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용사 이디스
작가 : 앵스티
작품등록일 : 2017.10.30

[마왕딸(?)여주/황제아들(?)여주/남장여주/용사여주/기사여주/걸크러쉬/예쁘고 잘생기고 조신하고 참한(?) 남주들 다수 대기중(??)]

마왕의 손에 키워졌었지만 아르딘 제국의 삼황자이자 제국 제일가는 기사이자 마족에게서 세상을 구할 용사인 이디스의 꿈은 세계평화가 아닌 운명적 사랑!

그녀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사랑을 받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표지는 @HSCOMMI ‏님께서 커미션으로 그려 주셨습니다! *^//^*

 
예쁜 쓰레기
작성일 : 17-11-05 11:24     조회 : 217     추천 : 0     분량 : 489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다음 대 황제, 황태녀 레오윈을 볼 때마다 칼리온은 그녀를 욕심 많은 계집이라 욕했다. 전 같았으면 감히 자신과 겨루지도 못했을 ‘여자’가 운 좋게 이때 태어나서 자신의 황태자 자리를 빼앗았다고, 그러고도 모자라서 자신이 있을 자리를 조금씩 조금씩 잘라먹고 있다며 분노했다.

 

 「흥. 언젠가 꼭 이 죗값을 치르게 될 것이다.」

 「칼리온 전하, 듣는 귀가 많습니다.」

 「네 지금 내게 레오윈의 눈치를 봐야 한다 말하는 것이더냐?」

 「꺄아아악!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전하!」

 

 칼리온에게 나름의 충의를 담아 한 마디 꺼냈다가 머리채를 틀어잡혔던 어느 시녀를 포함해서, 그 얘기를 들은 이가 한둘이 아니었다. 황태녀 본인의 귀에 그 소리가 안 들어갔을 리 없었다. 하지만 황태녀는 언제나 침묵했다. 칼리온은 그게 황태녀의 최소한의 양심, 혹은 자신이 유일한 적장자로서 가지는 권위내지는 특권이라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사실은 아니었다.

 

 제국은 여성이었던 선황제의 선정 아래 그 어느 때보다도 평화로운 나날을 보냈다. 백성들은 수탈당하지 않았고, 억울하게 목숨을 잃지 않았고, 노예로서 가축 취급을 받으며 죽지 못해 살지도 않았다. 선황의 가장 큰 업적은 제국 내의 노예제도를 뿌리 뽑아 버린 것이었다. 그 평화는 마땅히 모두가 바라마지않아야 하는 것이었으나 바로 전까지만 해도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으며 제 배를 불려 온 귀족들에게는 영 그렇지 못했다.

 

 선황제의 승하 후 유일한 황손이었던 프라벨린 펜호반 아르딘, 지금의 황제가 즉위했다. 선황제는 말 그대로 죽는 그 순간까지 국정에서 손을 놓지 않았다. 그 기저에는 황제 프라벨린에 대한 못미더움이 깔려 있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황위를 물려줄 자식이 한 명밖에 없다는 걸 매우 통탄스러워 했다. 적장자와의 정쟁에서 승리해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황제의 자리에 앉은 그녀의 눈에 누군들 만족스러웠겠냐마는.

 

 「그래도 네게 레오윈이 있어서 참 다행이로구나. 그렇지 않니?」

 「……그렇지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선황제와 프라벨린 황제는 손을 마주잡고 웃으며 이런 대화를 나누고는 했는데, 당시 그녀와 마주 웃던 프라벨린의 속은 아주 까맣게 타 들어갔다. 눈이 침침해진 선황제 말고는 모두가 확연히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그의 표정은 참담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선황제가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너는 황제의 재목이 아니니 얼른 레오윈에게 자리 넘기고 가 쉬거라.’ 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실제로 그녀는 제 아들인 프라벨린보다도 손녀인 레오윈의 교육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선황제가 살아 있을 적엔 그래도 괜찮았다. 프라벨린의 속에 또아리 튼 열등감이라는 것이 겉으로 표가 나지 않았다. 문제는 그녀가 승하하고, 프라벨린이 황제의 위에 오르면서부터였다.

 

 「폐하, 책봉식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사옵니다.」

 「내 꿈에 선황께서 나와 뭔가 말하려 하셨다. 어쩐지 예감이 좋지 않으니 내 사랑하는 딸아이와 제국을 위해서라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지 않겠는가.」

 

 프라벨린 황제는 레오윈에게 황태녀의 자리를 주지 않은 채 후계 책봉을 미루고 미뤘다. 그 동안 레오윈은 몇 번이고 죽을 고비를 넘겨야만 했다. 황제가 추천하는 피서지로 떠나다가 죽을 뻔하고, 황제가 먹으라 한 것들을 하나하나 먹어 보다가 죽을 뻔했다. 단순히 음식의 상성이 안 맞아서 그런 것이라고 어느 의원이 말했지만 누구도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이렇듯 황제가 뒤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지, 무슨 꿍꿍이인지가 너무나 적나라했지만 그를 말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선황제의 측근들조차 너무나 포악한 황제의 횡포에 몸을 사리며 레오윈의 명줄만 붙여 놓는 것이 고작이었다.

