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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연애의 시작과 끝
작가 : 퍼니바크
작품등록일 : 2016.8.29

회사일에 치여 살던 주인공에게 대학시절 첫사랑이 나타나면서 자신의 대학시절을 회상하며 현재와 그 시절을 오가는 로맨스 소설입니다.

 
그 사람과의 재회....그리고...
작성일 : 16-08-29 13:35     조회 : 694     추천 : 2     분량 : 9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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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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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느 날과 같이 출근을 한다. 간신히 출발할 뻔 한 버스를 타고 회사에 가는 난 남부럽지 않은 유명 건축사무소 팀장이다. 비록 일류대학은 안 나왔지만 ‘노력’이란 글자 하나로 이곳에 들어왔다. 치열하게 살았다. 아마 삼십대 초반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지은 건축물이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버스에서 내려 회사에 가기 전 근처 카페에 들러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카라멜 마끼야또를 주문했다. 주문한 커피가 나와 손에 들고 몸을 돌린 순간, 퍽! ‘내 마끼야또...!’하면서 부딪힌 사람쪽을 봤다. 여성분 이였다. 그녀는 연거푸 죄송하다며 내 손에 묻은 마끼야또를 털어줬다. 괜찮다고 말하며 일어서서 그녀를 봤다.

 

  “…어…….어?!”

 

 그녀는 이민영...나를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한 사람...나를 본 그녀도 나를 알아본 듯,

 

  “ 너...송재민 맞지...?”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엉겁결에

 

  “ 어...어...”

 

 라고 얘기했다. 그러자 그녀는

 

  “ 머야 재미없게 오랜만에 만났는데 반갑지도 않아? 난

  반가운데, 참! 내 정신 좀 봐, 나 회사시간 늦었다. 먼저

  가볼게, 여기 내 폰번, 연락해!”

 

 라고 내 손에 번호를 적어준 뒤 가버렸다. 여전히 자기 할 말만 해버리고 간다. 멍~쩌있다가 점원이 말을 걸어서 정신을 차렸다. 회사에 와 자리에 앉을 때까지도 금방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얼떨떨했다. 오른손을 펴보니 폰 번호가 적혀있었다. 행여나 지워질까 얼른 메모장에 옮겨놨다. 그리고는 밑에 ‘이민영’이라고 적어놨다. 그리고 이름 주위에 마구 원을 그렸다. 이민영...이민영...반갑기도 하면서 듣고 싶지 않았던 그 이름...

 

 10년전

 

 대학의 로망을 가득 안고 있던 난 대학에 입학하고 하루하루가 재밌었다. 대학동기들과 밤늦게 술 마시다 집에도 안 가보고 막차 끊겨서 걸어서 집에도 가보고, 그러다 대학 동아리 홍보 시즌이 됐고 난 동기들과 홍보거리를 배회하고 있었다. ‘어디 동아리를 들어보까나’ 하던 내게 갸늘고 여린 목소리가 들렸다. 여행을 자주 간다는 동아리를 홍보하는 어떤 여성분의 목소리였다. 홀린 듯 거기에 가보니 내 마음을 모두 한번에 뺏어갈만한 미모의 여성분이 있었다. 나를 보더니 동아리원들과 함께 본격 홍보를 했다. 홍보가 끝나갈때쯤 내 학번과 번호를 가져갔다. 동기들에게 가니

 

  “ 야 송재민! 어디 갔었냐? 찾았잖아!”

 

 라며 한소리를 들었다. 그날 저녁에 내 폰에 문자 한 통이 왔었다.

 

  ‘안녕하세요, 여행동아리 ‘베낭피플’입니다. 이번주 목요일

  저녁 7시에 학생회관 2층 204호실에서 저희 동아리 연간

  일정에 대해 신입생 여러분께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저희

  와 함께 활동하시고 싶으신 분은 꼭 참석해주세요.’

