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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무능력자가 대공으로서 살아가기
작가 : 아리냥
작품등록일 : 2017.10.31

공작으로 빙의되었다.
흔한 주인공 보정인 외모? 검술? 마력?

그런 건 없었다.
오로지 내 자신만의 머리로 살아남아라.

 
서부의 지배자. 란체스터의 대공(7)
작성일 : 17-10-31 00:27     조회 : 210     추천 : 0     분량 : 4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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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7

 

 

 

 이세계에 빙의되면서 깨달은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내가 장악하고 있는 이 육체가 검술에 관해서는 절망적일 정도로 재능이 없다는 것이었고 뒷골목을 장악하고 있는 양아치 한 명과도 싸워서 이길 재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얼마나 최약체인 거냐. 어떻게 된 이세계 전생물 주인공이 뒷골목 양아치와 싸워서도 진다는 걸까.

 

 이쪽 생활이 익숙해질수록 찾아오는 뼈아픈 문제였다.

 이런 주제에 만약 전쟁에 참전하게 된다면 분명 눈 먼 화살에 맞아서 죽어버릴 것이다. 말타기도 못하고, 검술도 못하고, 격투술도 못한다. 그저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여성을 희롱하고 농담 따먹기를 하는 것 뿐. 정말이지 쓸모 없는 육체다.

 

 "여기에 인장을 찍으면 되는 건가."

 

 친필로 적은 서한을 봉투에 넣고서 그것 위에 촛농을 떨으뜨려서 봉한다. 그리고 굳기 전의 촛농 위에 도장을 찍음으로서 가문의 문양이 새겨졌다.

 

 란체스터 공작령을 상징하는 문양은 두 개의 머리가 달린 드래곤, 쌍두룡이었다.

 

 기사의 용맹과 명예를 상징하는 드래곤은 대륙에서 가장 잘 알려진 문양 중 하나였고, 듣기로는 여러 귀족들은 란체스터 공작령을 상징하는 이 가문의 문양이 새겨진 서한을 받는 것을 염원하는 자들도 있다고.

 

 란체스터 공작의 집무실에서 업무를 도맡으면서 일을 분담하여 도와주고 있는 관료에게 물었다.

 

 "궁금해서 그러는데, 란체스터 공작령은 얼만큼의 지명도가 있는 거야?"

 

 박식하게 생긴 밤색 머리카락의 20대 남성이 말했다.

 

 그는 국립 아카데미에서 수석으로 졸업한 엘리트로서 젊은 나이에 공작의 업무를 맡을 정도로 진급에 진급을 반복한 남자였다.

 

 "대륙 중심부에 국왕 직할령이 있는 아우로페 왕가와 제국 동부의 관리자인 교황청. 그 양대 세력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 란체스터 공작령입니다. 물론 공작 전하께서는 아우로페 황족이시므로, 황제 폐하를 지지하는 왕당파이십니다. 다시 말해, 현 황제 폐하께서 가지고 계신 황권을 수호하는 제 1의 신하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나는 개망나니에 미친놈이잖아."

 

 "......"

 

 내가 스스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하자 나에게 설명해주던 남성은 경악하면서 입을 다물었고, 열심히 일을 하던 다른 관료들도 떨면서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다른 귀족이 이리 말하였다면 "아닙니다!"라고 거세게 반발하였겠으나 루키우스 아우로페라는 인간은 천하의 개쓰레기였다. 그렇기에 차마 대놓고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었던 관료들은 그저 입을 다물고만 있었던 것이고.

 

 

 나는 지금까지 시녀들과 함께 노닥거리는 생활에서 벗어나 집무실에 처음으로 들어와서는 본격적으로 공작으로서의 업무에 매진하게 되었다. 여러 가신들이 간청한 것도 있었고, 시녀들이 "일에 매진하는 남자가 좋아요. 멋있잖아요."라는 사탕발림에 넘어간 이유도 있었다.

 

 나는 얼마나 쉬운 남자란 말인가.

