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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모자
작가 : 환쟁이
작품등록일 : 2017.10.30

모자는 타인에 대한 예의이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듯이 적어도 이곳에서는 말이다.
이곳이라 함은 필로소피아를 말한다.

원래 일이 처음부터 이랬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 이곳에는 모자가 없엇다.
모자를 한 번 이라도 보았던 사람은 없었다.

 
모자3
작성일 : 17-11-01 19:05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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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드미뜨리는 필로소피아의 한 평범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해야할 일을, 비록 약간 부족하게나마, 빠짐없이 해왔다고 믿어왔다.

 

 

 

 비록 그는 부자는 아니었으나 어느정도는 성실한 면이 있어 그의 가족은 가난하지만 적어도 밥을 굶는 일은 드물었던 것이다.

 

 

 

 그는 관습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기도 했다.

 

 

 

 지금보다 10여년 전, 필로소피아에는 아침에 일찍일어나 성실하게 일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 없었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침9시는 너무 이른 시간이 었다.

 

 하지만 어떤 한 현자가 필로소피아에 왔고, 그는 '성실한 삶'을 모든 사람들이 추구해야 할 필수적인 덕목으로 소개하였고, 이는 필로소피아에 있는 많은 이들에게 어떤 하나의 '관습'이 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드미뜨리씨는 아침 8시 출근을 열정적으로 옹호하는 새로운 관습의 수호자가 되었고, 그는 항상 일찍 일어나서 일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건 해야 돼! 왜냐고? 해야하니까!"

 

 드미뜨리씨는 자주 이렇게 말하였다.

 

 

 

 마침 그 때 즈음 성실하게 일하는 드미뜨리씨의 모습을 눈여겨 본 어떤 한 나이 많은 남자가 그의 딸

 

 라스꼴리니꼬바와 드미뜨리의 결혼을 주선했다.

 

 

 

 아마 이는 다음과 같은 목적이였을 것이다.

 

 '아마, 저런 놈이라면 적어도 내 딸을 굶기진 않겠지!"

 

 

 

 이렇게 해서 라스꼴리니꼬바는 영문도 모르고 드미뜨리와 결혼을 했는데, 이 결혼은 드미뜨리씨에겐 또 다른 '해야하는 무언가'였고 라스꼴리니꼬바에게는 그정도 까지는 아니였지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라스꼴리니꼬바는 '드미뜨리'씨를 사랑해보려고 노력하였는데, 이러한 노력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그는 괜찮은 사람이에요. 자기 할일을 열심히 하니까요."

 

 그녀는 종종 이렇게 말했다.

 

 

 

 라스꼴리니꼬바.

 

 

 

 그녀는 아주 약간 신경질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만, 적어도 자신의 아이들의 성공적인 삶을 바라는 평범한 어머니의 일면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드미뜨리씨와 사이에서 5명의 자식을 두었는데, 이는 그녀의 의도와는 거리가 멀었다.

 

 

 

 "여보 나도 아이들을 가지고 싶긴 해요. 하지만, 이렇게 많이 낳았다가는 우리 자식들이 적절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정말 걱정이에요!"

 

 

 

 "괜찮아, 내가 열심히 일하면 되잖아! 그리고 옛 관습에 따르면 아이는 많을수록 좋다고 했지. 아이가 많은 집은 신께서 돌봐주신다고."

 

 

 

 "그 빌어먹을 신은 언제쯤 우리에게 한 번이나 친절했나요?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다니고 교육을 받으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한지 알아요?"

 

 

 

 이는 그들 사이에 다섯 번쨰 자식이 태어났을 때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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