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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Supreme
작가 : 미소카
작품등록일 : 2017.10.31

최고의, 그와의 연애 일기

 
# 0화. 프롤로그
작성일 : 17-10-31 07:49     조회 : 369     추천 : 0     분량 : 7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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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꺼져! 아 꺼지라고!!"

  한국보다 조금 따뜻했던 3월. 일본의 수도, 도쿄 신주쿠 한복판에서 일이었다. 이 남자는 나더러 어디로 꺼지란 건지 의문이었다. 나는 이 남자의 말대로 꺼져주겠다고 무작정 앞을 향해 걸었다. 처음 와보는 길이었다. 낯설고 아무것도 모르는 일본에서의 첫 생활 시작이었다. 꺼지고 싶다고 나도 지금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하고 싶은 일을 못 찾고 방황하며 집에만 틀어박혀있기를 2년. 많이 고민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 하고 싶은 게 뭘까. 생각했다. 전문대 일본어과에 진학했다. 집에서 컴퓨터만 붙잡고 있는 동안 나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에 빠졌다. 문득 나도 저렇게 자막을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번역이 하고 싶어졌다. 아니 통역이라도. 듣기엔 익숙해져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몰랐고 배운 적도, 스스로 공부한 적도 없었다.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서 배워보기로 결심했다.

 

  처음에,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 대학을 진학하긴 했었다. 문과였는데 컴퓨터공학과로 지원했다가 한 달도 못 버티고는 그만뒀다. 서울로 가고 싶다고 고등학교 내내 공부만 했었다. 부모님께 억지로 자취방을 얻어 부담도 안겼었다. 재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모님은 부산으로 내려오라고 여기서 그냥 다니라고 했기에, 나도 그땐 아무런 하고 싶은 것도 목표도 없었기에 알겠다고 대답했었다. 엄마의 권유로 사회복지학과를 지원했고 운 좋게도 내가 지원했던 부산의 이름있는 대학을 골라갈 수 있을 정도로 모두 합격했다. 하지만 이게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일까? 등록하기 전에 갑자기 두려워졌다. 또 똑같은 실패를 반복할까 봐. 컴퓨터공학과에 가서 적응 못하고 배우고 싶지도 이해하지도 못한 수업을 듣던 때가 생각났다. 나는 사실 음악이나 미술이 하고 싶었다. 고등학교 들어갈 때쯤 가정형편이 몹시 안 좋아져 그만두었었다. 그래서 사회복지과에 가면 취미 정도로 음악치료나 미술치료를 병행할 수 있으니 나에게도 어느 정도 내가 하고 싶었던 걸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내심의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막상 대학에 들어가려고 하니 그건 아주 일부에 불과할지도 모르고 또다시 난 이걸 왜 하고 있지 등의 고민이 반복되고 포기하고 싶어질 기분이 들 거란 예감이 들었다. 결국엔 진학하지 않았고 1년간 또 방황했다.

 

  그렇게 어렵게 하고 싶은 걸 찾아낸 게, 간절히 원해서 이루어진 게 일본어라는 희망이었다.

 

  대학에 진학하니 남들 20살 때 입학하는 걸 22살 때 입학해서 어린 동생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수업을 듣고 배우다 보니 내가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걸 하다 보니 이렇게 행복한 시간이 없었다.

 

  일 년간 대학에서의 수업은 학원을 한 달 다니는 것만큼의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너무 수준이 낮거나 쉽다고 생각해서 학원을 다니는 편이 나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더 배우고 싶은데, 더 알고 싶은데. 만족하지 못한 거였다. 1년간 대학에서 배운 것만으로 나는 일본어 능력 시험 3급에 도전했다. 의외로 생각보다 너무 쉬운 편이어서 바로 합격했다.

 

  나는 이 정도의 겨우 기초만 땐, 잘하지는 못하지만 알기는 아는 그런 수준이었다. 일본어에 갓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아이 정도에 불과했다. 겨울방학을 할 때쯤, 전문대니까 2년 뒤엔 취업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나는 더 배우고 싶고 일본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일본인들과 대화하며 말을 배우고 말이 트이길 바랐다.

 

  이 무렵부터 뭔가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이 남자와. 내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듯했다.

 

  남자는 같은 과 선배였다. 우리는 과 CC였다. 입학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나, 선후배 대면식이라는 이름으로 과대가 같은 과 학생들을 모아 술파티를 벌였다. 나는 그 자리에서 이 남자와 처음 만났다.

