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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판타지
아포리아
작가 : 윤소교
작품등록일 : 2017.10.30

(현대/판타지/백발남/신(GOD)여주/신화/미스터리)

가상의 서울에서 펼쳐지는 살아있는 신이 되어야하는 여자와 이름을 잃어버린 남자의 이야기.

전쟁이 사라지고 어느 때보다 긴 평화가 지속되는 현대의 서울. 수수께끼의 남자 번은 오늘도 도시를 떠돌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같은 건물에 있던 대국민적인 신 백아(伯牙)의 33대째 당주 수린과 조우하고, 그녀에게서 잃어버린 과거의 실마리를 찾게 되는데.....

이메일 : yoonsogyo@gmail.com

 
빛으로
작성일 : 17-10-31 17:07     조회 : 338     추천 : 0     분량 : 6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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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빛으로

 

 

 으음. 막 선잠에서 깨어난 수린은 어둠 속에서 흐릿한 눈을 반쯤 떴다. 몽롱함에 사위 분간이 어려웠다. 그러나 채 눈을 완전히 뜨기도 전에 관자놀이에서 뭔가 딱딱한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지 추측하는 순간 두 눈은 절로 동그랗게 떠졌다. 자다 깼을 때 얼굴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열감과 함께, 그녀의 얼굴은 힘껏 달아올랐다.

 

 그래. 맞다 번. 그가 지금 무슨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이러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 슬쩍 머리를 뗀 수린은 불안한 마음으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아.

 

 다행히도 안도의 숨이 작게 먼저 새어나왔다. 잠든 자신을 기다리다 되려 잠이라도 들었는지 그는 눈을 꾹 감고 있었다. 아주 약간의 기쁨, 그리고 허탈함이 스쳐지나갔다.

 

 작게 숨을 고른 수린은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더니 소리 없이 몸을 바로세웠다. 막 일어난 수린은 멍하니 아름다운 야경이 순조롭게 지나가고 있는 벽을 바라보았다.

 

 또 얼마나 시간이 흘러버린 걸까.

 

 물론 시간을 가늠할 길은 없었다. 그저 짐작만 할 뿐이었다. 한참을 창밖을 바라보던 수린은 그러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불현듯 고개를 돌려 미동도 하지 않는 번의 옆 모습을 바라보았다. 희미한 빛이 달빛처럼 드리워져있어 처음으로 남자의 얼굴이 자세히 보이고 있었다.

 

 그 역시 피곤했는지 남자의 감긴 눈은 어둠 속에서 떠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수린은 자신도 모르게 조용히 숨을 삼켰다. 그리고 코에서 입술로 이어지는 그의 옆선을 눈으로 훑기 시작했다. 아주 조심스럽고 또 긴장됐다.

 

 감긴 눈 아래로는 기다란 속눈썹이 보였다.

 

 남자치고 긴 검은색 속눈썹. 그 위로 가장 하얗고 이마를 덮을 정도로 긴 머리카락이 보인다. 하얀 머리카락은 만져보고 싶다고 생각한 그 모습 그대로였다. 부드러워보였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다지 미용실과는 친해 보이지 않는 생김새였다. 수린은 한반도에 하얀 털을 가진 짐승이 무엇이 있나, 잠시 부질없는 생각을 해보았다. 금방 무의미한 추측은 관두었지만.

 

 달빛을 따라, 백발의 머리카락의 끝에 다다르자 그의 쭉 뻗은 코와 단단한 턱이 보였다. 그는 흔히 말하는 조각처럼 아름다운 미남은 아니었다. 그러나 남자답고 또 조화로운 눈코입은 저 특이한 머리카락도 본래의 모습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보이게하고 있었다. 분명 길에서 만난다면 한번쯤 돌아볼 것 같은 외모였다. 호감적인 외모임은 틀림 없었다.

 

 게다가 그 특유의 느긋한 심정과 태도에서 나오는 숨길 수 없는 자유분방함. 그는 남들을 편하게 만드는 것에 분명 재주가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낯을 심하게 가리는 자신이, 이런식으로 편하게 있을 수는 없을테니까. ‘바깥’ 세상에선 두루두루 친한 이들도 많을 것이다.

