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
Ress
사류라
 1  2  >>
 
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운석으로 300만 명 PK
작가 : DOcTO
작품등록일 : 2017.10.30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천재 프로게이머 수현. 가상현실게임 '리로드'에서 그의 신화가 시작된다.

 
1화.전설은 아무도 모르게 시작된다(END)
작성일 : 17-10-31 13:16     조회 : 311     추천 : 0     분량 : 555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이번 정류장은 00입니다.”

 

 수현의 눈이 게슴츠레 떠졌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항상 느끼지만 도착하기 일보 직전에 일어나는 건 매번 경험해도 신기했다.

 

 버스에서 내리면서 수현은 그 때 일을 다시 되새겼다.

 

 친구라면 누구라도 하는 내기 하나 이겼을 뿐인데, 그 후폭풍은 컸다.

 

 수업을 듣는 도중 뒤에서 종이 쪼가리가 수현의 뒷머리를 간지럽히는 것은 기본이고 학교에서 질 나쁘기로 소문난 놈들이 말 한 번 섞은 적 없는 수현의 어깨를 치고서 사과 한 마디 안하더니 뒤에서 비웃었다.

 

 그 일이 계기가 된 것이 아니라고 믿고 싶어도 시기가 너무나도 잘 맞아 떨어졌다. 그리고 수찬이 그 놈들에게 기부하듯이 돈을 퍼붓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자신의 가치를 돈으로 끌어올리는 부류였다.

 

 수현이 무관심한 태도를 이어나가자 그들은 관심을 잃은 듯 포기했다. 수현의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음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그에게도 고된 일이었다.

 

 

 수현은 약속 장소였던 고기집에 들어갔다. 카운터 바로 옆 표지판에 ‘이진수’라는 이름으로 예약된 방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사실 방이 어딘지 찾을 필요도 없었다. 가장 시끄러운 방이었으니까. 고등학교 3년 친구들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힘들었던 고3 생활에 단비같은 애들이었다. 수현은 망설이지 않고 문을 열었다.

 

 

 “어, 왔냐?”

 “이거 얼마만이냐?”

 “한국대 들어간 놈이 벌써부터 휴학하다니.”

 

 수현은 답사하며 하나 남은 구석자리에 앉았다.

 

 “오랜만이네?”

 

 상큼한 목소리가 귓가에 흘려들어왔다.

 

 “으응? 그, 그래.”

 

 말을 걸어주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옆자리에서 재미있다는 듯이 웃는 여자는 오연희.

 

 눈부신 외모로 학교에서 수많은 남자를 울린 여자. 입학식 바로 다음 날 3학년 선배의 고백을 차 버린 후 수현이 직접 본 그녀가 고백받은 횟수만 다섯 번이 넘었다. 연희와 3년 동안 같은 반 —이것 때문에 친구한테 부럽다는 소리는 100번은 넘게 들었다-- 이었던 것을 감안해도 상당히 많은 숫자일텐데 보지 않은 고백까지 합치면 최소 10번은 넘을 것이었다.

 

 3년 동안 같은 반인 수현이 보기에도 연희의 외모는 볼 때 마다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느껴졌다.

 

 ‘심지어 대학까지 같다니.’

 

 연희는 수현과 같은 한국대. 디자인 전공이었다. 대학까지 같다고 놀림받은 것을 생각하면 한숨만 나왔다. 반면 수현에게는 정말 고마운 친구이기도 했다. 수현이 한국대에 입학하도록 최선을 다해 옆에서 공부를 도와주기도 했으니까.

 

 “학교 휴학했다며? 왜 한거야? 무슨 일이라도 생긴거야?”

 

 “어? 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

 

 최선을 다해 입을 열려고 했지만 도저히 입이 수현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애초부터 여자에 약한 수현이지만 그 여자가 연희라면 존재감까지 미약해졌다.

 

 어떻게 연희의 옆에서 공부하고 모르는 것을 자연스레 물어봤을까. 수현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과거의 수현이었다.