 

  술 마시는 게 은근 기분이 좋아서, 옆에 앉은 덩치 크고 호탕해 보이는 선배가 주는 소주를 계속 받아 마셨다. 옆자리의 한 4명 정도 되어 보이는 선배들이 담배를 피우러나간 건지, 화장실을 갔던 건지 했던 타이밍이었다. 쉬지 않고 마시던 소주의 기운이 확 올라왔다. 어지러운 게 느껴졌다. 아 이대론 뭔가 실수를 할 수도, 집에 못 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제정신일 때 나는 집에 왔다. 집에 오자마자 바닥에 쓰려졌다. 그대로 잠이 들었고 새벽 즈음 깨니 토할 것 같은 기분에 화장실에 갔다가 어지러워서 바닥에 그대로 고꾸라졌다. 다행히 다치진 않았지만 다 토해내고 나니 술을 깨고 싶다는 기분이었다. 한밤중, 그것도 새벽에 그냥 자취방 앞 편의점을 향해 무작정 걸었다. 뭐였더라, 모닝케어? 그런 걸 먹으면 되나 하는 생각으로 걷다가 핸드폰을 들여다보니 카톡이 와있었다. 누군지 잘 모르겠는 선배였다. 난 아직 술이 덜 깬 상태로 답장을 했다. 뭐라고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술 깨러 나간다고 했던 거 같다. 얼핏 그런 거 마시는 게 더 안 좋다는 말을 했고, 나는 그럼 아이스크림이나 사 먹으러 가겠다고 했다. 이 남자는 자기도 자취한다고 했고. 그럼 먹고 싶으면 나오시던지 안 나오면 안 사줌 같은 소리를 했던 거 같다.

 

  집 근처 롯데리아에 앉아서 소프트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이 남자와 같이. 남자는 밤에 나온 나를 위해 외투를 가지고 나와서 걸쳐주었다. 어떤 영화의 이야기를 했다. 나는 그 영화가 재미있어서 벌써 2번이나 봤다고 말했다. 남자에게 아직도 안 봤냐며 내일 보자고 먼저 말했다. 이 남자와 같이 영화를 보기로 한 것이다.

 

  자고 일어나니 얼떨떨했다. 나도 모르게 내 쪽에서 데이트 신청을 한 꼴이었다. 심지어 내 생일. 기분이 이상했다. 어찌 됐든 영화를 보러 갔다. 남자는 나름 준비했는지 자기가 알아본 식당으로 가자고 했다. 문이 닫혀있었다. 망한 듯했다. 내가 스파게티를 좋아한다고 떠들었었던 거 같다. 스파게티 집이었는데 이미 장사를 접은지 된 듯했다. 몰랐나 보다. 인터넷이나 뭐 어디서 알아봤겠지. 와본 곳도 아니면서. 남자란,

 

  나는 대충 내가 자주 가는 스파게티 집으로 안내했다. 홍대에서 우리는 스파게티를 먹고 영화를 보고 헤어졌다. 영화관에서 생일할인 어쩌고 이야기를 해서, 이 남자가 내생일인걸 알아버렸다. 왜 말안했냐고 그런다. 나도 몰랐단 식으로 얼버무렸다. 딱히 그 당시엔 잘 모르는 사이니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었지만. 그만했으면 됐는데, 그 다음날 주말에 벚꽃축제를 보러 가자고 했다. 새 학기 시작했을 막 무렵이었으니 4월, 벚꽃이 막 필 때이기도 했다. 나는 당시의 순수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대학에 갓 들어와 들떠서 마냥 좋았다. 나에게 관심을 보이는 선배라는 이 남자도. 데이트 신청도 눈에 뻔히 보이는 작업이었지만 넘어갔다.

 

  나는 이 남자와 여의도에 갔고 무척이나 사람이 많아서 내가 먼저 손을 잡았다. 한참을 거닐며 벚꽃 구경을 하다 남자는 돌아오는 길에 나에게 사귀자고 했다. 나는 너무도 예상했던 그대로여서 웃음이 났다. 남자는 내가 웃어서 거절 한 줄 안 모양이다. 아니라고 그냥 웃겨서 웃었다고 나는 아무렇지 않게 흔쾌히 사귀자고 그러자고 했다.

