화가 동요하는 순간을 현정을 놓치지 않고 계속 말했다.

 

 " 우리 오빠가 했던 말이 뭔지 이제야 알았네, 그저 찌질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던 그쪽이 옷 좀 까리하게 입었다고 사람들 분위기가 그렇게 바뀌는 게 말이 되냔 소리에요 "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었지만 생각 못 한 의구심. 당시엔 몰랐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상했다. 그렇게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강태화가 준비했던 것 치고 너무도 허술했으니까.

 

 " 편집장한테 누가 귓뜸 해줬을까? 강태화가 설계한 걸 그렇게 비틀수 있는게 누구였을꺼 같아요? "

 

 " 그걸 그쪽이 했다고 말하고 싶은건가요 "

 

 " 말하고 싶은 게 아니라 그게 사실이라는 거에요. 물론 여솔과 그쪽이 이끌어낸 반응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한참 웃돌았지만. "

 

 승기를 잡았다고 확신한 현정은 손가락 두 개를 펼쳐 보이며 말했다.

 

 " 20%. 당신들이 그 상황에서 한 건 잘 쳐줘봐야 20% 밖에 안돼 "

 

 그리고 현정은 자신의 가방에서 서류파일을 꺼내 건넸다. 설화는 받은 파일을 조심스럽게 훑었다. 그 모습을 느긋하게 구경하던 현정은 설화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자 입을 열었다.

 

 " 지금 여솔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그것들. 내가 막아 줄 수 있다는 거에요. 대단한 제안 아닌가? "

 

 " 거절하겠습니다 "

 

 " 하? "

 

 절을 해도 모자랄 상황에 거절을 해?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 현정은 테이블을 내려치며 말했다.

 

 " 망해도 상관없다는 거에요? "

 

 한껏 흥분한 현정과 다르게 차분해진 설화가 말했다.

 

 " 강태화를 방해하고 싶은 게 전부였으면 그냥 하면 되는 거였어요. 그런데도 굳이 찾아와서 말하는 건 뭔가 다른 목적이 있는거겠죠? "

 

 " 그건…. "

 

 " 제가 그 새끼 동생이라, 그런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대가 없이 자원봉사 할리 없다는건 잘 알거든요. "

 

 그리고 무엇보다.

 

 " 그렇게 해결한들, 우리 사이에 도움이 될꺼란 생각도 안 들고요. "

 

 내가 아는 여솔은 강한 여자 였다.

 

 " 여솔씨한테 숨기고 지낼 자신도 없고, 지금도 충분히 힘들어 하고 있는데. 그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또 힘들게 하고 싶지도 않고요 "

 

 " 당신들이 해결할 수 있을꺼 같아? "

 

 " 힘들겠죠. 그쪽 말대로 망할 수도 있고요 "

 

 " 그럼 당연히 내 제안…. "

 

 설화는 현정의 말을 끊고 말했다.

 

 " 제안은 고마워요. 그래도 이건 우리 힘으로 못 넘어가면 의미가 없어요 "

 

 이상하게도 머릿속이 차분하다.

 

 " 그리고 덕분에 제가 여솔씨한테 뭘 해줘야 하는지 알았네요. 그건 고마워요 "

 

 설화는 일어나서 벗어 걸어둔 코트를 다시 입고는 현관문을 열고 말했다.

 

 " 이만 가주시겠어요? 제가 급하게 가봐야 할 곳이 생겨서 "

 

 

 

 

 

 

 

 ***

 

 

 

 

 

 

 여솔은 바들바들 떨고 있는 설화의 이마를 짚고는 말했다.

 

 " 세상에 열나는 것 봐, 일단 들어가요 "

 

 설화의 이마는 불에 덴 듯 뜨겁게 펄펄 끓고 있었다. 반쯤 풀어진 눈이 겨우겨우 버티고 있다고 말하는듯했다.

 

 여솔이 서둘러 설화의 팔을 잡아끌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설화가 여솔의 팔을 잡아당겼고, 가로등 아래서 두 형체는 한 사람처럼 포개졌다.

 

 " 서…. 설화씨…? "

 

 순간적으로 당황한 여솔이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자신의 온몸을 강하게 끌어 안고 있는 품을 빠져나갈 수 없었다.

 

 " 미안해요. 혼자 많이 힘들었죠. "

 

 복잡한 감정이 뜨거운 숨결을 타고 여솔의 귓가에서 맴돌았다.

 

 " 나 연애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

 

 " 일단…. 들어가서…. "

 

 " 나만 생각하고…. 아무런 힘도 되어주지 못했어요…. "

 

 설화의 품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낑낑거리던 여솔의 몸에서 힘이 빠졌다.

 

 역시 설화씨도 힘들었구나. 내가 외롭게 했구나. 여솔은 조심스럽게 설화의 등을 다독이며 말했다.

 

 " 설화씨 그런 거 없어요 "

 

 점점 거칠어지는 숨소리가 많이 힘든 거 같지만, 설화는 좀처럼 힘을 뺄 생각이 없는듯했다.

