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자네, 아직도 모자가 없단 말인가?'라는 말을 듣고 드미뜨리는 안색이 창박해졌다.
도무지 하루종일 일이 집중이 되지 않았다.
'파출소'의 직원들은 드미뜨리를 비웃고 있는것이 틀림없다!
그들은 각자 자기들이 쓴 모자를 뽐내며 앉아있는 듯하였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말거는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모자'는 드미뜨리에게 재앙과 다름이 없었다.
집에 들어가자 라스꼴리니꼬바가 말했다.
"여보 글쎄 옆집 부인이 새로운 모자를 .."
"닥쳐!"
라스꼴리니꼬바는 매우 놀랐는데, 드미뜨리에게서 이런말이 나온것은 거의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무슨일 있어요? 안색이 좋지 않아요,"
"아.. 아무것도 아니야."
드미뜨리는 혼자 방안에 틀어박혀 생각했다.
자신 그리고 라스꼴리니꼬바와 5명의 아이들의 머리수를 하나씩 새기 시작했다.
'하나.. 둘..셋..넷...'
'다섯..여섯.. 어디까지 했지? 젠장 헷갈리는군..'
'그러니까.. 하나 더하기 다섯은.. 여섯! 6필로소피면 돼!'
'아니.. 아니지.. 나까지 포함해야지.. 젠장 7필로소피군..'
'7필로소피를 도대체 어디서 구하지? 빌어먹을..'
드미뜨리의 한달 월급은 2필로소피, 생활비를 최대한 아껴 1필로소피로 줄인다 하더라도- 물론 엄청난 고통이 따를것이다! 무려 반년이상 즉 7개월동안 개처럼 돈을 모아야 한다.
그래서 드미뜨리는 개가 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