 

  과 CC인데다 선배랑 사귀다 보니 온 학교의 우리 과 교수님들, 선배들 나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신입생인데. 남자의 영향이었다. 잘 지내는 듯했다. 남자의 부모님과도 몇 번 만나 밥도 같이 먹었다. 뭔가 가족 같고 편하고 그런 서로 의지되는 듯한 사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본에 가서 사는 건 다르다. 라고 생각했다. 이건 온전히 내 생각이었다. 남자는 졸업을 해야 했다. 나는 1년을 학교를 다니고 1년을 휴학하는 사이 1년 동안 일본에 다녀와 나머지 1년을 공부하고 졸업할 계획이었다. 남자는 나랑 떨어지고 싶지 않은 건지, 일본에 같이 가고싶다고 했다. 같은 과이기도 하고, 서로 일본에 대해 관심이나 흥미가 많은 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난 같이 가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었다. 일본어를 배운다는 그 자체는 내 공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워킹홀리데이 준비를 했다. 그동안 친하게 지내던 일본인 친구에게, 원어민 교수님에게 여러 가지 도움을 많이 받으며 준비했고 단번에 비자에 합격했다. 문제는 이때부터 커졌다.

 

  남자는, 자기도 일본에 가고 싶다며 어차피 졸업해봤자 당장 할 것도 없고,라는 식으로 나랑 함께 워킹홀리데이 비자 발급 준비를 했고. 역시나 우연찮게도 같이 합격했다.

 

  같이 합격하면, 같이 가야 한다. 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 생각하다가 뭐, 같이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가서도 의지할 사람 있고 말이 통하는 사람 있고. 라고 생각했다. 안일했다. 이 남자는, 같이 가는데 왜 굳이 돈만 더 많이 들게 따로 지내야 하냐부터 시작해서 나와 모든 걸 함께 공동으로 하려고 했다. 집을 구하는 것도 둘이 같이 살면서 룸메이트로 돈을 반씩 내자고 했고. 가는 날도 가고 싶은 곳도 같은 곳으로 하려 했다. 나는 싫었다. 혹시라도 사람이란 게 그렇다. 어느 커플과 다름없이 연인이란, 어느 날 싸우게 될지도 모른다. 그럴 때 한 집에 살면 피하고 싶어도 보고 싶지 않아도 마주해야 하고 같이 지내야 한다. 또, 남자는 어떨지 모르지만 여자가, 결혼 생각도 없는데 남자와 동거라니. 아무리 연인 사이이고 사랑한다 치더라도 거기까진 무리였다. 남자야 나중에 아 젊었을 때, 대학시절 때 여자친구랑 동거해본 적도 있지.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내가, 여자가 나중에 결혼할 때쯤, 신랑 측에서 대학시절에 내가 남자랑 동거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아무 말 없이? 물론 모르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그런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던 것이다.

 

  같이 있다는 것에 대한 의존, 사랑, 행복 그것들의 감정과 달리 나는 여러가지 있을 수 있을법한 비상상황, 위험요소를 배제하고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남자는 단순한 듯했다. 그저 같이 가서 같이 지내고 같이 일본에서 살아 본다는 것 그 자체로 이미 만족하고 기대하는 듯했다. 내 생각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채. 이런 걱정을 했다는 것조차도 생각 못 하겠지.

 

  내가 힘들다고.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이미 모든 건 진행된 후였다. 일어나고 나서였다.

 

  남자 부모님도 합세해서 둘이 굳이 같이 일본으로 가는데 따로 지내야 할 건 뭐냐고, 방세도 비싸고 돈도 많이 드는데, 같이 가서 둘이 돈도 반씩 내고 같이 살면 좋지 뭐라는 식의 말을 했다. 나는 부모님께 남자와 간다는 건 전혀 비밀로 했는데. 혹시라도 걱정할까 전혀 말도 꺼내지 않았다. 나중에서야 남자도 같이 일본에 갔다는 건 알았지만. 같이 산다는, 동거한다는 사실은 절대 끝까지 비밀로 했다. 알리지 않았다. 알리지 못했다.

 

  아니나 다를까. 일본에서 방을 계약하고 하룻밤 자고 바로 그 첫날부터 그 모든 게 틀어져버렸다.

 

  "아 시발 좀! 꺼지라고!!!"

 

  남자는 신주쿠 한복 판에서 나를, 나더러 다른 사람들은 알아듣지 못하는 한국어로, 일본에 온 첫날부터 꺼지라 그랬다. 어디로? 한국으로? 내가 갈 수 있는데 가, 돌아갈 수 있는데 가 없었다. 이제 막 일본에서 살기 시작했는데. 일본에서 돌아갈 집도 심지어 이 남자와 같다. 어떡하나. 하, 정말 큰일이었다.

