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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용사 이디스
작가 : 앵스티
작품등록일 : 2017.10.30

[마왕딸(?)여주/황제아들(?)여주/남장여주/용사여주/기사여주/걸크러쉬/예쁘고 잘생기고 조신하고 참한(?) 남주들 다수 대기중(??)]

마왕의 손에 키워졌었지만 아르딘 제국의 삼황자이자 제국 제일가는 기사이자 마족에게서 세상을 구할 용사인 이디스의 꿈은 세계평화가 아닌 운명적 사랑!

그녀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사랑을 받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표지는 @HSCOMMI ‏님께서 커미션으로 그려 주셨습니다! *^//^*

 
예쁜 쓰레기
작성일 : 17-11-05 11:25     조회 : 226     추천 : 0     분량 : 4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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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나가 이디스의 부름을 받고 후다닥 달려왔다. 들어올 때부터 촉촉이 젖어 있던 눈은 탱탱 부은 이디스의 뺨과 각종 약들이 널브러져 있는 바닥과 상처가 터져 핏물이 묻은 침대를 보고는 눈물을 한 움큼 쏟아내기 시작했다.

 

 “별 일 없었어. 정말이야. 정말이래두?”

 

 그녀의 상상 속에서 이디스는 칼리온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뺨을 맞고, 온갖 모욕 속에서 바닥까지 구르다가, 침대에 처박혔다. 서럽고 억울해서 화까지 나지 않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흰 손수건이 결국 눈물에 녹아나온 화장품으로 엉망이 되고 말았다.

 

 “다, 다 죽여 버릴… 다 죽여 버릴 거…… 끄흡.”

 

 작지도 않은 목소리로 엄청난 소릴 해대는 메리나였다. 덕분에 이디스가 진땀을 뺐다.

 

 “으응 그래 우리 메리나! 내가 걱정돼서 죽겠다고! 내가 네 맘 잘 알지! 고마워 사랑해! 울지 마!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제발!”

 “읍읍읍!”

 

 이디스는 혹시라도 누가 들었을까 무서워서 일부러 크게 외쳤다. 메리나가 또 뭔가 엄청난 발언을 터뜨릴까봐 그녀의 입을 한 손으로 틀어막는 것도 잊지 않았다. 터진 상처가 제대로 쫙 벌어졌는지 등은 화끈거리다 못해 아주 불로 지지는 것 같고 머리는 핑 돌았지만 메리나를 영영 잃는 것보다는 나았다.

 

 어떤 면에서는 황제보다도 칼리온이 더 위험한 놈이었다. 황제라면 저런 말을 듣게 돼도 불쾌해하며 벌을 내릴지언정 당장 달려와 그녀의 멱을 딸 리는 없었다. 하지만 칼리온은 달랐다.

 

 날씨가 안 좋다, 식사가 마음에 안 든다, 그냥 기분이 안 좋다… 이미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귀족 영애인 자신의 시녀마저도 찌르거나 베거나 한 전적이 있는 그였다. 남의 시녀, 그것도 이디스의 시녀인 메리나에겐 더한 짓도 얼마든지 가능하리라.

 

 「시종 하나가 죽고 하녀는… 몇이 죽었더라. 아니다, 살았나? 기억이 없군.」

 

 조금 전 들었던 말이 퍼뜩 떠올랐다. 이디스는 착잡한 심정으로 조만간 한 번쯤 칼리온에게 가긴 가야겠구나, 생각했다.

 

 ‘잘 달래다 보면 언젠가는 좀 사람이 되지 않을까?’

 

 그녀의 희망사항이었다.

 

 

 

 

 

 

 

 칼리온이 보내준 연고는 사실 연고라기보단 신전에서 나오는 성수에 가까운 것이었다. 죽이겠다고 이를 갈겠다던 것을 까맣게 잊었는지 아니면 그저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는 식으로 실리를 취하는 건지 메리나가 매우 크게 기뻐했다. 메리나는 그것을 하루 세 번 이디스의 등에 발라 줬다.

 

 흉한 상처가 전에 없이 빠르게 아물었다. 그리고 좋은 것들이 으레 그렇듯 이 연고 또한 양이 많지 않았다. 쓰던 것이 다 떨어질 즈음 이디스가 칼리온에게 찾아갔다.

 

 “칼리온 형님.”

 “일찍도 오는구나.”

 

 칼리온은 알몸에 가까운, 최소한의 부위만 가린 상태로 하녀들로부터 마사지를 받는 중이었다. 이디스가 오자마자 그녀들을 물리긴 했지만 별 의미는 없어 보였다. 하녀를 내보내는 것보다는 몸을 가리는 게 우선 아닐까 했지만 당당한 걸 넘어 뻔뻔하기까지 한 칼리온의 태도를 보아하니 이디스도 그냥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방 밖에 사람을 잠시 세워 두는 것과 저런 적나라한 몰골을 보여주는 것 중에서도 당연 전자가 더 나을 것 같았지만, 그것도 일단 넘겼다.