 

 어색한 흐름을 깨준 건 의외의 인물이었다.

 

 “야, 수현. 한국대 휴학했다면서?”

 

 역겨운 목소리의 주인은 찬수. 그 모진 성격 때문에 아무도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오늘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수현은 생각했다. 최소한의 눈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그 모진 성격에는 눈치가 없다는 것을 포함한다는 것을 깜빡하고 있던 수현이었다.

 

 “너한테 한국대학교는 과분하다는 걸 알았나보네?”

 

 “맞는 말이지. 나는 누구처럼 한국대에 어울리기 위해서 학원에 매 년2억을 갔다 바치기는 힘드니까.”

 

 찬수의 미간이 대놓고 구겨졌다. 저런 표정을 지으면 분위기가 어떻게 되는지는 안중에도 없는 듯 했다. 2억도 어디서 흘려들은 말이었는데 비슷하게 맞춘 것 같았다.

 

 “얘 리로드 한다고 휴학했잖아.”

 

 유일하게 휴학 이유를 알려주었던 진수가 말했다.

 

 “처음 수현이가 말했을 때는 농담인 줄 알았는데 다음에 만날 때 휴학계 들고 가는 모습보고 뜯어 말리려고 했는데 이미 늦었었지.”

 

 “야 드디어 네가 시대의 흐름을 타는구나. 그 동안 이상한 게임만 하더니.”

 

 “이번 게임도 1등하게? 1등하면 믿어준다.”

 

 “지금 레벨 몇 인데? 나 21인데.”

 

 “벌써? 나 13인데.”

 

 일반적인 유저가 달성했을 레벨.

 

 “나는 72이다.”

 

 게임을 잘하진 않지만 무식하게 오래하면 달성하는 레벨. 찬수는 그 의미를 모르는 듯 자랑스럽게 어깨를 폈다.

 

 “수현아, 너는 레벨 몇이냐?”

 

 “찬수 너는 어디 수현이 앞에서 바람 잡아.”

 

 “105.”

 

 이 숫자 한 마디에 친구들은 정확히 2초 동안 침묵에 잠겼다.

 

 “백... 오? 그거 현재 한국랭킹 1등 아니야?”

 

 “유저가 벌써 1000만 명이라던데..... 그 사이에서 1등이라고?”

 

 “진짜? 그게 그렇게 대단한 거야?”

 

 이후에 이어지는 폭발적인 호응. 게임에 관심이 없는 여자 애들도 ‘1등’이라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흥미로워했다.

 

 “휴학하더니 마음 제대로 먹었나보네.”

 

 “지금 여기 있어도 되냐? 레벨 안 올리면 순위 떨어질라.”

 

 수현 역시 그들의 호응에 힘입어 대화에 끼었다. 보통 게임은 아니었기에 R3를 살까 고민하는 친구, 레벨 올리는 방법 등 모르는 내용도 전부 수현에게로 질문이 몰려왔다.

 

 “사냥에 난이도가 있어서 레벨 올리기 힘들꺼야. 재미있게 하고 싶으면 친구들이랑 파티해서 같이 사냥하면 편할꺼야. 그리고 유저들 전체 레벨이 일정수준 이상 올라가면 저레벨 경험치량이량 난이도 낮춰준다고 했으니까. 시간 지나면 할 수 있는 것도 엄청 많아질 걸?”

 

 “통증을 제외하면 모든 감각을 다 느낄 수 있어. 맛있는 거 먹을 수도 있어. 뭐, 추운 거나 목 마른 거나 배고프다는 것도 다 느낄 수 있지만 플레이에 영향을 미칠 수준까지는 안돼. 게임을 안 좋아해도 분명 재미있을거야.”

 

 수현은 처음 즐겨보는 분위기. 과거 수현이 다른 게임을 했을 때는 아무도 수현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아니, 물어본다고 하더라도 10초 이상의 대답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너 무슨 게임 하는거야?"

 

 "히...."