 

 아까 학교에서 폰번호를 적었는데 이것 때문이었던 것 같다. 목요일 오후, 모든 수업을 마치고 문자에 적혀있던 시간에 맞춰 학생회관에 갔다 혼자 가긴 좀 뻘줌해서 친한 동기 원석이와 같이 갔다. 모집장소에 들어가니 생각보다 모인 학생수가 적었다. 그 중 내 관심을 집중시킨 건 동아리홍보때 내 마음을 뺏어갔던 여선배였다. 잠시후, 동아리회장선배로 보이는 키 크고 잘생긴 형님이 나오셔서 연간 일정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하지만 내 귀엔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내 관심은 그 선배에게 가 있었기 때문이다. 원석이는 옆에서 그 일정을 다 받아 적고 있었다. 설명이 다 끝났는지 회장이 나와,

 

  “ 오늘 와준 신입생들을 위해 내일 신환회 하려는데 다들

  올 수 있지?”

 

 라고 얘기했다. 설명을 들었던 학생의 대부분은 아니 한명 빼고는 다 올 수 있다고 했고 난 올수 있는 대부분의 한명이였다. 못온다고 한 사람은 원석이였다. 약속이 있어서 못 올 것 같다고 했다. 다음 날, 신환회 장소에 가보니 어제 설명회에서 뵜던 선배분들도 있었고 처음보는 선배들도 있었다. 환영회가 시작되고 분위기가 내 생각과 달리 편안한 분위기였다. 초반에는 선배님들에게 돌아가며 내 소개를 한다고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 조금 여유를 찾아 빈 테이블에 앉아 물을 마시려는데 갑자기 앞에 그 선배가 앉았다. 그리고는 내게,

 

  “ 너 이번에 새로 들어온 송재민 맞지?”

  “ 네, 맞아요. ”

  “ 난 이민영이라고 해. 너 과가 어디랬더라, 토목이랬나?”

  “ 아뇨...전 건축학부에요.”

  “ 아, 맞다! 그래! 건축! 그럼 나중에 집 짓고 머 그러겠네?”

  “ 그쵸...집 짓죠.”

  “ 오~멋있다! 건축가라...우와...”

 

 그녀가 내게 멋있다고 했다. 아니, 내 미래의 직업을 멋있다고 했는데도 기분이 좋았다. 그 때! 약속이 있어서 못 온다던 원석이가 와서 내 옆에 앉았다. 그러더니 선배에게,

 

  “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전 양원석이라고 합니다.”

 

 그걸 시작으로 선배는 걔랑 계속 얘기를 했다. 확실히 원석이가 나보다 붙임성이 좋았다. 난 그 둘의 대화에 끼지 못하고 듣기만 해야했다. 가끔 선배가 가만히 멍~때리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말을 걸어줬지만 두어 마디 후, 다시금 원석이와의 대화로 옮겨갔다. 환영회가 끝나고 선배들에게 인사를 다하고, 민영선배와의 대화를 상기시키면서 버스정류장에 갔다. 집에 가는 버스가 와 버스에 타서 비어 있는 많은 자리 중 두자리가 붙어있는 자리 창가쪽에 앉았다. 버스가 출발할려고 하는 그 때, 누군가 버스 앞문을 막 쳤다.

 

  “ 아저씨!아저씨!”

 

 보다 못한 기사 아저씨가 문을 열어주니, 버스에 타면서

 

  “ 감사합니다!”

 

 라는데 그 목소리가 어딘가 익숙했다. 고개를 들어 그 사람을 확인하니 민영선배였다! 이게 왠 행운?! 거기다 내 옆자리는 비어있었는거 아닌가! 선배는 우연히 내 옆자리에 앉았다. 뛰어오셨느라 정신이 없었는지 날 알아보지 못하는 듯했다. 그래서 내가 옆에서 조심스럽게,

 

  “ 혹시...민영선배 맞으시죠?”

 

 라고 묻자, 그제서야 그녀도 날 확인한 듯 이렇게 말했다.

 

  “ 어?..어!재민아! 너도 이 버스 타?”

  “ 네.”

  “ 지하철 안 타고?”

  “ 버스가 좀 더 편해서요, 선배는요”

  “ 나도 그래. 버스가 더 편해. 그럼 자주 보겠네? 잘됐다.”

 

 ‘어유~잘 됐다마다요~’ 이렇게 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선배랑 집에 같이 가다니! 등교도 같이 할 수 있다니! 너무 설레었다. 버스에서는 선배가 먼저 내리고 난 여섯 정거장 더 가서 내렸다. 버스에서 내려 집에 거의 다다를 때쯤 폰에 문자가 왔다.

