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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무능력자가 대공으로서 살아가기
작가 : 아리냥
작품등록일 : 2017.10.31

공작으로 빙의되었다.
흔한 주인공 보정인 외모? 검술? 마력?

그런 건 없었다.
오로지 내 자신만의 머리로 살아남아라.

 
왕도 상경(3)
작성일 : 17-10-31 18:58     조회 : 205     추천 : 0     분량 : 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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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3

 

 

 제국의 수도 싱블론즈.

 

 정확히 측정된 거주 인구수만 하더라도 20만이 훌쩍 넘어서는 제국 제일의 대도시는 외면의 화려함과는 무색하게 그 내면을 살펴보면 추악하고 더러운 뒷골목과 할렘가가 존재했다. 어느 도시들이 그러하겠지만, 수도의 뒷면은 그림자처럼 어둡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여러 무리들이 있었다.

 

 수많은 범죄자들 중에서도 귀엽다고 여길 정도로 경범죄만 저지르고 다닌 깡패들은 현재 대하는 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파질 정도로 귀찮은 귀족들과 마주하고 있었다.

 

 붉은색의 기사제복을 입은 라피스 란체스터와 그의 주군인 서부의 관리자 루키우스 아우로페. 그리고 처음 뒷골목에서 만나게 되어버린 검은색 드레스의 소녀까지.

 

 이 세 명은 깡패들을 속 썩이는 부류의 인간이었다. 만만치 않아보이는 인물들 같았고, 입고 있는 옷들이 호화스러운 귀족이라는 것을 상징해주고 있었다. 분명 털어버리면 떼돈을 벌 수 있겠지만 그만큼의 위험성을 감수해야할 것이다. 아무리 깡패라고 하더라도 귀족들을 건드리는 것은 리스크가 매우 컸다.

 

 루키우스가 듬직한 체격을 가진 라피스의 등에 숨어서 깐죽거리듯이 말했다.

 

 "자자, 폭력은 좋지 않으니까 너희들도 이제 그만 개집으로 돌아가라. 나는 공무로 바쁜 몸이라고."

 

 "하나부터 열까지 짜증나는 녀석....!! 네놈만큼은 때려죽이지 않으면 안 되겠다!!"

 

 깡패들이 이죽거리면서 웃는 루키우스를 죽일듯이 노려보았다

 

 척보기에도 약해빠진 녀석 주제에 기사로 보이는 미청년의 뒤에 숨어서는 알랑방귀나 뀌고 있었다.

 

 자신의 주제를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루키우스의 신체능력과 실력으로는 깡패 한 명도 쓰러뜨리지 못한다. 오히려 제대로 잡히면 개처럼 두들겨맞고 노예 시장에나 팔려버릴 정도로 무력했다. 평소라면 꽁무니를 빼면서 도망쳤겠지만 지금은 서부 최고의 기사인 라피스 란체스터를 호위 기사로 두고 있는 상태, 무엇이 두려우랴. 깡패들 100명이 덤비더라도 라피스를 이기지는 못하리라.

 

 루키우스가 말했다.

 

 "우리들은 보기에도 알 수 있듯이 귀족이라고? 그런 귀족을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을 텐데?"

 

 "윽!"

 

 "그러니까 썩 꺼져."

 

 손사레를 치면서 인정을 베풀듯이 말하는 루키우스의 위압에 깡패들은 험상궂게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발걸음을 옮기면서 사라졌다.

 

 현 대륙은 철저한 신분제로 운영되고 있다. 중세 유럽의 문화권과 매우 흡사한 세계관, 그렇기에 군주와 신하, 그리고 봉공을 행하는 기사 계층과 농노들까지. 모든 이들이 자신이 선천적으로 나고 태어나면서 붙은 신분에 걸맞게 살아가고 있다. 그것은 절대로 변하지 않을 진리이며 상식이다. 신분이야말로 모든 것이다. 뼛속까지 신분제로 찌들어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다.

 

 깡패들이 물러나가자 검은색 드레스의 소녀가 루키우스를 빤히 보면서 말했다.

 

 "자신의 신분으로 상대를 위협하다니, 최악의 남자로다. 그대 아랫도리는 달려있는지 모르겠구나."

 

 "어이어이. 나는 너를 구해준 은인이라고. 말이 심하지 않냐. 게다가 아랫도리라는 상스러운 말을 쓰면 안 된다고. 아직 어려보이는 꼬맹아."

 

 "나는는 어른이야! 열 다섯이 넘었단 말이다!"