 

 수린은 이번에는 멋대로 그의 일상을 상상해보기 시작했다. 이런 어둠 속이 아니라 햇빛 속에서 다른 이들과 함께 있는 번의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또, 웃고 있는 그런 평범한 남자의 모습. 이런 곳보다는 눈부신 햇살 아래에서의 모습.

 

 마음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모습.

 

 그 순간 손가락 끝이 살짝 떨렸다.

 

 멈칫한 수린은 손가락을 바닥에서 살짝 뗐다가 다시 가지런히 놓았다. 아주 미세한 떨림이었지만 완전히 그것을 억누를 수 없었다. 근저를 알 수 없는 부러움과 질투는 순식간에 스멀스멀 전신을 기어오르고 있었다.

 

 조금씩 심장이 죄어드는 기분에 그녀는 결국 마른 입술을 달싹였다. 왜, 하필. 지금 이 남자를 보고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이제 모두 부질없는 감정 소모라는 것 쯤은 스스로가 잘 알고 있는데. 심지어 아포리아였잖아.

 

 수린은 순간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신도 모르게 편견에 사로잡힌 결론을 내놓는 것에 놀랐기 때문이다.

 

 차안과 피안의 경계에서 신성함을 잃은 짐승. 인간보다는 신성하지만 가장 커다란 죄를 지은, 이 세상 어떤 존재보다 아이러니한 이들. 아포리아. 그 주홍글씨가 그의 일상을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였다.

 

 “…..”

 

 ...대체 번은 무슨 죄를 지었을까.

 

 고개를 완전히 돌린 수린은 이제 빤히 번의 얼굴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마치 보고 있으면 꿰뚫어 볼 수 있을 것 처럼. 하지만 그녀는 감히 그가 지은 죄를 상상하지 못했다.

 

 왜냐면 상냥한 신과 나락의 저만치에 있는 짐승의 간극은 봄과 겨울보다 길었으니까. 그리고, 도무지 이 눈앞의 평화로운 남자가 중죄를 지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다 감상했어?”

 

 그 순간 번이 어둠 속에서 토씨하나 틀리지않고 그렇게 말했다. 수린은 그저 두 눈을 멍청하게 깜박였다.

 

 감겨있던 시린 두 눈은 약간의 형형한 이채를 동반한 채. 어둠 속에서 완전히 그녀를 향했다. 너무 놀란 수린은 잠시 입을 벌린 채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런 수린의 얼굴을 보며 그가 재밌다는 듯이 웃었다. 그 미소에서 수린은 갑자기 입 밖으로 꺼낸 것은 단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두 알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순식간에 잠은 달아났다. 심지어 그가 몰래 홈쳐 보던 것 까지 모두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얼굴은 확 달아올랐다. 더 이상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을 정도였다.

 

 “...그래서?”

 

 그러나 그 다음 번의 입으로 나온 말은 침착하게 무거운 말이었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셈이야. 슬슬 나가봐야하지 않겠어?”

 

 그답지 않게 진지한 어투였다. 아니, 조금 초조해 보이기도했다. 일단 몰래 훔쳐보거나 멋대로 과거를 지레짐작한 자신을 힐난하는 말이 아닌 것에 안도한 수린은 그가 기다리는 것에 지쳤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의 예상과 달리 이건 이제, ‘기다리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사실 번은 보이는 것과 달리 굉장히 신경이 곤두서있고 곤란해진 상태였다.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느라 눈을 감고 있던 것 뿐이었다. 어쩌다보니 벌써 몇십분째 때 아닌 여유를 향유하고 있었으나 상황은 이미 그가 손 쓸수도 없게 급격하게 나빠진 뒤였다.

 

 어둠은 점점 깊어지고 있었다.

 

 번은 심연이 가라 앉은 저만치의 복도를 감지하며 천천히 제 눈을 깜박였다.

 

 백아의 수행원들은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이제 구조를 기다려도 될만큼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다. 어느새 바로 근처에서도 ‘그것’이 느껴지고 있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기분 나쁜 공기가 몰려들자, 그는 눈썹을 모았다.

