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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안다미로
작가 : 봄길
작품등록일 : 2017.11.1

한국에도 마법사가 있다!
안다미로. 마법사들이 스스로를 일컫는 말이다.
어느 날, 마법세계에서 벌어진 살인, 도난, 테러.
모든 사건은 18년 전 일과 통하는데...
살인 누명을 벗기고 마법세계를 구하기 위한 소녀의 모험!
그러다가 마주한 충격적 진실과 반전.
과연 소녀는 마법세계를 구하고 진실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3. 비밀 메시지
작성일 : 17-11-02 01:53     조회 : 222     추천 : 0     분량 : 7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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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야는 삐걱거리는 2층 복도 바닥을 지나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녀는 곧바로 책상에 앉아 서랍에서 편지지를 꺼내 붓펜을 집어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 사랑하는 할아버지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요. 수라상 할아버지가 파티장에서 돌아가신 채로 발견됐어요. 그런데 수라상 할아버지 주머니에서 할아버지 펜의 깃털과 똑같은 버드나벨의 깃털이 나왔어요. 할아버지, 무슨 일 생기신거 아니죠? 제발 빨리 답장 주세요.

 

  소야 』

 

 소야는 편지를 접어 봉투에 넣고 목걸이에 달린 붉은 보석을 양쪽으로 잡고 주문을 외웠다.

 

  “애뜨 우피아노.”

 

 그러자 책상 위의 편지가 펑하고 약간의 신비로운 연기만 남긴 채 사라졌다. 이제 그 편지는 잠시 중앙우체국에 들러 위험물질이 들어있는지 간단한 검사를 받고 곧장 담에게 도달할 것이다.

 

 소야는 마치 시계가 고장 난 것처럼 시간이 느리게 갔다. 늦은 새벽까지 하염없이 목걸이만 보며 담의 답장을 기다렸지만 소야가 결국 지쳐 쓰러져 잠이 들 때까지 답장은 오지 않았다.

 

  ‘빠라바라밤-. 빠라바라밤-.’

 

 팡파르가 울리는 토끼인형이 아침 7시를 알리자 소야의 방 커튼이 스스로 걷히고 리본 매듭을 지어 묶었다. 소야를 덮고 있던 이불도 스스로 각 잡혀 접혔다.

 

 소야는 깜빡 잠들었다는 사실에 놀라며 침대 옆 탁자에 올려둔 목걸이부터 확인했다.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아직 답장이 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등굣길에는 네이비색 깃에 가슴 부근에 각각 해, 달, 물, 돌, 구름, 소나무, 불로초, 거북, 학, 사슴이 수놓아진 흰 색 저고리 셔츠와 네이비색의 허리치마와 바지를 입고 허리까지 오는 짧은 망토를 걸친 교복을 입은 함치르르 학교의 학생들이 가득했다. 이들 교복에 새겨진 가슴 부근의 자수는 그들이 속한 반을 나타내주었다. 소나무 반인 소야의 가슴에는 소나무가 수놓아져있었다.

 

 풀이 죽어 축 쳐진 어깨를 한 채 걸어가는 소야를 발견한 빈희와 다니가 소야의 옆으로 달려왔다.

 

 빈희는 언제나처럼 옅은 갈색 파마머리에 레몬색 리본 머리띠를 하고 다녔다. 그녀는 또래에 비해 키가 컸는데 통통했기 때문에 몸이 보다 부해 보이는 것이 그녀의 콤플렉스였다.

 

 다니는 날카로운 턱 선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 어울리는 칠흑 같은 검은색 머리를 눈썹 정도로 항상 유지했는데 얼마나 꼼꼼한 성격을 가지는지 추측해볼 수 있었다. 그는 재작년까지는 빈희보다 키가 작았는데 점차 크면서 거의 같아지더니 올해 들어 빈희와 비슷해졌다.

 

  “오면서 빈희한테 어제 파티 얘기 들었어. 할아버지께 소식 온 거 있어?”

 

 다니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소야는 고개를 저었다.

 

  “걱정 마. 할아버지는 이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분 중에 한 명인걸. 장관까지 하셨던 분이니 엄청 강하실거야. 아무 일 없을 거야.”