 

 "아, 그 망겜?"

 

 이 상황에 수현과 게임이 같이 마음 아파하는 것도 작년이 마지막이다. 전세계적으로 돌풍이 불고 있는 갓겜 리로드에서는 평소 게임에 관심이 없던 여자 애들도 관심을 가지고 수현에게 물어보았다.

 

 '게임에 대해 가르쳐준다는 것이 이렇게 좋은 거라니.'

 

 감격스럽기까지 했다.

 

 이렇게 수현이 한창 쾌감을 느끼면서 게임에 대한 이야기로 활기를 띄고 있는 방에 찬 물을 부은 건 역시 또 그 놈이었다.

 

 “그래서, 결국은 게임에 미쳐서 휴학했다는 거지?”

 

 반사적으로 수현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나에게 시비를 거는 것은 둘째 치고 왜 이렇게 분위기를 못 읽지?

 

 오히려 수현이 주위를 둘러보았고 역시 다들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에휴, 초딩도 아니고 언제까지.....”

 

 “야, 정찬...”

 

 “그만해.”

 

 모두의 시선이 진수의 말을 끊은 곳으로 향했다.

 

 “너 수현한테 피해의식 있니? 또 왜 그렇게 분위기를 망쳐.”

 

 연희가 화난 표정으로 찬수를 몰아세웠다. 앉아있던 모두의 표정이 놀라움 반 통쾌함 반으로 변했다. 연희가 화를 내는 모습을 처음 본 것이 수현만이 아닌 듯 했다.

 

 “아니, 나는 그냥 수현...”

 

 “변명 그만해. 수현이 잘못했던 안했던 그렇게 비꼬듯이 말하는 태도부터 고쳐.”

 

 찬수는 연희의 말에 당황해서 입을 제대로 못 열었다. 찬수는 예전부터 다른 애들 충고에는 아니꼬워 했어도 연희와 이야기할 때의 말투는 부드러움 그 자체였다. 그가 교실에서 연희에게 당당하게 고백하는 모습을 보고 그 이유를 눈치챘지만. 결과는 수현이 찬수에게 동정심이 생길 정도로 비참했다.

 

 ‘애초부터 어떤 학생이 선물로 명품 백을 준비하냐.’

 

 연애 경험이 1도 없는 수현도 알 수 있었다.

 

 찬수는 연희에게 이래저래 변명을 하려다 스스로에게 비참했는지 자리를 일어났다. 나가기 전에 수현을 쏘아본 것은 덤이고.

 

 한숨이 저절로 튀어 나왔다.

 

 ‘아, 왠지 더 귀찮아질 것 같은데.’

 

 

 

 다행히 방 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금방 왁자지껄 해졌다.

 

 “고..고마워.”

 

 말을 하면서도 자신이 한심했다.

 

 ‘왜 여자 앞에서는 말을 못하니. 수현아!’

 

 “아니야. 내가 듣기 거북했어.”

 

 이어지는 침묵.

 

 누가 이 관계를 3년 동안 같은 반에서 공부한 친구로 여길까.

 

 이 침묵을 깨준 것은 고맙게도 그녀였다.

 

 “수현이 너 게임 잘한다고 했지? 리로드도 순위 엄청 높다고 했고.”

 

 “어? 어. 다른 건 몰라도 게임은 자신있지.”

 

 “나도 리로드 하려고 하거든? 나중에 게임하는 거 도와줄 수 있어?”

 

 이해할 수 있었다. 게임을 싫어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시간의 흐름이 다르다는 점은 게임을 싫어하더라도 눈길을 돌릴 만하니까.

 

 “어떻게? 모르는 거 있으면 지금도 가르쳐 줄 수 있는데. 레벨업 하는 최적의 사냥 루트나 전문 직업 육성 방식 같은 것 다 설명할 수 있는데 너는 디자인 쪽 전공이니까 의상,건물 각종 아이템 디자이너로 키울 수도 있을꺼야. 나름 전문가 아니면 하기 힘든 직종이니까 열심히만 하면.....”