 

 어린애 취급을 하면서 머리를 쓰다듬는 루키우스의 손길을 탁하고 쳐내면서 소녀가 소리쳤다. 가슴팍에도 오지 않는 왜소한 체격을 최대한 크게 보이려고 허리를 폈지만 여전히 꼬맹이 수준이다. 그걸 보고서 루키우스는 작고 귀여운 여동생을 보는듯한 얼굴을 했다.

 

 "그래. 어른이다, 어른."

 

 "으으으! 나를 놀리고 있구나!!"

 

 "내가 없었으면 호된 꼴을 당했을 거다."

 

 루키우스의 말에 반론을 던진 것은 뒤에서 시립하고 있던 라피스였다.

 

 붉은 머리칼의 미청년은 주변을 둘러보면서 입을 열었다.

 

 "보이진 않지만 실력 있는 【사냥꾼】들이 있습니다. 아마 이 영애의 호위기사로 추측됩니다."

 

 "호오? 역시나 서부 최고의 기사인 라피스 란체스터로구나. 명답이다, 내 수하들을 파악해내다니."

 

 소녀가 붉은 눈동자를 빛내면서 흥미를 드러냈다.

 

 제국인들 중에서 라피스 란체스터라는 이름을 모르는 자는 아무도 없거나, 아니면 시골벽지에서 살아가는 화전민 정도일 것이다.

 

 라피스는 제국의 서부에서 가장 유명한 기사였고, 마족들과의 전쟁에서 여러 공훈을 남기고 기사 토너먼트에서 5연속으로 우승을 거둔 엘리트였다. 게다가 명장으로 불리었던 유스티나스 아우로페를 섬기고 있는 기수 가문인 '란체스터'의 적손이 아니던가. 그는 제국의 귀부인과 영애들의 마음을 불사지르는 죄많은 미청년 기사였다.

 

 "너 유명했냐."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겸손한 태도를 보이면서 주군의 말에 대답하였다.

 

 라피스가 모시는 주군, 소녀는 불쾌하면서도 서스럼 없는 행동을 보이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탁한 금발과 푸른색 벽안. 그리고 평범해빠진 얼굴까지. 어느 점에서도 곱상한 피부를 빼면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얼굴에 대놓고 '나는 범골입니다'라고 드러내는듯하였다. 어떻게 하면 이리도 평범하게 생길 수 있을까. 돈 많은 졸부 가문들도 이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들 중에서 이런 얼굴은 흔치 않게 볼 수 있으리라.

 

 소녀는 머리를 조금만 굴리는 것으로 그가 누구인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

 

 "그대는 설마.... 서부의 관리자인 루키우스 아우로페인가. 이런 평범해빠진.... 이런 머저리 같은 인간이.... 란체스터 공작이라니. 머리가 아플 지경이야."

 

 "나도 내가 평범하다는 건 알고 있으니까 입 좀 다물어. 얼굴 가죽을 뜯어낼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흙탕물을 뒤집어써도 그것보다는 잘생겼을 것이다."

 

 "큭! 어째서 나는 처음 만난 꼬맹이의 앞에서 얼굴이 못생겼다고 욕을 들어야 하는 거지? 못생긴 게 죄냐? 이래서 외모지상주의는.... 사람은 외면이 전부가 아냐!"

 

 루키우스의 필사가 담긴 외침에 소녀는 비웃음을 드러내며 조소했다.

 

 "지금까지의 대화를 통해 유추한 바로는 네놈은 외면은 엉망지창이고, 내면은 그것보다도 더한 폐품이다. 밑바닥, 그래 밑바닥 수준이야. 구제할 길이 없겠어..... 이런 녀석이 본녀의..... 아니다. 됐다."

 

 검은 머리카락의 소녀는 도중에 말을 끊어내면서 고개를 돌렸다.

 

 뒷골목을 나서면서 루키우스를 향해 입을 열었다.

 

 "앞장 서라. 황궁으로 가는 게 아니냐. 얼간이라도 길잡이 노릇은 할 수 있겠지."

 

 "이래뵈도 공작님이라고. 말 좀 가려서 하지?"

 

 "싫어."

 

 고집불통 같은 소녀의 반응에 루키우스는 뒷머리를 긁었다.