 

  ‘재민아! 집에는 잘 들어갔니? 나 민영이야ㅋㅋ’

 

 민영선배였다! 집에 온건 아니지만 바로 이렇게 답장을 보냈다.

 

  ‘이제 막 왔어요. 선배 어떻게 제 번호 아세요?ㅋㅋ’

 

 얼마 지나지 않아 문자가 왔다.

 

  ‘번호는 아까 회장오빠한테 물어봤어, 그거 물어보느라 아

  까 버스 늦었던거야.ㅋㅋ from 민영선배’

 

 아~! 이 말로 표현 못할 분출직전의 환희의 감정이란...주말 내내 잊혀지지 않았다. 그 감정이 지속된 주말동안 번호를 알게 된 민영선배랑 문자를 많이 하고 싶어서 문자를 몇 번 보냈었다. 하지만 그럴 때 마다 선배는 알바중이거나 알바가 끝나고 그에 대한 답장이 왔을때는 문자하기에 늦은 시간이었다고 난 생각했었던 터라 답장을 보낼수가 없었다.

 월요일 아침, 학교 가는 버스를 타자마자 두 좌석 연달아 이어진 자리에 가서 앉았다. 혹시나 등굣길에 선배를 만나면 옆에 탔으면 하는 바람에서 말이다. 그래서 혹시나 누가 앉으려고 하면 앉을 사람 있다며 못 앉게도 했다. 하지만 선배가 내렸던 곳에서 선배는 타지 않았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에도 선배는 타지 않았다. 그러던 목요일! 어제와 같이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는데 내가 관심을 가졌던 정류장에서 버스 앞문이 열리고 누군가 타는데 바로 선배였다! 속으로 기뻤지만 일부러 못본척하고 귀에 이어폰을 꽂고 창밖을 바라봤다. 제발 내 옆에 앉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런데 그녀가 내 마음을 알았는지 내 옆에 앉았다. 그리고는 아무 일 없는 듯 그냥 앉아 선배 할 일을 했다. 날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돌려앉아 선배에게 아는체를 하기엔 상황이 애매해져 있었다. ‘아...어떻하지...’하는 그 때! 내 폰에 진동이 왔다. 선배였다.

 

  ‘무슨 노래 듣고 있어?@,@from 민영선배’

 

 ‘응? 무슨 노래라니...내가 노래 듣고 있는 건 어떻게 알았지?’ 라고 생각하면서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그녀가 장난기 어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슴이 터질 듯했지만 최대한 놀란 척하는 얼굴로 말했다.

 

  “ 아! 깜짝이야! 선배! 놀랬어요! 언제 탔어요?”

 

 그녀가 말했다,

 

  “ 나? 아까 탔어, 버스 타서 누구 보고 반가워서 옆자리 앉

  았더니 아는체는 안 하고 그 사람은 창밖에만 보고 있고

  말이야! 흥! 실망이야!”

 

 얼른 변명을 대야할 것 같아서 이렇게 얘기했다.

 

  “ 아, 선배 탄지 모르고 있었어요. 생각 좀 하느라.”

 

 그녀가 바로 받아쳤다.

 

  “ 무슨 생각을 했기에 나도 못볼만큼 집중한거야?”

 

 맘속으론 ‘당연히 선배 생각이죠!’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렇게 말했다.

 

  “ 저희 과에서 내준 과제가 좀 많아서요. 그거 생각 좀

  했어요.”

  “ 아~과제? 신입생이 벌써부터 과제있고 너희과 되게 빡

  신가봐. 무슨 과젠지 말해줄 수 있어?“

  “ 건축에 관한 제 생각이랑 그 생각에 걸맞다고 생각되는

  건축물의 기초적인 형태 잡아오는거요.”

 

 다행히도 이번주 수업시간에 내주신 과제가 있었다. 내 말을 듣던 선배가 이렇게 말했다.

 

  “ 그 과제 언제까지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머릿속에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며 저 질문의 의도를 찾으려고 했다. 결국 내가 생각한 의도는 단지 기한이 궁금하거나 그 날 자신과 무얼 하자였다.

 

  “ 내일까지요...왜요?”