 

 보여도 칼리온의 몸이 보이는 거지 이디스 자신의 몸이 보이는 게 아니니까. 그녀는 아예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눈치껏 칼리온의 몸을 구경했다. 칼리온의 몸 이곳저곳을 문지르고 주무르던 하녀들이 사라지자마자 들어온 다른 하녀들이 그의 몸을 닦아냈다. 어느 한 명은 달콤한 사탕 한 알을 칼리온의 입에 물려 주었다.

 

 이디스보다 큰 키, 이디스보다 넓은 어깨, 이디스보다 굵고 단단해 보이는 허리, 이디스보다 작은 엉덩이……. 남자와 여자이니 당연한 차이일진대 괜히 신기했다.

 

 남자의 벗은 몸을 처음 보는 건 아니었다. 삼황자이자 기사로서 다른 이들과 어울리며 별별 일이 다 있었다. 이디스 본인은 몸의 흉터를 이유로 남에게 몸을 보이지 않았지만 다른 이들은 아니었다. 등목을 한다, 그냥 덥다, 이걸 벗으면 전하보다 더 빨라질 수 있을 것 같다, 온갖 이유로 숱한 남정네들이 제 맨살을 드러냈었다. 하지만 칼리온의 몸은 이디스에게 다소 특별했다. 둘의 나이가 같았으니까. 이디스는 칼리온의 몸을 보며 자신이 정말로 남자였더라면 저런 몸을 가지게 됐을까, 상상했다.

 

 이내 적당한 근육이 보기 좋게 붙어 있는 늘씬한 몸이 흰 가운 아래로 사라졌다. 눈을 반짝이며 구경하고 있던 이디스가 한 박자, 아니, 열 박자 정도 늦게 말했다.

 

 “원래 귀하고 좋은 것은 아껴 봐야 하는 법이죠.”

 “내게 너는 귀하지도 좋지도 않으니 자주 좀 오거라.”

 “앗. 상처.”

 

 둘은 잠시 별 의미 없는 말을 주고받았다. 하고픈 말이 있고 얻어낼 것이 있는 이디스로서는 최대한 칼리온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둬야 할 필요가 있었다. 평소보다 더 살갑게, 무해하게, 달게 굴었다. 그래도 재수가 없으면 호된 꼴을 당할 테지만 크게 두렵지는 않았다. 적어도 어릴 적에 비하면야.

 

 친구도 믿을 만한 수족도 없는 칼리온에게 이디스는 유일한 휴식처이자 아끼는 장난감이었다.

 

 칼리온의 표정이 풀어진 게 눈으로 보였다. 이디스는 여기서 더 뜸을 들여야 할까, 아니면 슬슬 본론을 꺼내도 될까 고민했다. 칼리온이 가볍게 하품을 했다.

 

 “몸이 식기 시작하는군. 자, 슬슬 용건이나 꺼내 봐.”

 “헉. 눈치 채고 계셨어요?”

 “이디스 네가 날 먼저 찾아올 땐 언제나 그랬지 않느냐.”

 

 이크. 이디스의 어깨가 움찔했다. 하하하, 어색하게 웃으며 그를 살폈지만 다행히 칼리온의 표정은 여전히 부드럽게 풀려 있었다.

 

 “그래도 형님을 생각하는 제 마음은 언제나 진심이랍니다. 아시죠?”

 “입에 발린 말만 하다가 내 몸이 다 식으면 손해는 네가 본단다.”

 

 이디스는 일단 말 꺼내기 쉬운 것부터 먼저 처리하기로 했다.

 

 “저번에 보내주신 연고요! 성수가 맞지요? 렘이 황궁에 올 일이 잘 없어서 저 혼자 힘으로는 구하기 힘들어요.”

 

 신관 렘은 칼리온도 아는 이름이었다. 신실한 믿음과 그에 걸맞은 강력한 신성력은 지녔지만 처세술이 바닥을 치는 이였다. 윗자리에 오르려면 더 윗분들의 비위도 맞추고, 적당히 아랫사람 구슬릴 줄도 알고, 또 어느 정도는 시꺼먼 수를 쓸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는 지나치게 청렴했다. 덕분에 렘은 고위신관의 자리에도 못 오르고 일반신관으로서 신전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 이가 권력의 중심지인 황궁에 자주 올 수 있을 리 없었다. 신성력이 꼭 필요한 자리에나 이따금씩 불려 다니는 그는 별 일이 없을 땐 신전에서 기도를 올리거나 아이들을 돌보곤 했다. 최근엔 평소 아끼던 아이가 독방에 갇혀 그것을 빼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디스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을 게 뻔했다. 알더라도 성수 섞인 연고를 가져다 줄 힘은 없었겠지만.

