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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천정문
작가 : 일륜
작품등록일 : 2016.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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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문 1권 03
작성일 : 16-05-25 03:40     조회 : 365     추천 : 0     분량 : 5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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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청년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괴인의 눈빛을 담담히 받아냈다.

 그 순간 괴인은 흡사 만두라도 하나 더 집을 요량인 듯, 가볍게 손을 뻗었다.

 ‘빠르…… 컥.‘

 - 퍽

 청년은 진기를 운용할 틈도 없이 허공을 날았다.

 단지, 가슴으로 무언가가 날아온다는 느낌이 전부였다. 그리고 몸이 엄청난 높이로 들려졌다.

 청년은 북호벽으로 향하던 문연오였다.

 문연오의 뇌리에 만두가게 주인이 쩔쩔매는 모습을 지나칠 수 없어 시비를 말리려 했던 순간부터, 지금과 같이 공중을 부양(浮揚)하게 되는 순간까지 모두 만화경처럼 펼쳐졌다.

 그리고 떠오른 생각.

 ‘내가 왜?’

 자신이 공중에 떠있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들려오는 음성에 정신을 차려야 했다.

 “역시 무공을 익혔군.”

 문연오가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괴인이 한 말이었다.

 문연오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괴인의 의도를 알 수 있는 말이었다.

 ‘단지, 내 무공을 시험하기 위해서 손을 썼다?’

 누구든 이해하지 못할 행동이었지만, 지금 문연오의 앞에는 그러한 모든 것이 당연한 사람이 서 있었다.

 바로 한으로 가득한 시선을 지닌 괴인이 척천상이기 때문이었다.

 ‘……’

 문연오의 가슴을 때리는 순간, 척천상은 문연오의 무공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자신의 손이 가슴에 닿을 때, 쑥 들어갔다가 곧바로 튕겨지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자신의 공격이 멀리 포물선을 그으며 떨어지는 문연오에게 어떠한 피해도 주지 못했음을 알고 있었다.

 사람들이 보기엔 척천상의 살수(殺手)가 문연오를 죽인 것처럼 보였지만, 문연오는 전혀 타격을 입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문연오의 모습을 바라보는 척천상의 눈에서 호기심이 줄기줄기 뿜어져 나왔다. 마치 재미있는 장난감을 발견한 듯한 모습이었다. 문연오가 서있던 자세나 자신의 눈을 담담히 받아넘긴 것 등이 더욱 자극하고 있었다.

 - 털썩

 문연오는 서 있던 곳에서 십여 장을 날아가서야 땅에 떨어졌다.

 벌떡.

 오기가 생겼는지, 떨어질 때보다 더 빠르게 일어났다.

 ‘섬뜩했다. 마치 한 순간에 기운이 쫙 빠지는 느낌이라니…….’

 문연오는 일어나자마자 몸부터 살폈다.

 스스슷

 ‘……!’

 별달리 이상은 느껴지지 않았다.

 가슴이 함몰되는 충격을 받고서도 멀쩡한 자신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문연오는 생각을 접고, 다음에 있을 공격에 대비하여 전방을 주시했다.

 문연오는 낡은 옷차림에 추잡하게까지 보이는 척천상의 외모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너덜거리고 있는 상의가 바람이 살짝 불어올 때마다 흔들리고 있었다. 마음 한쪽에서 묘한 생각이 들었다.

 ‘마치 오랜 수련을 끝내고 갓 출도한 사람 같구나.’

 그러나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동정을 금물(禁物).’

 급한 사람은 오히려 자신이었기 때문이었다.

 한 순간의 방심이라도 목숨을 앗아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문연오가 자세를 잡자, 척천상이 질문했다.

 “어디서 자네와 같은 사람이 나왔지? 누군가?”

 척천상은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다면 문연오는 분명히 강호십성(江湖十聖)의 제자라 생각했다. 우연히 얻어질 실력이라고는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질문하는 사람의 의도대로 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

 문연오는 척천상의 안하무인(眼下無人)의 태도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청해숙>에서 만났던 두 남녀의 모습이 떠올라 화가 났다. 눈앞의 척천상까지 세 사람이 똑같다고 여겨진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누구냐고 묻기 전에, 자신이 누구인지 먼저 밝히는 것이 예의라고 배워왔습니다. 제가 보기에 예를 너무 소홀히 하시는 것 같습니다.”

 “예(禮)…… 라.”

 피식,

 척천상은 웃음이 터지려는 것을 실소로 대신했다.

 그리고는 갑자기 짜증이 밀려옴을 느꼈다.

 어떻게 익힌 무공인가.

 죽음과 바꿔서야 얻은 무공이었다.

 이런 청해의 오지(奧地)에서 창피나 당하라고 익힌 무공이 아니었다.