 

  설마하니 우려했던 일이. 그것도 첫날부터. 나는 이 날의 충격이 일본에서 지내는 1년 내내 가시지 않았다. 이 날 난 다짐했다. 1년만 참자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바로 이 남자와 헤어질 거라고. 혹시라도 나한테 해코지 할까 봐, 무슨 일 생길까 봐 내 안전을 위해서 잠시만 참자고. 그리고, 나는 1년 뒤의 3월쯤, 똑같은 시기에 이 남자에게 헤어지자고 했다. 뒤도 안 돌아보고 그 길로 헤어졌다.

 

  고작, 이불을 어디서 살지, 일본을 잘 아는 지인에게 물어보자는 이야기를 했을 뿐이었다. 근데 자기가 나름 몰두해서 찾고 있었고, 내가 방해한다는 식으로. 네가 처 물어보던가. 네가 하면 될 거 아니야. 라는 말투였다. 아 이게 이 남자의 본성이었구나. 나는 1년간 다른 남자를 만났던 거다. 가면 쓴. 그런 이 남자를 믿고 바다 건너까지 와버렸으니. 일생일대의 후회를 했다. 나는 공격적인 말을 듣고 기분이 나빠서 건물 밖에서 바람을 쐬고 있었다. 근데 따라나와서는 네 이런 게 짜증 나게 한다고. 사람 짜증 나게 한다고. 답답하게 한다고. 알고 있냐고. 아 됐다고 꺼지라고 했다. 아 좀 꺼지라고 화를 냈다. 나는 나대로 그런 말을 듣고 화가 나고 억울하고 내가 왜 이런 말을 듣고 있어야 하지? 내가 왜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하는 거지 답답했다. 속이 갑갑했다. 순간 내가 이 남자의 여자친구가 맞나? 온갖 감정이 휘몰아쳤다. 꺼지라고 해서 꺼져주겠다는데. 앞만보고 막 걸어가는데. 따라와서는 어딜 가냐고 네가 갈 데가 어디 있냐고 길 아냐고 그런다.

 

  "씨발 꺼지라 매! 꺼지라고 해서 꺼진다는데 왜 지랄이야!"

 

  나는 그날, 그 사람 많은 길 한복판에서 울면서 남들은 알아듣지도 못할 외국어로, 한국어로 욕을 하면서 울분을 토했다. 이 남자는 끝까지 사과 한번 안 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결국 울면서 그냥 서로 말없이 돌아왔고 나는 그 날로부터 이 남자에게 마음을 주지 않았다.

 

  '현규, 나 남자친구가 꺼지래.. 뭐야?, 나 이제 막 일본에 왔는데.. 이제 앞으로 1년이나 살아야 되는데 어떡해..? 이 남자랑 살아야 되는데.. 나 어떡해.. 한국 가고 싶어..'

 

  '뭐? 미친 거 아냐? 휴, 돌아올래? 괜찮아? 그 남자랑 못 살겠으면 그냥 한국 와도 돼'

 

  '그렇지만.. 그렇지만.. 벌써 일본에 와버렸고 내 1년은.. 엄마랑 아빠한테 공부하겠다고 벌써 비자까지 받고 왔는데.. 돌아가버리면 그때야말로 어떡해.. 벌써 방 계약도 다하고 돈도 다 냈는데.. 어흑. 나 진짜 어떡하냐고..'

 

  '못 돌아오겠으면. 마음 강하게 먹어. 그냥 없는 사람 치면 돼, 그냥 너 하고 싶은 거 하고 지내다가 네가 무사히 한국 왔을 때, 그때 헤어지면 되는 거야.'

 

  '..응, 맞아. 내가 이 남자 때문에 일본 온 것도 아니고. 돈도 돈이고. 나 진짜 딱 1년만 참을래.. 1년만 지나면 진짜.. 진짜. 다시는 안 볼 거야.. 고마워, 현규.. 나 진짜 너무 서럽다..'

 

  '힘내, 잘 지내다 와. 힘들면 연락해. 알겠지?'

 

  '응, 고마워.. 내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

 

  흘려보내버린 지난 1년간의 일본에서의 기억. 그 속에서 버틸 수 있었던 건. 8년 지기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종종 몇 달에 한 번, 그에게 잘 지내고 있다는 듯의 연락을 했다. 별 시답지 않은, 내가 좋아하는 귀여운 고양이 사진이나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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