 

 빈희가 요니처럼 따뜻한 목소리로 소야를 위로했다.

 

 그들은 커다란 돌기둥이 세워진 정문을 지나 학교로 들어섰다. 함치르르는 한국의 전통을 그대로 물려받은 현대적인 마법학교였다. 마법세계 역사로 보건대, 마을마다 조그마한 소학교가 있어 동네 아이들은 모두 소학교에서 한명의 지도자에게 마법을 배우곤 했었다. 점차 세계가 발전하면서 더 큰 학교의 필요성이 느껴졌고 여러 큰 학교가 세워졌다.

 

 그 중 하나인 함치르르는 약 200여 년 전 한국 마법세계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그러나 짧은 역사동안 훌륭한 위인들도 여럿 배출한 알찬 학교였다. 게다가 자기 일을 너무나 사랑하는 정원사 동환 덕에 365일 내내 아름다운 교정이 펼쳐졌다. 그는 인간이라 마법을 사용할 수 없었지만 누구보다 함치르르의 나무들을 사랑했고 성실했다. 그는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일했다. 그래서 언제나처럼 푸른 잔디밭과 나무들이 학생들을 가장 먼저 반겨줄 수 있었다.

 

 함치르르에는 아주 커다란 정원과 크고 작은 건물들이 곳곳에 있었다. 인간세계의 궁과 비슷했다. 푸른 기와로 덮인 목재로 된 키 작은 건물들이 많았다. 가장 뒤편에는 아름다운 대연못 뒤에 웅장한 대칭의 석조건물인 태회당(대강당)과 요회당(연회장)이 있었다.

 소야, 빈희, 다니는 중간의 작은 연못다리를 지나 소나무반의 쉼터, 청솔당으로 들어갔다. 청솔당은 짙은 색의 나무 바닥에 푸른 벽으로 꾸며져 있었다. 곳곳에는 녹색계열의 소파, 그림, 쿠션, 바구니 등이 놓여있어 소나무반을 상징했다. 녹색의 러그는 풀밭을 연상케 했다. 그들이 익숙한 쉼터로 들어서자 갑자기 다른 소나무반 학생들의 분위기가 싸해졌다.

 

 “안녕, 테이.”

 

 소야와 눈이 마주친 테이는 입을 씰룩이며 인사를 무시했다.

 

  “살인범의 핏줄.”

 

 소야의 귀에 낮은 목소리로 지껄이는 오틴의 목소리가 꽂혔다. 소야는 오틴에게 한 발짝 다가섰다.

 

  “오틴, 나한테 한 말이니?”

 

 그 때 어디선가 ‘과즙 팡팡 젤리’가 날아와 소야를 적중했다. 터진 젤리는 소야의 목과 하얀 셔츠를 보라색으로 물들였다. 쉼터의 아이들은 조롱 섞인 웃음을 보냈다.

 

  “이게 뭐하는 거야?”

 

 빈희가 화가 나 한 발짝 다가와 소야를 보호했다. 소야는 얼굴에 살짝 묻은 과즙을 닦아냈다.

 

  “오틴, 다시 한 번 물을게. 살인범이라는 게 무슨 소리야?”

 

 소야는 침착하려 애썼지만 당황과 분노로 떨리는 목소리를 완벽히 숨길 수는 없었다.

 

  “진짜 몰라서 묻는 거야? 아님 발뺌하는 거야? 사기꾼 손녀 아니랄까봐 연기 하나 끝내주네. 지금 말해 줄 테니 똑똑히 들어. 어제 우리 아버지가 수사국에 비상근무라고 갑자기 출근하셨어. 인간 노인 하나가 활기의 거리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거든. 근데 그 노인 옷 안주머니에서 버드나벨 깃털이 나왔어. 이게 무슨 뜻이겠어?”

 

  “우리 할아버지를 살인범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오틴과 다른 학생들이 긍정의 침묵을 보냈다.

 

  “할아버지는 그러실 분이 아니야!”

