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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무능력자가 대공으로서 살아가기
작가 : 아리냥
작품등록일 : 2017.10.31

공작으로 빙의되었다.
흔한 주인공 보정인 외모? 검술? 마력?

그런 건 없었다.
오로지 내 자신만의 머리로 살아남아라.

 
왕도 상경(2)
작성일 : 17-10-31 18:58     조회 : 196     추천 : 0     분량 : 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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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2

 

 

 제국의 중심지인 제도帝都 싱블론즈는 인구가 30만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중심도시였다.

 

 황제의 직할령의 중심에 우두커니 서있는 제도는 그야말로 대륙의 중심이라 칭하기에 충분하였고, 마왕군의 진격에도 불구하고 제도의 분위기는 활발했다. 그 동안 마왕군의 공격이 연이어 벌어진 탓일까. 마왕군을 증오하는 기색은 강했지만 두려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제도라. 으리으리한 곳이구만."

 

 "전하의 공작령이 오히려 더 번영한 도시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서 감상을 말하는 내 기분을 초를 치듯이 라피스가 뒤에서 말했다.

 

 고개를 돌려 시선을 쏘오보내자 라피스는 맑은 웃음을 지으면서 사과를 보내왔다. 이 녀석, 얼굴이 미남이라서 그런지 더 짜증난다.

 

 붉은색 머리카락과 같은 색깔의 기사 제복을 입은 그가 제도의 시가지를 거닐자 주변의 많은 여성들이 환호성을 보내고 있었다.

 

 새하얀 피부와 붉은 머리칼의 미청년 기사. 분명 아녀자들이 열광할 매력을 가진 남자였다. 라피스의 경호를 받으면서 제도를 돌아다녔다. 딱히 보고 싶은 것은 없었지만 이세계의 문화를 육안으로 경험하고 싶었다.

 

 "엘프라던지, 드워프 같은 건 없나?"

 

 내 말에 라피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하. 엘프와 드워프 같은 신비의 종족은 1천 년도 전에 멸족하지 않았습니까?"

 

 이상하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는 붉은 머리칼의 기사.

 

 마치 동화책에서 읽은 허구의 존재들이 왜 없냐고 물어보는 어린애를 상대하고 있는 얼굴을 하고 있다. 이런 실수를. 라피스가 보기에는 나는 가상과 현실도 구분을 못하는 녀석으로 낙인이 찍혔겠군.

 

 팔두마차를 타고서 제도로 입성한 나와 라피스는 단둘이서 제도를 구경하고 있었다. 나를 경호하기 위해서 동행한 기사단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황궁에서 제공한 별궁에서 거처하고 있었고, 나와 라피스만 나왔다.

 

 고작 기사 한 명이 란체스터 공작령을 책임지는 서부의 관리자를 호위한다는 사실은 당연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겠으나, 그 기사가 라피스 란체스터라는 이름을 가진 제 1군 기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킹스랜드 대륙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강자에 속하는 최고의 기사가 바로 라피스 란체스터였다. 그의 무용은 잘 훈련딘 기마대 100기에 비견된다고.

 

 개인의 무력으로 100명의 무력을 대신하는 힘을 가진 최고의 기사가 내 곁을 항시 따라다니면서 신변을 철저하게 경호했다. 그의 손이 검 손잡이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둘이서 걸으니 마치 사귀는 것 같지 않습니까?"

 

 싱글거리면서 말하는 미청년의 말에 나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미친 새끼...."

 

 "작은 농담입니다, 전하."

 

 나는 최고의 기사라고 불리는 그의 성취향이 심히 두려워 잠시 거리를 벌렸다.

 

 그러자 라피스는 거리를 좁혔다. 다시 거리를 벌리니 또다시 거리를 좁혀온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행인들 속에 있을 암살자들보다 이 녀석이 더 무서워졌다.

 

 길을 걷던 나는 어느덧 할렘가로 보이는 장소에 도착했다.

 

 코를 찌를듯한 악취와 함께 역병이 전염될듯한 불결한 모습으로 가득한 곳이다. 낡은 판자촌으로 이어진 그 곳은 화려함을 내포한 제도의 모습과는 정반대로 낡고 무너진 흉촌이었다. 어린애들이 동냥질을 하러 다니고 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누워있었다.

 

 그걸 보던 라피스가 말했다.

 

 "전하. 그 쪽은 치안이 어지러우니 피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어."

 

 목적지를 정해버리지 않고 무작정 돌아다니기만 해서 벌어진 결과였다.

 

 나는 결코 할렘가를 노리고서 들어온 게 아니다. 낡고 병든 사람들을 보자마자 걸음을 멈췄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 라는 선민사상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사람들을 도와줄 정도로 나는 착한 성격이 아닌 놈팽이다.

 

 내가 만약 저들 중에서 몇 명을 구해준다면 그 구원을 위해서 더 많은 난민들이 몰려들 것이다. 나는 그렇게 되면 무리해서 또 사람을 구해준다. 그렇게 되면 또다시 거기서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계속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이고, 나는 빈털털이가 될 뿐만 아니라 나에게서 도움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온갖 질시와 불만이 향해질 것이다.

 

 그런 일은 피하고 싶었으므로 처음으부터 저들에게서 시선을 돌리기로 했다.

 

 "라피스 경. 너는 저들을 도와주고 싶을 텐데. 기사이지 않나."

 

 "그건 그렇습니다만.... 저의 개인적인 기사도로 인하여 주군이 어떤 상해라도 입는다면 그것이 바로 더욱 큰 불충입니다."

 

 "그럼 됐어."

