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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안다미로
작가 : 봄길
작품등록일 : 2017.11.1

한국에도 마법사가 있다!
안다미로. 마법사들이 스스로를 일컫는 말이다.
어느 날, 마법세계에서 벌어진 살인, 도난, 테러.
모든 사건은 18년 전 일과 통하는데...
살인 누명을 벗기고 마법세계를 구하기 위한 소녀의 모험!
그러다가 마주한 충격적 진실과 반전.
과연 소녀는 마법세계를 구하고 진실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4. 가려진 진실
작성일 : 17-11-02 07:34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5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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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집에서 나온 노인은 몇 초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고 날카로운 눈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듯 했다.

 

  “살려주세요!”

 

 소야가 다시 한 번 애절하게 외쳤다.

 

  “담선생 손녀냐? 오, 이런.”

 

 노인은 재킷의 안주머니를 더듬거리며 그의 안다미룸인 회중시계를 집어 들었다.

 

  “지비지고.”

 

 노인이 주문을 외우자 소야의 몸을 옥죄던 덩굴이 힘이 빠지더니 스멀스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 얌전하게 누웠다.

 

  “감사합니다.”

 

 노인은 소야의 인사도 들은 척 만 척하며 주위를 경계했다.

 

  “인사는 됐으니 얼른 들어와라.”

 

 싸늘한 노인의 목소리에 소야는 영문도 모른 채 누가 볼 새라 급하게 집 안으로 들어갔다. 노인은 소야를 거실의 한 나무 의자에 앉히고는 밖을 경계하며 커튼을 모두 닫았다. 테이블에는 ‘그는 정녕 우리가 알던 그 사람인가?’라는 두꺼운 헤드라인 아래에 눈을 감고 있는 담의 모습이 아주 큼지막하게 실려 있었다.

 

  “저…라달로 할아버지 맞으시죠?”

 

  “교수라고 불러주면 좋겠구나.”

 

  “죄송해요. 저는 고담 작가 손녀 한소야라고 합니다. 밖에 저 식물은….”

 

  “아기덩굴이다. 학교에서 안 배웠니? 식물학 선생이 누군지…. 분명히 길모 교수네 애들 일거야.”

 

 소야는 머쓱했다.

 

  “결국 일이 이렇게 돼버렸어.”

 

 달로는 짜증난 얼굴로 낮게 중얼거렸다.

 

  “네가 왜 왔는지는 안다. 18년 전 그 일 때문이겠지.”

 

  “저…. 아니에요. 제가 온 건 어제 할아버지께서 인간을 죽였다고 누명을 쓰고 있는 것 때문이에요.”

 

 달로는 반달모양의 은테 안경 너머로 소야를 꿰뚫어봤다.

 

  “불쌍한 어린 것. 아직 정말 아무것도 모르나보구나. 담선생이 인간 죽였다는 기사는 오늘 신문에서 봤다. 버드나벨 깃털이 나왔는데 담선생은 인간을 만나지도 않았다고 하니 인간 죽여 놓고 거짓말 하는 걸로 보일 수밖에.”

 

  “할아버지가 죽이지 않았다는 걸 아시는 거죠? 누가 범인인지도 아시는 거예요?”

 

 달로는 눈을 불안하게 움직이며 잠시 망설였다.

 

  “범인은…. 18년 전 그 자의 아들일 게야. 담선생도 알고 있을 거다. 하지만 절대 수사국에 말하지 않겠지.”

 

  “18년 전이라뇨? 저희 할아버지도 이미 범인을 알고 있다니요?”

 

  “18년 전 인간 세계에서 마법에 의해 인간 백여 명이 죽은 사건이 있었지. 그 때 범인은 종신형을 받았었어. 이름이 채두언이던가…. 아무튼 이 사건의 범인은 그 자의 아들일거다.”

 

  “18년 전 일과 이번 일이 대체 무슨 상관이죠?”

 

  “내가 말해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담선생도 더 이상 원하지 않을 거야. 더 이상 날 18년 전 그 일에 끼어들게 하지 말아주렴.”

 

 달로는 힘들고 지쳐보였다.

 

  “그 날 그 술집에 가지만 않았더라도…. 같은 연구 중이었던 라이벌 길모가 연구를 먼저 완성했단 소식을 듣고, 그러면 안 되지만, 내 연구에 도움이 될까 싶어 그 자 술잔에 몰래 진실의 약을 탔단다. 그런데 웬 술 냄새 나는 인간 하나가 중간에 그 술잔을 가로채서 마셔버렸어. 내 계획은 모두 틀어져버렸지. 그 인간은 남의 계획을 방해한 것도 모자라 폭탄 발언까지 내뱉더군. 18년 전 그날 일을 목격한 것부터 시작해서….”

 

 달로는 분을 토로하다 잠시 멈추고 호흡을 정리했다.

