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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위대한 선택
작가 : 연연
작품등록일 : 2017.11.2

트리거 워닝 ─ 비윤리적 사회실험
"당신의 선택에 따라 누군가의 삶과 죽음이 결정됩니다."

 
Ch.0 전조─(1)
작성일 : 17-11-03 01:24     조회 : 198     추천 : 0     분량 : 3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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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정우는 지정된 본인의 비행기 좌석에 앉았다. 전세기는 처음 타본 그는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비행기에 오르기 전 있었던 불쾌한 일만 아니었다면 완벽한 출발이었다고 생각할만 했다.

 

  몇 달 전 꽤 저명한 국립 사회학 연구소에서 실험지원 공고가 하나 올라왔다. 문정우는 자신의 하나뿐인 가족인 여자형제에게 의존하는 히키코모리 생활을 청산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해당 실험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었다.

  실험은 수도권 소재에 있는 사회학 연구소 내에서 진행되는 것이었다. ‘아가사 실험’이라고 이름 붙여진 실험은 다양한 사회의 요소들이 인간의 선택에 어떠한 방식으로 관여하는 지를 알아보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간단한 문답으로 이루어질 예정인 이 실험은 합숙인 것만 빼면 충분한 사례금과 합숙 장소, 식사를 제공되어 하등 문제될 것이 없어보였다.

 

  문정우는 지원서를 제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실험 지원자로 선발되었다는 사실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집으로 비행기 티켓이 도착했고, 여자형제의 우려를 뒤로한 채 비행기에 올랐다. 그렇게 모인 약속 장소, 국제공항에는 자신 외에도 약 스무명에서 서른명 정도의 선발된 실험 지원자들이 있었다. 돈, 거처, 혹은 지적 탐구 등의 이유를 저마다 가진 지원자들은 공항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전세기 환승게이트로 이동했다.

 

  전세기로 환승하기 전, 문정우를 포함한 모든 지원자들은 모든 소지품을 검사당해야했다. 심지어 휴대폰조차 공항 수색대의 요구대로 비닐 주머니에 넣은 채 연구소로 향하는 전세기에 탑승하는 수밖에 없었다. 마약탐지견이 자신이 내려놓은 캐리어에 코를 박고 킁킁거리는 모습을 보며 문정우는 가벼운 불쾌감을 느꼈다. 수색요원은 모든 짐과 소지품은 따로 이송되어 연구소에서 반환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해주었다.

 

  그렇게 들어선 전세기 내부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쾌적해보였다. 전세기 내부에 고용된 승무원들이 기내에 비치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주었다. 앞으로 열흘 정도의 합숙을 함께 진행할 인원이라는 생각에 비행기에 탑승한 인원들은 대략 1시간 정도 예정된 비행 시간 동안 좌석 근처의 사람들과 가벼운 대화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문정우의 바로 앞에 앉은 화려하게 머리를 물들인 곱슬머리의 누군가가 나초를 주문했다. 승무원은 그것이 없다고 알려주었고 퇴짜를 맞은 그는 유쾌하게 웃었다. 문정우 역시 저도 모르게 소리를 내서 웃다가 옆자리에 앉은 통통한 더벅머리의 어린 학생과 눈을 마주쳤다. 문정우는 오랜 고민 끝에 겨우 학생을 보며 입을 열었다.

  “꽤 긴장하셨나봐요.”

  “오. 네, 조금요.”

  그렇게 대답한 학생의 이름은 신다빈이었다. 신다빈은 뺨을 조금 붉히며 두꺼운 장갑을 낀 손을 꼼지락거렸다.

 

  “저는 혼자서 여행하는 게 처음이거든요.”

  “어, 저도예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절 무척 걱정하고 계실거예요. 항상 절 걱정하시니까...”

  신다빈은 일찍 부모를 여의로 조부모 밑에서 자라왔다. 소심한 성정인 그는 평소에 조부모에게서 자주 걱정을 들어야했다. 선생님으로부터 이 실험에 대해 들은 후 작은 일탈로 지원했던 신다빈은 조부모에게는 학업을 위한 캠프 정도로 둘러댄 모양이었다. 문정우는 신다빈에게서 강한 동질감을 느꼈다. 조금 더 편안한 기색으로 문정우는 신다빈에게 자신도 집에서 여자형제가 무척 자신을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신다빈은 활짝 웃었다.

  “우리 정말 닮은 것 같죠?”

  “그러게요. 벌써 친해진 기분이에요.”

  머뭇거리던 문정우는 먼저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곧 신다빈이 자신의 이름을 밝히면서 꽤 긴 담소가 시작되었다.