 

  “우리도 모두 그렇게 알았었지! 너희 할아버지는 항상 힘없는 인간들이 차별받지 않게 애쓰셨던 분이니까. 우리 안다미로도 그 분의 철학을 존경하고 실천해왔어. 그런데 버드나벨 깃털은 고담의 상징이야. 고담이 죽인거야!”

 

  “살인마!”

 

 청솔당 안 여기저기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아이들은 오틴을 따라 경멸의 눈빛을 보내며 쉼터를 하나 둘 빠져나갔다. 소야와 빈희, 다니는 덩그러니 오직 셋만 남게 되었다.

 

  “소야. 할아버지는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야.”

 

  다니가 말했다. 그때, 소야의 목걸이가 반짝이며 우편이 도착했음을 알렸다.

 

  “소야, 목걸이.”

 

  소야는 황급히 붉은 보석을 잡고 주문을 외웠다.

 

  “어그 우피아노.”

 

 머리 위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오묘한 연기가 나더니 편지가 나타나 살랑살랑 떨어졌다. 소야는 재빨리 떨어지는 편지를 낚아챘다. 편지봉투에는 수사국 마크인 'I'자 모양의 인장이 찍혀있었다.

 

 『 별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구나, 얘야. 네게 편지를 받고 패스트포트로 이동하려던

 

  길에 날 추적하던 수사국 직원들에게 연행되어 답장이 늦게 되었다. 지철이 그 친구

 

  일에 관해선 안타깝구나. 하지만 나는 결코 그 친구를 죽이지 않았다. 약속장소에서

 

  도 거의 한 시간을 기다렸지만 지철이 나타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그냥 예정돼있던

 

  핀란드의 대학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단다. 할애비는 결백하니 걱정 말고 잘

 

  있으려무나. 화분에 물주는 것 잊지 말고. 항상 사랑한다, 소야. 너의 할아버지로부터.』

 

 소야는 먼저 할아버지가 무사하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할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수사국에 있다는 사실에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편지를 읽을수록 소야는 무언가 이상한 점이 느껴졌다.

 

  “할아버지가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이야.”

 

 빈희가 안도했다.

 

  “무사? 할아버지가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썼는데 그게 무사야?”

 

 다니가 빈희를 나무랐다.

 

  “할아버지는 누굴 죽이거나 하실 분이 아니야. 특히 더 힘없는 인간을 죽이실 분은 더더욱.”

 

  “우리만 그렇게 생각하면 뭐해. 할아버지는 무려 인간을 죽인 죄로 수사국에 들어갔어. 알지? 인간세계에서 일어난 2차 세계 대전에서 안다미로들이 인간들 틈에서 이득을 취하는 대가로 인간들을 엄청 죽였다는 거. 그 사실이 밝혀진 이후로 이제껏 마법세계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어. 인간은 우리가 보호해야할 존재라고 누누이 배워왔고. 그런데 지금 그 인간을 한때 장관자리까지 계셨던 할아버지가 죽였다고 수사국에서 보고 있는 거라고. 이대로 누명을 벗지 못하시면 최소 죽을 때까지 감옥에서 반성의 의자에 앉아 짓지도 않은 죄를 반성하시면서 사셔야해. 그 이상의 형이 내려진다면….”

 

 다니는 차마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하고 소야를 살폈다.

 

  “흠, 흠.”

 

 그 때 누군가 헛기침을 하며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중요한 얘기 중이니?”

 

  까무잡잡한 피부에 노란 머리를 가진 큰 키의 소년, 리웅이었다. 빈희의 얼굴이 붉어졌다.

 

  “다른 애들은 다 어디가고 너희만 있어?”

 

 리웅의 해맑은 물음에 다니가 어딘가 한심한 눈빛으로 리웅을 바라봤다.

 

  “다니는 항상 까칠하다니까.”

 

 리웅이 전혀 개의치 않고 다니 옆에 다가와 괜히 팔뚝을 한 번 툭 쳤다.

 

  “의도한 건 아닌데 너희들 얘기를 좀 들어버렸어. 고담 할아버지가 수사국에 누명쓰고 잡혀가신 게 사실이야?”

 

  빈희는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얼굴이 너무 빨개져 곧 터질 것 같았다.

 

  “그렇구나.”