  “ 음...그럼 너 주말에 시간 있어?”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 네? 언제요?”

  “ 주말에 동아리 활동 사전 답사가 있는데 이번에 회장오빠

  가 바쁘다고 나보고 갔다 오라네, 근데 혼자 가긴 좀 심심할

  것 같아서 너랑 같이 가볼까 하고 물어봤어. 시간 되?”

  “ 네! 되요!”

  “ 잘됐다! 그럼 내일 어디 갈지 어떻게 갈지 말해줄게.”

  “ 네! 그러세요!”

 

 그 쯤 버스가 학교에 도착했었다. 버스에서 내리고 선배는 셔틀버스를 타고 가야된다며 먼저 갔다. 걸어서 수업을 들으면서 맘속으로 연신 ‘야호!’를 외쳤다. ‘왜 선배가 나랑 같이 가자는 거지?’ 같은 의문이 생겼지만 그 모든 것을 없앨 만큼의 기쁨이 맘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펴, 질 생각을 안했다. 동기들과 지내면서도 그 감정을 감출 수는 없었다. 동기들이 이상한 눈초리로 날 바라보긴 했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부터 내내 폰만 잡고 있었다. 수업시간에도 교수님 목소리는 뒷전이었고 내 신경은 온통 핸드폰의 알림진동에 집중되어 있었다. 오후수업이 마칠 때쯤 잠잠하던 폰에 진동이 울렸다. 얼른 폰을 봤다. 선배였다.

 

  ‘재민아, 내일 우리 통영 가기로 결정했는데 어딘지 알아? from 민영선배’

 

 통영...? 중학교 때까지 내가 살던 그 곳 통영...?

 

  ‘네, 알아요. 저번에 TV에서 봤어요.’

  ‘잘 알아?ㅋㅋ from 민영선배’

  ‘잘 알지는 못하는데 몇몇 관광지랑 숙박하는데는 기억나요.’

  ‘오올~ㅋ그럼 내일 거기 가보자.ㅋㅋ 아침 일찍 가야될 것 같은데 10시쯤 터미널에서 보자. 괜찮아? from 민영선배’

  ‘괜찮죠. 근데 선배 내일 저희만 가요?’

  ‘응, 나랑 가는거 불편해?ㅜㅜ from 민영선배’

  ‘그럴리가요, 전 좋아서요~^^.’

  ‘정말? 그럼 다행이네. 내일 많이 돌아다닐거니깐 오늘은

  일찍 집에 드가서 자~ㅋ from 민영선배’

  ‘네?ㅋㅋ’

  ‘오늘 불금보내지 말라고~ㅋㅋ from 민영선배’

  ‘신입생한테 그건 좀...가혹한거 아니에요?ㅋㅋ’

  ‘내일 나랑 불토 보내자 됐지?ㅋㅋ from 민영선배’

 

 난 장난이었는데 선배가 저런 문자를 보내주다니...너무너무 행복했다. 그날은 수업 마치자마자 바로 집에 뛰어갔다. 내일을 위해 입을 못도 일부러 챙겨놓고 피부관리도 했다. 한번도 그런 적 없던 아들이 신기했는지 엄마가 물으셨다.

 

  “ 네가 웬일이냐? 시키지도 않은 짓을 다하고, 데이트 가냐?”

  “ 데이트는 무슨, 동아리선배랑 어디 좀 가야되서요.”

  “ 여자 선배?”

  “ 네.”

  “ 어이구~우리 아들이 여자랑 나간다고 치장할 날이 오네~”

  “ 머 전 그런것도 안 할 줄 알았어요?”

  “ 아니~ 장해서”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남중, 남고를 나온 내게 나를 꾸민다는건 생소한 아니 처음 있는 일이니깐 말이다.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해볼까 했지만 괜히 말했다가 그놈들이 입을 놀려 소문이날까봐 그러지 못했다. 혼자 나름대로의 생각으로 준비를 다하고 자니 12시였다. 그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다음날 아침, 눈을 떠보니 오전 9시였다. 악!!! 집에서 터미널까지 50분은 족히 걸리는데...큰일났다. 선배한테 늦는다고 말할 수 없었다. 허겁지겁 씻고 아침도 못 먹고 나오느라 어제 미리 챙긴 것 모두 챙기지 못하고 나왔다. 나오자마자 택시를 탔다. 그 때 시간이 9시 20분이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차가 빨리 가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계속 시계를 보면서 갔다. 결국 택시 안에서 약속시간 10시가 되는 걸 봐야만 했다. ‘아...망했다.’라고 생각할쯤 선배에게서 문자가 왔다.

