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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안다미로
작가 : 봄길
작품등록일 : 2017.11.1

한국에도 마법사가 있다!
안다미로. 마법사들이 스스로를 일컫는 말이다.
어느 날, 마법세계에서 벌어진 살인, 도난, 테러.
모든 사건은 18년 전 일과 통하는데...
살인 누명을 벗기고 마법세계를 구하기 위한 소녀의 모험!
그러다가 마주한 충격적 진실과 반전.
과연 소녀는 마법세계를 구하고 진실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2. 생일파티 살인사건
작성일 : 17-11-01 07:17     조회 : 222     추천 : 0     분량 : 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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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랑-.’

 

  함치르르 교복을 입은 한 여학생이 브니 베이커리로 숨을 헐떡이며 들어왔다. 소녀의 갈색 곱슬머리가 바람에 나부껴 더욱 엉킨 듯 했다. 짧은 네이비색 망토를 흩날리며 왔을 것이 눈에 선했다. 소녀는 잔뜩 붉어진 얼굴로 숨을 조금 골랐다. 숨을 고르는 동안 목에서 붉은 보석의 목걸이가 빛에 비춰 유독 반짝였다. 목걸이에는 꽃잎이 들어있었고 한쪽이 깨져있었다.

 

  “소야가 왔구나. 왜 이렇게 안 오나 기다렸다.”

 

  콧수염을 두텁게 기른 뚱뚱한 브니 아저씨가 소녀를 보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학교가 좀 늦게 끝났어요.”

 

  “케이크 가지고 파티에 가려면 일단 옷을 좀 털어야겠다.”

 

  소야의 치마에는 하얀 밀가루가 얼룩덜룩하게 묻어있었다. 달려오면서 미처 보지 못하고 토이팩토리 앞에서 아이들과 부딪힌 탓이었다. 소야는 서둘러 치마를 툭툭 털었다.

 

  “자, 케이크랑 샴페인이다. 어르신께서 인간 입에 맞는 걸로 달라고 신경 써서 주문하시더구나. 나도 인간이 아니라 수라상 할아버지 입에 맞을지는 잘 모르겠어.”

 

  “맛있을 거예요. 아저씨 가게는 늘 최고잖아요.”

 

  “녀석, 말도 예쁘게 하긴. 고담 어르신은 오늘 수라상 파티에 못 가시는 거니?”

 

  “네. 할아버지는 오늘 핀란드에서 초청 강연이 있으시데요. 미리 만나고 가신댔으니 이미 만나셨을 거예요.”

 

  “그래서 네가 오늘 일일 케이크 배달부구나.”

 

  “네. 이만 가볼게요. 아저씨.”

 

  “그래, 할아버지께 안부 전해주렴.”

 

  소야는 5층짜리 케이크가 들어있는 커다란 상자와 샴페인을 들고 다시 활기의 거리를 바쁘게 걸어 ‘수라상’이라는 양각이 새겨진 문에 도착했다. 문을 열기도 전에 사람들의 대화소리와 음악 소리가 흘러나왔다. 소야는 무거운 나무문을 열고 파티장으로 들어갔다. 공간을 가득 메우는 전통악기 오케스트라 음악이 내부 분위기와 멋지게 어우러졌다. 나무기둥마다 걸려있는 할로겐 조명과 테이블 위의 꽃들이 파티장의 분위기를 달궜다.

 

  “소야!”

 

  2층 테이블에서 소야의 친구 빈희가 반갑게 소야를 불렀다. 빈희의 부모님과 두 오빠도 소야를 향해 환하게 손을 흔들었다. 소야는 재빨리 파티장 안 어딘가에 있을 안리를 눈으로 찾았다. 파티의 주인공인 지철은 왜인지 아직 보이지 않았다. 1층의 한 테이블에서 노란 꽃무늬 드레스를 입고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는 안리가 보였다.

 

  “아주머니.”

 

  “오, 소야아. 혼자 왔니?”

 

  “네. 할아버지께서는 일이 있으셔서요. 대신 이거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어머, 내 정신 좀 봐. 그래. 오늘 지철씨가 고담 어르신 미리 만나고 온다고 하시더라. 이건 아마 케이크구나?”

 

  “네. 특별히 주문하신 샴페인도 있대요.”

 

  “정말 고맙다, 얘야. 어르신께도 감사하다고 전해주려무나.”

 

  선물 배달 임무를 마친 소야는 빈희의 가족이 있는 테이블로 달려갔다.

 

  “소야 왔구나. 이리 앉으렴.”

 

  빈희의 아버지 찌로가 빈희의 옆 빈자리를 가볍게 툭툭 쳤다.

 

  “할아버지는 같이 안 왔니?”

 

  빈희의 어머니 요니가 소야에게 물을 따라주며 다정하게 물었다. 빈희의 특유의 다정함은 요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이 틀림없었다. 부모님이 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부모님을 일찍 여읜 소야에게 빈희의 가족은 늘 따뜻하게 대해주었다.