 

 " 사실 지금도 잘 몰라요. 그래서 그냥, 기다릴게요. 여솔씨 마음이 열려서…. 진짜 힘들 때…. 언제라도 기댈 수 있게…. "

 

 " 그런 거 아니에요. 내가 미안해요. 외롭게 해서…. 마음쓰게 해서 "

 

 여솔을 끌어안고 있는 설화의 팔이 떨려왔지만, 정작 본인은 그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 맞아요. 저 되게 힘들었어요…. "

 

 " 절대 아니라고는 안하네요 "

 

 여솔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은 설화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 내가 부담스러울까봐…. 내가 힘들게 하는 게 아닐까…. 그래서 혹시라도 내가 싫어지면 어떡하나…. "

 

 " 설화씨 때문에 힘든 적 없어요 "

 

 " 저한테는 여솔씨랑 같이 얘기하고, 손잡고, 걷고 모든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정말 큰 힘이 되었거든요…. "

 

 여솔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설화의 부드러운 손길에서 적어도 두 가지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 사람이 날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게 진심이라는 것 까지.

 

 " 여솔씨는…. 저에게 있어서 빛이었어요. "

 

 천천히 꺼내는 꾸밈없는 진심 어린 말, 그 한마디 한마디가 여솔의 몸에 녹아들었다.

 

 그래서일까, 화연이 덕분에 누그러진 마음 때문이었을까. 누구에게도 의지 할 필요 없도록, 혼자서도 다 이겨낼 수 있도록, 굳게 지켜온 마음이 한순간 무너지고 말았다.

 

 여솔은 조심스럽게 설화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웠던 머릿속 파도가 한순간 잠잠해졌다.

 

 사람의 품은 생각보다 따뜻했고,

 

 그 온기는 자꾸만 가슴을 간질이고 붉어진 눈시울을 통해 흘러내렸다.

 

 " 고마워요 "

 

 사람 감정이 일방통행 일수 없다. 주기만 하는 사랑은 힘들었을 텐데, 외로웠을 텐데, 묵묵히 걸어와준 그 발걸음이 고마웠다.

 

 그리고 마음이 누그러지자 느껴지는 달큰한 장미향에 여솔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 이거 내가 쓰는 향순데 "

 

 " 남자가 여자 향수 쓰는 거 좀 그렇죠? "

 

 " 아뇨, 좋아요 "

 

 " 제가 이 향기에 위로를 많이 받았거든요 "

 

 여솔은 낯간지러운 듯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 그거 알아요? "

 

 " 뭐요? "

 

 " 내가 화연이한테, 설화씨는 빛이고 난 어둠이라고 했는데 "

 

 " 용케 그런 멘트를…. "

 

 설화가 몸을 떼며 말하자 곧바로 여솔의 입술이 그 위로 포개졌다. 적잖이 놀란 듯 한껏 크게 뜨여진 설화의 눈을 보며 여솔이 말했다.

 

 " 민망하게 만들지 마요. 것보다 추운데 인제 그만…. "

 

 순간 여솔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길에 힘이 느껴졌다. 다시금 밀착된 몸에 놀란 눈이 마치, 누가 더 놀라게 하나 누가 말을 더 잘 끊나 내기라도 하듯.

 

 뜨거운 숨결이 여솔의 입술을 파고든다. 강하게 허리를 붙들고 있는 손과 다르게 반대 손은 보석 다루듯 여솔의 뺨을 어루만졌다.

 

 차갑게 식은 손은 되려 짜릿하게 느껴졌고, 설화의 허리를 꼭 쥔 여솔의 두 손이 떨려왔다.

 

 귓가에 가득한 심장 소리에, 숨결에 어우러진 알콜향에 취한 듯 서로를 탐했다.

 

 숨결도, 목소리도, 온기도 가로등 등불 아래서 서로에게 먹혀들어갔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9 29화 2017 / 11 / 24 266 0 5383   
28 28화 2017 / 11 / 23 274 0 5260   
27 27화 2017 / 11 / 16 272 0 4955   
26 26화 2017 / 11 / 15 285 0 4578   
25 25화 2017 / 11 / 12 281 0 4863   
24 24화 2017 / 11 / 7 267 0 3980   
23 23화 2017 / 11 / 6 269 0 5277   
22 22화 2017 / 11 / 3 274 0 5216   
21 21화 2017 / 11 / 2 287 0 5258   
20 20화 2017 / 10 / 31 262 0 4602   
19 19화 2017 / 10 / 29 290 0 5104   
18 18화 2017 / 10 / 25 285 0 4521   
17 17화 2017 / 10 / 11 267 0 4821   
16 16화 2017 / 9 / 26 261 0 4905   
15 15화 2017 / 9 / 17 280 0 4977   
14 14화 2017 / 9 / 17 265 0 5119   
13 13화 2017 / 9 / 17 279 0 4402   
12 12화 2017 / 9 / 17 271 0 4782   
11 11화 2017 / 7 / 24 265 0 5200   
10 10화 2017 / 7 / 12 272 0 4884   
9 9화 2017 / 7 / 5 311 0 4994   
8 8화 2017 / 7 / 1 293 0 4920   
7 7화 2017 / 6 / 29 303 0 4841   
6 6화 2017 / 6 / 27 295 0 4988   
5 5화 2017 / 6 / 25 296 0 5026   
4 4화 2017 / 6 / 24 308 0 5374   
3 3화 2017 / 6 / 24 285 0 5171   
2 2화 2017 / 6 / 24 310 0 5555   
1 1화 2017 / 6 / 24 533 0 586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