 그런데 어째서 연인이 없는 건지. 그것 참 미스터리하다. 가문의 모든 재산을 털어서 이런 나라도 좋아해줄 수 있는 여성을 찾고 싶다.

 

 "내가 과거에 지었던 별장들을 모조리 허물어버리고, 거성의 확장 계획도 모조리 백지화를 시켜버려. 쓸데 없는 짓을. 잠만 잘 수 있으면 되잖아. 뭐하러 이렇게 무식하게도 크게 만드는 거야? 별장에 있는 사치품도 다시 되팔아버리고, 그 돈으로 백성들의 복지 개선에 모조리 예산으로 집어넣어."

 

 "예?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고개를 끄덕이면서 의견에 이견이 없음을 다시 한 번 표현하였다.

 

 관료들의 시선으로 볼 때 내가 또다시 마음을 바꿀 거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였다. 별장을 막상 허물었더니 내가 깽판을 쳐버려서 이 자리에 있는 관료들과 그 가족들까지 모조리 처형시킬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망설이는 듯하였다.

 

 루키우스라는 녀석.

 얼마나 민폐였던 녀석이었던 건지. 이래서는 일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 현재 내가 업무를 보고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이다. 나머지는 내정대신인 칼라도프 란체스터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 그런데도 이렇게 힘이 들다니, 내 아버지라는 작자는 어떻게 공작위를 무사히 역임할 수 있었던 걸까.

 

 

 관료들과 함께 업무를 보고 있던 나는 쾅--!!하고 문소리가 크게 들리면서 나타난 여성을 바라보았다.

 

 "......"

 

 이 놈의 루키우스라는 녀석은 방탕한 놈이라 매번 나타나는 사람이 모두 여자였다. 심지어 주변인들까지 여성으로 가득 채운 것인가. 얼마나 하렘이 충실한 녀석이었던 거냐고. 이 정도면 대신 이 육체에 빙의되어진 내 입장에서는 심히 민폐인 것이 아닌가. 이딴 몸을 고르다니, 이건 실패작이다!

 

 "어머, 공작 전하. 어울리지도 않게 업무를 보고 계시네요."

 

 갑작스럽게 나타난 귀족 여성은 깔깔거리면서 웃기 시작했다.

 

 저 년은 예의라는 것도 모르는 걸까. 란체스터 공작의 집무실에 대뜸 나타나서는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나타나자마자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 관료를 보더니 잉크통을 집어들어 그 머리에 뿌리질 않나, 서류더미들을 흐트리거나 구겨버리고 있었다.

 

 "....."

 

 그런데 이 여자는 누구길래 내 앞에서도 저런 해악을 끼치는 것인지요.

 혹시 아우로페 황족 중에서도 높으신 분이라도 되는 겁니까. 현 황제와는 사촌지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공작의 앞에서 저런 몰상식한 짓을 할 정도로 말이지.

 

 옆에 있던 관료의 어깨를 쿡쿡 찌르면서 물었고, 밤색 머리카락의 청년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공작 전하의 친우분이시지 않습니까...."

 

 "나한테 약혼녀라도 있었던 거야?"

 

 "그, 그 분은 다른 분이시고.... 저 영애 분은 그러니까....."

 

 "아하. 섹스 프랜드 같은 거야?!"

 

 손뼉을 치면서 상스러운 발언을 해버리자 관료들을 포함해서 횡포를 부리던 귀족 여성까지 나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모든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면 부끄러워서 말을 못 꺼내는데. 내가 조금 숫기가 없는 성격이라.

 

 아무튼 지금 벌어지는 사정은 대충 이해했다.

 

 눈앞의 귀족 영애는 조안나 프로세티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고, 상인 출신의 하급 귀족인 프로세티리 가문의 하나 밖에 없는 아가씨였다. 그런 주제에 예의 따위는 집어던진 괴팍한 성격에 취미는 평민을 괴롭히고 수탈하고 쥐어짜내는 것, 그야말로 루키우스라는 인간 말종과 어울리는 최고의 파트너였던 셈이다. 그리고 평소의 친분을 믿고서 감히 내 눈앞에서 깝죽거리는 것일 테고.