 

 빈희의 가족은 다섯 사람 모두 크고 동그란 눈을 가졌다. 눈만 봐도 이들이 신요니와 차찌로의 아이들인 것을 마을 사람들 대부분 알 수 있었다. 신기하게 찌로와 요니의 눈이 너무 닮아 아이들의 눈은 둘 중 누굴 닮은 건지 전혀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 자세히 보면, 첫째 아들 빈수와 막내 딸 빈희는 찌로의 밝은 갈색 눈동자를, 둘째 아들 빈하는 요니의 투명한 회색 눈동자를 닮긴 했었다.

 

 빈수와 빈하은 아주 장난기가 많은 오빠들이었다. 그들의 타깃은 가장 어린 빈희가 자주 되고는 했다. 오늘도 역시나 빈수와 빈하은 빈희의 짝사랑을 가지고 놀리고 있었다. 찌로는 두 아들을 말리면서도 은근 빈희의 짝사랑 상대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았다. 소야는 두 오빠들의 장난에 같이 킬킬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때 누군가 조심스럽게 소야의 어깨를 툭툭 쳤다.

 

 

  “소야, 잠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찌로와 요니의 눈치를 살피며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안리였다.

 

  안리는 소야를 데리고 이제 제법 북적북적해진 사람들 틈을 요리조리 지나갔다.

 

  “안리. 우리를 얼마나 놀래주려고 아직 파티 주인공은 코빼기도 안 보이는 거요?”

  회색 정장을 입은 머리가 거의 벗겨진 사내 신달이 손에 크리스털 술잔을 쥔 채 지나가는 안리를 붙잡고 물었다. 신달에게 붙잡혀 지루한 대화를 이어가던 모농을 그 사이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 신달은 파티 시작도 전에 이미 거나하게 취했다. 안리는 경직된 목례만 한 채 더 빠른 걸음으로 파티장을 지나갔다.

 

 소야와 안리가 도착한 곳은 주방에 위치한 식품저장고였다. 식품저장고 창문 너머로는 이미 전채요리가 공중을 날아다니며 접시에 안착하고 있었다. 파티의 시작이 곧 임박한 듯 했다.

 

  “소야, 혹시 오늘 할아버지께서 우리 남편과 어디서 만나지로 했는지 아니?”

 

  “아뇨. 그저 파티 전에 미리 만나신다고 한 것 밖에는 모르겠어요.”

 

 안리의 얼굴에서 일말의 기대감이 사라지고 실망이 비쳤다.

 

  “저…, 무슨 일이세요, 아주머니?”

 

  “아까 그 술주정뱅이가 얘기했듯이 남편이 아직 오지 않았단다.”

 

  소야는 할아버지 심부름으로 파티에 오긴 했지만 지철과는 따로 아는 사이가 아니라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파티장에 들어와서 한 번도 지철을 못 본 것이 이상하긴 했다.

 

  “남편이 마.인.모에 갔다가 고담어르신은 오늘 꼭 봐야한다며 뵙고 파티장에 한 시간 전에는 온다고 했는데. 곧 시작할 텐데 아직까지 오지를 않으니 걱정도 되고…, 어찌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그 마.인.모 분들께는 여쭤보셨어요?”

 

  “진즉에 물어봤단다. 모임 도중에 나간 후로 다들 못 봤다고 하더구나. 아들이랑 며느리가 가게 주변을 다 찾아보는데도 도통 보이질 않는구나.”

 

  “저도 할아버지가 가실만한 곳을 한 번 찾아보고 올게요. 너무 걱정 마세요.”

 

  “그래주겠니? 고맙다.”

 

  소야는 곧장 빈희에게 향했다.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보니 어느새 짧은 바늘이 거의 7에 다다라있었다.

 

  “빈희아, 잠깐 나갔다오자.”

 

  “어딜 가니? 이제 곧 7시다. 파티 시작해.”

 

  요니가 엄마의 잔소리 말투로 아이들을 나무랐다.

 

  “수라상 할아버지가 저희 할아버지 만나고 파티에 오신다고 하셨는데 아직 오지 않으셨대요. 찾아봐야 할 것 같아요.”

 

  빈희의 가족의 눈이 다 같이 더 동그랗게 커졌다.

 

  “그게 무슨 소리니? 할아버지께서 아직 안 오시다니?”

 

  요니가 심각한 목소리로 물었다.

 

  “안리 부인이 그 얘기 하신거니?”

 

  찌로의 물음에 소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옆 테이블에서 걸걸한 목소리의 여인이 딴죽을 걸었다.

 

  “거, 나 같아도 이런 파티 못오겠수다.”

 

  꽃장식이 달린 연보라 두건을 쓴 중년의 여자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계속 말을 이었다.

 

  “여기 온 사람들 좀 봐요. 저 일층에 하찮은 인간과 마법사 몇 명 말고는 그 짠돌이 인간이랑 친해서 온 사람이 얼마나 될 것 같수? 전부 다 안리 때문에 온 거지. 인간들은 일흔 살 됐다고 큰 파티를 한답디다. 얼마나 웃긴지. 일흔 살이 되면 생긴 건 꼭 우리 마법사들 100살쯤은 된 것처럼 폭삭 늙어서는. 쯧쯧.”