 

 적장녀 레오윈보다 7살 어린 이황자 칼리온이 성장하면서 제 두각을 드러냈다. 나쁜 쪽으로. 덕분에 황실에 황제가 될 수 있을 법한 인물이 그녀밖에 없다는 게 확실시되고서야 황태녀 책봉식이 거행됐다. 물론 그나마도 황제 스스로 한 것은 아니었다. 수많은 귀족들이 역적으로 몰릴 걸 각오하고 황제를 압박해 얻어낸 쾌거였다. 역설적이게도, 칼리온이 황제 이상으로 무능하고 위험했기에 레오윈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황제의 열등감에 찬 실정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그는 황태녀를 끌어내리기 위해, 선황제의 업적을 지워 버리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했다. 노동력의 부족을 핑계 삼아 노예제를 부활시킨 것 역시 그 일환이었다. 선황제의 선정 아래 죽어지내던 속 시꺼먼 귀족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그들은 그대로 황제파가 되어 그의 말도 안 되는 정책들을 옹호하고 자신들의 이득을 챙겼다.

 

 「네 나이쯤 되면 애인 한둘쯤은 있어도 흠이 아니지 않느냐. 노예라는 신분이 거슬린다면 유희거리로도 제법 쓸 만은 할 것이다. 아예 장식품으로 둬도 괜찮겠지. 이래봬도 나름 혈통 있는 노예란다.」

 

 황제는 부활한 노예제도의 첫 번째 피해자를 선물이랍시고 레오윈 황태녀에게 보냈다. 우는 법을 까먹은 젊고 아름다운 남자 노예는 그녀가 받아주지 않으면 그대로 살해당할 게 분명했다. 그 사실을 훤히 알고 있는 황태녀가 황제께서 친히 내리신 ‘선물’을 어찌 거절하겠냐며 쓰게 웃었다.

 

 「황태녀는 어찌 갈로스 국의 혈통을 이 황궁에 들였단 말인가?」

 

 황제는 황태녀가 아름다운 노예를 제 궁에 들이자마자 온갖 꼬투리를 잡아 그녀를 괴롭혔다. 이미 데일 대로 데인 황태녀가 기다렸다는 듯이 온갖 반론을 쏴붙이지 않았더라면 아주 크게 곤란할 뻔했었다.

 

 그때 황제의 편에 서서 황태녀를 몰아붙인 무도한 무리의 ‘일부’가 칼리온에게 가 붙었다. 감언이설로 그의 실현 불가능한 야망에 불을 지폈다.

 

 「이 아르딘 제국의 진정한 후계자는 적장자이신 칼리온 전하밖에 없다는 걸 잊지 말아 주십시오. 저희가 물심양면으로 도와드리겠습니다.」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시늉만 해도 엄벌에 처해졌던 선황 시절에 대한 두려움이 그들의 추진력이 되었다.

 

 그나마 그런 귀족들의 수가 많지만은 않은 것은, 아주 근본까지 썩어 문드러진 놈이 아니고서야 칼리온의 곁에 있다 보면 자연스레 그를 포기하게 됐기 때문이었다. 그들 대부분은 회색분자가 되어 추이를 살폈지만 일부는 황태녀의 수완에 넘어가 그녀의 세력이 되기도 했다.

 

 황태녀는 선황제처럼 결벽에 가까운 정치를 할 생각은 없었다. 이미 그 결과를 몸으로 겪어 알고 있기 때문에.

 

 각설하고, 결과적으로 칼리온이 무식하고 위험한 언행을 보일 때마다 자신에게 이득이란 걸 아는 황태녀는 그의 모욕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길 반복했다. 덕분에 칼리온은 그녀를 향한 진득한 열등감을 적나라하게 내보이게 됐다. 뜨겁게, 한편으로는 차갑게 타오르는 푸른 눈은 누구든 한 번 보면 쉬이 잊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눈은 이디스와 칼리온이 열두살 때, 이디스가 용사로서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신탁이 발표됐을 때부터 이디스를 향하게 됐다.

 

 황제의 묵인 하에 칼리온은 이디스를 각종 방법으로 괴롭히기 시작했었다. 원래도 절대 좋게 대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 뒤의 일들은 그야말로 치욕스럽고 억울하기 짝이 없어서 이디스는 지금도 그때 일들을 회상하고 싶지 않아 했다. 황제의 채찍질보다 아픈 게 세상에 참 많다는 걸 이디스는 칼리온 덕에 배웠다.