 

 “아니 지금 말고 다음에 게임 안에서 직접 가르쳐주면 안돼?”

 

 “음? 그래도 되지.”

 

 “그러면 내일 가능해?”

 

 연희는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진짜 예쁘긴 정말 예쁘단 말이야.’

 

 수현은 눈을 연희의 얼굴로부터 살짝 돌렸다. 계속 얼굴보고 말하면 얼굴이 새빨개질 것 같았다. 이미 연희가 눈치챌 정도로 빨개졌지만.

 

 “그거는 조금 힘들 거 같아. 지금 레벨 순위 경쟁에 눈을 돌릴 수 없을 정도로 바빠서......”

 

 “그래.....”

 

 순식간에 쳐지는 연희의 얼굴과 분위기. 이렇게 눈에 확연히 띄는 감정 표현 역시 연희의 인기에 한 몫했다.

 

 “그러니까 한 달 뒤에는 안될까? 그 때쯤에는 컨텐츠 찾기도 힘들거고 시간도 생길......”

 

 “좋아.”

 

 재빠른 목소리가 수현의 말을 가로 막았다. 그녀의 표정은 다시 한 번 상기되어 있었다.

 

 “그래. 그러면 나중에 내가 연락할께.”

 

 이 이후로 둘은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수현은 신발을 후다닥 벗고 방에 뛰다시피 들어갔다. 가족들이 다 자고 있었기에 최대한 소리 안나게 뒤꿈치를 드는 것도 잊지 않았다.

 

 술도 최대한 피했다. 리로드는 뇌의 상태를 체크하여 음주상태일 때의 접속을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하게 술을 마시면 게임을 하기가 불가능했다. 덕분에 마지막까지 자리에 남아야 했지만.

 

 ‘그렇게 주사가 심한 줄 몰랐어. 그렇다고 오바이트 하는 것 보다야 훨씬 나았지만.’

 

 한창 진수와 이야기를 하던 와중 왼쪽 시야에 초록 병이 들어왔다. 그렇게 눈을 연희 쪽으로 옮겼을 때, 과장 하나 없이 수현의 입이 떡하게 벌어졌다.

 

 ‘소주가 몇 병이야.’

 

 소주병이 정삼각형을 이루며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놀라던 와중 어깨에 부드러운 무언가가 파고 들었다. 슬슬 보기가 두려워졌지만 꾹 참고 고개는 경직된 채 눈동자를 돌렸다.

 

 연희의 수현에게 기댄 채 볼을 비비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수현의 심장이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쿵쾅대기 시작했다. 떼어내고 싶어도 연희가 넘어질까봐 몸을 움직이지도 못하고, 손을 대지도 못한 채 가만히 앉아있었다.

 

 연희 옆에 앉아있는 여자애가 연희를 보고 나서야 수현은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여자애가 의미심장한 눈초리로 수현을 바라보았을 때는 오해라고 말하려다 그만두었다.

 

 ‘진짜 부드러웠는데.’

 

 수현은 그녀 볼의 부드러움을 생각하다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잊자. 잊어. 걔도 부끄러워할텐데.’

 

 수현은 게임에 몰입하기 위해 잡생각을 떨쳐낸다음 곧바로 R3를 머리에 씌웠다.

 

 ‘플레이어가 기절 상태에서 깨어났습니다. 접속 가능.’

 

 수현은 곧바로 리로드에 접속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 2화.사막에서 바늘 찾기(1) 2017 / 10 / 31 306 0 8073   
3 1화.전설은 아무도 모르게 시작된다(END) 2017 / 10 / 31 312 0 5554   
2 1화.전설은 아무도 모르게 시작된다.(2) 2017 / 10 / 30 360 0 5093   
1 1화. 전설은 아무도 모르게 시작된다.(1) 2017 / 10 / 30 528 0 654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시간을 되돌아봄
DOcTO
Black Blood
DOcTO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