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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안다미로
작가 : 봄길
작품등록일 : 2017.11.1

한국에도 마법사가 있다!
안다미로. 마법사들이 스스로를 일컫는 말이다.
어느 날, 마법세계에서 벌어진 살인, 도난, 테러.
모든 사건은 18년 전 일과 통하는데...
살인 누명을 벗기고 마법세계를 구하기 위한 소녀의 모험!
그러다가 마주한 충격적 진실과 반전.
과연 소녀는 마법세계를 구하고 진실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5. 가정학 선생님
작성일 : 17-11-03 01:32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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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잔을 두들겨 소리를 울린 건 소나무반 반장 조드였다.

 

 “H2학년들 다음 시간이 가정학이지? 오로르 선생님께서 가정학 교실 말고 주방 실습실로 오래. 학년대표는 착각하는 친구 없게 잘 데려가.”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소나무반 학생들은 주방 실습실로 향했다. 로르는 프릴이 달린 하얀 앞치마를 하고서는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160cm가 채 안 되는 작은 키였지만 풍만한 가슴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붉은 단발머리는 안쪽으로 말아 올려 세팅되어 있었다.

 

  “점심 잘 먹었나요, 여러분. 어제 잠깐 인사했었죠? 나는 가정학을 담당하게 된 오로르라고 해요. 준비물에 문제가 생겨서 오늘은 갑자기 주방실습실에서 수업을 하게 되었어요.”

 

 조그마하지만 도톰한 입술에서는 작은 체구와 어울리지 않는 강단 있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로르가 앞으로 배우게 될 가정학수업에 대해 오리엔테이션 하는 동안 오틴이 공책을 찢어 무언가 적어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렸다. 종이비행기는 공중에서 몇 바퀴 선회하더니 이내 시큰둥하게 앉아있는 리웅의 앞에 떨어졌다. 오틴이 비열한 표정으로 리웅에게 눈짓했다. 앞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로르가 침착하게 다가와 리웅의 손에 있는 쪽지를 뺏어들었다.

 

  “오틴,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이걸 큰소리로 읽어도 되겠니?”

 

 오틴은 살짝 당황했지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너까지 외톨이가 되고 싶으면 계속 그 찌질이들이랑 놀아.”

 

 로르가 쪽지를 읽자 몇몇 학생이 웃음을 터뜨렸다. 소야와 빈희, 다니는 모욕감에 표정이 굳었다. 로르가 잠시 실소를 터뜨렸다.

 

  “오틴, 아주 유치하다. 18살이 쓴 쪽지라고는 전혀 믿을 수 없는 수준이구나. 찌질이가 누군지 모르겠다.”

 

 오틴의 얼굴이 당황으로 붉어졌다. 소야와 다니는 통쾌함에 눈빛을 주고받았다.

 

  “요새 우리 세계에서 아주 떠들썩한 스캔들이 있다지. 한 때 마법세계 총괄부서의 장관이셨으며 이 시대 마법사 중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마법사이자 여기 이 교실에서 함께 공부하는 한 학우의 할아버지가 인간을 죽였다는. 하지만 나는 그 분이 그럴 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더더욱 내 수업시간에는 그 스캔들을 기정사실화해서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일은 용납하지 않겠다.”

 

 로르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리고는 소야만 볼 수 있게 눈을 찡긋해보였다. 소야는 점점 더 로르가 마음에 들었다.

 

  “자, 이제 내 수업을 들을 준비가 모두 됐겠지? 교과서 요리파트 국자 다루기 편을 펴라. 567쪽이다.”

 

 로르가 앞치마 주머니 안에서 자신의 안다미룸인 반짝거리는 검은색 꽃모양 브로치를 만지작거렸다. 그러자 앞 쪽에 놓여있던 여러 개의 국자들이 학생들 테이블 위의 냄비에 정확히 들어갔다.

 

 로르의 수업은 국자를 원형, w자형, 8자형 젓기와 유지하기, 그릇에 옮기기까지 모두 익히고 나서야 끝났다. 아주 미묘한 움직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라 은근 까다로웠다. 빈희는 첫 시도 만에 모든 과정을 성공하고 국자를 너무 빨리 저어 냄비에서 물이 다 넘쳐버린 리웅을 도왔다. 소야와 다니도 서툴지만 수업이 끝나기 전에는 모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미 집에서 해봤던 것들이라 아주 쉽게 따라할 수 있었어.”

 

  로르에게 칭찬까지 받은 빈희는 어깨가 으쓱했다.

 

  “나는 다시는 국자를 만지고 싶지도 않아. 자, w자로 돌릴 줄 알면 8자는 식은 죽 먹기다.”

 

 리웅이 로르의 목소리를 흉내 내자 모두가 즐거워했다. 그 때, 모든 걸 엿들은 로르가 나타났다.