 콰와왕

 척천상의 몸에서 불꽃이 이는 것 같았다.

 복수만이 전부였다.

 그런 척천상에게 예의는…… 중요하지 않았다.

 - 슥

 실소를 머금던 척천상의 눈이 깊숙해졌다.

 동공의 크기가 점점 작아졌고, 그에 따라 척천상의 몸을 감싸던 기운도 달라졌다. 척천상은 자신 앞에서 이렇게 당당했던 인물이 있었던가하고 기억을 더듬었다.

 없었다.

 척천상의 적인 경혁빈과 같은 배분인 강호십성도 자신의 앞에서 이처럼 당당할지 의문이 들 정도였기 때문이다.

 광오한 자신감이라 해도 좋았다.

 척천상이 살아온 곳은 한곡이었기에.

 척천상 자신이 용납하지 않으면, 자신의 앞에서 당당해질 존재가 있어서는 안됐던 것이다.

 쿠우우웅.

 척천상의 몸에서는 이미 투기(鬪氣)가 뻗어 나오고 있었다.

 ‘대체 네놈이 누구의 진전을 이었기에 이리도 건방진 것이냐.’

 몇 수 재간을 본다면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척천상 자신의 앞에서 당당해지려면 자격을 갖추어야 했다.

 지금 자신의 모습이 누더기 옷을 걸친 광인(狂人)일 뿐임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척천상이었다.

 “묻지 않겠다. 가진 재간을 모두 내놔봐라.”

 문연오는 척천상의 투기가 가득한 음성으로 몇 가지 알 수 있었다.

 지금 눈앞의 괴인은 급하다.

 그리고 오만한 자신감으로 미쳐있다.

 마지막으로 자신과 싸우고자 한다.

 척천상의 시선과 마주하자, 온몸의 신경이 곤두섰다.

 그러나 문연오는 똑바로 척천상을 주시했다.

 ‘당신 같은 광인에게 지려고 무공을 배우지 않았다.’

 척천상이 뿜어내는 투기가 처음보다 훨씬 넓어지고 있었다.

 어느새 문연오가 확연히 느껴질 정도가 되었다.

 흠칫.

 문연오는 불길 가까이 다가섰을 때 느끼는 순간적으로 달아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당연한 소리기는 하지만, 척천상은 고수였다. 강호라는 곳을 경험하지 못한 문연오에게 처음으로 강한 상대라는 것을 인식시켜주고 있었다.

 

 “연오야, 천정문의 무공은 여타의 무공들과는 그 흐름을 달리하느니라. 하지만, 그 단계에 오르는 것에 대한 설명은 해줄 수 있을 것 같구나.”

 一.

 ‘하늘과 땅이 형성되지 않은 텅비어있는 무형의 상태.’

 무공입문(武功入聞)의 단계를 이르는 말로서 사람마다 다르며, 무공을 익히기에 적당한 신체를 만들기 위한 시작단계라 했다.

 二.

 ‘기(氣)를 수련함에 그 기(氣)를 담는 신체가 새로이 생기고, 신체에서 소우주가 생성된다. 이렇게 생성된 우주에서 기운(氣運)이 생겨나는데, 이러한 기운(氣運)에는 중후하고 안정됨이 있다.’

 삼화취정 오기조원(三化聚頂 五氣造元)에 이르는 단계로서 강기(罡氣)를 자유자재(自由自在)로 다루게 되는 경지였다.

 이 경지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강기무공의 궁극이라 불리는 강기체(罡氣體)를 사용할 수 있어야 했다.

 진인이 손바닥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진인의 손바닥위로 원형의 구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것은 강기를 유형화 시킨 형태이니라. 이것을 몸의 일부로 혹은 기로서 자신의 의지 하(下)에 사용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설명한 경지를 넘어섰다고 말할 수 있느니라.”

 三.

 ‘청양한 것은 모여서 상통(上通)을 이루고, 무겁고 탁한 것은 엉키고 쌓여서 우주이외의 곳으로 사라지니, 상통(上通)을 이루고 우주를 이룰 때, 기(氣)의 완성을 이름이니라.’

 ‘신화경(神化境)’이라 하셨다.

 이 경지를 설명하던 도중 심각한 표정을 짓는 무명진인을 보았다.

 진인이 아직 닿지 못한 경지일 것이라 여겨졌다.

 ‘탄(坦)’

 천정문의 사조들이 이루고자 했던 요원한 경지를 이름이었다.

 “일반적인 무공의 원리에는 그 구분이 단계로 설명이 되느니라. 하지만, 천정문의 무공은 그 무리(武理)를 해석하는 방법이 다르니, 비교할 수가 없구나. 정히 궁금하다면 네가 탄의 경지를 이루어 알려주면 좋겠구나. 그리고 공명지체(共鳴之體)를 이뤘다 함은 탄의 경지에 이르기 위한 시작임을 명심하여라. 허허허허.”