 

 칼리온이 손짓하자 하녀 한 명이 다가왔다. 이디스는 그녀가 성수를 가져다주려나 했는데 아니었다. 하녀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차 한 잔을 올리고 도로 물러났다.

 

 그 차를 홀짝이면서 체온을 조금 올린 칼리온이 잠기운이 돌기 시작한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나쁘지 않은 향이 맡아졌다. 하지만 나른하게 풀어진 몸은 이런 것보다는 푹신하고 따뜻한 침구류를 더 원하고 있었다. 문득 저번에 맡았던 햇살 냄새가 떠올랐다. 그것만으로도 몸이 한층 더 노곤해졌다. 그는 이디스가 몇 살만 더 어렸다면 황실예법을 싸그리 무시하고 이대로 낮잠이나 자자며 침대로 이끌고 싶어졌다.

 

 물론 영 안 될 말이었다.

 

 “…그건 이미 보냈다. 다른 용건은?”

 

 이디스의 입이 뭔가 말하려고 하다가 도로 다물렸다.

 

 「시종 하나가 죽고 하녀는… 몇이 죽었더라. 아니다, 살았나? 기억이 없군.」

 

 성수는 이미 보냈다고 했다. 만약 칼리온이 주먹이라도 휘두르면, 적당히 맞고, 가서 치료하면 될 것이다. 이디스는 마음을 굳게 먹고 아무것도 아닌 척, 별 거 아닌 이야기인 척 빠르게 말했다.

 

 “거 시종이랑 하녀 좀 그만 괴롭히시는 게 어때요, 칼리온 형님?”

 “또 그 얘기인가……. 시녀를 괴롭히지 않는 걸로 만족하려무나.”

 

 칼리온의 말소리가 확연히 느려졌다. 이게 인내의 끝을 알리는 건지, 아니면 다른 신호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디스는 단지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최악의 경우에도 뭐, 죽기야 하겠는가. 자신조차 가끔 깜빡깜빡하긴 하지만 이디스는 일단 황자에다가 신의 선택을 받은 용사이기까지 한 몸이었다.

 

 “시종도 하녀도 찔리면 아프고 무섭고 하지 않겠습니까. 불쌍하잖아요.”

 “…….”

 

 칼리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게 더 무서웠다. 아, 오늘은 날이 아니었나 보다. 이디스는 절망에 잠겨 주변에 크게 다칠 만한 물건은 없는지 살폈다. 칼리온의 성정을 잘 아는 그의 시종이나 하녀들은 위험한 물건을 여기저기 두는 법이 없었다. 자기네들이 살아남기 위한 안전책이었지만 지금은 그게 이디스를 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노력해 보지.”

 “네?”

 

 여차하면 저쪽으로 몸을 날려서 몸을 둥글게 말고 버텨야겠다, 저기까지 굴러가는 게 더 나을까, 내 방으로 돌아가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느라 잠시 칼리온의 말을 놓치고 말았다. 칼리온의 화려한 얼굴이 살짝 구겨졌다. 그래도 여전히 잘난 얼굴이었다.

 

 “노력, 해 볼 테니…… 낮잠이나 자고 가라고 했다.”

 

 파란 눈은 잠에 겨운 듯 이미 반 이상 감겨 있었다.

 

 “헉.”

 

 예법 따위 알 바 아닌 이디스지만 아무래도 그건 곤란했다. 칼리온은 남자고 이디스 자신은 여자 아니던가. 물론 이디스 본인만 알고 있는 사실이긴 했지만.

 

 “하아암. 싫으면 말거라. 나도 그냥 충동적으로 해 본 말이었다. 아…… 피곤하구나.”

 

 명백한 축객령이었다.

 

 “아뇨! 좋아요! 좋아요 형님! 우와!!”

 

 마음이 급해진 이디스가 저도 모르게 대답해 버렸다. 이미 내뱉은 말은 도로 주워 담을 수 없었다.

 

 잠에 취해 있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칼리온은 본인이 제안하고도 본인이 놀란 양 눈을 몇 번 깜빡였다. 그는 이미 잠기운이라고는 흔적조차 남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잠옷은 내가 전에 입던 걸 입으면 되겠구나.”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말끝에 웃음기가 가득했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던 이디스는 그 웃음기를 알아채지 못하고, 그저, 칼리온의 잠버릇이 이상하지 않기만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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