 

  문정우와 신다빈처럼 1시간의 짧은 비행 동안 정확히 스물 아홉의 지원자는 서로 저마다 친한 타인을 만들었다. 독특하게도 초면인 대부분과 달리 서로 안면이 있던 몇 쌍이 있었는 데, 그들 중 두 쌍이 에이(A)와 류문유, 최유정과 제트(Z)였다. 에이와 제트는 서로 초면이었지만 타인에게 자신의 실명을 밝히지 않는 공통점이 있었다.

 

  1시간이 지나 전세기가 안전하게 착륙했다.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스물 아홉명은 천천히 비행기에서 내렸다. 매서운 추위가 그들을 맞았고, 하얀 입김이 숨결을 타고 허공에 흩어졌다. 까만 밤하늘에 별이 많았다.

  으슬으슬한 날씨에 몸을 움츠린 지원자들이 다음 안내를 기다리는 사이, 연구소 입구의 문이 열렸고 얼굴에 모니터를 단 사람이 그들에게로 다가왔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사람이 아닌 로봇이었다.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 넥타이, 정장을 차려입은 그 로봇은 정자세로 이동했다. 소리로 추측컨대 구두 밑창에 달린 바퀴를 굴려 이동하는 듯했다. 신기한 기계의 등장에 감탄이 나오려던 찰나 까만 모니터의 화면이 켜지고 사각진 프레임 안에서 Dr. A의 얼굴이 송출되기 시작했다.

  “국립 사회학 연구소에 오신 스물 아홉명의 지원자 여러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밤이 늦었으니 지금부터 간단하게 연구소 내부를 설명해드린 뒤 개인실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모니터봇을 따라오십시오.”

  Dr. A의 목소리가 모니터 로봇, 즉 모니터봇을 통해 흘러나왔다. 모니터봇은 열린 연구소 입구를 통해 스물 아홉의 지원자를 이끌고 내부로 들어섰다.

 

  하얗게 에폭시 마감을 한 길고 좁은 복도 바닥에 발걸음 소리가 가득 울려퍼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동개폐식 문이 열리고 넓고 둥그런 원형의 홀이 나타났다. 너무 눈부시지 않도록 조명을 조절한 홀에는 커다란 스크린과 함께 액자, 화분이 장식되어있었다. 홀에는 두 개의 넓은 식탁과 소파, 책장, 자판기도 있었는 데 꼭 호텔의 라운지를 떠올릴만한 분위기였다. 원 둘레를 따라 형성된 도넛 모양의 2층은 홀 가운데 난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었다. 2층 양 옆으로 화장실이 보였다.

 

  “와. 여기서 살아도 되겠어.”

  지원자 중 누군가가 감탄했다.

 

  “실험의 대부분은 이곳 홀에서 진행되며 식사 역시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제공됩니다. 홀에 있는 무엇이든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며, 문제가 발생할 경우 모니터봇을 통해 저를 호출해주시기 바랍니다. 식사는 오전 8시, 정오, 오후 6시에 제공됩니다.”

  Dr. A의 설명과 함께 모니터봇은 들어온 입구의 맞은 편에 난 문으로 지원자들을 이끌었다. 그 문 위에는 ‘개인실’이라는 팻말이 부착되어있었다.

  “이곳을 통해 개인실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자정부터 오전 7시까지는 무조건 개인실에서만, 7시 이후부터 자정까지는 무조건 홀에서만 머무르셔야합니다. 타인의 개인실로 이동하실 수는 없으며, 개인실에서 타인과 연락을 해야할 경우 각각의 개인실에 비치된 모니터봇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개인실로 통하는 문이 열리고 다시 하얗게 에폭시 마감을 한 길고 좁은 복도가 나타났다. 모니터봇은 복도가 세 갈래로 갈라지는 곳에서 멈췄다. 세 갈래의 복도에는 또 각각의 모니터봇이 대기하고 있었다. 동시에 세 모니터봇 화면에 명단이 나타났다.

 

  ‘대체 저 로봇이 몇 개나 여기 있는 거야?’

  문정우는 새삼 발달한 기술력을 느꼈다.

 

  “각자의 개인실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명단을 확인하시고 자신의 이름이 적힌 모니터봇을 따라 개인실을 배정받아주십시오.”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문정우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세 번째 모니터봇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부드러운 미소를 띈 반재희를 만났다. 문정우와 반재희는 초면이었기에 눈이 마주쳐도 간단한 목례로 그 첫만남을 마무리 지었다. 문정우는 자신의 그룹과 함께 길고 좁은 복도를 걸었다. 하나씩 자신의 개인실로 들어갔고, 곧 문정우도 자신의 이름이 적힌 세 번째 모니터봇을 따라 자신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건 문을 열고 개인실로 들어섰다.

 

  들어서자마자 보인 것은 커다란 벽걸이 TV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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