 감히 묻지 못했다.

 사부께서는 이루셨는가를 묻지 못했다. 단지, 말씀이 끝나자 고개 숙여 꼭 이루겠다는 다짐을 했을 뿐이었다.

 

 문연오는 사부이신 무명진인의 말을 떠올리자, 지금 포악한 기운을 내뿜으며 언제 공격할지 모르는 척천상의 경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

 투기(鬪氣)의 반경이 알려주듯이, 두 번째 단계인 삼화취정 오기조원(三化聚頂 五氣造元)의 경지를 이룬 고수임이 분명했다. 광인 따위가 가지고 있기에는 너무 위험한 경지였다.

 마음을 굳게 먹기로 했다.

 광인(狂人)이 익혀서 해가될 무공이라면 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문연오는 지금까지 자신의 무공을 다른 사람과 겨뤄본 적이 없었다.

 산에서 홀로 수련한 것과 무명진인의 가르침이 전부였다.

 “후웁…….”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 웅성웅성

 문연오는 시선을 흩트리지 않고 주인을 향해 물었다.

 “주인이신가요?”

 주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꿀꺽.…… 네.”

 “사람들을 피하라고 이르세요. 이 사람은 미쳤습니다.”

 미쳤다는 말이 끝나자, 척천상은 확인이라도 시켜줄 요량으로 광포한 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하하하.”

 - 드드드득

 문연오는 다시 주인과 주위에 몰려드는 사람에게 소리쳤다.

 “사람들을 모두 피하게 하세요.”

 그리고는 척천상을 향해 말했다.

 “아무리 광인이라 해도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할 수는 없소.”

 “크크크큿. 내가 광인이라 이들을 모두 죽일 것 같은가? 크하하하하.”

 척천상역시 일반인이 다치는 것을 좋아할 리가 없었다. 자신의 복수는 무자비한 살인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문연오가 이미 자신을 자극하고 말았다.

 “네 책임이다.”

 - 퀘에엑

 - 쩌릉!

 - 퍼억

 “커헉.”

 척천상의 느닷없는 움직임이었다.

 방어할 새도 없이 다가온 척천상이 문연오의 얼굴을 때렸다.

 당연히 사람들에게 신경이 분산된 문연오가 막을 성질의 공격이 아니었다. 다시 공중으로 날아간 문연오였다. 공중에 다시 몸이 띄워지자, 이런 느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을 상하게 한 적 없는 문연오였지만, 상대방의 느낌을 알 것 같았다.

 ‘……’

 공격을 가한 척천상은 기이한 표정으로 문연오를 쳐다보았다. 일그러졌다는 표현이 맞을 만큼 인상을 쓰고 있었다. 피하지 않고 다음공격에 대비하는 문연오의 모습이 거슬렸던 것이다.

 척천상은 다시 공격을 가할 준비를 했다.

 ‘일단 받아보리라’

 문연오의 생각이었다.

 “크흠. 오시오.”

 낮게 젖은 문연오의 목소리가 척천상을 향했다.

 “크하하핫---!”

 순간 척천상의 광폭한 사자후가 주위를 할퀴기 시작했다.

 문연오의 말에 이미 건물 안으로 피했거나, 멀찌감치 떨어져서 지켜봤기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저 광폭한 기운의 영향이 얼마나 오래갈지 알 수 없기에, 자리를 피해야 했다.

 “타핫!”

 - 슉

 문연오는 자신이 펼칠 수 있는 최대한의 빠르기로 척천상을 향했다.

 처음 척천상의 공격에 나가떨어지던 상황을 기억했다.

 - 펑!

 척천상의 무공이 권이라고 생각한 행동이었다. 예측이 맞았는지, 척천상은 무작정 달려드는 문연오를 향해 주먹을 가볍게 내밀었다. 그리고 그 충격으로 문연오는 허공을 날았다.

 - 휘익

 ‘아차!’

 척천상은 문연오가 다가올 때보다 훨씬 빠르게 튕겨나가는 것을 보았다. 문연오의 신형이 뒤로 퉁겨지면서 척천상의 눈앞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아차’ 하는 생각에 척천상은 아쉬워할 틈도 없이 뒤쫓아 갔다.

 “네놈이 도망을 간다고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더냐? 크크큿.”

 - 휙

 척천상과 문연오가 떠난 자리.

 만두가게 주인은 이미 형체조차 분간할 수 없는 만두를 쳐다보며, 아직 자신의 목숨이 붙어있는 것에 감사했다. 그리고 문연오의 모습을 떠올리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걱정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젊은이가 괜한 일에 끼어들어 목숨을 잃는구먼. 쯧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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