 

  “나는 그렇게 그날 모든 진실을 알아버린 거야. 그날 이후로 언제 이 사건에 휘말려 이제껏 쌓아온 내 명성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살았어. 내 역할은 이제 끝이다. 나는 담선생의 무죄만 네게 말하고 범인이 누군지만 알려주면 끝난 거야. 더 이상 날 다시 이 일과 관련해서 찾아오지 마라. 오늘 아침에 신문을 보자마자 내 귀여운 덩굴들에게 물도 주지 못했다. 저 녀석들은 물을 안주면 화가 나서 사람만 보면 물 달라고 달려들거든. 언제 수사국 놈들이 쳐들어올지 모르니까 도망갈 시간이라도 벌어보려고. 그러니 제발 날 찾아오지 말거라.”

 

 달로는 말을 끝마치자마자 소야를 등 떠밀어 현관 밖으로 내쫓았다.

 

  “잘 가라. 지비지고.”

 

 달로는 아기덩굴을 잠재우는 주문만 남긴 채 현관문을 쾅 닫아버렸다.

 

  “소야!”

 

 집으로 돌아온 소야를 가장 먼저 반겨준 것은 빈희와 다니였다. 멋쩍게 서있는 리웅도 있었다.

 

  “오지 말라니까 자기도 이제 한 배를 탔다며 계속 쫓아오잖아.”

 

 다니가 리웅에게 눈치를 주며 얘기했다.

 

  “괜찮아.”

 

 소야는 친구들을 집으로 안내했다. 그들은 수많은 상패가 걸린 벽을 뒤로 하고 소파와 바닥에 앉았다.

 

  “와, 이거 다 고담 할아버지가 받은 상이니? 매일신문이 선정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안다미로 100인 상이라니!”

 

 리웅이 한 쪽 벽을 가득 채운 상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응. 그 중 하품하기 대회 1등상이 할아버지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상이야.”

 

  “저건 웬 구닥다리 피리야? 한 200년은 돼 보여. 소리는 나?”

 

  “언젠가 할아버지가 연구 차 나가셨다가 가지고 들어오셨어. 한 번도 연주는 안 해봐서 몰라.”

 

 리웅은 낡은 대금피리를 들고 먼지를 옷으로 쓱쓱 닦고 불었다. 하지만 소리는커녕 바람조차 들어가지 않았다.

 

  “이게 뭐야? 완전 쓰레기잖아.”

 

 리웅은 목을 쭉 빼고 가장 위대한 안다미로 중 1인의 집을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평범해보였지만 하나하나 살펴보면 멋진 물건들이 많았다. 유일하게 털이 나는 용으로 알려진 헤레드용의 털로 만들어진 회갈색 러그, 담이 해외에 나갈 때마다 수집해온 각 나라의 찻잔들, 팬들에게 선물 받은 담과 똑 닮은 미니어처 피규어들, 그의 안다미룸인 회중시계를 본 따서 만든 아주 커다란 금빛 벽시계, 사막지대로 연구를 떠났을 때 기념으로 가져온 이국적인 식물들. 담은 돈 쓰는 데는 흥미가 없었기 때문에 집안의 값나가는 물건들은 죄다 선물 받은 것들이었다.

 

 그동안 소야는 친구들에게 달로로부터 들은 얘기를 전했다.

 

  “18년 전 일?”

 

 다니는 혼란스러웠다.

 

  “저… 확실하진 않지만 생각나는 게 하나 있어. 채두언이라고 했지?”

 빈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소야와 다니는 귀를 기울였다.

 

  “나 어릴 때 우리 집이 가난해서 시내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마을인 시가다프 마을에 살았었어.”

 

 시가다프는 가난의 대명사였다. 시내와 가장 거리가 멀고 구석에 위치해서 땅 값이 싸 주로 빈곤한 사람이 많이 살았다. 그곳에는 출소한 범죄자, 뚜렷한 직업 없는 사람들 등 가난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살았다. 길거리에 나앉아있는 일가족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거기에 항상 외톨이인 동갑인 아이가 한 명 있었어. 내가 그 아이와 놀려고 하면 오빠들이 인간들을 죽인 살인마의 자식이라고 못 놀게 했었는데…. 그 아이가 떠올라.”

 

  “사실이야?”

 

 다니가 재차 확인했다. 빈희는 살짝 겁을 먹은 큰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다니는 한숨을 내뱉었다.

 

  “너희도 잘 알겠지만 우리 세계에서 인간을 죽이는 건 아주 금기시 되어있는 일이야. 18년 전이면 거의 우리가 태어난 시기와도 들어맞아. 우리가 태어난 후로 안다미로에 의해 인간이 한꺼번에 그렇게 백여 명 씩이나 많이 살해당한 사건은 적어도 내 기억엔 없어. 흔한 일이 아니지. 그런데 빈수, 빈하 형이 인간‘들’을 죽인 살인마라고 했다면 라달로 교수님이 말한 그 사건의 주인공이 빈희 네가 말한 그 아이와 같은 인물일 가능성이 높아.”