 

 그는 이 인간 신이 인간과는 어떻게 다르며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잘 몰랐다. 하지만 이곳에 더 있으면 인간의 몸인 백아는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걸 짐작하고 있었다. 어쨌든 그녀는 아포리아도, 완전한 신도 아니었으니까.

 

 책임, 이라는 단어는 그의 사전에 존재하지 않았다.

 

 번은 스스로 총대를 매고, 그 자신의 의지로 행하는 모든 일이 부담스러웠다. 그러니 그는 그녀가 먼저 무언가라도 말해주길 바랬다. 그러나 아무것도 모르는 백아는 그저 저를 마주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

 

 역시 이건 내 잘못인가? 자신의 옆모습을 바라보는 수린의 시선을 의식하며, 번은 결국 조금 죄책감을 느껴버렸다. 어쩌면 다 떠나서 바뀐 상황부터 알려줘야 됐던 건지도 몰랐다. 이렇게 느긋하게 있는 게 아니라.

 

 그는 결국 차가운 벽에 비스듬히 기댄 채, 마른 세수를 몇 번 했다. 여자의 시선과, 그로인해 등줄기를 기어오르는 죄책감이 현재 그로서는 상당히, 신경쓰였다.

 

 번은 이제 그냥 가버리지 않은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정체를 드러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상대가 백아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번은 손바닥에서 얼굴을 뗀체 아무것도 없는 벽을 바라보았다. 그래. 결정했다.

 

 그러니 대신, 백아가 원한다면 함께 나가주겠다. 사실 그럴 의향이 그의 안에서 몇분전 부터 세워지고 있었다. 이미 최선의 선택지는 세워져있다고 봐도 좋았다.

 

 자랑은 아니지만 자신과 함께 간다면 백아가 위험에 빠질 일은 없었다.

 

 그것이 번이 어둠속에서 눈을 감은 채 내린 결론이었다. 물론 절대 그녀가 아무 이유 없이 같이 가겠다고 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는 하나도 쉬운일이 없음에 결국 다시 눈썹을 치켜올리고 말았다. 불행히도 그 자신은 현재 두 가지 위기에 봉착해 있었다.

 

 첫 번째는 백아가 생각 이상으로 수행원들을 ‘깊게’ 믿고 있다는 것. 그래서 지금 꼼짝도 안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그 스스로 자신을 D+급 아포리아이자, 영의 수하로 밝힌 점이었다.

 

 그런 자신의 말을 백아가 믿어줄 턱이 없었다. 임시방편이었지만 그게 지금 발목을 잡을 줄이야. 번은 얼굴을 구기며 다시 고민에 휩싸였다. 결국 그 플라스틱 쪼가리는 역시나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다.

 

 “곧 우리 쪽 사람들이 구하러 올거야.”

 

 그 때 수린이 번을 빤히 바라보며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분명 전에도 한번 들은 말에 고민에 빠져있던 번은 멍청하게도 물끄러미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는 말속에 스며있는 고집을 느꼈다. 그리고 천천히 수린의 ‘우리 쪽’이라는 말을 곱씹었다. 그러자 다른 의미로 불안한 예감이 엄습했다. 번은 지금 자신이 느긋하게 누굴 돕고 말고의 상황이 아니란 걸을 깨달았다.

 

 상대는 백아다.

 

 “그러니까 여기서 기다리다가 나와 함께 나가. 그럴 수밖에 없어.”

 

 수린은 번의 표정이 살짝 어둡게 변한 것을 깨닫고는 자신도 모르게 그의 손을 두 손으로 꽉 잡았다.

 

 갑자기 잡힌 손에 번의 입술이 씰룩였다. 어투에서 멋대로 위험에 빠지는건 안된다는 수린의 의사가 강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번은 그것보다도 갑자기 잡힌 손에 심장이 제멋대로 쿵쿵 뛰는걸 느꼈다.

 

 당황스럽다.

 

 “아니, 내가 보기엔.”

 

 그가 상기된 얼굴로 잡힌 손을 풀며 급하게 입을 뗐다. 철딱서니 없는 행동에 표정이었다.

 

 젠장.

 

 번은 커다란 손바닥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부디 이 얼굴은 여자가 보질 않길 빌었다. 멍청하게도 생각지도 못한 여자의 행동에 그는 정말 오랜만에 당황이란 것을 하고 있었다.