 

  “리웅, 나를 너무 좋아하나보구나. 어제 만났는데 내 흉내를 제법 내는걸 보니.”

 

 다들 깜짝 놀라 얼음이 되었다.

 

  “소야, 잠시 내방으로 오겠니?”

 

 리웅은 마른침을 삼켰고 소야는 로르를 따라 명도당의 로르의 방으로 따라 들어갔다.

 

 체크무늬 벽지와 찻주전자, 물결무늬 테이블이 공간에 따뜻함을 부여하고 있었다. 그녀의 책상에는 오늘자 신문이 펼쳐져 있었다. 담의 스캔들에 대한 수사국의 입장이 ‘핀란드 대학에 사실관계 확인 중’이라는 헤드라인으로 페이지의 가장 큰 면을 차지하고 있었고 구석에는 조그맣게 ‘안다미룸지원관리센터(AOC) 침입자 발생? 에너지 도난 사실인가.’라는 제목이 달려있었다. 책상 바로 옆의 의자에는 연두색의 푹신한 방석에 러시안블루 고양이가 나른하게 웅크리고 있었다.

 

  “내 고양이 도도란다.”

 

  소야는 졸려하는 도도가 귀여워 흐뭇하게 바라봤다. 도도는 왠지 적대적인 눈빛으로 소야를 맞이했다.

 

  “아빠를 많이 닮았구나. 특히 네 곱슬머리와 입매가 아주 많이 닮았어. 살아계셨다면 널 아주 자랑스러워 하셨을 거야.”

 

  “저희 아빠를 아세요?”

 

  “그럼. 네 부모님과 같이 함치르르를 다녔었는걸. 나는 구름반이고 네 부모님은 소나무반이라 친하지는 않았지만 격구 응원단으로 있으면서 종종 마주치곤 했단다.”

 

  소야는 예상치도 못하게 부모님을 직접 아는 사람을 처음 만나게 되어 너무나도 기뻤다.

 

  “저희 부모님도 소나무반이었어요?”

 

  “어머나, 부모님에 대해 잘 모르니?”

 

  “네. 할아버지께서 아직 제 부모님을 잃은 상처가 크신지 얘기를 꺼려하시거든요. 이제까지 부모님을 직접 아는 사람들도 만난 적이 없고요.”

 

  “오, 저런. 네 부모님 두 분 다 소나무반이었어. 네 아버지 로이오빠는 반장도 하고 격구 선수로 주장이었단다. 잘생긴 외모로 인기도 아주 많았었지.”

 

 소야는 처음 듣는 부모님의 얘기에 놀랍고 신기했다.

 

  “보자, 그래도 네 얼굴 중에서 보조개는 엄마를 닮은 것 같구나. 네 엄마, 휘연이는 책 읽는 걸 아주 좋아하는 소녀였지. 학교 대연못 앞에 키 큰 산딸나무 하나 있지? 그 나무 앞에서 독서하는 모습에 여러 남학생들이 반하곤 했었지. 성격도 아주 착했다고 들었다. 사실 네 아버지는 조금 짓궂은 면도 있었거든.”

 

 로르가 책상 서랍에서 사진 하나를 찾아 소야에게 건넸다.

 

  “구름반이랑 소나무반이 격구 경기를 하고나서 찍은 사진일거야. 아주 오랜만에 구름반이 이긴 날이었지.”

 

 사진에는 격구 경기장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포즈를 취하고 서있었다. 가장 가운데에는 선수복을 입은 소야와 꼭 닮은 로이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 옆에는 휘연이 경쾌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반대쪽에는 구름반 응원복을 입고 승리에 기뻐하는 젊은 로르의 모습도 보였다. 소야는 자신과 같은 교복을 입고 있는 휘연을 보니 괜히 마음이 뭉클했다.

 

  “오늘 신문도 보니까 할아버지 상황이 그리 좋지만은 않더구나. 혹시라도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날 찾아오렴.”

 

  “감사해요, 선생님.”

 

 함치르르에는 각 반마다 얀노리, 격구, 트네샬 세 가지 종목의 대표팀이 있었다.

 얀노리는 셋 중 가장 과격한 스포츠였다. 경기는 원 안에 십자 모양으로 베이스가 있는 경기장에서 행해진다. 4명의 차수와 4명의 마수 총 8명이 한 팀이었다. 신호에 맞춰 얀을 조절하는 4명의 차수가 마구잡이로 날뛰는 4개의 얀에 각각 매달려 뒷면 또는 앞면이 나오도록 씨름한다. 얀이 힘이 세서 조절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고 원하는 수가 나오도록 팀워크를 필요로 했다. 그러면 얀의 뒷면이 나온 개수만큼 마수가 동그란 모양의 말을 이끌고 베이스를 밟으며 앞으로 향한다. 모두 앞면이 나왔을 때는 5칸 앞으로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유일하게 하나만 검은색인 얀만 뒷면이 나온 경우에는 한 칸 뒤로 물러난다. 마수들은 상대팀과 같은 베이스에 서게 될 때 말끼리 부딪히며 상대팀을 밀어내야 한다. 이 과정이 특히 거칠어 부상자가 많이 생기곤 했다. 밀려나게 된 말은 5칸을 뒤로 가야한다. 이렇게 해서 4명의 마수가 말을 모두 이끌고 베이스를 쭉 돌아 다시 출발지점으로 먼저 돌아오는 팀이 승리하는 경기다.