 

  두건 쓴 여인은 혀를 끌끌 찼다. 같이 온 분홍 두건을 쓴 일행이 호호하며 웃었다. 요니와 찌로는 얼굴이 일그러졌다.

 

  “저 무식한 소리 듣지 마라.”

 

  찌로가 아이들에게 얘기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연보라 두건의 여인이 말을 이었다.

 

  “자기 생일파티에 온 사람들이 죄다 안리 손님들인데 창피해서 나타날 수 있겠냐 이 말이야. 왔더라도 손님들 보고 뻔뻔하게 고개 들고 다닐 수나 있겠수?”

 

  “남의 생일파티 와서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요니가 흥분해서 언성을 높였다. 두 여자가 말다툼을 시작하고 주변에 사람이 몰려들었다. 소야와 빈희는 정신없는 틈을 타 지철을 찾기 위해 1층으로 내려갔다. 소야는 내심 유일한 가족인 할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지 계속 걱정이 되었다. 소야와 빈희는 가게를 나서기 위해 문을 열었다.

 

 그 순간 뒤쪽에서 유리잔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바람을 갈랐다. 딸기코가 된 신달이 화장실 앞에서 소리를 지르더니 몸을 덜덜 떨며 주저앉은 채로 뒷걸음질 쳤다. 그의 얼굴은 공포로 물들어있었다.

 

  “저…, 저…, 저, 저기.”

 

  신달은 사시나무 떨 듯 떨리는 손가락으로 화장실을 가리켰다. 소야와 빈희는 그들의 본능이 시키는 대로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들의 눈에 띈 것은 차가운 화장실 타일 벽에 기대어 앉아있는 지철이었다. 지철은 온몸이 파랗게 질려 아주 조그만 미동도 없었다. 이미 생명의 온기가 날아가 버린 죽은 지철이었다.

 

  “사람이 죽었어!”

 

  누군가가 소리쳤고 파티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사람들 사이에서 안리와 려민, 노아, 도레가 차례로 나타났다. 도레는 끔찍한 지철의 모습을 보자마자 노아가 보지 못하도록 돌려 세워 끌어안고는 흐느꼈다. 안리는 초점 잃은 눈으로 조심스럽게 한 발짝씩 이미 숨이 멎은 지철에게로 다가갔다.

 

  “여보…. 여보……. 여보!”

 

  너무나도 비극적인 안리의 모습에 아수라장이던 파티장이 쥐죽은 듯 잠잠해지고 모두 안타까운 마음으로 안리를 지켜보았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지철을 미친 사람처럼 불러대는 안리의 모습은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안리는 지철의 몸을 흔들었다.

 

  “일어나요. 일어나요, 여보. 지철씨.”

 

  눈물을 겨우 참고 있는 려민이 안리를 말리려 애썼다. 그러나 건장한 남자인 려민의 제지도 이성을 잃은 안리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안리는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지철의 차가운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사무치게 흐느꼈다.

 

 안리가 가슴팍에서 얼굴을 떼자 지철의 정장 조끼 안주머니가 들썩이면서 알록달록 장식이 들어간 파란색 깃털 하나가 살포시 바닥에 내려앉았다. 깃털을 목격한 사람들의 얼굴이 더욱 경악으로 물들었다.

 

  “버드나벨 깃털이야.”

 

 

 

  소야는 정신없이 달려 집으로 향했다.

 

 버드나벨 깃털은 고담의 상징물과도 같은 것이었다. 담은 젊었을 적 브라질의 열대우림에 동물연구를 하러 간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아주 우연히 전설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새라고 알려진 희귀한 새인 버드나벨의 새끼를 뱀으로부터 구해줬었다.

 

 버드나벨은 그들의 털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성격이 사나워 이제껏 사람이 한 번도 건드린 적 없는 조류였다. 그들의 부리에는 강한 독성이 있어 사람의 피부에 스치기만 해도 독이 옮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신의 새끼를 구해준 담에게 어미 버드나벨이 답례의 표시로 자신의 깃털을 모아 선물한 것이다.

 

 담은 그 깃털을 항상 가지고 다니는 펜에 달았다. 마법부 총괄부서 장관을 역임하면서 유명세를 타자 그의 버드나벨 깃털펜과 덩달아 그 일화까지 유명해진 것이다. 그래서 마법세계에서 버드나벨 깃털은 곧 담으로 여겨지는 것이었다. 소야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숨고를 새도 없이 조그만 마당을 지나쳐 신발을 벗어던지고 담을 찾았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자주색 거실 벽을 지나 담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1층 서재부터 담의 방, 2층 구석의 창고까지 모두 샅샅이 봤지만 공기의 미동조차 없었다. 혹시 담도 화장실에서 주검이 돼있지는 않을까 두려운 마음을 안고 화장실까지 찾아봤지만 담은 없었다. 제발 예정대로 핀란드에 가계시길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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