 

 이렇게 곤란한 적은 처음이다. 빙의되면서부터 서부의 관리자라는 신분 덕분에 모든 이들이 고개를 숙이면서 조아렸는데 눈앞의 소녀만큼은 달랐다. 루키우스 아우로페라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전혀 기죽은 기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 표독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뒤에서 시립하고 있는 라피스는 어째서인지 맑은 웃음을 지으면서 아무런 참견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원래라면 이 무례한 소녀에게 응징을 가하는 게 옳았겠으나, 붉은 머리칼의 기사는 요지부동이었다. 물론 젖먹이 소녀에게 위해를 가할 정도로 성격에 꼬인 성격은 아니지만 서부의 관리자에게 대놓고 무례를 범하는 행동은 듣기에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넌 누구냐. 신분이 있는 걸로 보이긴 하는데."

 

 앞장 서서 걷던 흑발의 소녀를 향해서 루키우스가 묻자, 소녀는 물론이고 라피스조차 의아한 기색을 보였다. 정말 모르겠냐는 표정이다. 그것을 본 루키우스는 불안감을 느꼈다.

 

 현재 루키우스에게는 과거의 기억이 전혀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루키우스라는 그릇에 담긴 영혼은 다른 이세계에서 전이된 인간, 루키우스에게 빙의되어진 그는 루키우스의 과거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이세계까지 데려온 불친절한 빛의 신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았고, 그렇기에 루키우스는 기억 상실이라는 편의적인 변명을 대면서 주변에서 느껴지는 의심의 시선을 돌렸다.

 

 "전하, 정말로 모르십니까?"

 

 "그렇다니까. 나는 이 빈유 꼬맹이가 누구인지, 뭘하는 꼬맹이인지 전혀 아는 바가 없어. 부모님 얼굴이라도 보면 어떻게 가정교육을 시켰냐고 따지고 싶은 심정이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도착한 곳은 황궁의 정문이다.

 

 마차조차 이용하지 않고서 황궁의 정문까지 도달한 공작은 루키우스가 처음일 것이다. 귀족은 도보라는 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마차가 불편할 경우에는 승마로 대체하여 움직인다. 이렇게 직접 두 발로 걸어서 황궁에 도착하는 귀족은 그가 처음이다. 황궁의 경비병들은 머리를 긁으면서도 괴짜 같은 성격의 귀족을 맞이하였다.

 

 수많은 병사들로 둘러싸인 정문에서 우락부락한 생김새의 남성이 걸어나왔다.

 

 견고한 갑옷을 입은 덩치가 큰 거한이다. 마치 단단한 암석을 대하는 느낌이 들었다.

 

 "란체스터 공작 전하. 그리고 이레네 피아라티 공작 영애이시군요."

 

 일제히 병사들이 검을 받들고서 경례를 바쳤다.

 

 그건 아무래도 좋다.

 루키우스는 '에레네 피아라티'라는 이름을 가진 공작 영애를 바라보았다. 영애라면 높으신 귀족가의 여식이라는 뜻이고, 공작 영애는 오등작 귀족 중에서도 가장 상위에 위치한 공작가문의 딸이었다. 과연 그래서 서부의 관리자인 이 몸에게도 무례하게 군 것이었나.

 

 그런데 피아라티 가문이라.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가문명이다.

 

 라피스가 눈치를 채고서 설명했다.

 

 "제국의 남부를 관장하는 관리자의 가문입니다. 현 가주는 남부의 관리자인 '뒤노아 피아라티'이며, 에레네 영애는 뒤노아 공작님의 손녀이십니다."

 

 "그랬나."

 

 원래 귀족이라는 녀석들은 다른 가문의 족보를 줄줄히 외면서 사교계에서 활동하면서 안면이나 익히는 작자들이라 훤히 꿰뚫고 있을 테지만 루키우스는 그런 것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식의 인간이다. 상대가 귀족 영애이건 공주님이건, 딱히 신경 쓰지도 않았다. 무신경한 반응를 보이는 루키우스, 그리고 라피스는 싱긋하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레네 영애께서는.... 공작 전하의 약혼녀이십니다."

 

 "예?"

 

 "약혼녀이시며 동시에 훗날 란체스터 공작령의 안주인이 되실 분이십니다."

 

 "하아?"

 

 루키우스는 고개를 내리면서 왜소한 흑발 소녀를 보았다.

 

 표독스러운 붉은색 눈동자와 눈송이처럼 새하얀 피부를 가진 여자아이. 분명 나이를 먹으면 경국지색의 미인이 될 거라는 것은 자명하지만 너무 어리다. 게다가 성격이 개차반이고 가정교육이 어떻게 되먹었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그런 소녀가, 이런 꼬맹이가 약혼녀라. 웃기지도 않는 농담이었다.

 

 루키우스가 말했다.

 

 "약혼녀?"

 

 이레네가 대답했다.

 

 "닥쳐. 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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