 

  ‘어쭈~!나보다 늦게 오네? from 민영선배’

  ‘아...아니에요, 선배. 다 왔어요;;’

 

 문자 보내기 무섭게 택시가 터미널에 도착했다. 기사님께 요금을 내고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냅다 뛰었다. 저~기 민영선배가 보였다. ‘와~왜 저렇게 이쁘게 입고 온거야.’라는 생각이 절로 났다. 오늘 내가 저 사람과 둘이서 여행...은 아니지만 그 비슷한 걸 가다니...이게 꿈이라도 좋을것만 같았다. 선배가 뛰어오는 날 발견하고는,

 

  “ 송!재!민! 너 매너 없게 여자를 기다리게 하냐?”

  “ 아...헥...아뇨...헥...그게...”

  “ 그게 아니라 머?!”

  “ 아니에요...죄송해요.”

  “ 죄송하지?! 그치?! 그럼 이 카메라 들어! 아 어깨 아파.”

 

 그러면서 왼손에 들려있던 카메라가방을 내게 줬다. 카메라가방을 들고 선배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 선배...화나셨어요?”

  “ 어떤 것 같아?”

  “ 저 때문에 화난 것 같아서요...”

  “ 너 때문이면 화 풀어줄려고?”

  “ 네...”

  “ 그럼 나 마실꺼 사죠.”

 

 선배가 아까와는 다르게 환하게 웃었다.

 

  “ 네?”

  “ 나 가방 들고 있느라 힘들었단 말야~네가 빨리 와서

  들어줬어야지!”

  “ 아..;;”

  “ 빨리 마실꺼~!나 목말라!”

  “ 아, 옙!”

 

 퍼뜩 근처에 있는 카페에 가서 선배꺼는 여자동기들이 좋아하는 프라프치노를, 내 것은 카라멜 마끼야또를 사왔다. 선배가 내가 사온걸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 내꺼는 뭐야?”

  “ 선배 머 좋아하는지 몰라서 두 개 샀어요.”

  “ 오~센스있네~난 마끼야또 좋아하는데 이거 마셔도 돼?”

  “ 네, 괜찮아요.”

  “ 넌 뭐 좋아해? 프라프치노?”

  “ 아뇨, 저도 마끼야또 좋아해요...”

  “ 아진짜? 근데 프라프치노 마셔도 돼?”

  “ 선배가 마끼아또 마신다는데 제가 당연히 마셔야죠?”

  “ 오~날 위해서?”

  “ 머...그렇게 말 하셔두...”

  “ 멋있는데~”

 

 헤헤헤~기분 좋다. 나보고 멋있대.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렇게 각자 마실꺼를 들고 터미널 안에 들어갔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아 북적거렸다. 선배와 같이 매표소에 갔다. 내가 선배 대신 통영 직행 두명을 끊고 표를 받아 거기에 쓰여진 입구번호에 갔다. 거기 가니 마침 우리가 타야하는 버스가 들어오고 있었다. 기사 아저씨께 표를 내고 버스에 탔다. 사람도 거의 없어서 따로따로 앞뒤로 앉았다. 난 창가에 앉았다. ‘아...선배랑 통영을...게다가 둘이서 가는구나~’하면서 창밖을 보는데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이 하나둘 타더니 버스에 꽤 사람이 많이 채워졌다. ‘주말이라고 많이들 통영에 가는구나’하고 생각하고 있을때쯤 누군가 내 옆에 앉았다. 누군가하고 옆을 봤는데 선배였다.

 

  “ 어? 선배! 왜 뒤에 안 앉고...”

  “ 사람들이 많이 타길래 혹시나 모르는 사람이 옆에 앉을

  까봐, 나 그런거 별루야, 괜찮지?”

  “ 괜찮죠.”