 

 분노가 치민다.

 관료들을 무시하고 놀리는 것은 내 사정이 아니니까 그렇다고치고, 그렇게 깽판을 치고 정리된 서류를 어지럽히면 업무 시간이 대폭 늘어나서 쉬는 시간이 줄어들잖아. 망할 년, 네놈은 사회의 악이야. 루키우스 다음으로 미친년이라고.

 

 "오호호호홋! 루키우스 전하, 오늘은 저와 산책을 나서기로 해요. 요즘 별장들을 허물고 있다고 들었는데, 얼마나 큰 궁전을 지으려고 허무는 걸까요? 저는 황금을 아낌없이 투자한 화려함을 추구한답니다."

 

 귀족 영애가 내게 다가와서는 코맹맹이 소리를 내면서 가슴팍을 쿡쿡 찔렀다.

 

 이 녀석 교태라도 부리는 거냐. 나는 그런 것은 매우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하는 입장이니 넘어가주지.

 

 "돈이 없어."

 

 내 말을 농담으로 알아들은 조안나라는 여성이 깔깔거리며 웃었다.

 

 "무슨 그런 말씀을. 근처에 널린 게 돈이고 황금인 걸요. 평민들 따위 쥐어짜내면 그만이잖아요?"

 

 "호오. 그거 참 대단한 발상이네. 사람이 무슨 빨랫감의 팬티도 아니고 쥐어짜내는 게 가능할 줄이야."

 

 나는 그녀에게 손가락을 내밀면서 말했다.

 

 "그거 알아? 나는 남성이건, 여성이건. 어린이건 노인이건. 귀족이건 평민이건. 모든 이들을 평등하게 바라보는 페미니스트(양성평등주의자)라는 걸. 상대가 여자라고 해도, 용서 없이 정의 구현을 할 수 있는 게 바로 나다."

 

 "예?"

 

 "그러니까.... 남자이건 여자이건. 쌍놈이거나 쌍년은 무조건 패고 본다는 거다!!"

 

 "커억------!!"

 

 그대로 새하얀 분으로 화장을 한 아가씨의 면상에 주먹을 꽂아넣었다.

 

 아무리 근력이 약한 말라깽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일반 남성의 체격은 된다. 귀족 영애의 면상에 주먹을 날리는 것 정도는 가능하였고, 그녀의 몸뚱이는 철푸덕하는 소리와 함께 새빨간 카페트 위를 뒹굴거렸다.

 

 "고, 공작 전하?!"

 

 "이 무슨 완벽하고 깔끔한 정의 구현!"

 

 관료들이 움찔거리면서 지금 눈앞에 벌어진 상황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비볐다.

 

 나는 이 년을 뺨 따위로 때릴 생각은 없다.

 만난 지 몇 분 되지도 않았는데도 상대방의 성격과 생활에 대해서 뼈저리게 알았다. 너무하다고 생각이 들진 않는다. 조안나라는 여성은 루키우스라는 공작에게 붙어서는 백성들의 고혈을 쥐어짜내던 거머리였다. 방금 전에 나는 친필 서한을 봉투에 그것을 넣었는데, 그것은 바로 『지금까지 루키우스 공작을 등에 엎고서 그 동안 공작령에서 횡포를 부린 귀족들의 처벌 명단』이었다.

 

 그 서한이 도착할 곳은 공작령의 치안을 관할하고 있는 쌍두룡 기사단이다.

 다시 말해 이 여성은 나한테 얻어터지지 않더라도 가문의 모든 재산이 몰수당하고 국법대로 처리당할 팔자였다.

 

 분명 나한테도 불리해질 판결이겠으나, 그것을 개의치는 않는다.

 이 몸뚱이가 여러 모로 악질이었던 것은 분명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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