 

 리웅의 부정적인 반응을 예상했던 소야는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아하는 그의 태도에 의아했다.

 

  “너는 우리 할아버지가 죽이지 않았다고 믿니?”

 

 소야의 진지한 물음에 리웅이 호탕하게 웃었다.

 

  “당연하지! 고담 할아버지가 절대 사람을 죽일 리 없어. 좋은 분이신걸!”

 

 다니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지만 소야는 믿어주는 사람이 생겨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다.

 

  “그런데 이건 내 추측인데 다니 말대로 좀 위험한 상황이기도 해. 우리 친척 형이 마법부에서 여러 부서 돌아다니면서 인턴을 하고 있거든. 그런데 지금 마법부 윗선이 고담 할아버지를 굉장히 고깝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여러 번 말했었어. 자기들보다 인기가 좋고 더 존경받으니 곱게 보이지 않나봐.”

 

  “비열해.”

 

 다니가 나지막이 욕을 읊조렸다.

 

  “고담할아버지 기념사업은 죄다 방해하고 비서과에서는 어떻게 하면 할아버지 인기를 깎아먹을까 그 궁리만 한대. 이건 친척 형이랑 내 추측인데 박미르 대통령이 고담할아버지처럼 사람들의 우상이 되고 싶은 게 아닐까 싶어. 그런데 할아버지가 이렇게 엄청난 스캔들에 휘말렸으니 수사국에서는 윗선 눈치를 보면서 어떻게든 할아버지를 범인으로 몰아가려고 할 거야.”

 

  “말도 안 돼.”

 

 소야는 고고한 척 하던 신비주의 대통령이 계속 뒤에서 할아버지를 괴롭힐 궁리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그리고 할아버지에게 더 큰 고난이 생기기 전에 누명을 벗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믿을 수 있는 거야?”

 

 다니가 물었다.

 

  “나는 아는 대로 말했을 뿐이야.”

 

 소야는 다시 한 번 천천히 편지를 읽었다.

 

  ‘화분에 물….’

 

 소야의 머리에 번뜩이며 섬광처럼 기억의 한 조각이 지나갔다.

 

  “이 편지 이상한 점이 있어. 집에 있는 식물들은 4년에 1번만 물을 줘야하는 것들이야. 할아버지가 자꾸 물주는 걸 깜빡해서 여러 식물이 죽었거든. 그래서 죄다 바꿨어. 그런데 집에서 바로 지난주에 물을 줬는데 또 주라는 말씀을 하시다니.”

 

 “수사를 오래 받을까봐 그렇게 말씀하신 게 아닐까?”

 

 빈희가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다.

 

  “아냐. 인권보호차원에서 그렇게 오래 수사국에 가둬놓고 수사하는 건 불법이야.”

 

 다니가 말했다.

 

  “어릴 적에 할아버지랑 편지에 진짜 메시지를 남들이 보지 못하게 숨겨놓는 놀이를 하곤 했었어. 수사국에서 편지를 감시할 테니 직접 쓰지는 못하시고 숨겨놓은 게 분명해.”

 

 소야는 기억을 찬찬히 되짚으려 애썼다.

 

  “멋있다!”

 

 리웅이 감탄했다.

 

  “무슨 메시지가 숨겨져 있는지 알겠어?”

 

  빈희의 물음에 소야는 고개를 내저었다. 너무 어릴 적에나 한 놀이라 잘 기억이 나질 않았다. 다니도 다시 한 번 꼼꼼히 편지를 훑었다.

 

  “줄을 띄어 쓴 모양새가 좀 어색하지 않아? 일부러 글자 수라도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그러자 다시 한 번 소야의 머리에 섬광이 번쩍 일었다. 소야는 눈을 바쁘게 움직이며 무언가 골똘히 생각했다.

 

  “바로 그거였어! 한 줄의 글자 수가 모두 같아. 그리고 이렇게 첫 문단에는 첫 글자, 두번째 문단에는 두번째 글자, 세번째 문단에는 세번째 글자! 이렇게 해서 끝까지 읽어봐.”

 

  “별…에…관…한…대…화….”

 

 빈희가 대각선으로 눈을 움직이며 한 글자씩 읊었다.