  “ 그래? 땡큐~”

 

 아!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등굣길버스에서도 옆에 선배가 앉았을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는데 어후~선배를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살짝 눈을 흘겨봤는데 이렇게 예쁜 사람이 내 옆에 있다니...요즘 정말 살만한 것 같다. 버스가 출발하고 얼마나 지났을까 난 계속 창밖에만 보고 있었다. 그때! 내 오른쪽어깨에 무엇인가 기대는 느낌이 들었다. 옆을 보니 선배가 내 어깨에 기대어 자고 있었다. 쌔근히 자고 있는 모습마저 이리도 예쁠수가...나도 졸리려고 했는데 도저히 잘 수가 없었다. 선배의 머리맡에서 향긋한 샴푸냄새가 났다. 아~달콤했다. 얼마나 그렇게 기대어있었을까 선배가 눈을 비비며 일어나 하품을 했다. 그러다 선배와 눈이 마주쳤다.

 

  “ 선배, 잘 잤어요?”

  “ 응~푹 잤어~넌 안 잤어?”

  “ 네 전 많이 자서 그런지 잠이 안 오더라고요.”

  “ 그래? 아~통영은 아직 멀었을려나~”

 

 시계를 보니 오후 2시였다. 도착예정시간이 오후2시 30분이였으니까 곧 도착할 것 같았다. 선배가 물었다.

 

  “ 참! 우리 통영 내려서 어디 갈 꺼야?”

  “ 네? 어디 가다뇨? 그걸 왜 저한테?”

  “ 네가 여기 아는데 있다며~그래서 나 너만 믿고 여기

  온 건데?”

  “ 거기가 만약 마음에 안 드시면 어쩌시려고요?”

  “ 음...네 생각에 내가 거기 마음에 안 들어 할 것 같애?”

  “ 아뇨, 그건 아닌데...”

  “ 그럼 됐어. 거기 가자!”

  “ 넵!”

 

 통영에 도착하자마자 여행답사를 시작했다. 예전에 내가 살았을 때 가보았던 곳 중 인상 깊었던 몇몇 곳을 가보았다. 답사가 끝나고 숙소를 선택하기 위해 펜션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을 갔다. 그 중 내가 가봤던 곳이 한 곳 분이라 거기에 갔다. 그 펜션에 도착하니 마침 사장님으로 보이시는 분이 나와 계셨다.

 

  “ 무슨 일로 오셨어요?”

  “ 아, 저희가 다음 달 초에 통영에 여행을 오기로 했는데 방이

  있을까 해서요.”

  “ 몇 명이서 오시려고?”

  “ 열다섯 명 내외로 올 것 같아요.”

  “ 그럼 어디 보자~”

 

 사장님께서 수첩을 꺼내시더니 일정을 확인하시는 듯 했다.

 

  “ 방은 큰거 하나 해도 될라나?”

  “ 큰거요? 얼마나 큰지 확인해 볼 수 있을까요?”

 

 사장님을 선두로 선배, 나 순으로 해서 사장님 안내에 따라 갔다. 사장님이 안내하신 방에 들어선 순간, 나와 선배는 입에서 저절로,

 

  “ 우~와~”

 

 이 말이 나왔다. 방도 넓었고 발코니로 나가는 문 너머로는 산과 바다가 어우려저 있었다. 게다가 복층식 구조라 이층도 있었다. 멍~한 나와 선배에게 사장님이 물으셨다.

 

  “ 어떻게, 방은 마음에 드셨나?”

 

 그러자, 선배가 한치에 망설임도 없이 기쁨에 가득찬 표정으로 말했다.

 

  “ 네! 정말 마음에 들어요.”

 

 선배의 표정을 보니 나까지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여기에 오길 잘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예약을 하고 그 주변을 나와 통영시내에 도착하니 어느덧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있었다. 선배한테 저녁 언제 먹을지 물어보려는 찰나, 선배가 내게 말했다.

 

  “ 재민아, 배 안 고파? 나는 고픈데.”

  “ 배고파요. 안 그래도 물어보려고 했었는데.”

  “ 그래? 그럼 우리 우짜 먹으러 갈래?”

 

 ‘어? 선배가 우짜를 어떻게 알지? 통영에서만 유명할건데, 따로 조사를 하셨나?’ 최대한 모르는 척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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