 

  “그럼 그 외톨이 남자애가 지금 우리처럼 커서 그 인간 할아버지를 죽이고 고담 할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운 거야?”

 

 리웅이 찻장 옆 장난감 박스를 살펴보며 말했다.

 

  “말도 안 돼. 고작 18살이 그런 짓을 한다고?”

 

 소야는 경악했다.

 

  “조금 더 알아봐야 정확하겠지만 지금으로선 그렇게 생각이 될 수밖에 없어.”

 

  “어? 이거 숨바꼭질 요정이네. 어릴 때 혼자 많이 갖고 놀았는데.”

 

 리웅이 소야가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장난감 상자에서 고깔모자를 쓴 연두색 숨바꼭질 요정 장난감을 꺼내들었다.

 

  “오, 안 돼.”

 

 소야가 외쳤지만 이미 리웅이 고깔모자를 톡 친 후였다. 숨바꼭질 요정은 숨겼던 날개를 펼쳐 빠르게 파닥이며 거실 이곳저곳을 날아다니다 쌩하고 어디론가 숨어버렸다.

 

  “이런, 저 숨바꼭질 요정은 너무 짓궂어서 열쇠로 잠가놓은 곳에도 숨더라고. 아마 이제 며칠 뒤에 찾아달라고 우는 소리가 나서야 찾을 수 있을 거야.”

 

 모두들 숨바꼭질 요정의 그 찢어질 것 같은 울음소리가 떠올라 저절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참, 소야. 오늘 드디어 가정선생님이 새로 왔어. 다니, 그 새로 오신 가정학 선생님 너무 다정하시지 않니?”

 

 빈희는 수업 중 가정학을 가장 좋아했다. 그런데 갑자기 전에 부임하시던 가정학 선생님이 어느날 돌연히 학교에 나오지 않는 바람에 그동안 가정학 수업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 많이 아쉬웠었다. 그래서 오늘 새로 부임한 가정학 선생 오로르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난 가정학이 정말 싫어.”

 

 어느새 빈희의 옆에 앉은 리웅이 대꾸했다. 빈희의 얼굴이 다시금 붉어졌다.

 

  “다정하시긴 하더라. 오늘 선생님 중에서 유일하게 소야 네 안부를 우리에게 직접 물었어.”

 

 다니가 말했다. 소야는 왠지 오로르가 천사 같은 선생님일거라고 생각했다.

 

 

 다음날, 다른 학생들은 여전히 소야를 향해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눈만 마주쳐도 비난하고 욕하기 바빴다. 다니는 도서관에서 할 일이 있다며 오전 내내 보이지 않다가 소야, 빈희, 리웅이 함께 하고 있던 어색한 점심시간이 돼서야 나타났다.

 

  “네 친구들은 어디 가고 너는 왜 여기 있어?”

 

 다니가 리웅을 바라보는 특유의 한심한 눈으로 리웅에게 얘기했다. 리웅과 같이 다니던 테이를 비롯한 친구들은 오틴과 함께 식사를 하며 곁눈질로 소야와 친구들을 째려보고는 수군댔다.

 

  “저런 바보 같은 녀석들이랑은 같이 안 놀아.”

 

 리웅은 해바라기 꿀빵을 입에 한 가득 넣고 웅얼거렸다.

 

  “게다가 나의 가장 오래된 친구는 바로 다니, 너인걸.”

 

  “뭐?”

 

 소야와 빈희가 깜짝 놀라 토끼눈이 되었다.

 

  “다니네 집이랑 우리 집은 어머니들끼리 아주 친한 사이야. 두 분 다 함치르르 달반 동급생이셨거든. 다니네 부모님이 매일 환자 돌보느라 바쁘셔서 다니가 자주 우리 집에 맡겨졌었지. 태어날 때부터 거의 옆에 붙어있다시피 했는데 이 녀석은 어릴 때부터 내가 귀찮다고 옆에도 못 오게 했다니까.”

 

  “그거야 네가 책 읽는데 와서 방해하니까 그렇지.”

 

  “네가 책만 읽으니까 그렇지.”

 

 리웅은 지지 않았다.

 

  “전혀 몰랐어. 다니는 우리에게 네 얘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거든. 어릴 적에 부모님이 바쁘셨다는 것도 몰랐어.”

 

 소야가 말했다.

 

  “의사이신 건 알았잖아. 당연히 항상 바쁘시지. 요새는 환자는 좀 줄었는데 또 새로운 연구를 시작하셨어.”

 

 다니가 무심하게 말했다.

 

  “다니, 오전 내내 뭐 한 거야?”

 

 빈희가 물었다.

 

  “도서부 일이야. 아직 덜 끝나서 이따도 가봐야 할 것 같아.”

 

 다니는 도서부장이었기 때문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 어디선가 누군가 유리잔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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