 

  “나 어릴 때 할아버지랑 별 구경하면서 나눴던 대화를 각색해서 만든 책 이름이야.”

 

 다들 놀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이 이번 일과 무슨 관련이라는 거야?”

 

 다니가 말했다.

 

  “나도 모르겠어. 일단 그 책을 봐야할 것 같아. 당장 집으로 가야겠어.”

 

  “하지만 이제 곧 수업이 시작해.”

 

 다니가 소야를 말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소야는 이미 쉼터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소야는 발걸음을 재촉해 집에 도착한 뒤 곧바로 할아버지의 서재로 향했다. 서재는 공간 늘이기 마법을 이용하여 엄청 늘려놨기 때문에 작은 마을의 도서관을 방불케 했다.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고서부터 일반 책들, 담이 집필한 수십 권의 책들, 연구에 필요한 자료들, 여러 한정판 책들까지 수천 권의 책들이 10m높이의 불꽃열매 나무 책꽂이에 빼곡히 꽂혀있었다. 담은 책을 손에 잡히는 대로 마구 꽂아놓기 때문에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특정 책을 이 서재에서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소야는 한편에 마련된 움직이는 사다리에 올라타 가장 위에서부터 차근차근 훑어보기 시작했다.

 

  ‘별…별…….’

 

 그렇게 사다리를 왔다 갔다 하며 서재를 3분의 2정도 훑었을 때 눈에 익숙한 남색의 양장본 책을 발견했다.

 

  ‘별에 관한 대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와 함께 - 고 담 -’

 

 소야는 책을 집어 재빠르게 훑어보았다. 한 페이지에 메모가 한 장 껴 있었다.

 

  ‘미란다프 마을 아기덩굴집, 라달로.’

 

 메모를 챙기고 책을 더 샅샅이 훑었지만 메모 외에 달리 이상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 소야는 메모에 적힌 그 집에 가보기로 했다.

 

 즉시 마당에 세워진 비자르(몸통 전체가 바퀴처럼 둥근 마법세계 자전거.)를 타고 옆 마을인 미란다프 마을로 향했다.

 

 미란다프 마을은 소야의 동네인 카멜다프 마을과 굉장히 비슷했다. 다만 미란다프 마을은 이미 은퇴하거나 은퇴준비 중인 노인들이 많이 모여 살아 학생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소야는 잠시 멈춰 스컹크와 함께 산책 중이던 한 아주머니에게 길을 물었다.

 

  “실례합니다. 혹시 아기덩굴집이 어딘지 아세요?”

 

  “달로 교수네 말하는 거니?”

 

  “네, 맞아요.”

 

  “달로씨가 가르치는 학생인가 보구나. 호호호. 달로씨가 또 아기들 물주는 걸 깜빡했는지 오전에 손님 하나가 들어갔다가 한바탕 난리 났었다고 하더라. 호호호.”

 

 소야는 아주머니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러니 너도 조심하렴. 아기덩굴집은 저기 저 언덕 넘어가기 전 바로 앞에 있단다.”

 

  “감사합니다.”

 

 소야는 다시 비자르 페달을 밟아 언덕 앞에 위치한 한 집에 도착했다. 세모난 녹색 지붕을 가진 회색의 이층집이었다. 남색의 유리창이 빛을 받아 번쩍번쩍 빛나고 있었다. 초록 울타리로 둘러싸인 정원에는 양 옆으로 키 작은 덩굴들이 누워있었다.

 

 소야는 울타리 문을 열고 정원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갑자기 귀엽게 누워있던 덩굴들이 소야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들었다. 덩굴은 순식간에 그녀의 깡마른 발목과 팔을 휘어 감았다. 소야는 덩굴을 풀어보려고 애썼지만 덩굴은 꿈쩍도 하지 않고 점점 더 그녀의 몸을 옥죄었다.

 

  “도와주세요! 아무도 안계세요?”

 

 소야가 절박하게 소리쳤다. 덩굴들은 점점 더 삼킬 것 마냥 소야의 몸에 똬리를 틀었다.

 

 그때 아기덩굴집에서 회색의 현관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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