 

 「형님. 칼리온 형님. 오늘은 뭘 하고 놀 건가요?」

 「저도 데려가 주세요. 하나뿐인 동생이니까요.」

 「제가 형님의 편이듯, 형님도 제 편이지요? 이따금씩 심술을 부리셔도 그게 제가 미워서 그런 것은 아닌 거 알고 있어요.」

 「아프지 않아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결국 그녀는 몸도 마음도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굽혔다. 칼리온의 앞에서 잘 길들여진 개처럼 혀를 빼물고 배를 뒤집어 보였다. 철저하게 약자로서, 칼리온과 감히 대적할 수 없을 정도로 무지하고 순해 빠진 동생의 역할을 자처했다. 친해지면 덜 괴롭히겠지 하는 생각도 있어서 열심히 살갑게 굴기도 했었다. 그 효과는 지나칠 정도로 대단했다.

 

 「칼리온 형님. 주무시는 건가요? 저와 놀아 주셔야죠.」

 

 칼리온의 화려하기 짝이 없는 얼굴이 살짝 찡그려졌다. 부르면 오고, 부르지 않아도 오고, 틈만 나면 와서 살갑게 굴던 어린 시절의 이디스는 이제 없었다. 더 친해져봤자 귀찮아질 뿐이란 걸 깨달은 이디스가 아부하던 것을 적당히 줄인 것이었지만 칼리온은 그런 것까진 알지 못했다.

 

 “그래. 그렇지. …그랬지.”

 

 느낌이 영 좋지 않았다. 메리나는 이디스가 혹시라도 자신을 돕겠답시고 낑낑대며 일어날까봐 침대 쪽을 경계했다. 칼리온에게 보다 바싹 붙었다. 부담스러워서라도 한 발자국 물러날 만도 한데 이 뻔뻔한 불한당은 침대 쪽으로 고개를 쭉 빼기나 하고 영 물러설 기미가 안 보였다.

 

 “두 분 사이에 제가 모르는 무슨 일이라도 있었을까요? 칼리온 전하께서 이렇게 서운한 듯 말씀하시니 저는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메리나는 칼리온이 몸을 돌릴 때마다 모르는 척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결국 칼리온은 귀족 영애인 메리나를 손으로 밀쳐내며 자신의 인내가 바닥났음을 알렸다.

 

 “그래. 그러니 단둘이 이야기할 수 있게 자리를 비켜주면 좋겠군.”

 “하지만, 이디스 전하께서는 아직.”

 “영애가 나보다 이디스를 더 모르는 건가, 아니면 발칙하게도 이 나를 속여 보려는 건가. 어느 쪽이든 내 마음에는 들지 않는데 말이야.”

 

 침대 쪽에서 부스럭 소리가 들려왔다. 대화를 듣고 있던 이디스가 결국 몸을 일으킨 것이었다. 제 앞을 막고 서 있는 메리나를 향한 칼리온의 웃는 얼굴이 점점 살벌해졌다. 메리나는 서둘러 옆으로 비켜설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종종걸음으로 문 바로 앞까지 갔다가, 밖으로 나가지는 않고 바로 그 근처에 가 섰다.

 

 “메리나 몰롤 백작 영애.”

 

 칼리온은 그것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메리나는 결국 그 문을 열고 나가야만 했다. 닫히는 문틈 사이로도 메리나의 시선은 이디스에게 가 있었다. 침대에 걸터앉은 그녀는 개구진 얼굴로 칼리온에게 인사하고 메리나 쪽을 한 번 돌아봤다.

 

 걱정하지 마.

 

 벙긋거리는 입술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문이 닫히기 바로 직전, 칼리온의 손이 높이 올라가는 게 보였다.

 

 짜악!

 

 메리나는 잠시 굳게 닫힌 문 앞에 서 있었다.

 

 흰 손수건으로 눈가를 몇 번 찍어 누르고, 토끼처럼 빨개진 눈으로 그곳을 떠났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3 예쁜 쓰레기 2017 / 11 / 5 226 0 4898   
12 예쁜 쓰레기 2017 / 11 / 5 212 0 4379   
11 예쁜 쓰레기 2017 / 11 / 5 218 0 4894   
10 예쁜 쓰레기 2017 / 10 / 30 210 0 3462   
9 겨울 축제일 2017 / 10 / 30 235 0 5831   
8 겨울 축제일 2017 / 10 / 30 254 0 3691   
7 겨울 축제일 2017 / 10 / 30 238 0 3337   
6 겨울 축제일 2017 / 10 / 30 223 0 4142   
5 겨울 축제일 2017 / 10 / 30 231 0 4020   
4 삼황자의 그 날 2017 / 10 / 30 229 0 6070   
3 삼황자의 그 날 2017 / 10 / 30 226 0 6210   
2 삼황자의 그 날 2017 / 10 / 30 227 0 5078   
1 이야기의 시작 2017 / 10 / 30 434 0 6711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