 

 격구는 솔마라는 날아다니는 말을 타고 스틱으로 공을 쳐서 골대에 넣는 게임이었다. 합법적으로 청소년이 하늘을 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이라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트네샬은 네트를 경계에 설치하고 3대3으로 양쪽에 서서 라켓으로 사이즈가 다른 3개의 공을 동시에 놓고 치는 경기였다. 작은 공은 아주 빨라 눈으로 쫓는 것조차 힘들었다. 가장 큰 공은 무게가 나가서 실수로 맞아버리기라도 한다면 뼈가 부러지는 정도면 다행이었다. 총 점수가 210점이 먼저 나는 팀이 승리한다. 함치르르에서는 해마다 한 번씩 운동회를 개최해 토너먼트 형식으로 반끼리 경쟁했다.

 

 얀노리는 해반, 격구는 소나무반, 트네샬은 사슴반이 매해 강자였다. 종합 우승을 가장 많이 한 반은 해반이었다.

 

 소야가 로르와 대화를 마치고 나오니 이미 지루한 철학수업은 끝날 무렵이 되었다. 그래서 애써 수업을 들어가려고 하지 않기로 했다. 소야는 휘연이 독서를 하곤 했다던 대연못의 산딸나무로 향했다. 휘연이 앉았던 풀밭에 그대로 앉아 포근한 물소리와 따뜻한 바람의 향기를 맡았다. 휘연과 한 공간에서 연결되는 기분이었다.

 

 산딸나무의 나뭇잎이 나부끼는 소리를 얼마나 들었을까 잠시 후 대연못 맞은편 명도당 앞에서 어쩐지 은밀한 소리가 건너왔다. 소야는 본능적으로 잽싸게 풀 뒤로 몸을 숨겼다.

 

 “여오씨,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이대로 현장학습을 진행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소야가 풀 위로 눈을 배꼼 내밀어 그 은밀한 장면을 염탐했다. 교장 사로와 처음 보는 여자가 서있었다. 여자는 삐쩍 마른 몸매가 다 드러나는 타이트한 청록색의 실크 투피스 정장을 입고 있었다. 그녀의 피부는 하얗다 못해 핏줄이 비치는 것처럼 푸른빛이었다. 뾰족한 광대와 사각턱에는 종이가 베일 것 같았다. 아주 까만 칼단발과 붉은 립스틱은 그녀의 인상을 더욱 차갑게 보이게 했다.

 

  “왜 위험하죠?”

 

 그녀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여오씨도 잘 알겠다시피 AOC에 침입자가 들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진상규명이 확실히 되지 않는다면 우리 학생들을 그곳으로 보낼 수 없습니다.”

 

  “침입자는 없었고 더더욱 도난당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아까 분명 센터장님께서 단지 전산상의 오류였다고 말씀하셨다고 한 것 같은데요. 무엇에 대해 진상규명이 필요한 것이죠?”

 

  “하지만 언론에서는….”

 

 사로가 말을 끝내기 전 여오가 그의 말을 잘랐다.

 

  “언론은 거짓으로 넘치는 곳이죠. 그나저나 교장선생님, 최근에 보롱선생님과 둘이서 자주 만난다는 얘기가 들려오네요.”

 

  “그게 무슨 문제가 됩니까? 현장학습 담당 선생님이 보롱선생님이기에 근래에 논의할 것이 많은 것뿐인데요.”

 

 여오는 전혀 인자해보이지 않는 인자한 미소와 함께 도깨비의 눈이라 불리는 아주 큰 보석이 박힌 반지를 낀 손으로 사로의 어깨에 앉은 먼지를 털었다.

 

  “그래도 유부남이 과부랑 계속 둘이서만 따로 만나는 것은 남들이 보기에 이상하지 않겠어요? 아, 물론 저는 이해를 한답니다.”

 

 여오의 말에는 협박의 의도가 짓게 베여있었다.

 

  “현장학습은 그대로 진행하는 걸로 알겠습니다. 어머, 내 정신 좀 봐. 상속자 파티가 있어서, 그럼 저는 이만.”

 

 여오는 뒤에서 기다리던 경호원들과 함께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유유히 교정을 빠져나갔다. 다시 명도당으로 들어가는 사로의 굽은 어깨에는 씁쓸함이 묻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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