 

 “내가 보기엔?”

 

 그의 속도 모르고 수린이 재촉했다. 그녀의 재촉에 어둠속에서 번이 번뜩 눈을 떴다. 머리 속으로 수 많은 대답들이 돌아갔다. 그래. 진실. 그는 꿀꺽 침을 삼켰다. 지금이라도 진실을 알려야만했다. 그가 결국 수린을 돌아보며, 짐짓 비장한 마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계속 여기에 있으면.”

 

 그의 다음 말은 ‘계속 여기에 있으면 곧 어둠에 먹혀 고기 조각처럼 잘게 잘게 찢기게 될 거야.’ 였다. 하지만 그의 입은 그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아주 무심결에 고개가 그녀 쪽으로 향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번은 어둠속에서 수린의 눈동자와 딱마주쳤다. 자신을 올려다보는 검은 두 개의 눈동자가 어둠속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그곳엔 백아도 처음 보는 여자도 없었다. 그저 까만 밤하늘에 유일하게 떠있는 별, 만이 존재했다. 그래 아주 오래전 그 날의 밤하늘처럼...

 

 미친게 분명했다. 그러나 그 날 그는 그렇게 밖에는 묘사할 길이 없었다. 팔에 닭살이 돋을 정도로 섬세한 감각에 번은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곧 자조스럽고 허탈한 비웃음이 그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분명 어제 술을 마신건 아닌데 말이지.

 

 그는 수린의 하얗고 작은 얼굴에 눈을 떼지 못한 채 속으로 중얼거렸다. 말했다시피 그는 외모라는 것에 특별한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이 상황이 어색하고 또 불편했다.

 

 어째서 당장 지금 이 아무것도 아닌 인간의 탈을 쓴 신이 특별해보이는걸까. 그래, 어쩌면 백아가 만든 이상한 환각에 자신도 모르는 새에 빠져든 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해할 수 있다.

 

 “계속 여기에 있으면?”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수린이 그 다음말을 재촉했다.

 

 번은 입가에 힘을 주었다. 그의 표정은 웃는건지 화난건지 모를 이상한 모습이 되었다. 그 순간 또 다시 보이지 않는 나무줄기가 그의 몸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정말 갈거냐고 묻는 것 같은 여자의 눈이 그를 옥죄이고 있었다.

 

 생각, 다른 생각을 해야했다.

 

 번은 바짝 마르는 입을 침착하게 가다듬었다. 그러나 그는 이미 그답지 않게 일부러 백아를 겁먹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들기 시작한 후였다. 어쩌면 그저 당장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건지도 몰랐다.

 

 “그냥...”

 

 “그냥?”

 

 이제 수린은 앵무새처럼 번의 말을 따라했다. 번은 속으로 욕설을 삼켰다. 그리고 최대한 머릿속에서 가능한 단어를 끄집어내 조립하기 시작했다. 몇 초 후 생각을 정리한 그가 입을 뗐다.

 

 “그냥. 이 앞으로 가는게 더 좋을 것 같아서.”

 

 참으로 논리적인 대답이 흘러나왔다.

 

 바란대로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고개를 푹 숙인 수린에 다행히도 더 이상 반짝이는 눈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번은 기다렸다는 듯이 찾아온 정적에 끙. 신음소리를 내야했다.

 

 바보가 아닌 수린은 그걸로 입을 다물었다. 황당해하는 여자의 표정이 보지 않아도 그려지는 듯 했다. 하지만 번은 이 이상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고 여자를 설득시킬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힐끗 본 시야 너머로, 머릿속으로 혼자 열심히 갈등하는 여자의 얼굴이 보이자 그는 조금 미안해졌다. 그러나 동시에 더더욱 백아를 홀로 두고 가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건 아마도 죄책감 때문이었다.

 

 자신 때문에 모두의 신 백아가 죽어버리기라도 한다면, 그것 자체가 재난이 아닌가. 그래서 그는 꽤 초조하게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런데 그 때 수린이 결심한 듯 커다랗게 한 숨을 쉬었다.

 

 “좋아. 같이 가,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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