 

 망설이는 듯하면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라피스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직위와 임무를 망각하고서 난민들을 구하기 위해서 달려들었다면 나는 라피스에게 실망했을 것이다. 자신의 자리를 가벼히 하는 자는 군대에서 가장 필요 없는 자이기 때문이다. 군사 100명 분의 역할을 하는 기사라고는 해도, 그 점은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라피스는 훌륭하게도 자신의 본분을 지킬 줄 아는 자였다.

 

 "그럼 이만 돌아가시겠습니까. 황제 폐하와의 알현식도 거치셔야 하지 않습니까."

 

 "그럴까."

 

 그러다가 문득 뒷골목을 빠져나오려고 하자, 귓가에 날카로운 노성이 울려퍼졌다.

 

 분명 덩치가 떡대만한 남성이 소리치는 목소리였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 나는 눈앞의 악행과 악질적인 범행에도 눈을 감고서 돌아설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소인배였지만 내 뒤에서 호위 기사 역할을 하고 있는 라피스는 무언가 불안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역시 기사님.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돌아서질 못하시군요.

 

 내 눈치를 보고 있었다.

 과연 나서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

 

 턱짓으로 뒷골목을 가리켰다.

 

 "갈까."

 

 "감사합니다."

 

 뒷골목으로 앞장 서서 들어섰고 눈앞에 보인 것은 마치 텔레비전의 새벽 광고시간 사이에 할 법한 우스꽝스런 신파극 같은 장면이었다.

 

 내 가슴팍에도 닿지 못하는 자그마한 꼬맹이 한 명이 덩치가 매우 비대한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내가 자주 읽었던 얇은 책(에로 동인지)에 의하면 그녀는 깡패들에게 저항하다가 엉망진창으로 범해지는 역할을 맡게될 것이다.

 

 마치 오크들에게 강간당하는 금발 여기사라고 할까. 금발 여기사라고 하니 아메리아가 생각난다. 몸매가 아주 환상적인 미소녀였지. 가슴도 엄청 크고. 그런데 그 미소녀는 내 뒤에 있는 라피스의 약혼녀였다. 젠장할, 리얼충 커플들 죄다 죽어버려라.

 

 어쨌거나 우리들이 본 것은 당장이라도 여자아이를 덮칠듯한 깡패들의 모습이었다.

 

 "앙? 너희들은 또 뭐냐!"

 

 "이 계집애하고 한 패인 거냐고!!"

 

 껄렁한 모습으로 침을 찍찍 뱉는 깡패들의 모습에 나는 걸음을 뒤로 향하면서 듬직한 라피스의 뒤로 숨었다. 고개만을 빼꼼 내밀고서 말했다.

 

 "웃기고 있네, 망할 엑스트라 새끼들이. 당장 그 여자아이를 두고 가면 네놈들의 목숨은 살려주마. 엄마 젖이나 더 먹고 와라."

 

 "이 새끼, 떳떳하게 앞으로 나와서 말해!"

 

 얼굴에 칼자국이 섬뜩하게 새겨진 거한이 외쳤다.

 

 하지만 나는 그런 도발에는 절대로 나서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길거리에서 과일장수를 할 법한 말라깽이 하나도 때려눕히지 못하는 진정한 의미로 약골이기 때문이다. 나는 나대로 응전하기로 했다.

 

 "썩 꺼져라. 그 여자는 내 거다."

 

 아차. 말이 잘못 나왔다.

 

 소녀라면 사족을 못 쓰는 호색한 성격이 이럴 때 흘러나오고 있다니. 라피스가 조금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아..... 귀찮은 놈이 더 늘었어....."

 

 상대를 조롱하는듯한 어조로 말하는 소녀.

 

 성인 남성의 가슴팍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왜소한 체격을 가진 여자아이는 자신의 긴 흑발을 헝클이면서 말했다.

 추례한 뒷골목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고귀함이 엿보이는 짙은 흑발과 선명하게 빛나는 붉은 눈동자를 가진 소녀는 남정네들로 둘러싸인 광경에서도 결코 뻣뻣한 성격을 굽히지 않았다.

 

 깡패들이 탐욕에 번뜩일 정도로 최고가의 금붙이와 보석들로 장식된 치렁치렁한 흑색 드레스를 입은 소녀는 사납게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 새빨간 눈동자를 빛냈다. 치명적일 정도로 사나운 기색이 느껴졌다. 나는 그녀를 보고서 느꼈다. 여기서 위험한 이는 소녀가 아니라 감히 소녀에게 손을 대려고 한 깡패들이었다는 것을.

 

 소녀가 광오함을 드러내며 말했다.

 

 "너희들 같은 버러지 따위를 어째서 손을 대지 않고 있는 줄 아느냐?"

 

 새하얀 실크 장갑을 낀 손가락으로 누더기 같은 옷을 입은 깡패들을 가리킨다.

 

 "내 손이 더러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의에 눈이 먼 멍청이가 가세하였으니 다행이게도 본녀의 손이 더러워질 필요는 없어 보이네."

 

 아직 크지도 못한 꼬맹이는 남성을 홀리는 색기를 뿌리고 다니는 요녀였고, 만약 내가 로리콘이었다면 이 여왕님 포스가 느껴지는 여자아이 앞에 무릎을 꿇었을 것이다.

 

 나는 이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서 앞으로 나섰다.

 

 "그래서 결론은 이 망할 빈유 꼬맹이가 건방진 게 잘못된 걸로 끝내고, 이 소녀를 당장에 집으로 돌려보내고 훈방조치. 그리고 깡패들은 유치장행. 그리고 나는 귀가. 어때, 이걸로 끝내자."

 

 그러자 여자아이를 포함해서 깡패들까지 동시에 외쳤다.

 

 """웃기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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